폐기물 업체 이전 다툼…갈등 키운 교통공사

입력 2025.04.07 (19:46) 수정 2025.04.07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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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도시철도 기지창 옆 폐기물 업체를 이전하느냐, 마느냐를 놓고 사상구와 사하구 사이에 다툼이 생겼습니다.

그런데, 다툼의 불씨는 뜻밖에도 부산교통공사입니다.

폐기물 업체 이전에 찬성한다, 업체가 이전한다고 해놓고, 3년 만에 말을 바꿨기 때문입니다.

전형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사상-하단선 차량 기지창 인근, 부산 사상구의 한 폐기물 업체입니다.

기지창이 들어설 자리에 있던 이 업체는, 할 수 없이, 부산교통공사에 땅 60%를 팔고, 인근 땅을 사들여 이전을 준비 중입니다.

문제는 이전 위치입니다.

폐기물 업체가 예정대로 이전한다면, 사하구 쪽, 대단지 아파트 쪽으로, 50m가량 더 가까워지기 때문입니다.

사상구는 어쩔 수 없다는 입장.

폐기물 업체 이전을 막아봤지만 행정소송 1, 2심에서 패소해 이전을 승인할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이렇게 되자 사하구 쪽에서 반발합니다.

주민들은 "폐기물 업체가 가까워지면 피해가 더 커진다"고 호소합니다.

[사하구 아파트 주민 : "비산 먼지 때문에 창문도 못 열고요. 저녁에 보면 악취도 나서 너무 힘들고 피해를 많이 보고 있습니다."]

사하구 정치권까지 가세했습니다.

[전원석/부산시의회 의원/사하 "만일 이것(폐기물 업체 이전)이 지켜지지 않는다면, 우리 주민들은 행정 소송 등 할 수 있는 모든 법적 검토를 지금 준비하고 있다…."]

왜 이렇게 갈등이 커졌을까, 이는 부산교통공사의 '지킬 수 없는' 약속이 불씨였습니다.

기지창 건립을 위해서는 폐기물 업체 땅 일부를 사들여야 하는데 이렇게 되면 업체 운영이 어려워 다른 곳으로 이전할 수밖에 없다고 설득한 겁니다.

그러면서 주민 동의를 받아냈지만 정작, 폐기물 업체는 이전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사하구 쪽에 더 가까이, 확장 이전하는 상황이 됐습니다.

부산교통공사는 3년 만에 입장을 뒤집었습니다.

[부산교통공사 관계자/음성변조 : "(업체가) 나갈 줄 알고 있었는데 보니까 옆에 땅 야금야금 사가지고…. 꿈에도 생각 안 했습니다. 이왕 지을 것 같으면, 이런 시설을 해서 우리한테 불편이 없도록."]

폐기물 업체 땅을 사들여 기지창 공사에 들어가 가까스로 한숨을 돌린 부산교통공사.

주민에게는 상처를, 지자체에는 더 큰 갈등만 부추기고 말았습니다.

KBS 뉴스 전형서입니다.

촬영기자:이한범/그래픽:조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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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폐기물 업체 이전 다툼…갈등 키운 교통공사
    • 입력 2025-04-07 19:46:30
    • 수정2025-04-07 20:39:47
    뉴스7(부산)
[앵커]

도시철도 기지창 옆 폐기물 업체를 이전하느냐, 마느냐를 놓고 사상구와 사하구 사이에 다툼이 생겼습니다.

그런데, 다툼의 불씨는 뜻밖에도 부산교통공사입니다.

폐기물 업체 이전에 찬성한다, 업체가 이전한다고 해놓고, 3년 만에 말을 바꿨기 때문입니다.

전형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사상-하단선 차량 기지창 인근, 부산 사상구의 한 폐기물 업체입니다.

기지창이 들어설 자리에 있던 이 업체는, 할 수 없이, 부산교통공사에 땅 60%를 팔고, 인근 땅을 사들여 이전을 준비 중입니다.

문제는 이전 위치입니다.

폐기물 업체가 예정대로 이전한다면, 사하구 쪽, 대단지 아파트 쪽으로, 50m가량 더 가까워지기 때문입니다.

사상구는 어쩔 수 없다는 입장.

폐기물 업체 이전을 막아봤지만 행정소송 1, 2심에서 패소해 이전을 승인할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이렇게 되자 사하구 쪽에서 반발합니다.

주민들은 "폐기물 업체가 가까워지면 피해가 더 커진다"고 호소합니다.

[사하구 아파트 주민 : "비산 먼지 때문에 창문도 못 열고요. 저녁에 보면 악취도 나서 너무 힘들고 피해를 많이 보고 있습니다."]

사하구 정치권까지 가세했습니다.

[전원석/부산시의회 의원/사하 "만일 이것(폐기물 업체 이전)이 지켜지지 않는다면, 우리 주민들은 행정 소송 등 할 수 있는 모든 법적 검토를 지금 준비하고 있다…."]

왜 이렇게 갈등이 커졌을까, 이는 부산교통공사의 '지킬 수 없는' 약속이 불씨였습니다.

기지창 건립을 위해서는 폐기물 업체 땅 일부를 사들여야 하는데 이렇게 되면 업체 운영이 어려워 다른 곳으로 이전할 수밖에 없다고 설득한 겁니다.

그러면서 주민 동의를 받아냈지만 정작, 폐기물 업체는 이전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사하구 쪽에 더 가까이, 확장 이전하는 상황이 됐습니다.

부산교통공사는 3년 만에 입장을 뒤집었습니다.

[부산교통공사 관계자/음성변조 : "(업체가) 나갈 줄 알고 있었는데 보니까 옆에 땅 야금야금 사가지고…. 꿈에도 생각 안 했습니다. 이왕 지을 것 같으면, 이런 시설을 해서 우리한테 불편이 없도록."]

폐기물 업체 땅을 사들여 기지창 공사에 들어가 가까스로 한숨을 돌린 부산교통공사.

주민에게는 상처를, 지자체에는 더 큰 갈등만 부추기고 말았습니다.

KBS 뉴스 전형서입니다.

촬영기자:이한범/그래픽:조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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