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계열사 채권도 ‘안 사’…4월 ‘역대 최대 만기’

입력 2020.03.23 (21:05) 수정 2020.03.23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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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 유럽에 이어 인도에 진출한 우리 공장들도 멈춰섰단 소식입니다.

물건을 못 팔아서 앞으로 돈 벌 걱정 태산인데, 당장 회사 운영 자금도 조달하기 어려운 곳이 많다고 합니다.

채권이 안 팔려서 그렇다는데, 어떤 사정인지, 박대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동해안에 화력발전소를 짓고 있는 포스파워.

대기업인 포스코의 계열사인 만큼, 신용등급도 'AA-', 우량 기업입니다.

그런데 최근 돈이 필요해 회사채 5백억 원어치를 내놨지만 다 못 팔았습니다.

평소 같으면 이른바 '완판'됐겠지만 지금 시장에선 대기업 이름도 안 통했단 얘깁니다.

[한광열/NH투자증권 연구원 : "포스코 자회사라서 리스크가 크지는 않은데, 우량자산조차도 투자를 안 하려고 하는 경향이…. 포스코가 발행해도 잘 될까 말까 한 그런 상황이라고 보시면 돼요."]

하나은행과 키움 캐피탈 등도 처음 목표로 삼았던 채권 판매액 달성에 실패했습니다.

이렇다 보니 채권 발행을 포기하는 회사들도 속출하고 있습니다.

[증권회사 채권 담당자/음성변조 : "불안한 거죠. 수요예측했는데 미달이 날까 봐. 그러면 회사에 대한 평판이 안 좋아지고 향후 직접 조달할 때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이달 들어 20일까지 '회사채 순 발행액'은 약 1조 원.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분의 1로 줄었습니다.

문제는 6조 5천억 원어치의 회사채 만기가 돌아오는 다음 달입니다.

4월 기준 역대 최대 규모.

최근 희망퇴직을 시작한 두산중공업 6천억, '남매의 난'이 한창인 대한항공 2천4백억 등입니다.

평소 같으면 새로 채권을 발행해서 충당했겠지만 이젠 장담이 어렵습니다.

[채권 만기 앞둔 기업 관계자/음성변조 : "막을 수는 있는데, 몇 달 길어지면 나중에는 힘들어지겠죠."]

해외 진출 공장들의 도미노 셧다운으로 생산도 멈춘 상황.

기업의 자금조달 압박이 더욱 심해질 거란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대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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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ws.kbs.co.kr/news/list.do?icd=195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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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기업 계열사 채권도 ‘안 사’…4월 ‘역대 최대 만기’
    • 입력 2020-03-23 21:07:27
    • 수정2020-03-23 22:04:53
    뉴스 9
[앵커]

미국, 유럽에 이어 인도에 진출한 우리 공장들도 멈춰섰단 소식입니다.

물건을 못 팔아서 앞으로 돈 벌 걱정 태산인데, 당장 회사 운영 자금도 조달하기 어려운 곳이 많다고 합니다.

채권이 안 팔려서 그렇다는데, 어떤 사정인지, 박대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동해안에 화력발전소를 짓고 있는 포스파워.

대기업인 포스코의 계열사인 만큼, 신용등급도 'AA-', 우량 기업입니다.

그런데 최근 돈이 필요해 회사채 5백억 원어치를 내놨지만 다 못 팔았습니다.

평소 같으면 이른바 '완판'됐겠지만 지금 시장에선 대기업 이름도 안 통했단 얘깁니다.

[한광열/NH투자증권 연구원 : "포스코 자회사라서 리스크가 크지는 않은데, 우량자산조차도 투자를 안 하려고 하는 경향이…. 포스코가 발행해도 잘 될까 말까 한 그런 상황이라고 보시면 돼요."]

하나은행과 키움 캐피탈 등도 처음 목표로 삼았던 채권 판매액 달성에 실패했습니다.

이렇다 보니 채권 발행을 포기하는 회사들도 속출하고 있습니다.

[증권회사 채권 담당자/음성변조 : "불안한 거죠. 수요예측했는데 미달이 날까 봐. 그러면 회사에 대한 평판이 안 좋아지고 향후 직접 조달할 때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이달 들어 20일까지 '회사채 순 발행액'은 약 1조 원.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분의 1로 줄었습니다.

문제는 6조 5천억 원어치의 회사채 만기가 돌아오는 다음 달입니다.

4월 기준 역대 최대 규모.

최근 희망퇴직을 시작한 두산중공업 6천억, '남매의 난'이 한창인 대한항공 2천4백억 등입니다.

평소 같으면 새로 채권을 발행해서 충당했겠지만 이젠 장담이 어렵습니다.

[채권 만기 앞둔 기업 관계자/음성변조 : "막을 수는 있는데, 몇 달 길어지면 나중에는 힘들어지겠죠."]

해외 진출 공장들의 도미노 셧다운으로 생산도 멈춘 상황.

기업의 자금조달 압박이 더욱 심해질 거란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대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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