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스크’ 된 마스크…오늘은 살 수 있나?

입력 2020.02.27 (08:21) 수정 2020.02.27 (08:51)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중국 우한에 산다는 한 남성이 자신의 마스크 쓴 사진을 SNS에 올렸습니다.

보시면, 마스크가 위 아래로 길쭉한 모양이죠?

코로나 19 창궐로 정식 마스크를 구하기 어렵게 되자 생리대를 마스크 대용으로 쓴 것입니다.

예전 같으면 해외토픽 정도로 웃어 넘겼을 기행이었겠지만, 지금은 '얼마나 절박했으면 저럴까?' 동병상련이 느껴질 정도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지고 있는데요,

요 며칠 새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블로그 등에선 사람들이 자체 마스크 제작에 나서며 코로나 19에 대응하는 모습이 확인됐습니다.

직접 그린 마스크 도안에, 주 재료인 필터 원단과 면 원단, 부직포, 고무줄 등이 등장합니다.

"원단과 부직포도 품절돼 구할 수 없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오자, 이번엔 주방용 키친 타월과 행주 등을 이용한 마스크 제작법까지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마스크 가내수공업이 벌어진 셈입니다.

현재로선 국민들이 코로나19에 맞서는 최소한의 방어막은 손 씻기, 그리고 마스크입니다.

[김강립/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 : "마스크 사용에 있어서 올바른 착용법이 가장 중요하며..." ]

[박능후/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 : "전파를 막기 위해서 마스크를 꼭 착용한 상태에서..."]

[정은경/질병관리본부장 : "보건용 마스크 착용을 권고합니다."]

이렇게 마스크 예방 수칙을 볼 때마다 드는 의문 ‘그래서 마스크는 어디에 있는데?’ 라는 것이죠.

국내에서 코로나19 3번째 확진자가 나온 지난달 26일까지만 해도 마스크 구하기는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설 연휴 직후부터 상황이 급변하더니 오프라인에서도, 온라인에서도, 마스크 상품엔 어김없이 '품절'이 찍혀 나옵니다.

사흘 전 대구의 한 대형마트 주변에서 펼쳐진 마스크 구하기 전쟁은 그 절정판이었습니다.

결국 정부가 마스크 수급 안정 조치에 들어갔습니다.

어제 0시부터 시행됐습니다.

마스크 대란 약 한달 만입니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 보건용 마스크를 만드는 업체는 생산량의 절반을 의무적으로 공적 판매처들에 보내야 합니다.

공적 판매처가 어디냐, 약국 외에도 일단 우체국 운영하는 우정사업본부가 있고요.

하나로마트와 농협중앙회, 그리고 중소기업들에게 유통망을 확보해 주기 위해 운영되는 공영홈쇼핑 채널과 중소기업유통센터입니다.

이르면 오늘 오후부터 이런 공적 판매처로 약 350만 장이 풀릴 예정입니다.

약국엔 한 곳당 100장씩 총 240만 장, 지역 우체국과 농협 등엔 110만 장이 우선 공급됩니다.

그렇다면 오늘부터 약국 같은 곳을 가면 마스크를 당장 살 수 있는거야? 이런 의문이 들텐데요,

현장 얘기 들어볼까요

[유통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생산업체가) '추가 계약이 어렵다' 이런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마스크 같은 경우에는 부피 자체가 워낙 큰 제품이다 보니까 택배 발송을 할 예정이거든요. 그렇게 되면 저희에게 입고되더라도 토요일부터나 (약국에서)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소비자한테 팔고 싶어도 실제 생산량 맞추는 것부터가 쉽지 않다는 말입니다.

[생산업체/음성변조 : "이 할 수가 없는 게 저번 주부터 필터가 공급이 반으로 줄어서, 업체에서. 만들 수 있는 수량이 한정돼 있어서."]

일단 우정사업본부는 우체국 쇼핑몰을 통해서 마스크 판매를 시작한다는데, 앞서 들으신 사정 때문에 다음달 2일은 돼야 가능할 전망입니다.

물량을 확보한다고해도 문제가 있습니다.

어제 우체국 쇼핑몰 접속해 보신 분들 아시겠지만 벌써 쇼핑몰 접속이 원활하지 않습니다.

판매를 맡게 되는 공적판매처들 이런 서버 관리 같은 기초적인 부분부터 기민하게 대처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마스크를 구한다해도 또 하나 걱정이 바로 가격입니다.

수요는 많은데 공급이 여의치 않아 가격이 오르는 건 시장경제에서 자연스러운 일이지만요.

한 장에 400원 안팎이던 값이 10배쯤 폭등해 장당 3,4천 원 ‘금스크’가 됐다는 점입니다.

온 가족이 매일 마스크가 필요한 지금 상황에서는 몇 배씩 뛴 마스크 가격, 상당한 부담입니다.

비싸도 에라 모르겠다 하면서 살 수 있는 사람들과 그럴 수 없는 사람들 사이의 괴리감이 커질 수밖에 없겠죠.

인터넷 커뮤니티나 오픈카톡방에서 값을 올리지 않은 ‘착한 마스크’ 판매 정보가 집중적으로 공유되기도 합니다.

"마스크 가격을 1원도 올리지 않았다"고 밝힌 이 업체, 마스크 물량을 내놓을 때면 온라인 쇼핑몰이 마비되기 일쑵니다.

그만큼 합리적인 가격의 마스크에 목마른 사람들이 많다는 반증일 것입니다.

적정 가격의 마스크 판매처가 나타났다하면, 네티즌들이 나서서 접속자 폭주를 대비한 ‘원 클릭 구매 비법’도 알려줍니다.

“감사해요! 덕분에 샀어요.”

“또 실패했어요.”

“벌써 품절이네요ㅠㅠ”

환희와 낙담이 오갑니다.

감염 예방을 위해 가장 긴요한 수단이지만 정작 시민들은 확보를 위해 애를 먹어야하는 마스크,

코로나 19가 물러가더라도 마스크는 오랜 기간 장바구니 필수품으로 남을 듯 합니다.

친절한 뉴스였습니다.



▶ ‘ 코로나19 확산 우려’ 최신 기사 보기
http://news.kbs.co.kr/news/list.do?icd=19588
▶ ‘코로나19 팩트체크’ 제대로 알아야 이긴다 바로가기
http://news.kbs.co.kr/issue/IssueView.do?icd=19589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금스크’ 된 마스크…오늘은 살 수 있나?
    • 입력 2020-02-27 08:23:00
    • 수정2020-02-27 08:51:13
    아침뉴스타임
중국 우한에 산다는 한 남성이 자신의 마스크 쓴 사진을 SNS에 올렸습니다.

보시면, 마스크가 위 아래로 길쭉한 모양이죠?

코로나 19 창궐로 정식 마스크를 구하기 어렵게 되자 생리대를 마스크 대용으로 쓴 것입니다.

예전 같으면 해외토픽 정도로 웃어 넘겼을 기행이었겠지만, 지금은 '얼마나 절박했으면 저럴까?' 동병상련이 느껴질 정도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지고 있는데요,

요 며칠 새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블로그 등에선 사람들이 자체 마스크 제작에 나서며 코로나 19에 대응하는 모습이 확인됐습니다.

직접 그린 마스크 도안에, 주 재료인 필터 원단과 면 원단, 부직포, 고무줄 등이 등장합니다.

"원단과 부직포도 품절돼 구할 수 없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오자, 이번엔 주방용 키친 타월과 행주 등을 이용한 마스크 제작법까지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마스크 가내수공업이 벌어진 셈입니다.

현재로선 국민들이 코로나19에 맞서는 최소한의 방어막은 손 씻기, 그리고 마스크입니다.

[김강립/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 : "마스크 사용에 있어서 올바른 착용법이 가장 중요하며..." ]

[박능후/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 : "전파를 막기 위해서 마스크를 꼭 착용한 상태에서..."]

[정은경/질병관리본부장 : "보건용 마스크 착용을 권고합니다."]

이렇게 마스크 예방 수칙을 볼 때마다 드는 의문 ‘그래서 마스크는 어디에 있는데?’ 라는 것이죠.

국내에서 코로나19 3번째 확진자가 나온 지난달 26일까지만 해도 마스크 구하기는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설 연휴 직후부터 상황이 급변하더니 오프라인에서도, 온라인에서도, 마스크 상품엔 어김없이 '품절'이 찍혀 나옵니다.

사흘 전 대구의 한 대형마트 주변에서 펼쳐진 마스크 구하기 전쟁은 그 절정판이었습니다.

결국 정부가 마스크 수급 안정 조치에 들어갔습니다.

어제 0시부터 시행됐습니다.

마스크 대란 약 한달 만입니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 보건용 마스크를 만드는 업체는 생산량의 절반을 의무적으로 공적 판매처들에 보내야 합니다.

공적 판매처가 어디냐, 약국 외에도 일단 우체국 운영하는 우정사업본부가 있고요.

하나로마트와 농협중앙회, 그리고 중소기업들에게 유통망을 확보해 주기 위해 운영되는 공영홈쇼핑 채널과 중소기업유통센터입니다.

이르면 오늘 오후부터 이런 공적 판매처로 약 350만 장이 풀릴 예정입니다.

약국엔 한 곳당 100장씩 총 240만 장, 지역 우체국과 농협 등엔 110만 장이 우선 공급됩니다.

그렇다면 오늘부터 약국 같은 곳을 가면 마스크를 당장 살 수 있는거야? 이런 의문이 들텐데요,

현장 얘기 들어볼까요

[유통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생산업체가) '추가 계약이 어렵다' 이런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마스크 같은 경우에는 부피 자체가 워낙 큰 제품이다 보니까 택배 발송을 할 예정이거든요. 그렇게 되면 저희에게 입고되더라도 토요일부터나 (약국에서)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소비자한테 팔고 싶어도 실제 생산량 맞추는 것부터가 쉽지 않다는 말입니다.

[생산업체/음성변조 : "이 할 수가 없는 게 저번 주부터 필터가 공급이 반으로 줄어서, 업체에서. 만들 수 있는 수량이 한정돼 있어서."]

일단 우정사업본부는 우체국 쇼핑몰을 통해서 마스크 판매를 시작한다는데, 앞서 들으신 사정 때문에 다음달 2일은 돼야 가능할 전망입니다.

물량을 확보한다고해도 문제가 있습니다.

어제 우체국 쇼핑몰 접속해 보신 분들 아시겠지만 벌써 쇼핑몰 접속이 원활하지 않습니다.

판매를 맡게 되는 공적판매처들 이런 서버 관리 같은 기초적인 부분부터 기민하게 대처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마스크를 구한다해도 또 하나 걱정이 바로 가격입니다.

수요는 많은데 공급이 여의치 않아 가격이 오르는 건 시장경제에서 자연스러운 일이지만요.

한 장에 400원 안팎이던 값이 10배쯤 폭등해 장당 3,4천 원 ‘금스크’가 됐다는 점입니다.

온 가족이 매일 마스크가 필요한 지금 상황에서는 몇 배씩 뛴 마스크 가격, 상당한 부담입니다.

비싸도 에라 모르겠다 하면서 살 수 있는 사람들과 그럴 수 없는 사람들 사이의 괴리감이 커질 수밖에 없겠죠.

인터넷 커뮤니티나 오픈카톡방에서 값을 올리지 않은 ‘착한 마스크’ 판매 정보가 집중적으로 공유되기도 합니다.

"마스크 가격을 1원도 올리지 않았다"고 밝힌 이 업체, 마스크 물량을 내놓을 때면 온라인 쇼핑몰이 마비되기 일쑵니다.

그만큼 합리적인 가격의 마스크에 목마른 사람들이 많다는 반증일 것입니다.

적정 가격의 마스크 판매처가 나타났다하면, 네티즌들이 나서서 접속자 폭주를 대비한 ‘원 클릭 구매 비법’도 알려줍니다.

“감사해요! 덕분에 샀어요.”

“또 실패했어요.”

“벌써 품절이네요ㅠㅠ”

환희와 낙담이 오갑니다.

감염 예방을 위해 가장 긴요한 수단이지만 정작 시민들은 확보를 위해 애를 먹어야하는 마스크,

코로나 19가 물러가더라도 마스크는 오랜 기간 장바구니 필수품으로 남을 듯 합니다.

친절한 뉴스였습니다.



▶ ‘ 코로나19 확산 우려’ 최신 기사 보기
http://news.kbs.co.kr/news/list.do?icd=19588
▶ ‘코로나19 팩트체크’ 제대로 알아야 이긴다 바로가기
http://news.kbs.co.kr/issue/IssueView.do?icd=19589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