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다음 달로 예정된 후반기 한미연합연습을 문제 삼았습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지난 16일 미국과 한국이 군사연습 '동맹 19-2'를 벌려 놓으려 하고 있다며 이 연습이 현실화하면 북미 실무협상에 영향을 주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6월 30일 북미 정상이 판문점에서 역사적인 회담을 한 뒤 비핵화를 위한 실무협상을 곧바로 진행하기로 한 와중이었습니다. 판문점 회동 뒤 2~3주 안에 실무협상을 하기로 했지만 3주가 지난 지금 시점에서 실무협상은 아직 시작도 못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국방부는 하반기 한미연합연습의 이름에서 '동맹'을 뺄 것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미연합연습이 뭐길래...
3대 한미연합훈련은 키 리졸브 연습(Key Resolve), 독수리 훈련(Foal Eagle), 을지프리덤가디언 연습(Ulchi Freedom Guardian)이었습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이 훈련들은 모두 종료됐습니다.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직후인 지난 3월 2일 한미 국방부 장관이 전화 통화를 하고 이렇게 결정한 겁니다.
그리고 새로운 훈련들이 이를 대체했습니다. 키 리졸브 연습은 '19-1 동맹' 연습으로 대체됐고 기간도 기존의 절반 수준으로 줄였습니다. 독수리 훈련은 이름을 아예 없애고 대대급 이하 단위에서만 실시하기로 했습니다. 또 을지프리덤가디언 연습을 대신해 정부 연습인 을지연습과 한국군 단독 지휘소 훈련인 태극 연습이 통합된 '을지태극연습'이 지난 5월 말에 실시됐습니다. 축소 또는 대체되긴 했지만 어쨌든 한미연합훈련은 계속해오고 있는 것입니다.
지난 3월,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패트릭 섀너핸 당시 미 국방부 장관 대행의 대화를 돌이켜보면 이렇습니다. 두 장관은 "이런 연습·훈련 조정에 대한 동맹의 결정이 긴장을 완화하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 가능한 방법으로 달성하고자 하는 외교적 노력을 뒷받침하기 위한 양국의 기대가 반영된 조치임을 분명히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반도 비핵화 협상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3대 연합훈련의 종료는 긴장 완화와 함께 외교적 노력을 뒷받침하는 조치라는 겁니다. 하지만 이런 말도 덧붙였습니다. "어떠한 안보 도전에도 대응할 수 있도록 한미연합군의 연합방위태세를 지속해서 보장해 나간다는 안보 공약을 재확인하고, 새로 마련된 연합 지휘소연습과 조정된 야외기동훈련 방식을 통해 군사대비태세를 확고하게 유지해 나가기로 했다". 즉, 한반도 안보 상황에서 군사적인 대비는 여전히 확실하게 유지한다는 겁니다.
'동맹' 이름 왜 안 쓰나?
다음 달로 예정된 한미연합연습의 명칭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전반기에 '동맹 19-1'로 실시했으니 후반기에는 '동맹 19-2'로 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었을 뿐입니다. 이에 대해 국방부 관계자는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면서도 명칭에서 '19-2'를 빼는 것은 맞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한미 군 당국은 이 훈련의 명칭을 '동맹' 대신 '전작권 검증 연습' 등 다른 이름으로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지난 16일 북한 외무성 대변인의 발표가 명칭 변경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입니다. 16일 조선중앙통신과의 인터뷰 형식으로 발표한 내용을 보면 북 외무성 대변인은 "북미 사이 실무협상이 일정에 오르고 있는 때에 미국은 최고위급에서 한 공약을 어기고 남한과 합동군사연습 '동맹 19-2'를 벌려놓으려 하고 있다"면서 "만일 그것이 현실화한다면 북미 실무협상에 영향을 주게 될 것이다"라고 밝혔습니다. 외무성 대변인은 별도의 담화를 통해 "한미 합동군사훈련 중지는 북미 정상이 판문점 회동에서 확약한 문제"라고도 주장했습니다.
북한이 '동맹 19-2'라는 훈련 명칭을 콕 집어서 실무협상과 연계해 거론했으니 한미 군 당국이 이 명칭 변경을 재검토할 가능성이 있는 것입니다. 외교적 노력을 군사적으로 뒷받침한다는 군 당국의 기본 입장에서 보면 북미 간 비핵화 실무협상 재개를 위해 북한이 매우 꺼려하는 한미 연합연습의 명칭을 순화시키는 게 일면 타당해 보입니다.
이에 대해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동맹이라는 명칭 자체가 북한을 적으로 상정하고 공격적인 느낌을 북한 측에 줄 수 있기 때문에 그것보다는 전시작전권 전환 연습이라는 이번 훈련의 성격을 명확하게 드러내는 방향으로 명칭을 변경하는 것이 나을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연합연습 멈출 수 없는 한·미
북한이 연합연습을 중단하라고 외친다고 해서 한미가 연합연습을 멈출 수는 없습니다. 특히 다음 달에 있을 하반기 한미연합연습은 단순한 연합연습을 넘어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전시작전권 전환을 위한 첫 출발이라고 할 수 있는 IOC(기본운용능력) 평가가 이 연습을 통해 이뤄지기 때문입니다. 한국이 전시작전권을 넘겨받을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는지 다방면으로 평가하는 겁니다. 최병혁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이 사령관을 맡고 에이브럼스 주한미군 사령관은 부사령관을 맡습니다. 우리 군 대장이 한반도 위기 상황을 가정해 주한미군을 비롯한 전체 군을 지휘한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IOC 검증단도 꾸려져 이번 연습 과정의 세부 항목들을 평가하고 검증할 예정입니다.
곧 한미연합연습의 이름은 바꿀 수 있을지언정 북한의 바람과 달리 연합연습을 중단하거나 유예하기는 매우 어려운 것으로 보입니다. 결과적으로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도 진행해야 하고 한미 간 전작권 전환 연습도 동시에 진행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북한의 주장에는 북미 실무협상에서 유리한 입장을 가져가려는 숨은 의도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한미가 훈련 중단을 포함해 어떤 선택을 하든지 북한에 유리하게 작동하도록 하려는 의도 말입니다. 이에 대해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은 미국이 실무협상에 임할 준비가 안 돼 있다고 보는 것 같다"며 "북한이 계속 요구하는 것이 실무협상의 성공을 위한 사전 분위기 조성인데 대표적인 게 한미 연합훈련 중단"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매년 열리는 에스펀 안보포럼에 참석한 최종건 청와대 평화기획 비서관은 판문점 회동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약속했다는 북한의 주장에 대해 그런 약속은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또 연합훈련은 공세적인 훈련이 아니며 전시작전권 전환을 위한 훈련이자 한미 동맹을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연합훈련을 중단할 이유가 없다는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을 실무협상 테이블로 끌어오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요? 한미 정부의 선택과 판단이 더욱 중요해진 것 같습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판문점 회동
한미연합연습이 뭐길래...
3대 한미연합훈련은 키 리졸브 연습(Key Resolve), 독수리 훈련(Foal Eagle), 을지프리덤가디언 연습(Ulchi Freedom Guardian)이었습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이 훈련들은 모두 종료됐습니다.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직후인 지난 3월 2일 한미 국방부 장관이 전화 통화를 하고 이렇게 결정한 겁니다.
그리고 새로운 훈련들이 이를 대체했습니다. 키 리졸브 연습은 '19-1 동맹' 연습으로 대체됐고 기간도 기존의 절반 수준으로 줄였습니다. 독수리 훈련은 이름을 아예 없애고 대대급 이하 단위에서만 실시하기로 했습니다. 또 을지프리덤가디언 연습을 대신해 정부 연습인 을지연습과 한국군 단독 지휘소 훈련인 태극 연습이 통합된 '을지태극연습'이 지난 5월 말에 실시됐습니다. 축소 또는 대체되긴 했지만 어쨌든 한미연합훈련은 계속해오고 있는 것입니다.
지난 3월,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패트릭 섀너핸 당시 미 국방부 장관 대행의 대화를 돌이켜보면 이렇습니다. 두 장관은 "이런 연습·훈련 조정에 대한 동맹의 결정이 긴장을 완화하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 가능한 방법으로 달성하고자 하는 외교적 노력을 뒷받침하기 위한 양국의 기대가 반영된 조치임을 분명히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반도 비핵화 협상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3대 연합훈련의 종료는 긴장 완화와 함께 외교적 노력을 뒷받침하는 조치라는 겁니다. 하지만 이런 말도 덧붙였습니다. "어떠한 안보 도전에도 대응할 수 있도록 한미연합군의 연합방위태세를 지속해서 보장해 나간다는 안보 공약을 재확인하고, 새로 마련된 연합 지휘소연습과 조정된 야외기동훈련 방식을 통해 군사대비태세를 확고하게 유지해 나가기로 했다". 즉, 한반도 안보 상황에서 군사적인 대비는 여전히 확실하게 유지한다는 겁니다.
'동맹' 이름 왜 안 쓰나?
다음 달로 예정된 한미연합연습의 명칭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전반기에 '동맹 19-1'로 실시했으니 후반기에는 '동맹 19-2'로 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었을 뿐입니다. 이에 대해 국방부 관계자는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면서도 명칭에서 '19-2'를 빼는 것은 맞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한미 군 당국은 이 훈련의 명칭을 '동맹' 대신 '전작권 검증 연습' 등 다른 이름으로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지난 16일 북한 외무성 대변인의 발표가 명칭 변경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입니다. 16일 조선중앙통신과의 인터뷰 형식으로 발표한 내용을 보면 북 외무성 대변인은 "북미 사이 실무협상이 일정에 오르고 있는 때에 미국은 최고위급에서 한 공약을 어기고 남한과 합동군사연습 '동맹 19-2'를 벌려놓으려 하고 있다"면서 "만일 그것이 현실화한다면 북미 실무협상에 영향을 주게 될 것이다"라고 밝혔습니다. 외무성 대변인은 별도의 담화를 통해 "한미 합동군사훈련 중지는 북미 정상이 판문점 회동에서 확약한 문제"라고도 주장했습니다.
북한이 '동맹 19-2'라는 훈련 명칭을 콕 집어서 실무협상과 연계해 거론했으니 한미 군 당국이 이 명칭 변경을 재검토할 가능성이 있는 것입니다. 외교적 노력을 군사적으로 뒷받침한다는 군 당국의 기본 입장에서 보면 북미 간 비핵화 실무협상 재개를 위해 북한이 매우 꺼려하는 한미 연합연습의 명칭을 순화시키는 게 일면 타당해 보입니다.
이에 대해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동맹이라는 명칭 자체가 북한을 적으로 상정하고 공격적인 느낌을 북한 측에 줄 수 있기 때문에 그것보다는 전시작전권 전환 연습이라는 이번 훈련의 성격을 명확하게 드러내는 방향으로 명칭을 변경하는 것이 나을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7월 16일 조선중앙통신 보도
연합연습 멈출 수 없는 한·미
북한이 연합연습을 중단하라고 외친다고 해서 한미가 연합연습을 멈출 수는 없습니다. 특히 다음 달에 있을 하반기 한미연합연습은 단순한 연합연습을 넘어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전시작전권 전환을 위한 첫 출발이라고 할 수 있는 IOC(기본운용능력) 평가가 이 연습을 통해 이뤄지기 때문입니다. 한국이 전시작전권을 넘겨받을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는지 다방면으로 평가하는 겁니다. 최병혁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이 사령관을 맡고 에이브럼스 주한미군 사령관은 부사령관을 맡습니다. 우리 군 대장이 한반도 위기 상황을 가정해 주한미군을 비롯한 전체 군을 지휘한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IOC 검증단도 꾸려져 이번 연습 과정의 세부 항목들을 평가하고 검증할 예정입니다.
곧 한미연합연습의 이름은 바꿀 수 있을지언정 북한의 바람과 달리 연합연습을 중단하거나 유예하기는 매우 어려운 것으로 보입니다. 결과적으로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도 진행해야 하고 한미 간 전작권 전환 연습도 동시에 진행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북한의 주장에는 북미 실무협상에서 유리한 입장을 가져가려는 숨은 의도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한미가 훈련 중단을 포함해 어떤 선택을 하든지 북한에 유리하게 작동하도록 하려는 의도 말입니다. 이에 대해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은 미국이 실무협상에 임할 준비가 안 돼 있다고 보는 것 같다"며 "북한이 계속 요구하는 것이 실무협상의 성공을 위한 사전 분위기 조성인데 대표적인 게 한미 연합훈련 중단"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매년 열리는 에스펀 안보포럼에 참석한 최종건 청와대 평화기획 비서관은 판문점 회동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약속했다는 북한의 주장에 대해 그런 약속은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또 연합훈련은 공세적인 훈련이 아니며 전시작전권 전환을 위한 훈련이자 한미 동맹을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연합훈련을 중단할 이유가 없다는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을 실무협상 테이블로 끌어오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요? 한미 정부의 선택과 판단이 더욱 중요해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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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미연합훈련 이름에서 ‘동맹’ 뺀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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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9-07-22 16:58:25
북한이 다음 달로 예정된 후반기 한미연합연습을 문제 삼았습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지난 16일 미국과 한국이 군사연습 '동맹 19-2'를 벌려 놓으려 하고 있다며 이 연습이 현실화하면 북미 실무협상에 영향을 주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6월 30일 북미 정상이 판문점에서 역사적인 회담을 한 뒤 비핵화를 위한 실무협상을 곧바로 진행하기로 한 와중이었습니다. 판문점 회동 뒤 2~3주 안에 실무협상을 하기로 했지만 3주가 지난 지금 시점에서 실무협상은 아직 시작도 못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국방부는 하반기 한미연합연습의 이름에서 '동맹'을 뺄 것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미연합연습이 뭐길래...
3대 한미연합훈련은 키 리졸브 연습(Key Resolve), 독수리 훈련(Foal Eagle), 을지프리덤가디언 연습(Ulchi Freedom Guardian)이었습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이 훈련들은 모두 종료됐습니다.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직후인 지난 3월 2일 한미 국방부 장관이 전화 통화를 하고 이렇게 결정한 겁니다.
그리고 새로운 훈련들이 이를 대체했습니다. 키 리졸브 연습은 '19-1 동맹' 연습으로 대체됐고 기간도 기존의 절반 수준으로 줄였습니다. 독수리 훈련은 이름을 아예 없애고 대대급 이하 단위에서만 실시하기로 했습니다. 또 을지프리덤가디언 연습을 대신해 정부 연습인 을지연습과 한국군 단독 지휘소 훈련인 태극 연습이 통합된 '을지태극연습'이 지난 5월 말에 실시됐습니다. 축소 또는 대체되긴 했지만 어쨌든 한미연합훈련은 계속해오고 있는 것입니다.
지난 3월,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패트릭 섀너핸 당시 미 국방부 장관 대행의 대화를 돌이켜보면 이렇습니다. 두 장관은 "이런 연습·훈련 조정에 대한 동맹의 결정이 긴장을 완화하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 가능한 방법으로 달성하고자 하는 외교적 노력을 뒷받침하기 위한 양국의 기대가 반영된 조치임을 분명히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반도 비핵화 협상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3대 연합훈련의 종료는 긴장 완화와 함께 외교적 노력을 뒷받침하는 조치라는 겁니다. 하지만 이런 말도 덧붙였습니다. "어떠한 안보 도전에도 대응할 수 있도록 한미연합군의 연합방위태세를 지속해서 보장해 나간다는 안보 공약을 재확인하고, 새로 마련된 연합 지휘소연습과 조정된 야외기동훈련 방식을 통해 군사대비태세를 확고하게 유지해 나가기로 했다". 즉, 한반도 안보 상황에서 군사적인 대비는 여전히 확실하게 유지한다는 겁니다.
'동맹' 이름 왜 안 쓰나?
다음 달로 예정된 한미연합연습의 명칭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전반기에 '동맹 19-1'로 실시했으니 후반기에는 '동맹 19-2'로 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었을 뿐입니다. 이에 대해 국방부 관계자는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면서도 명칭에서 '19-2'를 빼는 것은 맞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한미 군 당국은 이 훈련의 명칭을 '동맹' 대신 '전작권 검증 연습' 등 다른 이름으로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지난 16일 북한 외무성 대변인의 발표가 명칭 변경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입니다. 16일 조선중앙통신과의 인터뷰 형식으로 발표한 내용을 보면 북 외무성 대변인은 "북미 사이 실무협상이 일정에 오르고 있는 때에 미국은 최고위급에서 한 공약을 어기고 남한과 합동군사연습 '동맹 19-2'를 벌려놓으려 하고 있다"면서 "만일 그것이 현실화한다면 북미 실무협상에 영향을 주게 될 것이다"라고 밝혔습니다. 외무성 대변인은 별도의 담화를 통해 "한미 합동군사훈련 중지는 북미 정상이 판문점 회동에서 확약한 문제"라고도 주장했습니다.
북한이 '동맹 19-2'라는 훈련 명칭을 콕 집어서 실무협상과 연계해 거론했으니 한미 군 당국이 이 명칭 변경을 재검토할 가능성이 있는 것입니다. 외교적 노력을 군사적으로 뒷받침한다는 군 당국의 기본 입장에서 보면 북미 간 비핵화 실무협상 재개를 위해 북한이 매우 꺼려하는 한미 연합연습의 명칭을 순화시키는 게 일면 타당해 보입니다.
이에 대해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동맹이라는 명칭 자체가 북한을 적으로 상정하고 공격적인 느낌을 북한 측에 줄 수 있기 때문에 그것보다는 전시작전권 전환 연습이라는 이번 훈련의 성격을 명확하게 드러내는 방향으로 명칭을 변경하는 것이 나을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연합연습 멈출 수 없는 한·미
북한이 연합연습을 중단하라고 외친다고 해서 한미가 연합연습을 멈출 수는 없습니다. 특히 다음 달에 있을 하반기 한미연합연습은 단순한 연합연습을 넘어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전시작전권 전환을 위한 첫 출발이라고 할 수 있는 IOC(기본운용능력) 평가가 이 연습을 통해 이뤄지기 때문입니다. 한국이 전시작전권을 넘겨받을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는지 다방면으로 평가하는 겁니다. 최병혁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이 사령관을 맡고 에이브럼스 주한미군 사령관은 부사령관을 맡습니다. 우리 군 대장이 한반도 위기 상황을 가정해 주한미군을 비롯한 전체 군을 지휘한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IOC 검증단도 꾸려져 이번 연습 과정의 세부 항목들을 평가하고 검증할 예정입니다.
곧 한미연합연습의 이름은 바꿀 수 있을지언정 북한의 바람과 달리 연합연습을 중단하거나 유예하기는 매우 어려운 것으로 보입니다. 결과적으로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도 진행해야 하고 한미 간 전작권 전환 연습도 동시에 진행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북한의 주장에는 북미 실무협상에서 유리한 입장을 가져가려는 숨은 의도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한미가 훈련 중단을 포함해 어떤 선택을 하든지 북한에 유리하게 작동하도록 하려는 의도 말입니다. 이에 대해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은 미국이 실무협상에 임할 준비가 안 돼 있다고 보는 것 같다"며 "북한이 계속 요구하는 것이 실무협상의 성공을 위한 사전 분위기 조성인데 대표적인 게 한미 연합훈련 중단"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매년 열리는 에스펀 안보포럼에 참석한 최종건 청와대 평화기획 비서관은 판문점 회동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약속했다는 북한의 주장에 대해 그런 약속은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또 연합훈련은 공세적인 훈련이 아니며 전시작전권 전환을 위한 훈련이자 한미 동맹을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연합훈련을 중단할 이유가 없다는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을 실무협상 테이블로 끌어오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요? 한미 정부의 선택과 판단이 더욱 중요해진 것 같습니다.
한미연합연습이 뭐길래...
3대 한미연합훈련은 키 리졸브 연습(Key Resolve), 독수리 훈련(Foal Eagle), 을지프리덤가디언 연습(Ulchi Freedom Guardian)이었습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이 훈련들은 모두 종료됐습니다.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직후인 지난 3월 2일 한미 국방부 장관이 전화 통화를 하고 이렇게 결정한 겁니다.
그리고 새로운 훈련들이 이를 대체했습니다. 키 리졸브 연습은 '19-1 동맹' 연습으로 대체됐고 기간도 기존의 절반 수준으로 줄였습니다. 독수리 훈련은 이름을 아예 없애고 대대급 이하 단위에서만 실시하기로 했습니다. 또 을지프리덤가디언 연습을 대신해 정부 연습인 을지연습과 한국군 단독 지휘소 훈련인 태극 연습이 통합된 '을지태극연습'이 지난 5월 말에 실시됐습니다. 축소 또는 대체되긴 했지만 어쨌든 한미연합훈련은 계속해오고 있는 것입니다.
지난 3월,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패트릭 섀너핸 당시 미 국방부 장관 대행의 대화를 돌이켜보면 이렇습니다. 두 장관은 "이런 연습·훈련 조정에 대한 동맹의 결정이 긴장을 완화하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 가능한 방법으로 달성하고자 하는 외교적 노력을 뒷받침하기 위한 양국의 기대가 반영된 조치임을 분명히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반도 비핵화 협상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3대 연합훈련의 종료는 긴장 완화와 함께 외교적 노력을 뒷받침하는 조치라는 겁니다. 하지만 이런 말도 덧붙였습니다. "어떠한 안보 도전에도 대응할 수 있도록 한미연합군의 연합방위태세를 지속해서 보장해 나간다는 안보 공약을 재확인하고, 새로 마련된 연합 지휘소연습과 조정된 야외기동훈련 방식을 통해 군사대비태세를 확고하게 유지해 나가기로 했다". 즉, 한반도 안보 상황에서 군사적인 대비는 여전히 확실하게 유지한다는 겁니다.
'동맹' 이름 왜 안 쓰나?
다음 달로 예정된 한미연합연습의 명칭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전반기에 '동맹 19-1'로 실시했으니 후반기에는 '동맹 19-2'로 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었을 뿐입니다. 이에 대해 국방부 관계자는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면서도 명칭에서 '19-2'를 빼는 것은 맞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한미 군 당국은 이 훈련의 명칭을 '동맹' 대신 '전작권 검증 연습' 등 다른 이름으로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지난 16일 북한 외무성 대변인의 발표가 명칭 변경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입니다. 16일 조선중앙통신과의 인터뷰 형식으로 발표한 내용을 보면 북 외무성 대변인은 "북미 사이 실무협상이 일정에 오르고 있는 때에 미국은 최고위급에서 한 공약을 어기고 남한과 합동군사연습 '동맹 19-2'를 벌려놓으려 하고 있다"면서 "만일 그것이 현실화한다면 북미 실무협상에 영향을 주게 될 것이다"라고 밝혔습니다. 외무성 대변인은 별도의 담화를 통해 "한미 합동군사훈련 중지는 북미 정상이 판문점 회동에서 확약한 문제"라고도 주장했습니다.
북한이 '동맹 19-2'라는 훈련 명칭을 콕 집어서 실무협상과 연계해 거론했으니 한미 군 당국이 이 명칭 변경을 재검토할 가능성이 있는 것입니다. 외교적 노력을 군사적으로 뒷받침한다는 군 당국의 기본 입장에서 보면 북미 간 비핵화 실무협상 재개를 위해 북한이 매우 꺼려하는 한미 연합연습의 명칭을 순화시키는 게 일면 타당해 보입니다.
이에 대해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동맹이라는 명칭 자체가 북한을 적으로 상정하고 공격적인 느낌을 북한 측에 줄 수 있기 때문에 그것보다는 전시작전권 전환 연습이라는 이번 훈련의 성격을 명확하게 드러내는 방향으로 명칭을 변경하는 것이 나을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연합연습 멈출 수 없는 한·미
북한이 연합연습을 중단하라고 외친다고 해서 한미가 연합연습을 멈출 수는 없습니다. 특히 다음 달에 있을 하반기 한미연합연습은 단순한 연합연습을 넘어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전시작전권 전환을 위한 첫 출발이라고 할 수 있는 IOC(기본운용능력) 평가가 이 연습을 통해 이뤄지기 때문입니다. 한국이 전시작전권을 넘겨받을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는지 다방면으로 평가하는 겁니다. 최병혁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이 사령관을 맡고 에이브럼스 주한미군 사령관은 부사령관을 맡습니다. 우리 군 대장이 한반도 위기 상황을 가정해 주한미군을 비롯한 전체 군을 지휘한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IOC 검증단도 꾸려져 이번 연습 과정의 세부 항목들을 평가하고 검증할 예정입니다.
곧 한미연합연습의 이름은 바꿀 수 있을지언정 북한의 바람과 달리 연합연습을 중단하거나 유예하기는 매우 어려운 것으로 보입니다. 결과적으로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도 진행해야 하고 한미 간 전작권 전환 연습도 동시에 진행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북한의 주장에는 북미 실무협상에서 유리한 입장을 가져가려는 숨은 의도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한미가 훈련 중단을 포함해 어떤 선택을 하든지 북한에 유리하게 작동하도록 하려는 의도 말입니다. 이에 대해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은 미국이 실무협상에 임할 준비가 안 돼 있다고 보는 것 같다"며 "북한이 계속 요구하는 것이 실무협상의 성공을 위한 사전 분위기 조성인데 대표적인 게 한미 연합훈련 중단"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매년 열리는 에스펀 안보포럼에 참석한 최종건 청와대 평화기획 비서관은 판문점 회동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약속했다는 북한의 주장에 대해 그런 약속은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또 연합훈련은 공세적인 훈련이 아니며 전시작전권 전환을 위한 훈련이자 한미 동맹을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연합훈련을 중단할 이유가 없다는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을 실무협상 테이블로 끌어오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요? 한미 정부의 선택과 판단이 더욱 중요해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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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연 기자 hanspond@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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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평화로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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