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인천시, 유정복 시장 때 외자유치 급락”…사실일까?
입력 2018.05.29 (05:34)
수정 2018.06.08 (2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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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경제자유구역의) 외자 유치는 유정복 정부(인천시장 재임 기간) 들어서서 급격히 떨어졌다.”
더불어민주당 박남춘 후보가 28일 KBS 초청 인천시장 후보 토론회에서 자유한국당 유정복 후보(현 인천시장)를 향해 주장한 말이다.
박 후보가 중소기업육성자금 1조 원 시대 개막 등 주요 4대 핵심공약을 소개한 것에 대해 유 후보가 "통계도 잘 모르고 말한다"며 핀잔을 주자 이에 반박하는 과정에서 외자 유치 문제가 나왔다.
박 후보는 "현재 우리 경제자유구역의 외자 유치가 너무나 저조하다. 통계의 오류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통계를 빌미로 공격한 유 후보에게 맞불을 놨다.
박 후보의 주장처럼 유 후보가 시장에 취임하면서 인천경제자유구역의 외자 유치가 급격히 떨어졌을까? 유 후보가 `재정위기를 극복한 일 잘하는 시장'을 전면에 내세워 재선에 도전한 만큼 박 후보 주장의 신빙성을 따져봤다.
2010년~2018년까지 외자 유치 현황 들여다보니 '오르락 내리락'
유정복 후보가 인천시장에 취임한 건 지난 2014년 7월 1일이다. 이후 4월 말까지 유치한 외국인 직접투자(FDI) 현황을 살펴봤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IFEZ)이 집계해 공개한 자료를 참고했다.
외자 유치 현황은 신고액과 도착액으로 나뉘어 집계된다. 신고액은 은행과 KOTRA 등 관계기관에 신고된 외국인 직접투자금액이다. 이는 외국인 투자자가 투자의 의향을 밝히는 단계로 일종의 선행지표적인 성격을 띤다. 도착액은 최종적으로 국내에 들어오는 외국인 투자자의 돈을 뜻한다.
국내외 경제여건과 인허가 등 여러 지연 사례로 인해 실제 투자로 이어지는 비중이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경우가 빈번히 발생하자 도착액 실적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
이에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2013년부터 외국인직접투자액 목표를 신고액과 도착액으로 나눠 설정하기 시작했다. 실질적인 도착액을 더 높이는데 초점을 맞춘 것이다. 도착액 자료는 2015년부터 제공하고 있다.
유 후보가 시장으로 재임하는 동안 인천경제자유구역의 외국인직접투자(FDI) 신고액·도착액 현황은 아래와 같다.
유정복 후보의 전임이었던 송영길 전 시장 재임 시절의 FDI 신고액·도착액도 살펴봤다.
두 시기의 실적을 함께 그래프로 표현하면 아래와 같다.
그래프에 나타난 것처럼 지난 2010년부터 최근까지 외자 유치 현황은 오르락 내리락했다. 특히 유 시장 취임 직후인 2014년~2015년의 낙폭이 컸다. 올해 신고액은 4월 기준이어서 제외한다 해도 지난해 신고액과 도착액이 다른 기간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었다. 특히 도착액은 1억불로 지난 8년 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낙폭만 놓고 본다면, 송영길 전 시장 재임 기간이었던 2013년 신고액이 21억불에서 9억불로 줄어 지난해 전년(2016년) 대비 감소한 규모의 두 배 가까이 급락했다. 이는 인천이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된 2003년 이후 가장 큰 낙폭이다. 안상수 전임 시장 때인 2004년~2009년 데이터를 봐도 이때처럼 외자 유치 실적이 큰 폭으로 떨어지진 않았다. 이듬해인 2014년 신고액·도착액 모두가 크게 반등했다.
외자유치 기준은? 투자금 액수 vs. 계약 체결일
박 후보는 토론회에서 낙폭이나 액수에 대한 뚜렷한 언급 없이 "외자 유치가 급격히 떨어졌다"고만 했다. 이어 "그래서 (유 시장 체제에서) 신고액 기준 55억 달러에 이르고 있다", "지금 보기에 100억불 유치를 송영길 정부에서는 했었다"는 말을 덧붙인 걸 보면 맥락상 액수에 주안점을 둔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어쨌든 박 후보가 어떤 기준에 입각해 말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이후 박 후보 측은 낙폭을 기준으로 말한 것이라는 입장을 밝혀왔지만 토론회 당시 발언에서는 그런 뉘앙스를 파악하기 힘들었다.
박 후보 주장에 대한 검증은 액수도 함께 고려해야 할 사안이다. 외자 유치액 자체는 송 전 시장 때보다 유 시장 때가 더 많았기 때문이다.
2010년~2013년까지 신고액은 41억불, 도착액 17억불이었지만, 2014년~2017년까지는 54억불, 도착액이 22억불을 기록했다. 유정복 전 시장 때 외자유치 도착액이 더 많았다.
여기서 전·현 시장의 퇴임과 취임이 맞물리는 2014년 7월 1일을 기준으로 신고액을 나눠봤다. 2014년 신고액의 90% 정도가 송 전 시장 재임기간인 1월~6월에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정복 당시 시장이 취임한 이후 유치된 금액은 2억 달러였다.
2015년 이후 실적도 유 시장의 '업적'으로만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송 전 시장 때 체결한 계약이 수년 뒤 유 전 시장 때 투자가 이뤄진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외자를 유치하는데 보통 짧으면 2~3년, 길게는 8년 이상 걸리는 경우가 많다보니 벌어지는 현상이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개청 이후 지금껏 체결된 계약은 모두 96건이다. 이 가운데 계획 불이행과 사업철회 등 16건을 제외하면 80건의 계약이 완료된 것으로 나타났다. 송 전 시장 재임기간에 34건, 유 시장 때는 15건의 계약이 체결된 것으로 집계됐다.
실투자로 이어지는 기간을 감안해보니, 2015년부터 2018년 4월까지 도착한 외자금액 10억 달러 가량의 절반 이상(52%)이 송 전 시장 때 체결된 것으로 나타났다.
검증 결과 "외자 유치는 유 시장 들어서서 급격히 떨어졌다.”→ `대부분 사실'
전임 시장인 송영길 시장 재임 시절부터 올해 4월 말까지 외국인 직접투자 유치 현황을 수치로 살펴본 결과, 유 전 시장 때 큰 폭으로 실적이 떨어진 건 맞다. 국내외 경제 상황 등 여러 변수에 따라 외자 유치 실적은 등락을 거듭했다.
계약 체결 당시 신고금액이 아닌 실제로 국내에 도착해 투자가 이뤄진 외자 유치 액수 자체는 유 전 시장 때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전임 시장이 체결한 계약이 실투자로 이어진 기간을 감안해 기준을 세운다면 유 전 시장이 유치한 금액은 절반 가량에 불과하다.
'투자 유치가 누구의 공이냐'를 두고 외국인 투자를 유치해 실제 투자 금액이 들어오기까지 걸리는 시간과 '특정 해에 투자 유치를 많이 하면 다음 시점에 큰 폭으로 떨어질 수도 있는 것 아니냐'는 시비가 있을 수 있다. 계약이 실제로 성사되기까지 후임 시장 체제에서 들이는 노력도 고려 대상인 만큼 외자유치의 공과를 가리긴 쉽지 않다.
이런 점들을 모두 종합해보면 박 후보의 주장은 대부분 사실로 판정된다.
"(인천경제자유구역의) 외자 유치는 유정복 정부(인천시장 재임 기간) 들어서서 급격히 떨어졌다.”
더불어민주당 박남춘 후보가 28일 KBS 초청 인천시장 후보 토론회에서 자유한국당 유정복 후보(현 인천시장)를 향해 주장한 말이다.
박 후보가 중소기업육성자금 1조 원 시대 개막 등 주요 4대 핵심공약을 소개한 것에 대해 유 후보가 "통계도 잘 모르고 말한다"며 핀잔을 주자 이에 반박하는 과정에서 외자 유치 문제가 나왔다.
박 후보는 "현재 우리 경제자유구역의 외자 유치가 너무나 저조하다. 통계의 오류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통계를 빌미로 공격한 유 후보에게 맞불을 놨다.
박 후보의 주장처럼 유 후보가 시장에 취임하면서 인천경제자유구역의 외자 유치가 급격히 떨어졌을까? 유 후보가 `재정위기를 극복한 일 잘하는 시장'을 전면에 내세워 재선에 도전한 만큼 박 후보 주장의 신빙성을 따져봤다.
사진 출처: 인천경제자유구역 홈페이지
2010년~2018년까지 외자 유치 현황 들여다보니 '오르락 내리락'
유정복 후보가 인천시장에 취임한 건 지난 2014년 7월 1일이다. 이후 4월 말까지 유치한 외국인 직접투자(FDI) 현황을 살펴봤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IFEZ)이 집계해 공개한 자료를 참고했다.
외자 유치 현황은 신고액과 도착액으로 나뉘어 집계된다. 신고액은 은행과 KOTRA 등 관계기관에 신고된 외국인 직접투자금액이다. 이는 외국인 투자자가 투자의 의향을 밝히는 단계로 일종의 선행지표적인 성격을 띤다. 도착액은 최종적으로 국내에 들어오는 외국인 투자자의 돈을 뜻한다.
국내외 경제여건과 인허가 등 여러 지연 사례로 인해 실제 투자로 이어지는 비중이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경우가 빈번히 발생하자 도착액 실적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
이에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2013년부터 외국인직접투자액 목표를 신고액과 도착액으로 나눠 설정하기 시작했다. 실질적인 도착액을 더 높이는데 초점을 맞춘 것이다. 도착액 자료는 2015년부터 제공하고 있다.
유 후보가 시장으로 재임하는 동안 인천경제자유구역의 외국인직접투자(FDI) 신고액·도착액 현황은 아래와 같다.
유정복 후보의 전임이었던 송영길 전 시장 재임 시절의 FDI 신고액·도착액도 살펴봤다.
두 시기의 실적을 함께 그래프로 표현하면 아래와 같다.
그래프에 나타난 것처럼 지난 2010년부터 최근까지 외자 유치 현황은 오르락 내리락했다. 특히 유 시장 취임 직후인 2014년~2015년의 낙폭이 컸다. 올해 신고액은 4월 기준이어서 제외한다 해도 지난해 신고액과 도착액이 다른 기간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었다. 특히 도착액은 1억불로 지난 8년 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낙폭만 놓고 본다면, 송영길 전 시장 재임 기간이었던 2013년 신고액이 21억불에서 9억불로 줄어 지난해 전년(2016년) 대비 감소한 규모의 두 배 가까이 급락했다. 이는 인천이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된 2003년 이후 가장 큰 낙폭이다. 안상수 전임 시장 때인 2004년~2009년 데이터를 봐도 이때처럼 외자 유치 실적이 큰 폭으로 떨어지진 않았다. 이듬해인 2014년 신고액·도착액 모두가 크게 반등했다.
외자유치 기준은? 투자금 액수 vs. 계약 체결일
박 후보는 토론회에서 낙폭이나 액수에 대한 뚜렷한 언급 없이 "외자 유치가 급격히 떨어졌다"고만 했다. 이어 "그래서 (유 시장 체제에서) 신고액 기준 55억 달러에 이르고 있다", "지금 보기에 100억불 유치를 송영길 정부에서는 했었다"는 말을 덧붙인 걸 보면 맥락상 액수에 주안점을 둔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어쨌든 박 후보가 어떤 기준에 입각해 말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이후 박 후보 측은 낙폭을 기준으로 말한 것이라는 입장을 밝혀왔지만 토론회 당시 발언에서는 그런 뉘앙스를 파악하기 힘들었다.
박 후보 주장에 대한 검증은 액수도 함께 고려해야 할 사안이다. 외자 유치액 자체는 송 전 시장 때보다 유 시장 때가 더 많았기 때문이다.
2010년~2013년까지 신고액은 41억불, 도착액 17억불이었지만, 2014년~2017년까지는 54억불, 도착액이 22억불을 기록했다. 유정복 전 시장 때 외자유치 도착액이 더 많았다.
여기서 전·현 시장의 퇴임과 취임이 맞물리는 2014년 7월 1일을 기준으로 신고액을 나눠봤다. 2014년 신고액의 90% 정도가 송 전 시장 재임기간인 1월~6월에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정복 당시 시장이 취임한 이후 유치된 금액은 2억 달러였다.
2015년 이후 실적도 유 시장의 '업적'으로만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송 전 시장 때 체결한 계약이 수년 뒤 유 전 시장 때 투자가 이뤄진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외자를 유치하는데 보통 짧으면 2~3년, 길게는 8년 이상 걸리는 경우가 많다보니 벌어지는 현상이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개청 이후 지금껏 체결된 계약은 모두 96건이다. 이 가운데 계획 불이행과 사업철회 등 16건을 제외하면 80건의 계약이 완료된 것으로 나타났다. 송 전 시장 재임기간에 34건, 유 시장 때는 15건의 계약이 체결된 것으로 집계됐다.
실투자로 이어지는 기간을 감안해보니, 2015년부터 2018년 4월까지 도착한 외자금액 10억 달러 가량의 절반 이상(52%)이 송 전 시장 때 체결된 것으로 나타났다.
검증 결과 "외자 유치는 유 시장 들어서서 급격히 떨어졌다.”→ `대부분 사실'
전임 시장인 송영길 시장 재임 시절부터 올해 4월 말까지 외국인 직접투자 유치 현황을 수치로 살펴본 결과, 유 전 시장 때 큰 폭으로 실적이 떨어진 건 맞다. 국내외 경제 상황 등 여러 변수에 따라 외자 유치 실적은 등락을 거듭했다.
계약 체결 당시 신고금액이 아닌 실제로 국내에 도착해 투자가 이뤄진 외자 유치 액수 자체는 유 전 시장 때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전임 시장이 체결한 계약이 실투자로 이어진 기간을 감안해 기준을 세운다면 유 전 시장이 유치한 금액은 절반 가량에 불과하다.
'투자 유치가 누구의 공이냐'를 두고 외국인 투자를 유치해 실제 투자 금액이 들어오기까지 걸리는 시간과 '특정 해에 투자 유치를 많이 하면 다음 시점에 큰 폭으로 떨어질 수도 있는 것 아니냐'는 시비가 있을 수 있다. 계약이 실제로 성사되기까지 후임 시장 체제에서 들이는 노력도 고려 대상인 만큼 외자유치의 공과를 가리긴 쉽지 않다.
이런 점들을 모두 종합해보면 박 후보의 주장은 대부분 사실로 판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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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8-05-29 05:34:43
- 수정2018-06-08 22:47:47
[선택! 대한민국]
"(인천경제자유구역의) 외자 유치는 유정복 정부(인천시장 재임 기간) 들어서서 급격히 떨어졌다.”
더불어민주당 박남춘 후보가 28일 KBS 초청 인천시장 후보 토론회에서 자유한국당 유정복 후보(현 인천시장)를 향해 주장한 말이다.
박 후보가 중소기업육성자금 1조 원 시대 개막 등 주요 4대 핵심공약을 소개한 것에 대해 유 후보가 "통계도 잘 모르고 말한다"며 핀잔을 주자 이에 반박하는 과정에서 외자 유치 문제가 나왔다.
박 후보는 "현재 우리 경제자유구역의 외자 유치가 너무나 저조하다. 통계의 오류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통계를 빌미로 공격한 유 후보에게 맞불을 놨다.
박 후보의 주장처럼 유 후보가 시장에 취임하면서 인천경제자유구역의 외자 유치가 급격히 떨어졌을까? 유 후보가 `재정위기를 극복한 일 잘하는 시장'을 전면에 내세워 재선에 도전한 만큼 박 후보 주장의 신빙성을 따져봤다.
2010년~2018년까지 외자 유치 현황 들여다보니 '오르락 내리락'
유정복 후보가 인천시장에 취임한 건 지난 2014년 7월 1일이다. 이후 4월 말까지 유치한 외국인 직접투자(FDI) 현황을 살펴봤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IFEZ)이 집계해 공개한 자료를 참고했다.
외자 유치 현황은 신고액과 도착액으로 나뉘어 집계된다. 신고액은 은행과 KOTRA 등 관계기관에 신고된 외국인 직접투자금액이다. 이는 외국인 투자자가 투자의 의향을 밝히는 단계로 일종의 선행지표적인 성격을 띤다. 도착액은 최종적으로 국내에 들어오는 외국인 투자자의 돈을 뜻한다.
국내외 경제여건과 인허가 등 여러 지연 사례로 인해 실제 투자로 이어지는 비중이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경우가 빈번히 발생하자 도착액 실적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
이에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2013년부터 외국인직접투자액 목표를 신고액과 도착액으로 나눠 설정하기 시작했다. 실질적인 도착액을 더 높이는데 초점을 맞춘 것이다. 도착액 자료는 2015년부터 제공하고 있다.
유 후보가 시장으로 재임하는 동안 인천경제자유구역의 외국인직접투자(FDI) 신고액·도착액 현황은 아래와 같다.
유정복 후보의 전임이었던 송영길 전 시장 재임 시절의 FDI 신고액·도착액도 살펴봤다.
두 시기의 실적을 함께 그래프로 표현하면 아래와 같다.
그래프에 나타난 것처럼 지난 2010년부터 최근까지 외자 유치 현황은 오르락 내리락했다. 특히 유 시장 취임 직후인 2014년~2015년의 낙폭이 컸다. 올해 신고액은 4월 기준이어서 제외한다 해도 지난해 신고액과 도착액이 다른 기간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었다. 특히 도착액은 1억불로 지난 8년 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낙폭만 놓고 본다면, 송영길 전 시장 재임 기간이었던 2013년 신고액이 21억불에서 9억불로 줄어 지난해 전년(2016년) 대비 감소한 규모의 두 배 가까이 급락했다. 이는 인천이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된 2003년 이후 가장 큰 낙폭이다. 안상수 전임 시장 때인 2004년~2009년 데이터를 봐도 이때처럼 외자 유치 실적이 큰 폭으로 떨어지진 않았다. 이듬해인 2014년 신고액·도착액 모두가 크게 반등했다.
외자유치 기준은? 투자금 액수 vs. 계약 체결일
박 후보는 토론회에서 낙폭이나 액수에 대한 뚜렷한 언급 없이 "외자 유치가 급격히 떨어졌다"고만 했다. 이어 "그래서 (유 시장 체제에서) 신고액 기준 55억 달러에 이르고 있다", "지금 보기에 100억불 유치를 송영길 정부에서는 했었다"는 말을 덧붙인 걸 보면 맥락상 액수에 주안점을 둔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어쨌든 박 후보가 어떤 기준에 입각해 말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이후 박 후보 측은 낙폭을 기준으로 말한 것이라는 입장을 밝혀왔지만 토론회 당시 발언에서는 그런 뉘앙스를 파악하기 힘들었다.
박 후보 주장에 대한 검증은 액수도 함께 고려해야 할 사안이다. 외자 유치액 자체는 송 전 시장 때보다 유 시장 때가 더 많았기 때문이다.
2010년~2013년까지 신고액은 41억불, 도착액 17억불이었지만, 2014년~2017년까지는 54억불, 도착액이 22억불을 기록했다. 유정복 전 시장 때 외자유치 도착액이 더 많았다.
여기서 전·현 시장의 퇴임과 취임이 맞물리는 2014년 7월 1일을 기준으로 신고액을 나눠봤다. 2014년 신고액의 90% 정도가 송 전 시장 재임기간인 1월~6월에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정복 당시 시장이 취임한 이후 유치된 금액은 2억 달러였다.
2015년 이후 실적도 유 시장의 '업적'으로만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송 전 시장 때 체결한 계약이 수년 뒤 유 전 시장 때 투자가 이뤄진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외자를 유치하는데 보통 짧으면 2~3년, 길게는 8년 이상 걸리는 경우가 많다보니 벌어지는 현상이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개청 이후 지금껏 체결된 계약은 모두 96건이다. 이 가운데 계획 불이행과 사업철회 등 16건을 제외하면 80건의 계약이 완료된 것으로 나타났다. 송 전 시장 재임기간에 34건, 유 시장 때는 15건의 계약이 체결된 것으로 집계됐다.
실투자로 이어지는 기간을 감안해보니, 2015년부터 2018년 4월까지 도착한 외자금액 10억 달러 가량의 절반 이상(52%)이 송 전 시장 때 체결된 것으로 나타났다.
검증 결과 "외자 유치는 유 시장 들어서서 급격히 떨어졌다.”→ `대부분 사실'
전임 시장인 송영길 시장 재임 시절부터 올해 4월 말까지 외국인 직접투자 유치 현황을 수치로 살펴본 결과, 유 전 시장 때 큰 폭으로 실적이 떨어진 건 맞다. 국내외 경제 상황 등 여러 변수에 따라 외자 유치 실적은 등락을 거듭했다.
계약 체결 당시 신고금액이 아닌 실제로 국내에 도착해 투자가 이뤄진 외자 유치 액수 자체는 유 전 시장 때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전임 시장이 체결한 계약이 실투자로 이어진 기간을 감안해 기준을 세운다면 유 전 시장이 유치한 금액은 절반 가량에 불과하다.
'투자 유치가 누구의 공이냐'를 두고 외국인 투자를 유치해 실제 투자 금액이 들어오기까지 걸리는 시간과 '특정 해에 투자 유치를 많이 하면 다음 시점에 큰 폭으로 떨어질 수도 있는 것 아니냐'는 시비가 있을 수 있다. 계약이 실제로 성사되기까지 후임 시장 체제에서 들이는 노력도 고려 대상인 만큼 외자유치의 공과를 가리긴 쉽지 않다.
이런 점들을 모두 종합해보면 박 후보의 주장은 대부분 사실로 판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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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주현 기자 le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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