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 북한] 복구 앞서 구호…김정은식 재난 리더십
입력 2024.08.24 (08:16)
수정 2024.08.24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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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즘 김정은 위원장, 몸이 열 개라도 부족해 보입니다.
네, 지난달 발생한 북부 지역 수해 복구에 적극적으로 관여하면서 어느 때보다 활발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데요.
그런데 북한 매체는 '수해 복구' 소식 보다 지도자의 리더십을 부각하는 모양새입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과거에도 자연 재난을 자신의 우상화에 적극 활용해 왔는데요.
과연 효과가 있을까요?
<클로즈업 북한>에서 분석해 봤습니다.
[리포트]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태운 차량과 경호 행렬이 평양 '4.25 여관'으로 들어섭니다.
김 위원장의 등장에 일제히 환호하는 인파.
[조선중앙TV : "김정은 동지께서 도착하시자 열광의 환호성이 하늘땅을 진감(울려 흔듦)했습니다."]
북부 지역 수해로 평양에 임시 수용된 1만 3천 명의 수재민들입니다.
북한 매체는 김정은 위원장의 연설 장면과 함께 수재민들의 격한 반응들을 가감 없이 보도했는데요.
이어 어린이들만 따로 모아 쌀밥과 고깃국, 빵과 과일 등을 대접하는 장면도 공개하며 김정은 위원장의 '애민 이미지'를 부각했습니다.
[조선중앙TV : "자애로운 원수님 품에 운명도 미래도 다 맡기고 사는 사회주의 대가정의 부러움 없는 행복상을 뜨겁게 새겨주는 혈연의 화폭들이 펼쳐졌습니다."]
이번 북부 지역 수해에서는 김정은 위원장과 수재민과의 접촉이 유독 잦은 편입니다.
지난 8일과 9일, 평안북도 의주군의 수재민 임시천막촌을 방문한 김정은 위원장.
작게 열린 천막 창문을 통해 수재민들의 손을 일일이 잡아줬는데요.
천막 안으로 직접 들어가 옷과 과자를 나눠주면서 아이들을 무릎에 앉히거나 끌어안기도 했습니다.
[조선중앙TV : "김정은 동지께서는 새 옷을 입은 어린이들을 한품에 안으시고 머리를 쓰다듬어주시고 귓속말도 나누시면서 친아버지의 따뜻한 사랑과 정을 부어주셨습니다."]
과거와 비교해봐도 북한의 수해 대응이 복구 중심에서 수재민 구호 활동으로 옮겨갔다는 평가인데요.
최고 지도자의 주민 구호 활동을 통해 지지도를 끌어 올리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김민규/우석대 국방학과 교수 : "지난 시기 재난 발생이 나면 현장에 김정은이 직접 찾아가서 피해 복구와 관련된 부분만 중점적으로 다뤘는데 이번에는 피해 복구를 떠나서 재난을 당한 수재민들을 일차적으로 구호하는 쪽에 집중하고 있다는 겁니다. 발생 이후에 각 지역에 나가서 구호물자를 조달하는가 하면 피해가 심했던 지역 주민들은 직접 평양에 데려다가 보살피는 장면도 보여주고 있습니다. 결국 이러한 장면들은 북한 주민들에게 김정은이 자기들을 잘 돌봐주고 있다는, 친어버이로 따를 수 있는 행태를 만드는 거죠."]
비교적 짧은 승계 기간을 거쳐 최고지도자 자리에 오른 김정은 위원장은 수해와 같은 재난 상황도 권력 공고화와 우상화에 적극 활용해 왔습니다.
집권 초기인 2015년엔 태풍'고니'가 강타한 나선시 수해복구 현장을 찾았고, 2020년엔 집중 호우로 피해를 입은 황해북도 은파군과 강원도 김화군을 잇따라 방문했습니다.
[조선중앙TV/2020년 8월 : "피해 현장에 나가시어 실태를 직접 료해(시찰)하시면서 피해 지역 복구와 관련한 구체적인 과업과 방도를 밝혀주셨습니다."]
지난해 역시 평안남도 안석 간석지 피해복구 현장을 현지 지도하며 바닷물이 허리춤까지 들어찬 논에 직접 들어가기도 했는데요.
그리고 이러한 행보는 김 위원장의 재난 리더십을 부각 시키는 데 일정부분 효과를 보였다는 분석입니다.
[김민규/우석대 국방학과 교수 : "김정일 때는 자연재해가 나서 집이 무너지면 새집 지어준다는 생각을 안 했어요. 안 했는데 최소한 김정은이 집권하고 나서 새집을 지어주니까 새집에 환호하는 사람들이 많아졌거든요. 북한이 재난을 활용해서 자기의 그러한 열악한 상황, 그 사회 시스템을 정치로 장악한다는 걸 우리가 근본적으로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실제 김정은 위원장 집권 이후 북한 당국은 수해 지역에 매번 새집 건설을 지시해 왔는데요.
대대적인 새집들이 행사를 통해 건설 성과를 과시하기도 했습니다.
[함경남도 리원군 주민 : "오늘 이렇게 새집을 받고 보니 우리 집이 정말 마음에 듭니다."]
[함경북도 김책시 주민 : "정말 꿈만 같습니다. 집을 잃고 한지에 나섰던 우리가 엊그제 같은데 이렇게 새집 받고 보니 정말 눈물이 앞섭니다."]
그런데 이런 북한의 수해 대응을 보여지는 그대로 단순 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먼저 피해 규모 등 객관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정보가 현저하게 적은 만큼, 공개된 자료들은 북한 당국의 선전 활동임을 분명히 인식해야 하는데요.
[홍민/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김정은이 자신감이 있는 것처럼 표현하고 자신감 있는 것처럼 연출하죠. 그건 당연히 주민들에게 안심을 시켜주고 주민들에게 현장에 가서 얼마나 진두지휘하면서 잘 극복해 내는지를 보여주기 위해서 일종의 선전적인 재난 리더십을 만들어내기 위한 하나의 선전전인 거고."]
또 김정은 위원장 식 재난 대응이 외부에서도 흐름을 읽어 낼 수 있을 정도로 정형화된 점 역시 주목해야 합니다.
[홍민/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지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진흙더미에 들어가고 여러 가지 모습 보여주죠. 그러고 나서 (관료를) 질타해요. 왜 이렇게 됐냐고 질타하고 그러고 나서 주민들한테가서 스킨십하면서 내가 수해 복구 신속하게 하겠다 지원 빨리 해라 하면서 군 장병 투입 시키고 하죠. 최종적으로 복구된 현장에 집이 새로 들어서서 입사하는 것까지 일종의 정형화된 스토리가 있어요."]
실제로 북한 당국은 북부 지역 수해 피해 책임을 실무자들에게 돌리면서.
[조선중앙TV : "만성적인 패배주의에 사로잡혀 재해 방지 사업을 관조적으로 대하여온 일꾼들의 무책임하고 요령 주의적인 일 본새가 초래한 엄중한 결과는…"]
김정은 위원장을 향한 칭송의 강도는 점점 더 높여가고 있습니다.
[조선중앙TV : "험지에 또다시 찾아오시어 꿈만 같은 사랑을 거듭 안겨주시는 자애로운 어버이를..."]
[조선중앙TV : "조국의 서북변에 거듭 새겨지던 위대한 어버이의 숭고한 헌신의 자욱이..."]
이런 가운데 똑같이 수해를 입고도 구호 혜택을 받지 못하는 북한 주민도 있다는데요.
명목상으론 수해 복구 지원이지만 사실상 건설 현장에 강제 동원되는 게 현실이라고, 북한에 가족을 둔 탈북민은 증언합니다.
[박현숙/2015년 탈북 : "(양강도) 혜산 쪽 제 동생네 집도 침수됐대요. 집이 퐁당 무너졌대요. 그리고 북한에 (고향에) 남자들이 하나도 없대요. 왜 없냐니까 식량을 자체로 해결해서 싸들고 디 물난리 복구에 갔대요. 그럼 집은 어떻게 하냐니까 집은 남아있는 아이들과 아내들이 그 집을 복구하고 (남자들은) 국가건설이 기본이라고 다 불려 나갔대요. 없대요."]
이러한 상황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재난 리더십 부각이 북한 주민들 사이에 얼마나 큰 반향을 일으킬지는 알 수 없다는 분석입니다.
[홍민/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진짜 북한 주민이 수해 조치로 인해서 결과적으로 만족해하고 정말 좋아하느냐. 알 수 없죠. 화면으로 노출된 데서는 입사증 받으니까 좋아서 꽹과리 치고 춤추는 모습이 진심인지 진정성 있는 것인지 알 수 없죠. 다만 북한 모든 매체에서 스토리를 그렇게 만들었죠. 결국은 주민들이 고통 속에서 굉장히 행복해졌다는 스토리를 만들지만 그게 실제인지 우리는 알 수가 없는 거죠."]
[조선중앙TV : "김정은 동지께서는 국가적인 강력한 대책을 강구하여 인민들에게 보다 훌륭한 삶의 터전을 안겨주실 결심을 피력하시었습니다."]
여느 때처럼 새집 마련은 물론, 이번 재난을 지방 개화의 분수령으로 삼겠다고 공언한 김정은 위원장.
하지만 황폐화된 산림과 인프라 부족 등 북한 수해의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하지 않고서는 해마다 물난리는 반복될 것이라는 게 지배적인 의견입니다.
[임을출/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 "자연재해 복구 또는 자연재해 회복탄력성이란 것이 종합적인 인프라가 만들어지지 않으면 할 수 없는 거예요. 그런데 이 부분과 관련해서 북한의 이번 피해 실태를 보면 아직 굉장히 미흡하다. 여전히 회복 탄력성, 회복과는 거리가 멀다는 걸 아주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는 그런 수준이더라고요."]
열악한 환경에 놓여있는 수재민의 임시 천막까지 공개하며 김정은 위원장의 리더십을 부각한 북한.
그러나 이러한 노력들이 과연 북한 주민들의 질적인 행복과 만족으로 이어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입니다.
요즘 김정은 위원장, 몸이 열 개라도 부족해 보입니다.
네, 지난달 발생한 북부 지역 수해 복구에 적극적으로 관여하면서 어느 때보다 활발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데요.
그런데 북한 매체는 '수해 복구' 소식 보다 지도자의 리더십을 부각하는 모양새입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과거에도 자연 재난을 자신의 우상화에 적극 활용해 왔는데요.
과연 효과가 있을까요?
<클로즈업 북한>에서 분석해 봤습니다.
[리포트]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태운 차량과 경호 행렬이 평양 '4.25 여관'으로 들어섭니다.
김 위원장의 등장에 일제히 환호하는 인파.
[조선중앙TV : "김정은 동지께서 도착하시자 열광의 환호성이 하늘땅을 진감(울려 흔듦)했습니다."]
북부 지역 수해로 평양에 임시 수용된 1만 3천 명의 수재민들입니다.
북한 매체는 김정은 위원장의 연설 장면과 함께 수재민들의 격한 반응들을 가감 없이 보도했는데요.
이어 어린이들만 따로 모아 쌀밥과 고깃국, 빵과 과일 등을 대접하는 장면도 공개하며 김정은 위원장의 '애민 이미지'를 부각했습니다.
[조선중앙TV : "자애로운 원수님 품에 운명도 미래도 다 맡기고 사는 사회주의 대가정의 부러움 없는 행복상을 뜨겁게 새겨주는 혈연의 화폭들이 펼쳐졌습니다."]
이번 북부 지역 수해에서는 김정은 위원장과 수재민과의 접촉이 유독 잦은 편입니다.
지난 8일과 9일, 평안북도 의주군의 수재민 임시천막촌을 방문한 김정은 위원장.
작게 열린 천막 창문을 통해 수재민들의 손을 일일이 잡아줬는데요.
천막 안으로 직접 들어가 옷과 과자를 나눠주면서 아이들을 무릎에 앉히거나 끌어안기도 했습니다.
[조선중앙TV : "김정은 동지께서는 새 옷을 입은 어린이들을 한품에 안으시고 머리를 쓰다듬어주시고 귓속말도 나누시면서 친아버지의 따뜻한 사랑과 정을 부어주셨습니다."]
과거와 비교해봐도 북한의 수해 대응이 복구 중심에서 수재민 구호 활동으로 옮겨갔다는 평가인데요.
최고 지도자의 주민 구호 활동을 통해 지지도를 끌어 올리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김민규/우석대 국방학과 교수 : "지난 시기 재난 발생이 나면 현장에 김정은이 직접 찾아가서 피해 복구와 관련된 부분만 중점적으로 다뤘는데 이번에는 피해 복구를 떠나서 재난을 당한 수재민들을 일차적으로 구호하는 쪽에 집중하고 있다는 겁니다. 발생 이후에 각 지역에 나가서 구호물자를 조달하는가 하면 피해가 심했던 지역 주민들은 직접 평양에 데려다가 보살피는 장면도 보여주고 있습니다. 결국 이러한 장면들은 북한 주민들에게 김정은이 자기들을 잘 돌봐주고 있다는, 친어버이로 따를 수 있는 행태를 만드는 거죠."]
비교적 짧은 승계 기간을 거쳐 최고지도자 자리에 오른 김정은 위원장은 수해와 같은 재난 상황도 권력 공고화와 우상화에 적극 활용해 왔습니다.
집권 초기인 2015년엔 태풍'고니'가 강타한 나선시 수해복구 현장을 찾았고, 2020년엔 집중 호우로 피해를 입은 황해북도 은파군과 강원도 김화군을 잇따라 방문했습니다.
[조선중앙TV/2020년 8월 : "피해 현장에 나가시어 실태를 직접 료해(시찰)하시면서 피해 지역 복구와 관련한 구체적인 과업과 방도를 밝혀주셨습니다."]
지난해 역시 평안남도 안석 간석지 피해복구 현장을 현지 지도하며 바닷물이 허리춤까지 들어찬 논에 직접 들어가기도 했는데요.
그리고 이러한 행보는 김 위원장의 재난 리더십을 부각 시키는 데 일정부분 효과를 보였다는 분석입니다.
[김민규/우석대 국방학과 교수 : "김정일 때는 자연재해가 나서 집이 무너지면 새집 지어준다는 생각을 안 했어요. 안 했는데 최소한 김정은이 집권하고 나서 새집을 지어주니까 새집에 환호하는 사람들이 많아졌거든요. 북한이 재난을 활용해서 자기의 그러한 열악한 상황, 그 사회 시스템을 정치로 장악한다는 걸 우리가 근본적으로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실제 김정은 위원장 집권 이후 북한 당국은 수해 지역에 매번 새집 건설을 지시해 왔는데요.
대대적인 새집들이 행사를 통해 건설 성과를 과시하기도 했습니다.
[함경남도 리원군 주민 : "오늘 이렇게 새집을 받고 보니 우리 집이 정말 마음에 듭니다."]
[함경북도 김책시 주민 : "정말 꿈만 같습니다. 집을 잃고 한지에 나섰던 우리가 엊그제 같은데 이렇게 새집 받고 보니 정말 눈물이 앞섭니다."]
그런데 이런 북한의 수해 대응을 보여지는 그대로 단순 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먼저 피해 규모 등 객관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정보가 현저하게 적은 만큼, 공개된 자료들은 북한 당국의 선전 활동임을 분명히 인식해야 하는데요.
[홍민/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김정은이 자신감이 있는 것처럼 표현하고 자신감 있는 것처럼 연출하죠. 그건 당연히 주민들에게 안심을 시켜주고 주민들에게 현장에 가서 얼마나 진두지휘하면서 잘 극복해 내는지를 보여주기 위해서 일종의 선전적인 재난 리더십을 만들어내기 위한 하나의 선전전인 거고."]
또 김정은 위원장 식 재난 대응이 외부에서도 흐름을 읽어 낼 수 있을 정도로 정형화된 점 역시 주목해야 합니다.
[홍민/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지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진흙더미에 들어가고 여러 가지 모습 보여주죠. 그러고 나서 (관료를) 질타해요. 왜 이렇게 됐냐고 질타하고 그러고 나서 주민들한테가서 스킨십하면서 내가 수해 복구 신속하게 하겠다 지원 빨리 해라 하면서 군 장병 투입 시키고 하죠. 최종적으로 복구된 현장에 집이 새로 들어서서 입사하는 것까지 일종의 정형화된 스토리가 있어요."]
실제로 북한 당국은 북부 지역 수해 피해 책임을 실무자들에게 돌리면서.
[조선중앙TV : "만성적인 패배주의에 사로잡혀 재해 방지 사업을 관조적으로 대하여온 일꾼들의 무책임하고 요령 주의적인 일 본새가 초래한 엄중한 결과는…"]
김정은 위원장을 향한 칭송의 강도는 점점 더 높여가고 있습니다.
[조선중앙TV : "험지에 또다시 찾아오시어 꿈만 같은 사랑을 거듭 안겨주시는 자애로운 어버이를..."]
[조선중앙TV : "조국의 서북변에 거듭 새겨지던 위대한 어버이의 숭고한 헌신의 자욱이..."]
이런 가운데 똑같이 수해를 입고도 구호 혜택을 받지 못하는 북한 주민도 있다는데요.
명목상으론 수해 복구 지원이지만 사실상 건설 현장에 강제 동원되는 게 현실이라고, 북한에 가족을 둔 탈북민은 증언합니다.
[박현숙/2015년 탈북 : "(양강도) 혜산 쪽 제 동생네 집도 침수됐대요. 집이 퐁당 무너졌대요. 그리고 북한에 (고향에) 남자들이 하나도 없대요. 왜 없냐니까 식량을 자체로 해결해서 싸들고 디 물난리 복구에 갔대요. 그럼 집은 어떻게 하냐니까 집은 남아있는 아이들과 아내들이 그 집을 복구하고 (남자들은) 국가건설이 기본이라고 다 불려 나갔대요. 없대요."]
이러한 상황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재난 리더십 부각이 북한 주민들 사이에 얼마나 큰 반향을 일으킬지는 알 수 없다는 분석입니다.
[홍민/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진짜 북한 주민이 수해 조치로 인해서 결과적으로 만족해하고 정말 좋아하느냐. 알 수 없죠. 화면으로 노출된 데서는 입사증 받으니까 좋아서 꽹과리 치고 춤추는 모습이 진심인지 진정성 있는 것인지 알 수 없죠. 다만 북한 모든 매체에서 스토리를 그렇게 만들었죠. 결국은 주민들이 고통 속에서 굉장히 행복해졌다는 스토리를 만들지만 그게 실제인지 우리는 알 수가 없는 거죠."]
[조선중앙TV : "김정은 동지께서는 국가적인 강력한 대책을 강구하여 인민들에게 보다 훌륭한 삶의 터전을 안겨주실 결심을 피력하시었습니다."]
여느 때처럼 새집 마련은 물론, 이번 재난을 지방 개화의 분수령으로 삼겠다고 공언한 김정은 위원장.
하지만 황폐화된 산림과 인프라 부족 등 북한 수해의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하지 않고서는 해마다 물난리는 반복될 것이라는 게 지배적인 의견입니다.
[임을출/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 "자연재해 복구 또는 자연재해 회복탄력성이란 것이 종합적인 인프라가 만들어지지 않으면 할 수 없는 거예요. 그런데 이 부분과 관련해서 북한의 이번 피해 실태를 보면 아직 굉장히 미흡하다. 여전히 회복 탄력성, 회복과는 거리가 멀다는 걸 아주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는 그런 수준이더라고요."]
열악한 환경에 놓여있는 수재민의 임시 천막까지 공개하며 김정은 위원장의 리더십을 부각한 북한.
그러나 이러한 노력들이 과연 북한 주민들의 질적인 행복과 만족으로 이어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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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로즈업 북한] 복구 앞서 구호…김정은식 재난 리더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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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4-08-24 08:16:20
- 수정2024-08-24 08:38:39
[앵커]
요즘 김정은 위원장, 몸이 열 개라도 부족해 보입니다.
네, 지난달 발생한 북부 지역 수해 복구에 적극적으로 관여하면서 어느 때보다 활발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데요.
그런데 북한 매체는 '수해 복구' 소식 보다 지도자의 리더십을 부각하는 모양새입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과거에도 자연 재난을 자신의 우상화에 적극 활용해 왔는데요.
과연 효과가 있을까요?
<클로즈업 북한>에서 분석해 봤습니다.
[리포트]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태운 차량과 경호 행렬이 평양 '4.25 여관'으로 들어섭니다.
김 위원장의 등장에 일제히 환호하는 인파.
[조선중앙TV : "김정은 동지께서 도착하시자 열광의 환호성이 하늘땅을 진감(울려 흔듦)했습니다."]
북부 지역 수해로 평양에 임시 수용된 1만 3천 명의 수재민들입니다.
북한 매체는 김정은 위원장의 연설 장면과 함께 수재민들의 격한 반응들을 가감 없이 보도했는데요.
이어 어린이들만 따로 모아 쌀밥과 고깃국, 빵과 과일 등을 대접하는 장면도 공개하며 김정은 위원장의 '애민 이미지'를 부각했습니다.
[조선중앙TV : "자애로운 원수님 품에 운명도 미래도 다 맡기고 사는 사회주의 대가정의 부러움 없는 행복상을 뜨겁게 새겨주는 혈연의 화폭들이 펼쳐졌습니다."]
이번 북부 지역 수해에서는 김정은 위원장과 수재민과의 접촉이 유독 잦은 편입니다.
지난 8일과 9일, 평안북도 의주군의 수재민 임시천막촌을 방문한 김정은 위원장.
작게 열린 천막 창문을 통해 수재민들의 손을 일일이 잡아줬는데요.
천막 안으로 직접 들어가 옷과 과자를 나눠주면서 아이들을 무릎에 앉히거나 끌어안기도 했습니다.
[조선중앙TV : "김정은 동지께서는 새 옷을 입은 어린이들을 한품에 안으시고 머리를 쓰다듬어주시고 귓속말도 나누시면서 친아버지의 따뜻한 사랑과 정을 부어주셨습니다."]
과거와 비교해봐도 북한의 수해 대응이 복구 중심에서 수재민 구호 활동으로 옮겨갔다는 평가인데요.
최고 지도자의 주민 구호 활동을 통해 지지도를 끌어 올리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김민규/우석대 국방학과 교수 : "지난 시기 재난 발생이 나면 현장에 김정은이 직접 찾아가서 피해 복구와 관련된 부분만 중점적으로 다뤘는데 이번에는 피해 복구를 떠나서 재난을 당한 수재민들을 일차적으로 구호하는 쪽에 집중하고 있다는 겁니다. 발생 이후에 각 지역에 나가서 구호물자를 조달하는가 하면 피해가 심했던 지역 주민들은 직접 평양에 데려다가 보살피는 장면도 보여주고 있습니다. 결국 이러한 장면들은 북한 주민들에게 김정은이 자기들을 잘 돌봐주고 있다는, 친어버이로 따를 수 있는 행태를 만드는 거죠."]
비교적 짧은 승계 기간을 거쳐 최고지도자 자리에 오른 김정은 위원장은 수해와 같은 재난 상황도 권력 공고화와 우상화에 적극 활용해 왔습니다.
집권 초기인 2015년엔 태풍'고니'가 강타한 나선시 수해복구 현장을 찾았고, 2020년엔 집중 호우로 피해를 입은 황해북도 은파군과 강원도 김화군을 잇따라 방문했습니다.
[조선중앙TV/2020년 8월 : "피해 현장에 나가시어 실태를 직접 료해(시찰)하시면서 피해 지역 복구와 관련한 구체적인 과업과 방도를 밝혀주셨습니다."]
지난해 역시 평안남도 안석 간석지 피해복구 현장을 현지 지도하며 바닷물이 허리춤까지 들어찬 논에 직접 들어가기도 했는데요.
그리고 이러한 행보는 김 위원장의 재난 리더십을 부각 시키는 데 일정부분 효과를 보였다는 분석입니다.
[김민규/우석대 국방학과 교수 : "김정일 때는 자연재해가 나서 집이 무너지면 새집 지어준다는 생각을 안 했어요. 안 했는데 최소한 김정은이 집권하고 나서 새집을 지어주니까 새집에 환호하는 사람들이 많아졌거든요. 북한이 재난을 활용해서 자기의 그러한 열악한 상황, 그 사회 시스템을 정치로 장악한다는 걸 우리가 근본적으로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실제 김정은 위원장 집권 이후 북한 당국은 수해 지역에 매번 새집 건설을 지시해 왔는데요.
대대적인 새집들이 행사를 통해 건설 성과를 과시하기도 했습니다.
[함경남도 리원군 주민 : "오늘 이렇게 새집을 받고 보니 우리 집이 정말 마음에 듭니다."]
[함경북도 김책시 주민 : "정말 꿈만 같습니다. 집을 잃고 한지에 나섰던 우리가 엊그제 같은데 이렇게 새집 받고 보니 정말 눈물이 앞섭니다."]
그런데 이런 북한의 수해 대응을 보여지는 그대로 단순 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먼저 피해 규모 등 객관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정보가 현저하게 적은 만큼, 공개된 자료들은 북한 당국의 선전 활동임을 분명히 인식해야 하는데요.
[홍민/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김정은이 자신감이 있는 것처럼 표현하고 자신감 있는 것처럼 연출하죠. 그건 당연히 주민들에게 안심을 시켜주고 주민들에게 현장에 가서 얼마나 진두지휘하면서 잘 극복해 내는지를 보여주기 위해서 일종의 선전적인 재난 리더십을 만들어내기 위한 하나의 선전전인 거고."]
또 김정은 위원장 식 재난 대응이 외부에서도 흐름을 읽어 낼 수 있을 정도로 정형화된 점 역시 주목해야 합니다.
[홍민/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지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진흙더미에 들어가고 여러 가지 모습 보여주죠. 그러고 나서 (관료를) 질타해요. 왜 이렇게 됐냐고 질타하고 그러고 나서 주민들한테가서 스킨십하면서 내가 수해 복구 신속하게 하겠다 지원 빨리 해라 하면서 군 장병 투입 시키고 하죠. 최종적으로 복구된 현장에 집이 새로 들어서서 입사하는 것까지 일종의 정형화된 스토리가 있어요."]
실제로 북한 당국은 북부 지역 수해 피해 책임을 실무자들에게 돌리면서.
[조선중앙TV : "만성적인 패배주의에 사로잡혀 재해 방지 사업을 관조적으로 대하여온 일꾼들의 무책임하고 요령 주의적인 일 본새가 초래한 엄중한 결과는…"]
김정은 위원장을 향한 칭송의 강도는 점점 더 높여가고 있습니다.
[조선중앙TV : "험지에 또다시 찾아오시어 꿈만 같은 사랑을 거듭 안겨주시는 자애로운 어버이를..."]
[조선중앙TV : "조국의 서북변에 거듭 새겨지던 위대한 어버이의 숭고한 헌신의 자욱이..."]
이런 가운데 똑같이 수해를 입고도 구호 혜택을 받지 못하는 북한 주민도 있다는데요.
명목상으론 수해 복구 지원이지만 사실상 건설 현장에 강제 동원되는 게 현실이라고, 북한에 가족을 둔 탈북민은 증언합니다.
[박현숙/2015년 탈북 : "(양강도) 혜산 쪽 제 동생네 집도 침수됐대요. 집이 퐁당 무너졌대요. 그리고 북한에 (고향에) 남자들이 하나도 없대요. 왜 없냐니까 식량을 자체로 해결해서 싸들고 디 물난리 복구에 갔대요. 그럼 집은 어떻게 하냐니까 집은 남아있는 아이들과 아내들이 그 집을 복구하고 (남자들은) 국가건설이 기본이라고 다 불려 나갔대요. 없대요."]
이러한 상황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재난 리더십 부각이 북한 주민들 사이에 얼마나 큰 반향을 일으킬지는 알 수 없다는 분석입니다.
[홍민/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진짜 북한 주민이 수해 조치로 인해서 결과적으로 만족해하고 정말 좋아하느냐. 알 수 없죠. 화면으로 노출된 데서는 입사증 받으니까 좋아서 꽹과리 치고 춤추는 모습이 진심인지 진정성 있는 것인지 알 수 없죠. 다만 북한 모든 매체에서 스토리를 그렇게 만들었죠. 결국은 주민들이 고통 속에서 굉장히 행복해졌다는 스토리를 만들지만 그게 실제인지 우리는 알 수가 없는 거죠."]
[조선중앙TV : "김정은 동지께서는 국가적인 강력한 대책을 강구하여 인민들에게 보다 훌륭한 삶의 터전을 안겨주실 결심을 피력하시었습니다."]
여느 때처럼 새집 마련은 물론, 이번 재난을 지방 개화의 분수령으로 삼겠다고 공언한 김정은 위원장.
하지만 황폐화된 산림과 인프라 부족 등 북한 수해의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하지 않고서는 해마다 물난리는 반복될 것이라는 게 지배적인 의견입니다.
[임을출/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 "자연재해 복구 또는 자연재해 회복탄력성이란 것이 종합적인 인프라가 만들어지지 않으면 할 수 없는 거예요. 그런데 이 부분과 관련해서 북한의 이번 피해 실태를 보면 아직 굉장히 미흡하다. 여전히 회복 탄력성, 회복과는 거리가 멀다는 걸 아주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는 그런 수준이더라고요."]
열악한 환경에 놓여있는 수재민의 임시 천막까지 공개하며 김정은 위원장의 리더십을 부각한 북한.
그러나 이러한 노력들이 과연 북한 주민들의 질적인 행복과 만족으로 이어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입니다.
요즘 김정은 위원장, 몸이 열 개라도 부족해 보입니다.
네, 지난달 발생한 북부 지역 수해 복구에 적극적으로 관여하면서 어느 때보다 활발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데요.
그런데 북한 매체는 '수해 복구' 소식 보다 지도자의 리더십을 부각하는 모양새입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과거에도 자연 재난을 자신의 우상화에 적극 활용해 왔는데요.
과연 효과가 있을까요?
<클로즈업 북한>에서 분석해 봤습니다.
[리포트]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태운 차량과 경호 행렬이 평양 '4.25 여관'으로 들어섭니다.
김 위원장의 등장에 일제히 환호하는 인파.
[조선중앙TV : "김정은 동지께서 도착하시자 열광의 환호성이 하늘땅을 진감(울려 흔듦)했습니다."]
북부 지역 수해로 평양에 임시 수용된 1만 3천 명의 수재민들입니다.
북한 매체는 김정은 위원장의 연설 장면과 함께 수재민들의 격한 반응들을 가감 없이 보도했는데요.
이어 어린이들만 따로 모아 쌀밥과 고깃국, 빵과 과일 등을 대접하는 장면도 공개하며 김정은 위원장의 '애민 이미지'를 부각했습니다.
[조선중앙TV : "자애로운 원수님 품에 운명도 미래도 다 맡기고 사는 사회주의 대가정의 부러움 없는 행복상을 뜨겁게 새겨주는 혈연의 화폭들이 펼쳐졌습니다."]
이번 북부 지역 수해에서는 김정은 위원장과 수재민과의 접촉이 유독 잦은 편입니다.
지난 8일과 9일, 평안북도 의주군의 수재민 임시천막촌을 방문한 김정은 위원장.
작게 열린 천막 창문을 통해 수재민들의 손을 일일이 잡아줬는데요.
천막 안으로 직접 들어가 옷과 과자를 나눠주면서 아이들을 무릎에 앉히거나 끌어안기도 했습니다.
[조선중앙TV : "김정은 동지께서는 새 옷을 입은 어린이들을 한품에 안으시고 머리를 쓰다듬어주시고 귓속말도 나누시면서 친아버지의 따뜻한 사랑과 정을 부어주셨습니다."]
과거와 비교해봐도 북한의 수해 대응이 복구 중심에서 수재민 구호 활동으로 옮겨갔다는 평가인데요.
최고 지도자의 주민 구호 활동을 통해 지지도를 끌어 올리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김민규/우석대 국방학과 교수 : "지난 시기 재난 발생이 나면 현장에 김정은이 직접 찾아가서 피해 복구와 관련된 부분만 중점적으로 다뤘는데 이번에는 피해 복구를 떠나서 재난을 당한 수재민들을 일차적으로 구호하는 쪽에 집중하고 있다는 겁니다. 발생 이후에 각 지역에 나가서 구호물자를 조달하는가 하면 피해가 심했던 지역 주민들은 직접 평양에 데려다가 보살피는 장면도 보여주고 있습니다. 결국 이러한 장면들은 북한 주민들에게 김정은이 자기들을 잘 돌봐주고 있다는, 친어버이로 따를 수 있는 행태를 만드는 거죠."]
비교적 짧은 승계 기간을 거쳐 최고지도자 자리에 오른 김정은 위원장은 수해와 같은 재난 상황도 권력 공고화와 우상화에 적극 활용해 왔습니다.
집권 초기인 2015년엔 태풍'고니'가 강타한 나선시 수해복구 현장을 찾았고, 2020년엔 집중 호우로 피해를 입은 황해북도 은파군과 강원도 김화군을 잇따라 방문했습니다.
[조선중앙TV/2020년 8월 : "피해 현장에 나가시어 실태를 직접 료해(시찰)하시면서 피해 지역 복구와 관련한 구체적인 과업과 방도를 밝혀주셨습니다."]
지난해 역시 평안남도 안석 간석지 피해복구 현장을 현지 지도하며 바닷물이 허리춤까지 들어찬 논에 직접 들어가기도 했는데요.
그리고 이러한 행보는 김 위원장의 재난 리더십을 부각 시키는 데 일정부분 효과를 보였다는 분석입니다.
[김민규/우석대 국방학과 교수 : "김정일 때는 자연재해가 나서 집이 무너지면 새집 지어준다는 생각을 안 했어요. 안 했는데 최소한 김정은이 집권하고 나서 새집을 지어주니까 새집에 환호하는 사람들이 많아졌거든요. 북한이 재난을 활용해서 자기의 그러한 열악한 상황, 그 사회 시스템을 정치로 장악한다는 걸 우리가 근본적으로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실제 김정은 위원장 집권 이후 북한 당국은 수해 지역에 매번 새집 건설을 지시해 왔는데요.
대대적인 새집들이 행사를 통해 건설 성과를 과시하기도 했습니다.
[함경남도 리원군 주민 : "오늘 이렇게 새집을 받고 보니 우리 집이 정말 마음에 듭니다."]
[함경북도 김책시 주민 : "정말 꿈만 같습니다. 집을 잃고 한지에 나섰던 우리가 엊그제 같은데 이렇게 새집 받고 보니 정말 눈물이 앞섭니다."]
그런데 이런 북한의 수해 대응을 보여지는 그대로 단순 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먼저 피해 규모 등 객관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정보가 현저하게 적은 만큼, 공개된 자료들은 북한 당국의 선전 활동임을 분명히 인식해야 하는데요.
[홍민/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김정은이 자신감이 있는 것처럼 표현하고 자신감 있는 것처럼 연출하죠. 그건 당연히 주민들에게 안심을 시켜주고 주민들에게 현장에 가서 얼마나 진두지휘하면서 잘 극복해 내는지를 보여주기 위해서 일종의 선전적인 재난 리더십을 만들어내기 위한 하나의 선전전인 거고."]
또 김정은 위원장 식 재난 대응이 외부에서도 흐름을 읽어 낼 수 있을 정도로 정형화된 점 역시 주목해야 합니다.
[홍민/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지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진흙더미에 들어가고 여러 가지 모습 보여주죠. 그러고 나서 (관료를) 질타해요. 왜 이렇게 됐냐고 질타하고 그러고 나서 주민들한테가서 스킨십하면서 내가 수해 복구 신속하게 하겠다 지원 빨리 해라 하면서 군 장병 투입 시키고 하죠. 최종적으로 복구된 현장에 집이 새로 들어서서 입사하는 것까지 일종의 정형화된 스토리가 있어요."]
실제로 북한 당국은 북부 지역 수해 피해 책임을 실무자들에게 돌리면서.
[조선중앙TV : "만성적인 패배주의에 사로잡혀 재해 방지 사업을 관조적으로 대하여온 일꾼들의 무책임하고 요령 주의적인 일 본새가 초래한 엄중한 결과는…"]
김정은 위원장을 향한 칭송의 강도는 점점 더 높여가고 있습니다.
[조선중앙TV : "험지에 또다시 찾아오시어 꿈만 같은 사랑을 거듭 안겨주시는 자애로운 어버이를..."]
[조선중앙TV : "조국의 서북변에 거듭 새겨지던 위대한 어버이의 숭고한 헌신의 자욱이..."]
이런 가운데 똑같이 수해를 입고도 구호 혜택을 받지 못하는 북한 주민도 있다는데요.
명목상으론 수해 복구 지원이지만 사실상 건설 현장에 강제 동원되는 게 현실이라고, 북한에 가족을 둔 탈북민은 증언합니다.
[박현숙/2015년 탈북 : "(양강도) 혜산 쪽 제 동생네 집도 침수됐대요. 집이 퐁당 무너졌대요. 그리고 북한에 (고향에) 남자들이 하나도 없대요. 왜 없냐니까 식량을 자체로 해결해서 싸들고 디 물난리 복구에 갔대요. 그럼 집은 어떻게 하냐니까 집은 남아있는 아이들과 아내들이 그 집을 복구하고 (남자들은) 국가건설이 기본이라고 다 불려 나갔대요. 없대요."]
이러한 상황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재난 리더십 부각이 북한 주민들 사이에 얼마나 큰 반향을 일으킬지는 알 수 없다는 분석입니다.
[홍민/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진짜 북한 주민이 수해 조치로 인해서 결과적으로 만족해하고 정말 좋아하느냐. 알 수 없죠. 화면으로 노출된 데서는 입사증 받으니까 좋아서 꽹과리 치고 춤추는 모습이 진심인지 진정성 있는 것인지 알 수 없죠. 다만 북한 모든 매체에서 스토리를 그렇게 만들었죠. 결국은 주민들이 고통 속에서 굉장히 행복해졌다는 스토리를 만들지만 그게 실제인지 우리는 알 수가 없는 거죠."]
[조선중앙TV : "김정은 동지께서는 국가적인 강력한 대책을 강구하여 인민들에게 보다 훌륭한 삶의 터전을 안겨주실 결심을 피력하시었습니다."]
여느 때처럼 새집 마련은 물론, 이번 재난을 지방 개화의 분수령으로 삼겠다고 공언한 김정은 위원장.
하지만 황폐화된 산림과 인프라 부족 등 북한 수해의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하지 않고서는 해마다 물난리는 반복될 것이라는 게 지배적인 의견입니다.
[임을출/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 "자연재해 복구 또는 자연재해 회복탄력성이란 것이 종합적인 인프라가 만들어지지 않으면 할 수 없는 거예요. 그런데 이 부분과 관련해서 북한의 이번 피해 실태를 보면 아직 굉장히 미흡하다. 여전히 회복 탄력성, 회복과는 거리가 멀다는 걸 아주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는 그런 수준이더라고요."]
열악한 환경에 놓여있는 수재민의 임시 천막까지 공개하며 김정은 위원장의 리더십을 부각한 북한.
그러나 이러한 노력들이 과연 북한 주민들의 질적인 행복과 만족으로 이어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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