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대응 가능한가?

입력 2023.03.21 (21:09) 수정 2023.03.21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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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 내용 취재해온 기후위기대응팀 김진호 기자와 더 자세한 이야기 나눠봅니다.

김 기자, 단도직입적으로 묻겠습니다.

이번 정부 계획, 우리나라 기후위기 대응 가능합니까?

[기자]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불충분합니다.

충분하다는 기준을 오늘(21일) 보도해드린 유엔 산하 국제협의체 IPCC의 보고서로 보자면 그렇습니다.

국가별 감축 방안을 다 이행해도 현재로서는 기후위기 대응이 어렵다는 게 IPCC의 분석이잖아요.

그런데 오늘 정부 발표에서 목표 상향은 없었죠.

실현 가능성도 따져봐야 합니다.

화면에 나오는 그래픽이 정부가 내놓은 감축 계획이거든요.

해가 지날수록 감축 폭을 더 키우는 구조입니다.

내년에는 연간 총 배출량을 9백만 톤 정도 줄이고, 2030년에는 10배가 넘는 연간 9천만 톤 감축을 계획했습니다.

다음 정부나 미래에 책임을 떠넘긴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앵커]

하나씩 보겠습니다.

오늘 계획에서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게 산업 부문 감축 목표 축소인데, 이런 결정이 나온 배경이 뭔가요?

[기자]

2년 전 정부가 결정한 산업 부문 감축 비율이 14.5%였죠.

그런데 산업부가 실제로 얼마나 줄일 수 있는지 계산기를 두드려봤더니 감축률이 5%밖에 안 됐습니다.

지난해 12월에 이 숫자를 가지고 산업부와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가 논의를 시작했습니다.

기존 안과 산업부 안이 14.5% 대 5%니까 거의 3배 차이가 납니다.

차이가 크죠.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애초 1월 말쯤 결정지으려던 게 법정 기한까지 넘기게 됐습니다.

KBS 취재진이 접촉한 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아주 집요했다"는 표현을 썼습니다.

당시 산업계 요구가 어땠는지 짐작할 수 있는데요.

막판에 한덕수 총리가 중재에 나섰고, 11.4%에서 겨우 접점을 찾았다는 게 위원회의 설명입니다.

[앵커]

그럼, 산업 부문을 대신해서 다른 분야가 감축량을 늘렸는데, 이건 가능합니까?

[기자]

그것도 어려워 보입니다.

대표적인 게 CCUS인데요.

CCUS는 탄소를 '포집' 즉 모아서, 그걸 땅 속에 묻는 식으로 '저장'하고 또 알코올 같은 화학제품 만드는 데 '활용'하는 기술을 말합니다.

문제는 불확실성입니다.

이 기술이 아직 상용 단계가 아니고, 매우 비쌉니다.

정부도 오늘 발표에서 이 부분을 인정했는데요.

그럼에도 정부는 사활을 걸고 3년 뒤부터 이 기술로 감축 실적을 내겠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실패했을 경우, 우리나라 탄소중립 전체가 흔들릴 수 있습니다.

[앵커]

김 기자 얘기를 종합해 보면, 반발이 만만치 않을 거 같은데, 평가가 어떻습니까?

[기자]

네, 수위 높은 혹평 일색이었습니다.

'산업계 민원 해결 보고서다', '기후위기 대응 포기 선언이다.'라는 표현까지 나왔는데요.

환경단체들은 '오염자 부담 원칙'을 이야기합니다.

탄소를 내뿜는 당사자인 산업계가 그만큼 책임져야 한다는 겁니다.

당장 내년에 2035년 총 배출량 목표 논의를 시작해야 합니다.

정부가 지적되는 문제점을 어떻게 보완해 나가는지 지켜봐야겠습니다.

[앵커]

김 기자,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영상편집:장수경/그래픽:김지훈 박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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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23-03-21 22: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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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내용 취재해온 기후위기대응팀 김진호 기자와 더 자세한 이야기 나눠봅니다.

김 기자, 단도직입적으로 묻겠습니다.

이번 정부 계획, 우리나라 기후위기 대응 가능합니까?

[기자]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불충분합니다.

충분하다는 기준을 오늘(21일) 보도해드린 유엔 산하 국제협의체 IPCC의 보고서로 보자면 그렇습니다.

국가별 감축 방안을 다 이행해도 현재로서는 기후위기 대응이 어렵다는 게 IPCC의 분석이잖아요.

그런데 오늘 정부 발표에서 목표 상향은 없었죠.

실현 가능성도 따져봐야 합니다.

화면에 나오는 그래픽이 정부가 내놓은 감축 계획이거든요.

해가 지날수록 감축 폭을 더 키우는 구조입니다.

내년에는 연간 총 배출량을 9백만 톤 정도 줄이고, 2030년에는 10배가 넘는 연간 9천만 톤 감축을 계획했습니다.

다음 정부나 미래에 책임을 떠넘긴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앵커]

하나씩 보겠습니다.

오늘 계획에서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게 산업 부문 감축 목표 축소인데, 이런 결정이 나온 배경이 뭔가요?

[기자]

2년 전 정부가 결정한 산업 부문 감축 비율이 14.5%였죠.

그런데 산업부가 실제로 얼마나 줄일 수 있는지 계산기를 두드려봤더니 감축률이 5%밖에 안 됐습니다.

지난해 12월에 이 숫자를 가지고 산업부와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가 논의를 시작했습니다.

기존 안과 산업부 안이 14.5% 대 5%니까 거의 3배 차이가 납니다.

차이가 크죠.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애초 1월 말쯤 결정지으려던 게 법정 기한까지 넘기게 됐습니다.

KBS 취재진이 접촉한 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아주 집요했다"는 표현을 썼습니다.

당시 산업계 요구가 어땠는지 짐작할 수 있는데요.

막판에 한덕수 총리가 중재에 나섰고, 11.4%에서 겨우 접점을 찾았다는 게 위원회의 설명입니다.

[앵커]

그럼, 산업 부문을 대신해서 다른 분야가 감축량을 늘렸는데, 이건 가능합니까?

[기자]

그것도 어려워 보입니다.

대표적인 게 CCUS인데요.

CCUS는 탄소를 '포집' 즉 모아서, 그걸 땅 속에 묻는 식으로 '저장'하고 또 알코올 같은 화학제품 만드는 데 '활용'하는 기술을 말합니다.

문제는 불확실성입니다.

이 기술이 아직 상용 단계가 아니고, 매우 비쌉니다.

정부도 오늘 발표에서 이 부분을 인정했는데요.

그럼에도 정부는 사활을 걸고 3년 뒤부터 이 기술로 감축 실적을 내겠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실패했을 경우, 우리나라 탄소중립 전체가 흔들릴 수 있습니다.

[앵커]

김 기자 얘기를 종합해 보면, 반발이 만만치 않을 거 같은데, 평가가 어떻습니까?

[기자]

네, 수위 높은 혹평 일색이었습니다.

'산업계 민원 해결 보고서다', '기후위기 대응 포기 선언이다.'라는 표현까지 나왔는데요.

환경단체들은 '오염자 부담 원칙'을 이야기합니다.

탄소를 내뿜는 당사자인 산업계가 그만큼 책임져야 한다는 겁니다.

당장 내년에 2035년 총 배출량 목표 논의를 시작해야 합니다.

정부가 지적되는 문제점을 어떻게 보완해 나가는지 지켜봐야겠습니다.

[앵커]

김 기자,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영상편집:장수경/그래픽:김지훈 박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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