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보니 일가족”…5년간 군납 담합

[앵커]

군복과 경찰복 등의 입찰에서 5년 가까이 담합해 온 업체 여섯 곳이 적발됐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이들 여섯 개 업체들은 실질 소유주가 한 명인 사실상 가족 기업이었던 것으로 공정거래위원회 조사결과 드러났습니다.

정새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군복을 납품하던 서울의 한 업체입니다.

찾아가보니 공장을 옮겼다고 말합니다.

[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저쪽으로 갔어요. (다 하남으로 갔어요?) 하남으로 갔어요."]

공장을 옮겼다는 곳으로 가보니 군복 납품 업체와 경쟁하던 회사가 나타났습니다.

공정위 조사결과 두 회사는 사실상 한 명의 소유주가 운영해 왔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두 회사를 포함해 모두 6개 업체의 실질적인 소유주는 한 명이었고 대표들은 일가족이 맡았습니다.

6개 회사는 소유주 지시에 따라 방위사업청과 조달청의 군복과 경찰복 등의 입찰에 조직적으로 참여했습니다.

낙찰 순번을 정하고 가격을 촘촘하게 나눠 2012년부터 약 5년 동안 참여한 입찰의 절반 이상을 낙찰받았습니다.

공정위는 업체들 가운데 이미 폐업한 곳 등을 제외하고 나머지 3곳에 과징금 88억여 원을 부과하기로 했습니다.

[장혜림/공정거래위원회 입찰담합조사과장 : "형식적으로 들러리를 세워 이렇게(담합을) 하는 '가족 회사'들까지도 앞으로 적극적으로 적발해서 입찰담합을 방지, 예방하겠다는 측면에서 적극적으로 시정조치를 했습니다."]

이들 업체의 실질 소유주는 입찰 방해 혐의 등으로 이미 실형을 선고받은 바 있습니다.

업체들은 최근 징계 기간이 끝나면서 다시 공공기관 입찰에 참가할 수 있게 됐습니다.

공정위는 현행법상 입찰 자체를 막을 수는 없지만, 다시 담합으로 이어질 경우에 대비해 감시를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정새배입니다.

촬영기자:민창호/영상편집:이상철/그래픽:이경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