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줄이면 망한다”…사활 건 ‘탄소 저감’
입력 2021.05.30 (21:03)
수정 2021.06.03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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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P4G 정상회의를 계기로 우리나라의 탄소 배출 현황은 어떤지 짚어보는 연속보도,
오늘(30일) 두 번째 순서로 국내 기업들이 부담하는 탄소 저감 비용에 대해 알아봅니다.
탄소 배출량이 허용치를 넘게 되면 배출권을 구입해야 하는데, 여기에 들어가는 비용이 갈수록 늘고 있기 때문에, 탄소 배출 자체를 줄이지 않으면 기업이 생존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습니다.
박영민 기잡니다.
[리포트]
연간 2,120만 톤의 쇳물을 생산하는 현대제철.
2019년 한 해 배출한 이산화탄소는 2,224만 톤입니다.
탄소 배출량 허용치를 훌쩍 넘게 되자, 추가로 탄소 배출권을 샀습니다.
이렇게 3년 동안 사들인 탄소배출권은 1,521억 원.
지난해 영업이익의 두 배가 넘습니다.
[철강 업계 관계자/음성변조 : "감축 목표가 자체가 강화된다. 그러면 (배출권) 할당 자체도 그거에 영향을 받을 것 같아서 걱정은 하고 있습니다."]
보신 것처럼 기업이 탄소배출권을 사들이는 데 사용한 돈은 빚으로 잡힙니다.
국내 주요 기업들은 탄소 배출에 얼마나 많은 돈을 쓰고 있을까요?
기아 차는 미국의 친환경 규제 정책으로 1,520억 원의 탄소 배출 부채가 쌓였습니다.
국내 1위 탄소배출 기업 포스코.
무상 할당된 탄소배출권을 모두 쓰고 786억 원을 추가로 사들였습니다.
삼성전자와 SK 하이닉스도 탄소 배출 비용으로 각각 수백억을 썼습니다.
이런 배출 부채는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올해부터 탄소배출권 거래제 적용을 받는 기업이 대폭 확대됐고, 기업이 의무적으로 사야 하는 '유상 할당량'도 3배 이상 커졌습니다.
배출권 가격은 이미 5년 새 3배 가까이 올랐는데, 3배 이상 더 오를 거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기업마다 탄소 경영, 친환경 설비 투자 같은 대책 마련에 사활을 건 이유입니다.
[이상준/에너지경제연구원 박사 : "(정부 감축 목표가 늘수록) 기업의 총 할당량은 점진적으로 축소되는 형태를 가지게 될 겁니다. 기업이 선택할 수 있는 길은 둘 중에 하나거든요. 배출권을 높은 가격으로 살 것이냐, 아니면 감축 투자를 직접 할 것이냐."]
우리 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철강·시멘트·석유화학의 탄소 비용은 2050년까지 최소 400조 원.
줄이느냐, 못하느냐, 탄소 감축은 이미 기업 존폐를 가르는 생존 열쇠가 됐습니다.
KBS 뉴스 박영민입니다.
촬영기자:김준우 유용규/영상편집:양다운/그래픽:강민수 김지훈
P4G 정상회의를 계기로 우리나라의 탄소 배출 현황은 어떤지 짚어보는 연속보도,
오늘(30일) 두 번째 순서로 국내 기업들이 부담하는 탄소 저감 비용에 대해 알아봅니다.
탄소 배출량이 허용치를 넘게 되면 배출권을 구입해야 하는데, 여기에 들어가는 비용이 갈수록 늘고 있기 때문에, 탄소 배출 자체를 줄이지 않으면 기업이 생존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습니다.
박영민 기잡니다.
[리포트]
연간 2,120만 톤의 쇳물을 생산하는 현대제철.
2019년 한 해 배출한 이산화탄소는 2,224만 톤입니다.
탄소 배출량 허용치를 훌쩍 넘게 되자, 추가로 탄소 배출권을 샀습니다.
이렇게 3년 동안 사들인 탄소배출권은 1,521억 원.
지난해 영업이익의 두 배가 넘습니다.
[철강 업계 관계자/음성변조 : "감축 목표가 자체가 강화된다. 그러면 (배출권) 할당 자체도 그거에 영향을 받을 것 같아서 걱정은 하고 있습니다."]
보신 것처럼 기업이 탄소배출권을 사들이는 데 사용한 돈은 빚으로 잡힙니다.
국내 주요 기업들은 탄소 배출에 얼마나 많은 돈을 쓰고 있을까요?
기아 차는 미국의 친환경 규제 정책으로 1,520억 원의 탄소 배출 부채가 쌓였습니다.
국내 1위 탄소배출 기업 포스코.
무상 할당된 탄소배출권을 모두 쓰고 786억 원을 추가로 사들였습니다.
삼성전자와 SK 하이닉스도 탄소 배출 비용으로 각각 수백억을 썼습니다.
이런 배출 부채는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올해부터 탄소배출권 거래제 적용을 받는 기업이 대폭 확대됐고, 기업이 의무적으로 사야 하는 '유상 할당량'도 3배 이상 커졌습니다.
배출권 가격은 이미 5년 새 3배 가까이 올랐는데, 3배 이상 더 오를 거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기업마다 탄소 경영, 친환경 설비 투자 같은 대책 마련에 사활을 건 이유입니다.
[이상준/에너지경제연구원 박사 : "(정부 감축 목표가 늘수록) 기업의 총 할당량은 점진적으로 축소되는 형태를 가지게 될 겁니다. 기업이 선택할 수 있는 길은 둘 중에 하나거든요. 배출권을 높은 가격으로 살 것이냐, 아니면 감축 투자를 직접 할 것이냐."]
우리 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철강·시멘트·석유화학의 탄소 비용은 2050년까지 최소 400조 원.
줄이느냐, 못하느냐, 탄소 감축은 이미 기업 존폐를 가르는 생존 열쇠가 됐습니다.
KBS 뉴스 박영민입니다.
촬영기자:김준우 유용규/영상편집:양다운/그래픽:강민수 김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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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1-05-30 21:03:54
- 수정2021-06-03 17:09:13
[앵커]
P4G 정상회의를 계기로 우리나라의 탄소 배출 현황은 어떤지 짚어보는 연속보도,
오늘(30일) 두 번째 순서로 국내 기업들이 부담하는 탄소 저감 비용에 대해 알아봅니다.
탄소 배출량이 허용치를 넘게 되면 배출권을 구입해야 하는데, 여기에 들어가는 비용이 갈수록 늘고 있기 때문에, 탄소 배출 자체를 줄이지 않으면 기업이 생존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습니다.
박영민 기잡니다.
[리포트]
연간 2,120만 톤의 쇳물을 생산하는 현대제철.
2019년 한 해 배출한 이산화탄소는 2,224만 톤입니다.
탄소 배출량 허용치를 훌쩍 넘게 되자, 추가로 탄소 배출권을 샀습니다.
이렇게 3년 동안 사들인 탄소배출권은 1,521억 원.
지난해 영업이익의 두 배가 넘습니다.
[철강 업계 관계자/음성변조 : "감축 목표가 자체가 강화된다. 그러면 (배출권) 할당 자체도 그거에 영향을 받을 것 같아서 걱정은 하고 있습니다."]
보신 것처럼 기업이 탄소배출권을 사들이는 데 사용한 돈은 빚으로 잡힙니다.
국내 주요 기업들은 탄소 배출에 얼마나 많은 돈을 쓰고 있을까요?
기아 차는 미국의 친환경 규제 정책으로 1,520억 원의 탄소 배출 부채가 쌓였습니다.
국내 1위 탄소배출 기업 포스코.
무상 할당된 탄소배출권을 모두 쓰고 786억 원을 추가로 사들였습니다.
삼성전자와 SK 하이닉스도 탄소 배출 비용으로 각각 수백억을 썼습니다.
이런 배출 부채는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올해부터 탄소배출권 거래제 적용을 받는 기업이 대폭 확대됐고, 기업이 의무적으로 사야 하는 '유상 할당량'도 3배 이상 커졌습니다.
배출권 가격은 이미 5년 새 3배 가까이 올랐는데, 3배 이상 더 오를 거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기업마다 탄소 경영, 친환경 설비 투자 같은 대책 마련에 사활을 건 이유입니다.
[이상준/에너지경제연구원 박사 : "(정부 감축 목표가 늘수록) 기업의 총 할당량은 점진적으로 축소되는 형태를 가지게 될 겁니다. 기업이 선택할 수 있는 길은 둘 중에 하나거든요. 배출권을 높은 가격으로 살 것이냐, 아니면 감축 투자를 직접 할 것이냐."]
우리 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철강·시멘트·석유화학의 탄소 비용은 2050년까지 최소 400조 원.
줄이느냐, 못하느냐, 탄소 감축은 이미 기업 존폐를 가르는 생존 열쇠가 됐습니다.
KBS 뉴스 박영민입니다.
촬영기자:김준우 유용규/영상편집:양다운/그래픽:강민수 김지훈
P4G 정상회의를 계기로 우리나라의 탄소 배출 현황은 어떤지 짚어보는 연속보도,
오늘(30일) 두 번째 순서로 국내 기업들이 부담하는 탄소 저감 비용에 대해 알아봅니다.
탄소 배출량이 허용치를 넘게 되면 배출권을 구입해야 하는데, 여기에 들어가는 비용이 갈수록 늘고 있기 때문에, 탄소 배출 자체를 줄이지 않으면 기업이 생존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습니다.
박영민 기잡니다.
[리포트]
연간 2,120만 톤의 쇳물을 생산하는 현대제철.
2019년 한 해 배출한 이산화탄소는 2,224만 톤입니다.
탄소 배출량 허용치를 훌쩍 넘게 되자, 추가로 탄소 배출권을 샀습니다.
이렇게 3년 동안 사들인 탄소배출권은 1,521억 원.
지난해 영업이익의 두 배가 넘습니다.
[철강 업계 관계자/음성변조 : "감축 목표가 자체가 강화된다. 그러면 (배출권) 할당 자체도 그거에 영향을 받을 것 같아서 걱정은 하고 있습니다."]
보신 것처럼 기업이 탄소배출권을 사들이는 데 사용한 돈은 빚으로 잡힙니다.
국내 주요 기업들은 탄소 배출에 얼마나 많은 돈을 쓰고 있을까요?
기아 차는 미국의 친환경 규제 정책으로 1,520억 원의 탄소 배출 부채가 쌓였습니다.
국내 1위 탄소배출 기업 포스코.
무상 할당된 탄소배출권을 모두 쓰고 786억 원을 추가로 사들였습니다.
삼성전자와 SK 하이닉스도 탄소 배출 비용으로 각각 수백억을 썼습니다.
이런 배출 부채는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올해부터 탄소배출권 거래제 적용을 받는 기업이 대폭 확대됐고, 기업이 의무적으로 사야 하는 '유상 할당량'도 3배 이상 커졌습니다.
배출권 가격은 이미 5년 새 3배 가까이 올랐는데, 3배 이상 더 오를 거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기업마다 탄소 경영, 친환경 설비 투자 같은 대책 마련에 사활을 건 이유입니다.
[이상준/에너지경제연구원 박사 : "(정부 감축 목표가 늘수록) 기업의 총 할당량은 점진적으로 축소되는 형태를 가지게 될 겁니다. 기업이 선택할 수 있는 길은 둘 중에 하나거든요. 배출권을 높은 가격으로 살 것이냐, 아니면 감축 투자를 직접 할 것이냐."]
우리 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철강·시멘트·석유화학의 탄소 비용은 2050년까지 최소 400조 원.
줄이느냐, 못하느냐, 탄소 감축은 이미 기업 존폐를 가르는 생존 열쇠가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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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민 기자 youngmi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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