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도 공사로 금강송·산양 서식지 ‘몸살’…산사태 위험까지

입력 2020.04.26 (21:28) 수정 2020.04.26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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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달 초 경북 울진에 새 국도가 개통됐습니다.

​국내 최대규모의 금강송 군락지와 산양 서식지가 있어 생태적 보전가치가 높은 지역인데요,

그런데 공사 과정에서 산림이 훼손됐고 생태계 복구도 제때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산사태 위험까지 높아지고 있다는데, 그 현장을 김진화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울진-봉화 간 36번 국도입니다.

명승 제6호 불영계곡을 따라 구불구불 이어집니다.

이를 대체하는 직선화 국도가 이달 초 개통됐습니다.

주변은 생태적 보전가치가 높아 문화재보호구역 등으로 지정됐습니다.

공사 뒤에 주변이 제대로 복구가 됐는지 찾아가 봤습니다.

흙이 무너지는 것을 막기 위해 수로를 내고 돌쌓기를 해야 하지만 가파른 경사가 그대로 드러나 있습니다.

이미 계곡 주변부터 흙이 쓸려 내려오고 있습니다.

공사로 수로가 바뀌고 토사가 유출되면서 이렇게 오래된 나무들도 뿌리를 드러낸 채 쓰러졌습니다.

금강송도 곳곳에 쓰러져 있습니다.

큰비가 내리면 산사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서재철/녹색연합 전문위원 : "이 계곡 전체를 쓸고 내려가면서 아래 기존 국도의 시설물까지도 위협할 정도의 환경 파괴뿐만 아니라 재해 안전도 아주 위험한 현장으로 변해 있습니다."]

제거하지 않은 콘크리트가 방치돼 있고, 복구를 위해 심은 나무는 관리가 되지 않아 말라 죽어 가고 있습니다.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인 산양 서식지까지 위협받고 있습니다.

[박은정/녹색연합 활동가 : "산양이 국도 때문에 서식지 자체가 단절이에요. 양쪽에서 갈라져 있으니까 그러면 그 안에서 유전적 다양성이나 이런 게 다 제대로 확보될 수가 없죠."]

공사를 맡은 지방국토관리청은 복구작업이 진행 중이라는 입장입니다.

[부산지방국토관리청 관계자/음성변조 : "원상복구는 아직... 일부 국유림에 대해서는 길을 우리가 허가를 받아서 했고 산지 복구를 준공검사를 6월인가 할 거예요."]

울진 36번 국도 확장공사는 환경영향평가 협의에 5년 넘게 걸렸습니다.

옛 도로를 생태복원하겠다는 조건으로 공사가 시작됐지만, 제대로 된 복원 계획조차 나오지 않았습니다.

이제는 생태계를 위협하고 재해 위험에까지 노출돼 있습니다.

KBS 뉴스 김진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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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도 공사로 금강송·산양 서식지 ‘몸살’…산사태 위험까지
    • 입력 2020-04-26 21:30:02
    • 수정2020-04-26 21:3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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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달 초 경북 울진에 새 국도가 개통됐습니다.

​국내 최대규모의 금강송 군락지와 산양 서식지가 있어 생태적 보전가치가 높은 지역인데요,

그런데 공사 과정에서 산림이 훼손됐고 생태계 복구도 제때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산사태 위험까지 높아지고 있다는데, 그 현장을 김진화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울진-봉화 간 36번 국도입니다.

명승 제6호 불영계곡을 따라 구불구불 이어집니다.

이를 대체하는 직선화 국도가 이달 초 개통됐습니다.

주변은 생태적 보전가치가 높아 문화재보호구역 등으로 지정됐습니다.

공사 뒤에 주변이 제대로 복구가 됐는지 찾아가 봤습니다.

흙이 무너지는 것을 막기 위해 수로를 내고 돌쌓기를 해야 하지만 가파른 경사가 그대로 드러나 있습니다.

이미 계곡 주변부터 흙이 쓸려 내려오고 있습니다.

공사로 수로가 바뀌고 토사가 유출되면서 이렇게 오래된 나무들도 뿌리를 드러낸 채 쓰러졌습니다.

금강송도 곳곳에 쓰러져 있습니다.

큰비가 내리면 산사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서재철/녹색연합 전문위원 : "이 계곡 전체를 쓸고 내려가면서 아래 기존 국도의 시설물까지도 위협할 정도의 환경 파괴뿐만 아니라 재해 안전도 아주 위험한 현장으로 변해 있습니다."]

제거하지 않은 콘크리트가 방치돼 있고, 복구를 위해 심은 나무는 관리가 되지 않아 말라 죽어 가고 있습니다.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인 산양 서식지까지 위협받고 있습니다.

[박은정/녹색연합 활동가 : "산양이 국도 때문에 서식지 자체가 단절이에요. 양쪽에서 갈라져 있으니까 그러면 그 안에서 유전적 다양성이나 이런 게 다 제대로 확보될 수가 없죠."]

공사를 맡은 지방국토관리청은 복구작업이 진행 중이라는 입장입니다.

[부산지방국토관리청 관계자/음성변조 : "원상복구는 아직... 일부 국유림에 대해서는 길을 우리가 허가를 받아서 했고 산지 복구를 준공검사를 6월인가 할 거예요."]

울진 36번 국도 확장공사는 환경영향평가 협의에 5년 넘게 걸렸습니다.

옛 도로를 생태복원하겠다는 조건으로 공사가 시작됐지만, 제대로 된 복원 계획조차 나오지 않았습니다.

이제는 생태계를 위협하고 재해 위험에까지 노출돼 있습니다.

KBS 뉴스 김진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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