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의 눈] “팔수록 적자” 원유보다 싼 휘발유…희망퇴직도
입력 2020.04.02 (21:31)
수정 2020.04.03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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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19 사태로 흔들리기 시작한 우리 주력산업들, 지금 증상 어떤지 진단해보는 시간입니다.
오늘(2일)은 기름값 얘기 좀 해보겠습니다.
요즘 주유소 기름값, 많이 내려간 거 보셨죠?
국제 유가가 뚝 떨어졌기 때문인데, 최근엔 18년 만에 최저 수준까지 내려가기도 했습니다.
우린 기름 한 방울 안 나는데, 나쁘지 않은 거 아냐? 할 수도 있지만 실제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 정 반대입니다.
국내 석유 관련 업계 유례없는 불황을 우려하고 있고요,
안 그래도 힘들었던 조선업계는 또 긴장하고 있습니다.
특히 고용에 미치는 영향 상당한데, 이번 위기 잘 버텨낼 수 있을까요?
서재희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서울의 한 주유소.
리터당 휘발윳값은 1300원, 한 달 전보다 300원 떨어졌습니다.
소비자로선 반가운 일인데, 절약되는 느낌은 그닥입니다.
[장문정/서울 영등포구 : "많이 움직이지 않으니까... 많이 싸다 이런 느낌은 솔직히 덜한 것 같은데요."]
주유소 매출도 신통치 않습니다.
[김동욱/도림주유소 대표 : "예전보다 판매량이 30~40% 줄었기 때문에 저희는 오히려 손실이죠."]
기름값이 싸졌는데도 수요가 늘지 않는 상황인 겁니다.
국내 기름값 싸진 것, 국제유가 영향입니다.
석 달 만에 가격은 3분의 1이 됐고, 최근엔 배럴당 20달러 선이 무너지기도 했습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수요가 확 줄었는데, 석유 강국들은 증산 경쟁을 멈추지 않고 있으니까요.
이 상황이 우리 수출엔 치명탑니다.
원유를 들여와 가공해 되파는 석유제품, 석유화학.
반도체, 자동차 다음의 수출 효자 품목인데, 수출 단가가 뚝 떨어지니 전체 수출까지 꺾였습니다.
수익성도 안 좋아졌죠.
정제 마진, 즉 판매가격에서 원유나 운송비를 뺀 이윤이 3월 3, 4주차 연속 마이너스.
1배럴에 약 5달러씩, 팔수록 손해나는 구조입니다.
항공기가 날지를 못하니 항공유도 못 팔고 유가, 수요, 정제마진 3중고에 정유업계는 1분기, 수천억 원에서 많게는 조 단위 적자를 예상하고 있습니다.
여파는 조선업계로 이어집니다.
기름을 시추하는 해양플랜트, 배럴당 50달러는 돼야 발주가 좀 있는데, 올해는 물 건너갔고요, 기름을 실어나를 필요가 없으니 운반선 만들어달란 주문도 없습니다.
불과 1년 전, 7조 원 짜리 생산 설비를 짓겠다며 고용유발 효과 연인원 270만 명을 예상했던 에쓰오일, 최근 창사 이래 처음으로 희망퇴직 설명회를 열었습니다.
다른 업체들은 생산량을 줄이고 있습니다.
[조상범/대한석유협회 커뮤니케이션팀 팀장 : "가동률을 10~15% 정도 낮춘 상황입니다. 새로 투자를 들어갈 부분도 여력이 없을 정도로 어려운..."]
다만, 3월 중국 수출선을 다른 나라로 돌리며 최악을 면한 경험이 있고, 방역용 화학제품 수출도 일부 늘었습니다.
업계에선 원유 관세를 낮추는 등 지원을 해달라는 목소리도 나오는 상황, 이에 앞서 고임금 고배당의 상징 대기업의 자구 노력이 우선돼야한다는 지적입니다.
KBS 뉴스 서재희입니다.
코로나19 사태로 흔들리기 시작한 우리 주력산업들, 지금 증상 어떤지 진단해보는 시간입니다.
오늘(2일)은 기름값 얘기 좀 해보겠습니다.
요즘 주유소 기름값, 많이 내려간 거 보셨죠?
국제 유가가 뚝 떨어졌기 때문인데, 최근엔 18년 만에 최저 수준까지 내려가기도 했습니다.
우린 기름 한 방울 안 나는데, 나쁘지 않은 거 아냐? 할 수도 있지만 실제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 정 반대입니다.
국내 석유 관련 업계 유례없는 불황을 우려하고 있고요,
안 그래도 힘들었던 조선업계는 또 긴장하고 있습니다.
특히 고용에 미치는 영향 상당한데, 이번 위기 잘 버텨낼 수 있을까요?
서재희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서울의 한 주유소.
리터당 휘발윳값은 1300원, 한 달 전보다 300원 떨어졌습니다.
소비자로선 반가운 일인데, 절약되는 느낌은 그닥입니다.
[장문정/서울 영등포구 : "많이 움직이지 않으니까... 많이 싸다 이런 느낌은 솔직히 덜한 것 같은데요."]
주유소 매출도 신통치 않습니다.
[김동욱/도림주유소 대표 : "예전보다 판매량이 30~40% 줄었기 때문에 저희는 오히려 손실이죠."]
기름값이 싸졌는데도 수요가 늘지 않는 상황인 겁니다.
국내 기름값 싸진 것, 국제유가 영향입니다.
석 달 만에 가격은 3분의 1이 됐고, 최근엔 배럴당 20달러 선이 무너지기도 했습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수요가 확 줄었는데, 석유 강국들은 증산 경쟁을 멈추지 않고 있으니까요.
이 상황이 우리 수출엔 치명탑니다.
원유를 들여와 가공해 되파는 석유제품, 석유화학.
반도체, 자동차 다음의 수출 효자 품목인데, 수출 단가가 뚝 떨어지니 전체 수출까지 꺾였습니다.
수익성도 안 좋아졌죠.
정제 마진, 즉 판매가격에서 원유나 운송비를 뺀 이윤이 3월 3, 4주차 연속 마이너스.
1배럴에 약 5달러씩, 팔수록 손해나는 구조입니다.
항공기가 날지를 못하니 항공유도 못 팔고 유가, 수요, 정제마진 3중고에 정유업계는 1분기, 수천억 원에서 많게는 조 단위 적자를 예상하고 있습니다.
여파는 조선업계로 이어집니다.
기름을 시추하는 해양플랜트, 배럴당 50달러는 돼야 발주가 좀 있는데, 올해는 물 건너갔고요, 기름을 실어나를 필요가 없으니 운반선 만들어달란 주문도 없습니다.
불과 1년 전, 7조 원 짜리 생산 설비를 짓겠다며 고용유발 효과 연인원 270만 명을 예상했던 에쓰오일, 최근 창사 이래 처음으로 희망퇴직 설명회를 열었습니다.
다른 업체들은 생산량을 줄이고 있습니다.
[조상범/대한석유협회 커뮤니케이션팀 팀장 : "가동률을 10~15% 정도 낮춘 상황입니다. 새로 투자를 들어갈 부분도 여력이 없을 정도로 어려운..."]
다만, 3월 중국 수출선을 다른 나라로 돌리며 최악을 면한 경험이 있고, 방역용 화학제품 수출도 일부 늘었습니다.
업계에선 원유 관세를 낮추는 등 지원을 해달라는 목소리도 나오는 상황, 이에 앞서 고임금 고배당의 상징 대기업의 자구 노력이 우선돼야한다는 지적입니다.
KBS 뉴스 서재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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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정2020-04-03 08:3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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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로 흔들리기 시작한 우리 주력산업들, 지금 증상 어떤지 진단해보는 시간입니다.
오늘(2일)은 기름값 얘기 좀 해보겠습니다.
요즘 주유소 기름값, 많이 내려간 거 보셨죠?
국제 유가가 뚝 떨어졌기 때문인데, 최근엔 18년 만에 최저 수준까지 내려가기도 했습니다.
우린 기름 한 방울 안 나는데, 나쁘지 않은 거 아냐? 할 수도 있지만 실제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 정 반대입니다.
국내 석유 관련 업계 유례없는 불황을 우려하고 있고요,
안 그래도 힘들었던 조선업계는 또 긴장하고 있습니다.
특히 고용에 미치는 영향 상당한데, 이번 위기 잘 버텨낼 수 있을까요?
서재희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서울의 한 주유소.
리터당 휘발윳값은 1300원, 한 달 전보다 300원 떨어졌습니다.
소비자로선 반가운 일인데, 절약되는 느낌은 그닥입니다.
[장문정/서울 영등포구 : "많이 움직이지 않으니까... 많이 싸다 이런 느낌은 솔직히 덜한 것 같은데요."]
주유소 매출도 신통치 않습니다.
[김동욱/도림주유소 대표 : "예전보다 판매량이 30~40% 줄었기 때문에 저희는 오히려 손실이죠."]
기름값이 싸졌는데도 수요가 늘지 않는 상황인 겁니다.
국내 기름값 싸진 것, 국제유가 영향입니다.
석 달 만에 가격은 3분의 1이 됐고, 최근엔 배럴당 20달러 선이 무너지기도 했습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수요가 확 줄었는데, 석유 강국들은 증산 경쟁을 멈추지 않고 있으니까요.
이 상황이 우리 수출엔 치명탑니다.
원유를 들여와 가공해 되파는 석유제품, 석유화학.
반도체, 자동차 다음의 수출 효자 품목인데, 수출 단가가 뚝 떨어지니 전체 수출까지 꺾였습니다.
수익성도 안 좋아졌죠.
정제 마진, 즉 판매가격에서 원유나 운송비를 뺀 이윤이 3월 3, 4주차 연속 마이너스.
1배럴에 약 5달러씩, 팔수록 손해나는 구조입니다.
항공기가 날지를 못하니 항공유도 못 팔고 유가, 수요, 정제마진 3중고에 정유업계는 1분기, 수천억 원에서 많게는 조 단위 적자를 예상하고 있습니다.
여파는 조선업계로 이어집니다.
기름을 시추하는 해양플랜트, 배럴당 50달러는 돼야 발주가 좀 있는데, 올해는 물 건너갔고요, 기름을 실어나를 필요가 없으니 운반선 만들어달란 주문도 없습니다.
불과 1년 전, 7조 원 짜리 생산 설비를 짓겠다며 고용유발 효과 연인원 270만 명을 예상했던 에쓰오일, 최근 창사 이래 처음으로 희망퇴직 설명회를 열었습니다.
다른 업체들은 생산량을 줄이고 있습니다.
[조상범/대한석유협회 커뮤니케이션팀 팀장 : "가동률을 10~15% 정도 낮춘 상황입니다. 새로 투자를 들어갈 부분도 여력이 없을 정도로 어려운..."]
다만, 3월 중국 수출선을 다른 나라로 돌리며 최악을 면한 경험이 있고, 방역용 화학제품 수출도 일부 늘었습니다.
업계에선 원유 관세를 낮추는 등 지원을 해달라는 목소리도 나오는 상황, 이에 앞서 고임금 고배당의 상징 대기업의 자구 노력이 우선돼야한다는 지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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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희 기자 seoj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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