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기회인가? 위기인가?…‘딥러닝 아버지’의 경고

입력 2020.01.06 (21:38) 수정 2020.01.06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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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얼마 전 열린 이세돌 9단과 AI의 바둑 대결.

이제 인간이 한번만 이겨도 환호하는 시대가 됐습니다.

스스로 학습해 판단하는 AI의 두뇌가 특정 분야에선, 인간을 넘어섰다는 얘깁니다.

두뇌 뿐만이 아닙니다.

AI의 눈 즉, '시각 인식 알고리즘'은 의사가 놓칠 수 있는 뇌질환 징후를 사람보다 더 정확하게 포착합니다.

AI의 귀, 전 세계 언어의 동시 번역이 가능합니다.

예술작품 같은 창작의 영역까지.. AI는 이제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돼가고 있는 겁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 AI시대를 맞이할 준비를 잘 하고 있는 걸까요?

KBS가 AI 권위자들의 견해를 들어봤는데, 여전히 부족하다고 했고, 경고성 메시지도 나왔습니다.

공민경, 황정호 기자가 이어서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우리가 보고, 느끼고, 생각할 수 있는 건 뇌세포 수억 개가 얽힌 신경망 때문인데요.

AI는 이걸 그대로 모방해, 마치 사람처럼 배울 수 있게 됐습니다.

이른바 '딥러닝'인데요.

예를 들어, AI에게 고양이가 뭔지 알려주려면 예전엔 일일이 정보를 입력했어야 하지만 이젠 고양이 사진만 여러 장 보여주면 AI 스스로 알게 된다는 겁니다.

지난 2014년 이 딥러닝을 세계에 처음으로 알린, 선구자들이 있는데요.

오늘(6일) 이 중 한 명인 캐나다 몬트리올대 오슈아 벤지오 교수와 화상으로 대화를 나눠보겠습니다.

[기자]

안녕하세요, 벤지오 교수님.

딥러닝이 나온 지 불과 10여 년밖에 되지 않았는데 그 짧은 시간에 AI가 인간 수준까지 발전한 건가요?

[답변]

인간은 이미지의 3D 구조를 움직여서 볼 수 있습니다.

사물이 움직이는 원리도 이해할 수 있죠.

현재 기계는 이런 경험을 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세상을 매우 피상적으로 이해합니다.

인간 수준의 AI에 도달하는 데 시간이 얼마나 걸리는지 말하는 건 불가능합니다.

[기자]

바둑과 같은 특정 분야에서는 AI가 인간을 넘어섰다고도 하던데, AI가 가져올 긍정적인 기대, 뭐가 있을까요?

[답변]

AI의 혜택을 모두 나눠 가질 수만 있다면, AI는 인류에게 매우 긍정적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인도주의적, 의료적으로 활용하거나 기후 변화와 맞서는 데도 활용할 수 있겠죠.

AI는 놀랍도록 중요한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기자]

반면에 우려도 많습니다.

가장 큰 우려가 AI가 일자리를 뺏을 수도 있다는 건데, 어떻게 보시나요?

[답변]

(일자리 변화가) 향후 10~20년 사이에 상당히 빠르게 일어날 수 있습니다.

저렴한 임금을 받는 노동 집약적인 용역들은 상대적으로 노동 집약적이지 않은 (자본·기술 집약적인) 제조업으로 대체될 가능성이 큽니다.

[기자]

킬러로봇 얘기도 계속 나오고 있는데, 또 다른 부작용은 없을까요?

[답변]

중국이 '킬러 드론'을 여러 국가에 제공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알고 있습니다.

킬러 로봇이 위험하고 비도덕적인 기술이며, 반드시 피해야 한다는 데 지구상의 모든 국가가 의기 투합해야 하는 게 시급하다고 봅니다.

또 다른 부작용은 광고나 SNS를 통해서 사람들 심리에 영향을 미치거나 조작하는 데 AI가 쓰일 수 있다는 점입니다.

어떤 정당·국가에서 AI를 통해 사람들이 특정 방향으로 투표하도록 속일 수 있으므로 민주주의에 치명적일 수 있죠.

[기자]

AI라는 도구, 잘만 사용하면 큰 기회가 될 것 같은데,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재앙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한국 사회에 제언이라든지 충고를 해주실 수 있을까요?

[답변]

일부 기업들의 '승자 독식' 현상이 가장 경계해야 할 위험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부 기업들이 틈새시장을 장악하면서, 시장 지배력을 더욱더 확대해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실제로 AI 혁신을 달성하는 데 나쁜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기자]

교수님 잘들었습니다.

일상이 된 AI…“한국은 후발 주자”

[기자]

'딥러닝의 아버지' 벤지오 교수가 우리에게 던진 충고, 어떻게 보셨습니까.

새해 시작부터 정부와 기업들도 AI를 화두로 던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실제 우리 수준은 어디까지 와 있을까요?

[리포트]

잠은 깼는데 꼼짝도 하기 싫은 아침.

["전등 켜 줘."]

손 하나 까딱하지 않고도 TV를 봅니다.

["티비 켜 줘."]

[최윤선/KT 'AI 호텔' 담당자 : "수만 가지 대화를 하는데 그것들을 (인공지능이) 학습해서 사용자가 그때그때 요청하면 그것을 캐치해서 패턴을 분석하고..."]

내 목소리만 듣고도 반응해주니 운전은 더 편합니다.

["(회사 가자.) KBS 방송국 본관까지..."]

["공민경에게 도착 예정 시간 보내줘."]

커피 주문은 카페에 가기 전에 끝납니다.

AI메신저 '챗봇'이 메뉴 선택과 결제를 도와줍니다.

["10번 나왔습니다."]

5분이면 AI가 피부 분석도 끝냅니다.

화장품 추천까지 해주니 '뭘 살까' 이런 고민도 덜었습니다.

골치 아픈 주식 거래도 AI가 전략을 다 짜주니 한결 수월합니다.

[김동진/'AI 주식 분석' 싱크풀 대표 : "학습을 아주 오랫동안 해서 많이 똑똑해져있는 거죠. 그래서 시장상황을 얘(인공지능)가 인지한다고 보시면 돼요."]

AI와 함께한 하루, 편하긴 했지만 뭔가 두렵기도 했습니다.

우리는 AI 시대를 잘 대비하고 있는 걸까요?

애플의 인공지능 '시리' 개발에 참여한 딥러닝 전문가를 찾았습니다.

[기자]

인공지능 앞세운 수많은 제품이 나오는데 해외와 비교했을 때 우리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어떻게 보세요?

[김윤/SKT AI 센터장 : "(국내에서) 꽃을 피우려고 하는 그런 기술인 것 같고요, 내가 직접 터득하고 자율적으로 학습해서 예전보다 더 좋은 성능이나 예전보다 더 좋은 경험을 제공해 줄 수 있는 이런 AI들은 아직 저희가 개발하지 못한 단계입니다."]

[김윤/SKT AI 센터장 : "(인간을 넘어설까?) 일일이 사람이 가르쳐 줘야 하는 그런 상황입니다. 빅데이터 연산을 통해서 잘할 수 있는. 그 대신 정답은 사람한테 오는 그런 현재의 인공지능 상황이고요. 완벽하게 사람을 대체할 거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김윤/SKT AI 센터장 : "(한국이 마주한 도전?) 고급인력의 부족함은 여전히 있습니다. 층이 두텁지가 않고 여러 면으로 AI인재들이 없는 상황입니다. 보안이라든지 무인점포라든지 이런 것들은 상용화가 시작되고 있는 단계라 중국이나 미국에 비해 데이터양이나 종류가 많지 않은 건 사실인 것 같습니다."]

[김윤/SKT AI 센터장 : (인간과 공존할 수 있나?) "단순하고 조금 지루한 일들은 계산기한테 맡기고 하이 레벨, 고급 레벨에서 약간 일들을 사람들이 하기 시작하지 않았습니까? 사람이 꼭 해야 하는 일들은 사람이 같이 하면서 협업과 공존과 상생의 모델로 하는 게 제가 보기에는 AI의 참된 미래상인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

[기자]

인공지능 혁명. 인류에게 기회일까요 아니면 위기일까요.

우리 정부도 인공지능 강국이 되겠다, 출사표를 던졌습니다.

인공지능이 우리에게 던져 준 숙제를 제때 풀지 못한다면 기회가 아니라 위기가 될 수 있다고 세계 석학들은 충고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황정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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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I, 기회인가? 위기인가?…‘딥러닝 아버지’의 경고
    • 입력 2020-01-06 21:52:19
    • 수정2020-01-06 22:21:42
    뉴스 9
[앵커]

얼마 전 열린 이세돌 9단과 AI의 바둑 대결.

이제 인간이 한번만 이겨도 환호하는 시대가 됐습니다.

스스로 학습해 판단하는 AI의 두뇌가 특정 분야에선, 인간을 넘어섰다는 얘깁니다.

두뇌 뿐만이 아닙니다.

AI의 눈 즉, '시각 인식 알고리즘'은 의사가 놓칠 수 있는 뇌질환 징후를 사람보다 더 정확하게 포착합니다.

AI의 귀, 전 세계 언어의 동시 번역이 가능합니다.

예술작품 같은 창작의 영역까지.. AI는 이제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돼가고 있는 겁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 AI시대를 맞이할 준비를 잘 하고 있는 걸까요?

KBS가 AI 권위자들의 견해를 들어봤는데, 여전히 부족하다고 했고, 경고성 메시지도 나왔습니다.

공민경, 황정호 기자가 이어서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우리가 보고, 느끼고, 생각할 수 있는 건 뇌세포 수억 개가 얽힌 신경망 때문인데요.

AI는 이걸 그대로 모방해, 마치 사람처럼 배울 수 있게 됐습니다.

이른바 '딥러닝'인데요.

예를 들어, AI에게 고양이가 뭔지 알려주려면 예전엔 일일이 정보를 입력했어야 하지만 이젠 고양이 사진만 여러 장 보여주면 AI 스스로 알게 된다는 겁니다.

지난 2014년 이 딥러닝을 세계에 처음으로 알린, 선구자들이 있는데요.

오늘(6일) 이 중 한 명인 캐나다 몬트리올대 오슈아 벤지오 교수와 화상으로 대화를 나눠보겠습니다.

[기자]

안녕하세요, 벤지오 교수님.

딥러닝이 나온 지 불과 10여 년밖에 되지 않았는데 그 짧은 시간에 AI가 인간 수준까지 발전한 건가요?

[답변]

인간은 이미지의 3D 구조를 움직여서 볼 수 있습니다.

사물이 움직이는 원리도 이해할 수 있죠.

현재 기계는 이런 경험을 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세상을 매우 피상적으로 이해합니다.

인간 수준의 AI에 도달하는 데 시간이 얼마나 걸리는지 말하는 건 불가능합니다.

[기자]

바둑과 같은 특정 분야에서는 AI가 인간을 넘어섰다고도 하던데, AI가 가져올 긍정적인 기대, 뭐가 있을까요?

[답변]

AI의 혜택을 모두 나눠 가질 수만 있다면, AI는 인류에게 매우 긍정적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인도주의적, 의료적으로 활용하거나 기후 변화와 맞서는 데도 활용할 수 있겠죠.

AI는 놀랍도록 중요한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기자]

반면에 우려도 많습니다.

가장 큰 우려가 AI가 일자리를 뺏을 수도 있다는 건데, 어떻게 보시나요?

[답변]

(일자리 변화가) 향후 10~20년 사이에 상당히 빠르게 일어날 수 있습니다.

저렴한 임금을 받는 노동 집약적인 용역들은 상대적으로 노동 집약적이지 않은 (자본·기술 집약적인) 제조업으로 대체될 가능성이 큽니다.

[기자]

킬러로봇 얘기도 계속 나오고 있는데, 또 다른 부작용은 없을까요?

[답변]

중국이 '킬러 드론'을 여러 국가에 제공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알고 있습니다.

킬러 로봇이 위험하고 비도덕적인 기술이며, 반드시 피해야 한다는 데 지구상의 모든 국가가 의기 투합해야 하는 게 시급하다고 봅니다.

또 다른 부작용은 광고나 SNS를 통해서 사람들 심리에 영향을 미치거나 조작하는 데 AI가 쓰일 수 있다는 점입니다.

어떤 정당·국가에서 AI를 통해 사람들이 특정 방향으로 투표하도록 속일 수 있으므로 민주주의에 치명적일 수 있죠.

[기자]

AI라는 도구, 잘만 사용하면 큰 기회가 될 것 같은데,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재앙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한국 사회에 제언이라든지 충고를 해주실 수 있을까요?

[답변]

일부 기업들의 '승자 독식' 현상이 가장 경계해야 할 위험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부 기업들이 틈새시장을 장악하면서, 시장 지배력을 더욱더 확대해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실제로 AI 혁신을 달성하는 데 나쁜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기자]

교수님 잘들었습니다.

일상이 된 AI…“한국은 후발 주자”

[기자]

'딥러닝의 아버지' 벤지오 교수가 우리에게 던진 충고, 어떻게 보셨습니까.

새해 시작부터 정부와 기업들도 AI를 화두로 던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실제 우리 수준은 어디까지 와 있을까요?

[리포트]

잠은 깼는데 꼼짝도 하기 싫은 아침.

["전등 켜 줘."]

손 하나 까딱하지 않고도 TV를 봅니다.

["티비 켜 줘."]

[최윤선/KT 'AI 호텔' 담당자 : "수만 가지 대화를 하는데 그것들을 (인공지능이) 학습해서 사용자가 그때그때 요청하면 그것을 캐치해서 패턴을 분석하고..."]

내 목소리만 듣고도 반응해주니 운전은 더 편합니다.

["(회사 가자.) KBS 방송국 본관까지..."]

["공민경에게 도착 예정 시간 보내줘."]

커피 주문은 카페에 가기 전에 끝납니다.

AI메신저 '챗봇'이 메뉴 선택과 결제를 도와줍니다.

["10번 나왔습니다."]

5분이면 AI가 피부 분석도 끝냅니다.

화장품 추천까지 해주니 '뭘 살까' 이런 고민도 덜었습니다.

골치 아픈 주식 거래도 AI가 전략을 다 짜주니 한결 수월합니다.

[김동진/'AI 주식 분석' 싱크풀 대표 : "학습을 아주 오랫동안 해서 많이 똑똑해져있는 거죠. 그래서 시장상황을 얘(인공지능)가 인지한다고 보시면 돼요."]

AI와 함께한 하루, 편하긴 했지만 뭔가 두렵기도 했습니다.

우리는 AI 시대를 잘 대비하고 있는 걸까요?

애플의 인공지능 '시리' 개발에 참여한 딥러닝 전문가를 찾았습니다.

[기자]

인공지능 앞세운 수많은 제품이 나오는데 해외와 비교했을 때 우리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어떻게 보세요?

[김윤/SKT AI 센터장 : "(국내에서) 꽃을 피우려고 하는 그런 기술인 것 같고요, 내가 직접 터득하고 자율적으로 학습해서 예전보다 더 좋은 성능이나 예전보다 더 좋은 경험을 제공해 줄 수 있는 이런 AI들은 아직 저희가 개발하지 못한 단계입니다."]

[김윤/SKT AI 센터장 : "(인간을 넘어설까?) 일일이 사람이 가르쳐 줘야 하는 그런 상황입니다. 빅데이터 연산을 통해서 잘할 수 있는. 그 대신 정답은 사람한테 오는 그런 현재의 인공지능 상황이고요. 완벽하게 사람을 대체할 거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김윤/SKT AI 센터장 : "(한국이 마주한 도전?) 고급인력의 부족함은 여전히 있습니다. 층이 두텁지가 않고 여러 면으로 AI인재들이 없는 상황입니다. 보안이라든지 무인점포라든지 이런 것들은 상용화가 시작되고 있는 단계라 중국이나 미국에 비해 데이터양이나 종류가 많지 않은 건 사실인 것 같습니다."]

[김윤/SKT AI 센터장 : (인간과 공존할 수 있나?) "단순하고 조금 지루한 일들은 계산기한테 맡기고 하이 레벨, 고급 레벨에서 약간 일들을 사람들이 하기 시작하지 않았습니까? 사람이 꼭 해야 하는 일들은 사람이 같이 하면서 협업과 공존과 상생의 모델로 하는 게 제가 보기에는 AI의 참된 미래상인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

[기자]

인공지능 혁명. 인류에게 기회일까요 아니면 위기일까요.

우리 정부도 인공지능 강국이 되겠다, 출사표를 던졌습니다.

인공지능이 우리에게 던져 준 숙제를 제때 풀지 못한다면 기회가 아니라 위기가 될 수 있다고 세계 석학들은 충고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황정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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