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바꾸는 일본…“국제기구가 판단? 들어본 적 없다”

[앵커]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와 관련해 우리 정부가 제안했던 국제기구를 통한 검증에 대해 일본이 부정적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일본 언론들은 이번 수출규제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연일 쏟아내고 있습니다.

도쿄 이민영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일본이 수출한 화학물질의 최종 행선지가 북한일지도 모른다."

일본 측에서 이런 주장이 나오자 우리 정부는 강한 유감과 함께 국제기구를 통한 검증을 제안했습니다.

[김유근/NSC 사무처장 : "유엔 안보리 전문가 패널 또는 적절한 국제기구에 한일 양국의 4대 수출통제체제 위반 사례에 대한 공정한 조사를 의뢰할 것을 제의합니다."]

그런데 일본 정부는 즉각 부정적 반응을 보였습니다.

한 외무성 간부는 산케이신문과 인터뷰에서 "한 나라의 무역관리 타당성을 국제기구가 판단하는 것을 들어본 적이 없다"는 주장을 내놓았습니다.

그러면서 일본 정부는 '부적절한 관리'는 북한 등으로의 물자 유출 문제가 아니라 한국과 일본 사이의 사안이라며 슬그머니 또 말을 바꾸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이번 수출규제에 대해 일본 언론들은 연일 우려 가득한 보도를 쏟아내고 있습니다.

대표적 경제전문지인 니혼게이자이는 이번 수출규제로 반도체 국제 공급망에 혼란이 우려된다며 일본의 존재감도 저하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나아가 고객이 일본을 떠나는 이른바 '일본 이탈'을 부를 것이라며 과거 사례까지 언급했습니다.

극우 성향의 산케이신문조차 수출규제 이후 일본 기업의 혼란과 생산 차질이 이어지고 있다며 관련 기업들의 주가도 약세를 보이고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일본 언론들은 이번 수출규제로 중국과 러시아 등이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분석 기사도 전하고 있습니다.

도쿄에서 KBS 뉴스 이민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