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국가책임제’ 1년…현장은 곳곳 혼란

[앵커]

'치매를 국가가 책임지겠다' 앞서 대통령 선거 공약이었고 정부도 이 약속을 발표한 지 이달이 꼬박 1년째 입니다.

전국 자치단체 200여 곳에 치매안심센터가 들어섰는데요.

실제 현장은 어떨까요?

김진호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한 자치단체 치매안심센터입니다.

치유를 돕는 텃밭, 기억력 회복을 도와주는 로봇.

전문 요양원이나 다름 없는 시설에 만족도가 높습니다.

[박희성·라만강/치매안심센터 이용자 : "항상 웃음으로 대해 주시고, 어느 자식이 그만큼 하겠습니까. 그러니까 오지 말라고 해도 자꾸 오고 싶어요."]

정부가 치매 국가책임제를 선언한 지 1년, 하지만 이런 곳은 전국에 몇 되지 않습니다.

경기도의 다른 치매안심센터.

덩그러니 직원 사무실만 있고, 정작 환자 시설은 공사 중입니다.

환자를 돌볼 준비도 끝내지 않고 문부터 연 겁니다.

[○○치매안심센터 직원/음성변조 : "공사 상황이 좀 더 딜레이(지연)될 수가 있고, 공사도 딜레이되고 막 이런 부분이 있어서..."]

간단한 치매 검사 외엔 할 수 있는 게 없는 곳도 있습니다.

[△△치매안심센터 직원/음성변조 : "청사를 확장을 해서 센터를 구비를 해야 하는데, 확장하는 데 시간이 걸릴 것 같아서..."]

공약을 지키려고 전국 250여 곳에 치매안심센터를 열긴 했지만 현재 정상 운영되는 곳은 80여 곳에 불과합니다.

치매를 가정에 맡기지 않겠다며, 환자 가족 시설과 낮 시간에 환자를 돌봐주는 치매쉼터를 센터마다 최소 1곳 이상 두도록 했지만 아직 절반 수준입니다.

5천여 명을 뽑겠다던 인력도 절반을 못채웠고, 임상심리사가 없는 곳도 85%나 됩니다.

현장 사정은 고려하지 않고 예산부터 확보하다 보니, 집행된 예산은 7%에 그쳤습니다.

[김승희/국회보건복지위원 : "많이 부실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정부는 대책을 치밀하게 세워서 정말로 치매환자와 가족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정교한 정책 시행은 없고 의욕만 앞세운 치매안심센터.

환자와 가족들에게 병 만큼 아픈 실망을 주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진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