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정 총무원장 사퇴…조계종 후임 선출 대립

[앵커]

각종 의혹에 휘말렸던 조계종 총무원장 설정 스님이 오늘(21일) 전격 사퇴했습니다.

내홍이 극에 달했던 조계종은 이제 60일 이내에 차기 총무원장을 선출해야 하는데, 주류와 재야 세력들의 세대결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입니다.

보도에 이민우 기자입니다.

[리포트]

조계종 역사상 처음으로 불신임안이 가결된 설정 스님의 긴급 기자회견.

한국 불교를 변화시키겠다는 뜻을 이루지 못하고 산중으로 돌아가겠다며, 전격 사퇴 의사를 밝혔습니다.

하루 앞으로 다가온 원로회의에서 불신임안 인준이 확실시되자, 자진 사퇴를 택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면서도 소수의 정치 권승이 종단을 장악하고 있다며, 불교 개혁을 강조했습니다.

[설정/스님 : "자리 내 먹거리 내 명예 이렇게 내려놓는 사람들이 함께하는 불교 개혁이 되었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으로…."]

기자회견을 마친 설정 스님은 조계사에서 참배하고 종무원들과 인사를 나눈 뒤 수덕사로 떠났습니다.

이로써 조계종은 60일 이내에 차기 총무원장을 뽑아야 합니다.

주류 측은 일단 현재의 종헌 종법 안에서 선거를 치르자는 입장입니다.

총무원장 권한대행인 진우 스님도 특별담화문을 내고, 종헌 종법 질서에 따른 안정을 강조했습니다.

반면, 비주류 측은 중앙종회 해산 등 전면 쇄신을 요구하며 26일 전국승려대회를 강행한다는 입장입니다.

[김영국/조계종 적폐청산 시민연대 대표/지난 16일 : "중앙종회 의원들이 본인들의 잘못을 반성하고 사퇴하기를 촉구하며 나아가서 중앙종회 해산을 촉구하는 것입니다"]

설정 스님 퇴진 이후에도 주류와 비주류 세력의 대립이 계속되면서, 조계종의 내홍은 쉽사리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이민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