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군부, 방송사에 5.18왜곡 강요…“인터뷰 대상도 통보”

입력 2018.03.03 (21:05) 수정 2018.03.03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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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5.18 왜곡을 주도한 군의 비밀조직, '511위원회'의 과거 활동을 추적해서 보도해 드리고 있는데요,

80년대 신군부는 '511위원회' 이전에 안기부 주도의 이른바 '80위원회'라는 조직도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당시 이 '80위원회'가 5.18을 왜곡하는 내용의 프로그램 제작을 방송사에 강요했음을 뒷받침하는 증거들이 확인됐습니다.

양창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광주시는 무장난동자들이 완전히 지배하는 치안 부재의 무정부 상태가 계속되는 가운데..."]

1985년 6월 KBS가 방송한 특집 프로그램입니다.

5.18을 무장 난동으로 규정하고, 5.18을 기억할 필요가 없다고 말합니다.

["끔찍한 사회적 혼란을 야기한 광주사태를 자꾸 다시 되씹어서 국가에 무슨 이익이 있겠느냐..."]

방송사엔 항의가 빗발쳤습니다.

[박연재/전 KBS광주 보도국장 : "(방송 직후)방송국에 대해 물리력 행사를 하겠다는 그런 전화가 빗발쳐서 심야에도 경찰경비 인력이(배치됐습니다.)"]

당시 보안사가 이 방송 뒤 시청자의 이런 반응까지도 모니터링한 사실을 5.18특조위가 확인했습니다.

특조위가 확보한 문건에는 해당 방송 뒤에도 당시 문공부와 안기부가 계획해 특집 프로그램을 더 제작했으며, 안기부가 인터뷰 대상까지 방송국에 직접 통보하고 녹화편집에도 관여한 사실도 담겨있습니다.

특조위는 안기부와 보안사, 국방부가 참여한 이른바 '80위원회'가 왜곡 방송 제작을 구체적으로 종용한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김희송/전남대 교수/특조위 조사관 : "85년 일련의 방송(프로그램)은 안기부 주관 하에 진행됐고, 그 안기부는 80위원회를 주관하는 기구였기 때문에 80위원회의 언론홍보 대책의 일환 중(하나였습니다)."]

'80위원회'에 이어 1988년 청문회를 앞두고 구성된 '511위원회'까지, 5.18 진실 은폐와 왜곡은 87년 6월 항쟁 이전까지 조직적으로 계속됐습니다.

KBS 뉴스 양창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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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군부, 방송사에 5.18왜곡 강요…“인터뷰 대상도 통보”
    • 입력 2018-03-03 21:07:12
    • 수정2018-03-03 21:5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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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5.18 왜곡을 주도한 군의 비밀조직, '511위원회'의 과거 활동을 추적해서 보도해 드리고 있는데요,

80년대 신군부는 '511위원회' 이전에 안기부 주도의 이른바 '80위원회'라는 조직도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당시 이 '80위원회'가 5.18을 왜곡하는 내용의 프로그램 제작을 방송사에 강요했음을 뒷받침하는 증거들이 확인됐습니다.

양창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광주시는 무장난동자들이 완전히 지배하는 치안 부재의 무정부 상태가 계속되는 가운데..."]

1985년 6월 KBS가 방송한 특집 프로그램입니다.

5.18을 무장 난동으로 규정하고, 5.18을 기억할 필요가 없다고 말합니다.

["끔찍한 사회적 혼란을 야기한 광주사태를 자꾸 다시 되씹어서 국가에 무슨 이익이 있겠느냐..."]

방송사엔 항의가 빗발쳤습니다.

[박연재/전 KBS광주 보도국장 : "(방송 직후)방송국에 대해 물리력 행사를 하겠다는 그런 전화가 빗발쳐서 심야에도 경찰경비 인력이(배치됐습니다.)"]

당시 보안사가 이 방송 뒤 시청자의 이런 반응까지도 모니터링한 사실을 5.18특조위가 확인했습니다.

특조위가 확보한 문건에는 해당 방송 뒤에도 당시 문공부와 안기부가 계획해 특집 프로그램을 더 제작했으며, 안기부가 인터뷰 대상까지 방송국에 직접 통보하고 녹화편집에도 관여한 사실도 담겨있습니다.

특조위는 안기부와 보안사, 국방부가 참여한 이른바 '80위원회'가 왜곡 방송 제작을 구체적으로 종용한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김희송/전남대 교수/특조위 조사관 : "85년 일련의 방송(프로그램)은 안기부 주관 하에 진행됐고, 그 안기부는 80위원회를 주관하는 기구였기 때문에 80위원회의 언론홍보 대책의 일환 중(하나였습니다)."]

'80위원회'에 이어 1988년 청문회를 앞두고 구성된 '511위원회'까지, 5.18 진실 은폐와 왜곡은 87년 6월 항쟁 이전까지 조직적으로 계속됐습니다.

KBS 뉴스 양창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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