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른쪽 엔진 끄자”더니 왼쪽 엔진 껐다?…사조위 자료 공개 논란

입력 2025.07.21 (21:37) 수정 2025.07.21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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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참사가 난 제주항공 여객기 조종사가 새가 충돌한 오른쪽 엔진을 끄려 했지만, 실제론 왼쪽 엔진이 꺼져 있었다는 사고조사위원회 결론을 놓고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유족들은 일부 녹음 기록만 갖고 성급하게 조종사 과실로 단정 짓고 있다며, 근거를 달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새떼와 부딪힌 뒤 오른쪽 엔진에서 불꽃과 연기를 내뿜은 참사 여객기.

활주로로 접근하는 순간, 오른쪽 엔진에만 열기가 포착됩니다.

왼쪽 엔진이 꺼져있었다고 추정할 수 있는 정황입니다.

사고조사위원회는 조류 충돌 직후 조종사가 엔진 손상이 더 심했던 오른쪽 엔진의 전원을 끄는 비상 절차를 수행한 것을 확인했습니다.

큰 불을 막기 위해 매뉴얼대로 조치한 것으로 조종석 녹음장치에 관련 정황이 저장돼 있었다는 겁니다.

그런데 이후 조사 과정에서 실제 꺼진 엔진은 오른쪽이 아닌 왼쪽 엔진인 걸로 확인됐습니다.

조류 충돌 이후 엔진이 꺼질 때까지 걸린 시간은 단 19초.

사조위는 엔진 자체 결함도 없었다고 판단했습니다.

엔진 블랙박스인 ECC 조사에서 결함 흔적이 확인되지 않았고, 동체 착륙 당시 엔진의 소음 등을 분석한 결과 정상 출력의 65% 이상의 동력이 남아 있어 비행이 가능한 수준이었다는 겁니다.

사조위 설명대로면 조종사가 실수로 손상이 덜한 엔진을 껐을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하지만 사조위는 이런 가능성을 뒷받침할 구체적인 자료는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항공기 블랙박스, FDR 기록 등으로 확인했다고 설명만 했을 뿐 당시 조종사가 좌측 엔진을 끄기까지 엔진상태를 알 수 있는 구체적인 기록은 내놓지 않았습니다.

유가족은 녹음장치의 일부 내용만으로 조종사 과실로 단정짓고 있다며 기록 공개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김유진/12·29 여객기 참사 유가족 협의회 대표 : "근거들을 함께 설득하고 납득할 수 있게 제시를 해주셔야 되는데 (보고서) 일부를 좀 보게 해달라 이렇게 했는데 이것들은 다 안 된다라고 말씀을 하셨고…."]

특히 피해를 키운 둔덕에 대한 조사는 아직 공개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사조위 조사를 놓고 논란이 재점화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지은입니다.

영상편집:여동용/그래픽:박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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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른쪽 엔진 끄자”더니 왼쪽 엔진 껐다?…사조위 자료 공개 논란
    • 입력 2025-07-21 21:37:10
    • 수정2025-07-21 22: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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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참사가 난 제주항공 여객기 조종사가 새가 충돌한 오른쪽 엔진을 끄려 했지만, 실제론 왼쪽 엔진이 꺼져 있었다는 사고조사위원회 결론을 놓고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유족들은 일부 녹음 기록만 갖고 성급하게 조종사 과실로 단정 짓고 있다며, 근거를 달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새떼와 부딪힌 뒤 오른쪽 엔진에서 불꽃과 연기를 내뿜은 참사 여객기.

활주로로 접근하는 순간, 오른쪽 엔진에만 열기가 포착됩니다.

왼쪽 엔진이 꺼져있었다고 추정할 수 있는 정황입니다.

사고조사위원회는 조류 충돌 직후 조종사가 엔진 손상이 더 심했던 오른쪽 엔진의 전원을 끄는 비상 절차를 수행한 것을 확인했습니다.

큰 불을 막기 위해 매뉴얼대로 조치한 것으로 조종석 녹음장치에 관련 정황이 저장돼 있었다는 겁니다.

그런데 이후 조사 과정에서 실제 꺼진 엔진은 오른쪽이 아닌 왼쪽 엔진인 걸로 확인됐습니다.

조류 충돌 이후 엔진이 꺼질 때까지 걸린 시간은 단 19초.

사조위는 엔진 자체 결함도 없었다고 판단했습니다.

엔진 블랙박스인 ECC 조사에서 결함 흔적이 확인되지 않았고, 동체 착륙 당시 엔진의 소음 등을 분석한 결과 정상 출력의 65% 이상의 동력이 남아 있어 비행이 가능한 수준이었다는 겁니다.

사조위 설명대로면 조종사가 실수로 손상이 덜한 엔진을 껐을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하지만 사조위는 이런 가능성을 뒷받침할 구체적인 자료는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항공기 블랙박스, FDR 기록 등으로 확인했다고 설명만 했을 뿐 당시 조종사가 좌측 엔진을 끄기까지 엔진상태를 알 수 있는 구체적인 기록은 내놓지 않았습니다.

유가족은 녹음장치의 일부 내용만으로 조종사 과실로 단정짓고 있다며 기록 공개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김유진/12·29 여객기 참사 유가족 협의회 대표 : "근거들을 함께 설득하고 납득할 수 있게 제시를 해주셔야 되는데 (보고서) 일부를 좀 보게 해달라 이렇게 했는데 이것들은 다 안 된다라고 말씀을 하셨고…."]

특히 피해를 키운 둔덕에 대한 조사는 아직 공개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사조위 조사를 놓고 논란이 재점화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지은입니다.

영상편집:여동용/그래픽:박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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