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서 ‘한 팀’ 된 조조·관우·제갈량…리더는 ‘마동석’?

입력 2025.07.18 (11:37) 수정 2025.07.18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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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에 본거지를 두고 '로맨스팀'·'몸캠피싱팀' 등 팀을 나누어 마치 기업처럼 활동한 보이스피싱 범죄 조직의 'MZ세대' 조직원들이 무더기로 적발됐습니다.

서울동부지검 보이스피싱 범죄 정부합동수사단(합수단)은 최근 범죄단체가입·활동, 통신사기피해환급법위반 등 혐의로 일명 로맨스팀 팀장 30대 남성 A 씨 등 관리자급 조직원 4명을 포함한 18명을 구속 기소했다고 오늘(18일) 밝혔습니다.

이들은 지난해 1월부터 약 1년 5개월 동안 캄보디아에 있는 이른바 '한야' 콜센터 범죄단체에서 '마동석'이라 불린 외국인 총책의 대규모 자본을 기반으로 보이스피싱 범죄에 가담한 혐의를 받습니다.

총책 뿐 아니라 조직원들도 '이두나', '신사임당', '여포', '초선', '제갈량', '관우', '조조' 등 별명을 붙여 활동했는데, 이는 향후 수사기관에서 서로의 인적사항이 특정되는 걸 막기 위함입니다.

이들은 범행을 지원하는 팀과 수행하는 팀을 나누는 등 기업 조직과 같은 형태로 움직였습니다.

범행 지원팀의 경우 세부적으론 자금 관련 ‘이체팀’과 인력 관련 ‘모집팀’으로 구성됐습니다.

범행 수행팀의 경우 ▲ 로맨스팀(성매매 여성을 가장해 편취) ▲ 몸캠피싱팀(음란 영상 촬영 후 협박하여 갈취) ▲ 리딩팀(투자 정보 제공 명목 사기) ▲ 쇼핑몰팀(포인트 충전 송금 유도) ▲ 코인팀(가상자산 투자 사기) ▲ 대검팀(수사·금융 기관 사칭) ▲ 해킹팀(설문조사 빙자 악성 프로그램 설치) 등 모두 7개로 나뉘었습니다.

■ 로맨스팀, 성매매 여성 사칭 "신원확인 인증비 계좌로 보내달라"...팀원 다수 남성


로맨스팀은 마사지업소와 성매매여성을 사칭하며, "성매매 코스 비용과 신원 확인에 필요한 인증 비용을 계좌로 보내달라”라는 취지의 거짓말을 하며 활동했습니다.

성매매 조건만남을 해줄 것처럼 사이트 가입을 유도하고, 본인인증에 필요하다며 송금을 요구하는 방식입니다.

일부는 인증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했다며 추가 인증 비용을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이들이 지난해 10월부터 지난 4월까지 피해자 11명으로부터 대포계좌로 입금받아 가로챈 돈은 모두 5억 2,700만 원에 달합니다.

이번에 검거된 로맨스팀 팀원(조직원)은 20대 남성 6명, 30대 남성 1명, 20대 여성 2명, 30대 여성 2명 등 모두 11명으로, 대부분 2030 세대였습니다.

합수단은 이들과 함께 30대 남성과 20대 남성 팀장 두 명 등 13명을 범죄단체가입·활동, 통신사기피해환급법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겼습니다.

■ 고수익 보장하며 'MZ 조직원' 끌어모아..."총책 '마동석' 등 추적 중"

로맨스팀 외에도 '몸캠피싱'·'코인팀' 팀장 두 명, 팀원 모집에 가담한 팀원 3명도 범죄단체가입·활동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는데, 모두 20대~30대였습니다.

이에 대해 합수단 측은 인력 모집 역할을 담당하는 조직원이 국내에서 일자리를 찾기 어려운 청년층을 대상으로 고수익을 보장하며 영입한 결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조직원들 중 일부는 '취업 사기'를 호소하기도 했으나, 공범의 진술 등을 통해 거짓 진술임이 드러나기도 했습니다.

합수단 관계자는 "조직원 등 해외 보이스피싱 범죄단체 가담자들은 경제적 이익을 얻기 위해 확정적인 고의로 범행에 가담하는 것"이라며 "가담 기간을 불문하고 그 죄책이 무겁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취업이 어려운 MZ세대들이 허위 취업 정보로 인해 보이스피싱 조직에 이용당하고, 처벌받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어 취업 알선 사이트 점검, 제도개선 등 범죄 예방 활동도 병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합수단은 이번 범죄 조직에 한국인 48명이 관리자 또는 상담원으로 연루돼 있다며, 외국인 총책과 한국인 부총괄 등 나머지 범행 가담자들에 대하여도 추적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한편, 합수단은 2022년 7월 29일 출범해 현재까지 보이스피싱 조직의 국내외 총책 등 모두 829명을 입건하고 345명을 구속했습니다.

합수단은 오는 29일로 활동 기한 만료를 앞두고 있습니다.

홍완희 합수단장은 "대통령실이나 국무조정실에서 연장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는 말만 들었다"면서 "효과적인 수사를 위해 검찰·경찰·금감원·국세청 등이 모인 정부합동기관 합수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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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25-07-18 14:3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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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에 본거지를 두고 '로맨스팀'·'몸캠피싱팀' 등 팀을 나누어 마치 기업처럼 활동한 보이스피싱 범죄 조직의 'MZ세대' 조직원들이 무더기로 적발됐습니다.

서울동부지검 보이스피싱 범죄 정부합동수사단(합수단)은 최근 범죄단체가입·활동, 통신사기피해환급법위반 등 혐의로 일명 로맨스팀 팀장 30대 남성 A 씨 등 관리자급 조직원 4명을 포함한 18명을 구속 기소했다고 오늘(18일) 밝혔습니다.

이들은 지난해 1월부터 약 1년 5개월 동안 캄보디아에 있는 이른바 '한야' 콜센터 범죄단체에서 '마동석'이라 불린 외국인 총책의 대규모 자본을 기반으로 보이스피싱 범죄에 가담한 혐의를 받습니다.

총책 뿐 아니라 조직원들도 '이두나', '신사임당', '여포', '초선', '제갈량', '관우', '조조' 등 별명을 붙여 활동했는데, 이는 향후 수사기관에서 서로의 인적사항이 특정되는 걸 막기 위함입니다.

이들은 범행을 지원하는 팀과 수행하는 팀을 나누는 등 기업 조직과 같은 형태로 움직였습니다.

범행 지원팀의 경우 세부적으론 자금 관련 ‘이체팀’과 인력 관련 ‘모집팀’으로 구성됐습니다.

범행 수행팀의 경우 ▲ 로맨스팀(성매매 여성을 가장해 편취) ▲ 몸캠피싱팀(음란 영상 촬영 후 협박하여 갈취) ▲ 리딩팀(투자 정보 제공 명목 사기) ▲ 쇼핑몰팀(포인트 충전 송금 유도) ▲ 코인팀(가상자산 투자 사기) ▲ 대검팀(수사·금융 기관 사칭) ▲ 해킹팀(설문조사 빙자 악성 프로그램 설치) 등 모두 7개로 나뉘었습니다.

■ 로맨스팀, 성매매 여성 사칭 "신원확인 인증비 계좌로 보내달라"...팀원 다수 남성


로맨스팀은 마사지업소와 성매매여성을 사칭하며, "성매매 코스 비용과 신원 확인에 필요한 인증 비용을 계좌로 보내달라”라는 취지의 거짓말을 하며 활동했습니다.

성매매 조건만남을 해줄 것처럼 사이트 가입을 유도하고, 본인인증에 필요하다며 송금을 요구하는 방식입니다.

일부는 인증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했다며 추가 인증 비용을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이들이 지난해 10월부터 지난 4월까지 피해자 11명으로부터 대포계좌로 입금받아 가로챈 돈은 모두 5억 2,700만 원에 달합니다.

이번에 검거된 로맨스팀 팀원(조직원)은 20대 남성 6명, 30대 남성 1명, 20대 여성 2명, 30대 여성 2명 등 모두 11명으로, 대부분 2030 세대였습니다.

합수단은 이들과 함께 30대 남성과 20대 남성 팀장 두 명 등 13명을 범죄단체가입·활동, 통신사기피해환급법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겼습니다.

■ 고수익 보장하며 'MZ 조직원' 끌어모아..."총책 '마동석' 등 추적 중"

로맨스팀 외에도 '몸캠피싱'·'코인팀' 팀장 두 명, 팀원 모집에 가담한 팀원 3명도 범죄단체가입·활동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는데, 모두 20대~30대였습니다.

이에 대해 합수단 측은 인력 모집 역할을 담당하는 조직원이 국내에서 일자리를 찾기 어려운 청년층을 대상으로 고수익을 보장하며 영입한 결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조직원들 중 일부는 '취업 사기'를 호소하기도 했으나, 공범의 진술 등을 통해 거짓 진술임이 드러나기도 했습니다.

합수단 관계자는 "조직원 등 해외 보이스피싱 범죄단체 가담자들은 경제적 이익을 얻기 위해 확정적인 고의로 범행에 가담하는 것"이라며 "가담 기간을 불문하고 그 죄책이 무겁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취업이 어려운 MZ세대들이 허위 취업 정보로 인해 보이스피싱 조직에 이용당하고, 처벌받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어 취업 알선 사이트 점검, 제도개선 등 범죄 예방 활동도 병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합수단은 이번 범죄 조직에 한국인 48명이 관리자 또는 상담원으로 연루돼 있다며, 외국인 총책과 한국인 부총괄 등 나머지 범행 가담자들에 대하여도 추적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한편, 합수단은 2022년 7월 29일 출범해 현재까지 보이스피싱 조직의 국내외 총책 등 모두 829명을 입건하고 345명을 구속했습니다.

합수단은 오는 29일로 활동 기한 만료를 앞두고 있습니다.

홍완희 합수단장은 "대통령실이나 국무조정실에서 연장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는 말만 들었다"면서 "효과적인 수사를 위해 검찰·경찰·금감원·국세청 등이 모인 정부합동기관 합수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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