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서 회복’ 강조한 국회 측…속도전에 놓친 것은? [헌재의시간]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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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통령이라면 (탄핵 심판) 마지막 자리에서 한 번은 자신이 저지른 일에 대해 사과했어야 이후에 우리나라의 통합을 기대할 수 있는데, 그렇지 않고 이렇게 무책임하게 떠나는 것이 가슴 아프고 우려스럽습니다."
지난달 25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마지막 변론을 마치고 국회 측 대리인인 김진한 변호사가 밝힌 소회입니다. 소감을 말하는 김 변호사의 눈시울은 붉어졌습니다.
국회 측 대리인단은 2번의 준비기일과 11번의 변론기일이 열리는 기간에 윤 대통령의 탄핵 필요성과 함께 '12.3 비상계엄' 이후 분열된 사회와 반성하지 않는 듯한 윤 대통령 측의 태도가 끼칠 여파까지 강조했습니다.
■17명 국회 측 대리인단…"역할 분담 잘 된 듯"
윤 대통령 탄핵 심판에서 국회 측 대리인단은 모두 17명으로 구성됐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심판에 참여했고,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도 맡았던 김이수 전 헌법재판관이 대리인단 공동대표를 맡았고, 역시 헌법재판관 출신인 송두환 전 국가인권위원장도 국회 측 대리인으로 활동했습니다.
윤 대통령 측 대리인단과 차이는 역할 분담이었습니다. 김진한 변호사가 프레젠테이션에 집중해 윤 대통령의 파면 필요성을 설명하고, 장순욱 변호사가 증인 신문에서 주로 참여하는 등 각자의 주된 역할이 두드러졌다는 평가입니다.
윤 대통령 측 대리인단끼리 재판정에서 서로 마이크를 뺏고, 재판 이후 백브리핑에선 서로 발언하려고 경쟁하는 듯한 모습을 보인 것과 대조됐습니다.
헌법연구관 출신인 노희범 변호사는 "국회 측 대리인단은 역할 분담을 명확히 해서 협력이 잘 됐다"면서 "증인 신문의 경우 대리인단이 증인별로 나눠서 철저하게 준비했고, 김진한 변호사는 증인 신문보단 윤 대통령 탄핵 소추 사유 등을 잘 설명했다"고 평가했습니다.
역할 분담은 11차 변론기일에 열렸던 종합 변론에서 두드러졌습니다.

총 2시간 동안의 종합 변론에서 국회 측은 대리인 9명이 각자의 주제를 가지고 다양한 관점에서 윤 대통령이 왜 신속한 파면이 이뤄져야 하는지 제시하고 재판관들을 설득했습니다.
■국회 측 '신속한 질서 회복' 강조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에서 재판 내내 국회 측 대리인단은 '일상으로 회복'을 강조했습니다. 민주주의부터 경제까지 대한민국이 '12.3 비상계엄'을 통해 위기에 빠졌기 때문에 하루라도 빨리 일상을 회복하기 위해선 윤 대통령의 파면이 신속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논리입니다.
지난 1월 14일, 탄핵 심판 첫 변론에 출석할 때 이광범 변호사는 "국가의 위기를 시급히 극복하기 위해서는 신속한 탄핵 결정으로 피청구인을 대통령직에서 파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일이다"면서 "만반의 준비를 해서 신속하고 적정한 탄핵 결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탄핵 심판의 중간 결산 자리였던 지난달 18일 9차 변론에서 김이수 변호사는 "윤 대통령의 무모한 헌정 파괴 행위로부터 헌법을 보호하기 위해 헌법과 법치주의의 준엄함을 보여줘야 한다"면서 "윤 대통령에 대한 파면 결정은 신속하게 내려져야 한다"고 강조하며 그날 대리인단 변론을 마무리하기도 했습니다.
마지막 변론기일이었던 지난달 25일 11차 변론에서 장순욱 변호사는 자신이 좋아하는 노래의 한 구절을 인용하며 일상의 회복을 위해 탄핵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장순욱 변호사 (지난달 25일, 11차 종합변론) "제가 좋아하는 노래 가사에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세상 풍경 중에서 제일 아름다운 풍경(은) 모든 것들이 제자리로 돌아가는 풍경’. 이 노랫말처럼 모든 것들이 제자리로 돌아가고, 우리도 하루빨리 평온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
■"여당 의원과 통화는 괜찮고, 야당과는 안된다?" 적극 반박하기도
국회 측 대리인단이 탄핵의 당위성에만 매달린 것도 아닙니다. 주요 증인에 대한 신빙성을 흔드는 발언이 나오면, 반대 신문을 통해 반박하기도 했습니다.
지난달 13일 8차 변론에 증인으로 출석한 조태용 국정원장은 '계엄 직후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통화를 건의해 정치적 중립을 어겼다'는 취지로 진술했습니다.

이에 국회 측 장순욱 변호사는 조 원장에게 여당 의원과 연락한 사실을 거론하며, 자신은 여당 의원들과 일상적인 연락을 주고받으면서, 홍 전 차장이 야당 인사와 연락을 건의한 사실만으로 해임 사유를 삼은 까닭을 따졌습니다.
장순욱 / 국회 측 대리인 "계엄 전후로 증인(조태용 국정원장)이 국회의원과 여러 통의 전화를 한 게 나옵니다. 성일종 의원, 신성범 의원…여당 의원들과 통화하는 건 괜찮고, 야당 대표와 전화하는 건 바로 정치적 중립 의무 위반입니까? 조태용 / 국정원장 "국정원장이 당시 상황에서 야당 대표하고, 평소에 연락하던 사람도 아닌데, 전화한다는 건 누가 보더라도 지극히 정치 행위가 될 것입니다" |
이어 장 변호사는 조 원장과 김건희 여사와의 문자 대화까지도 언급했습니다.
장순욱 / 국회 측 대리인 "계엄 전날인 12월 2일 영부인으로부터 문자를 두 통 받아요. 그다음 날 증인이 답장했어요. 무슨 내용입니까?" 조태용 / 국정원장 "글쎄요. 기억이 안 납니다." 장순욱 / 국회 측 대리인 "그런 내용을 이 민감한 시기에 문자를 주고받았다는 걸 의심하면 어떻게 답하시겠습니까?" |
■'내란죄 철회' …"불필요한 오해 만들어"
국회 측은 윤 대통령의 신속한 파면을 촉구하면서 탄핵 심판의 속도를 높이고자 노력했습니다.
대표적인 조치가 바로 '내란죄' 철회입니다.
국회 측은 윤 대통령 탄핵 심판 1차 변론준비기일에서 탄핵소추 사유에서 '내란죄' 부분을 철회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정형식 / 헌법재판관 (지난해 12월 27일, 1차 변론준비기일) "그런 부분(형법상 내란죄)들을 다 헌법 위반으로 포섭해 다시 정리하겠다는 취지인가요?" 김진한 / 국회 측 대리인 (지난해 12월 27일, 1차 변론준비기일) "그렇습니다. 가령 계엄법 위반의 경우에도 헌법적 의미가 있는 계엄법 위반입니다. 헌법 위반으로 구성하겠습니다." |
2차 변론준비기일에서는 '재판부 권유'에 따라 철회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김진한 / 국회 측 대리인(지난 1월 3일, 2차 변론준비기일) "헌법재판이 형법 위반 여부에 매몰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헌법 위반 사실관계로서 다룸으로써 또한 주장함으로써 헌법재판의 성격에 맞는 주장과 입증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고, 그것이 재판부께서 저희에게 권유하신 바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이른바 '내란죄 철회'에 대한 후폭풍은 거셌습니다.
윤 대통령 측은 내란죄가 탄핵 심판의 가장 중요한 요소라면서, 내란죄 철회에는 국회 의결이 필요하다고 반박했고, 대통령 측 윤갑근 변호사는 내란죄가 철회된 만큼 탄핵 소추는 무효라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차진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법률 전문가들은 이해하지만, 일반 국민들은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부분을 말하면서 큰 파장을 불러왔다고 비판했습니다.
차진아 /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내란죄 자체를 뺀다는 게 아니고, 헌법 위반 행위로 재구성하자는 건데 틀린 건 아니에요. 하지만 국민들이 이해하기에는 너무 어려운 법리인 거예요." "대다수 국민들은 윤 대통령이 '내란죄 우두머리' 혐의로 탄핵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국회 측이 '내란죄를 철회한다'고 하니 국민들은 '그러면 탄핵을 왜 했죠?'라고 하는 거죠." |
노희범 변호사도 이 부분이 아쉬웠다고 지적했습니다. 사실관계를 추가하거나 철회하는 게 아니었는데 '내란죄를 철회한다'고 표현한 건 물론, '재판부의 권유에 따른다'는 설명도 잘못됐다는 겁니다.
노희범 / 변호사 (헌법연구관 출신) "'재판부의 권유에 따라 철회한다'는 표현은 오해를 사기 충분했습니다. 어떤 법 조항을 적용하는지는 재판부가 직권으로 판단할 사항입니다. 재판부가 판단해 달라고 하는 게 맞았다고 봅니다" |
헌재도 브리핑을 통해 "헌법재판소는 내란죄 철회를 권유한 적이 없다"면서 "해당 부분에 대한 명문 규정은 없고, 재판부에서 판단할 사항이다"고 밝혔습니다.
■'재판관의 배우자'와 같은 재단…"대리인이 사퇴했어야"
정계선 헌법재판관의 남편이 국회 측 김이수 대리인단 공동대표와 같은 공익인권법재단에 소속돼 있는 점도 논란이 됐습니다.
윤 대통령 측은 '공정성이 의심된다'면서 재판관 기피 신청을 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차진아 교수는 해당 부분도 공정성 논란을 불러일으켰다고 주장했습니다.
문형배·이미선 재판관이 4월에 임기가 끝나면서 지금의 8인 체제 시기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은 이해가 되지만, 공정성 의혹이 불거지기는 충분했다는 겁니다.
차진아 /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일반 법원이라 그러면 '팔이 안으로 굽는다'고 자기 배우자 회사에 유리하게끔 할 거라는 의혹에서 자유로울 수 없지 않습니까?" "법적인 의무는 아니지만 도의적으로 정계선 재판관이나 김이수 변호사 둘 중에 한 사람은 이 사건에서 빠져야 하는 거 아니었나 싶습니다. 그렇다면 재판관이 빠지는 것보단 대리인 쪽에서 사임하는 것이 더 낫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김이수 변호사께서 헌재에 대한 신뢰를 확보하기 위해서, 또 전직 헌법재판관으로서 사퇴했어야 한다고 봅니다." |
하지만 과도한 해석이라는 반론도 있습니다. 임지봉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그런 식으로 따지면 좁은 법조계에서 변호사를 선임하기 굉장히 힘들어진다"면서 관련 의혹에 대해선 "무리한 연결짓기고, 과도한 연결짓기라고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윤 대통령 측 대리인단과 국회 측 대리인단이 헌재 심판정에서 치열한 법적 다툼을 벌이는 동안, 헌재 심판정 밖의 풍경은 어땠을까요? 다음 기사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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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질서 회복’ 강조한 국회 측…속도전에 놓친 것은? [헌재의시간]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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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5-03-03 11:01:11
- 수정2025-03-03 14:0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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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이라면 (탄핵 심판) 마지막 자리에서 한 번은 자신이 저지른 일에 대해 사과했어야 이후에 우리나라의 통합을 기대할 수 있는데, 그렇지 않고 이렇게 무책임하게 떠나는 것이 가슴 아프고 우려스럽습니다."
지난달 25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마지막 변론을 마치고 국회 측 대리인인 김진한 변호사가 밝힌 소회입니다. 소감을 말하는 김 변호사의 눈시울은 붉어졌습니다.
국회 측 대리인단은 2번의 준비기일과 11번의 변론기일이 열리는 기간에 윤 대통령의 탄핵 필요성과 함께 '12.3 비상계엄' 이후 분열된 사회와 반성하지 않는 듯한 윤 대통령 측의 태도가 끼칠 여파까지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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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심판에 참여했고,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도 맡았던 김이수 전 헌법재판관이 대리인단 공동대표를 맡았고, 역시 헌법재판관 출신인 송두환 전 국가인권위원장도 국회 측 대리인으로 활동했습니다.
윤 대통령 측 대리인단과 차이는 역할 분담이었습니다. 김진한 변호사가 프레젠테이션에 집중해 윤 대통령의 파면 필요성을 설명하고, 장순욱 변호사가 증인 신문에서 주로 참여하는 등 각자의 주된 역할이 두드러졌다는 평가입니다.
윤 대통령 측 대리인단끼리 재판정에서 서로 마이크를 뺏고, 재판 이후 백브리핑에선 서로 발언하려고 경쟁하는 듯한 모습을 보인 것과 대조됐습니다.
헌법연구관 출신인 노희범 변호사는 "국회 측 대리인단은 역할 분담을 명확히 해서 협력이 잘 됐다"면서 "증인 신문의 경우 대리인단이 증인별로 나눠서 철저하게 준비했고, 김진한 변호사는 증인 신문보단 윤 대통령 탄핵 소추 사유 등을 잘 설명했다"고 평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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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2시간 동안의 종합 변론에서 국회 측은 대리인 9명이 각자의 주제를 가지고 다양한 관점에서 윤 대통령이 왜 신속한 파면이 이뤄져야 하는지 제시하고 재판관들을 설득했습니다.
■국회 측 '신속한 질서 회복' 강조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에서 재판 내내 국회 측 대리인단은 '일상으로 회복'을 강조했습니다. 민주주의부터 경제까지 대한민국이 '12.3 비상계엄'을 통해 위기에 빠졌기 때문에 하루라도 빨리 일상을 회복하기 위해선 윤 대통령의 파면이 신속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논리입니다.
지난 1월 14일, 탄핵 심판 첫 변론에 출석할 때 이광범 변호사는 "국가의 위기를 시급히 극복하기 위해서는 신속한 탄핵 결정으로 피청구인을 대통령직에서 파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일이다"면서 "만반의 준비를 해서 신속하고 적정한 탄핵 결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탄핵 심판의 중간 결산 자리였던 지난달 18일 9차 변론에서 김이수 변호사는 "윤 대통령의 무모한 헌정 파괴 행위로부터 헌법을 보호하기 위해 헌법과 법치주의의 준엄함을 보여줘야 한다"면서 "윤 대통령에 대한 파면 결정은 신속하게 내려져야 한다"고 강조하며 그날 대리인단 변론을 마무리하기도 했습니다.
마지막 변론기일이었던 지난달 25일 11차 변론에서 장순욱 변호사는 자신이 좋아하는 노래의 한 구절을 인용하며 일상의 회복을 위해 탄핵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장순욱 변호사 (지난달 25일, 11차 종합변론) "제가 좋아하는 노래 가사에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세상 풍경 중에서 제일 아름다운 풍경(은) 모든 것들이 제자리로 돌아가는 풍경’. 이 노랫말처럼 모든 것들이 제자리로 돌아가고, 우리도 하루빨리 평온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
■"여당 의원과 통화는 괜찮고, 야당과는 안된다?" 적극 반박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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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3일 8차 변론에 증인으로 출석한 조태용 국정원장은 '계엄 직후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통화를 건의해 정치적 중립을 어겼다'는 취지로 진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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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순욱 / 국회 측 대리인 "계엄 전후로 증인(조태용 국정원장)이 국회의원과 여러 통의 전화를 한 게 나옵니다. 성일종 의원, 신성범 의원…여당 의원들과 통화하는 건 괜찮고, 야당 대표와 전화하는 건 바로 정치적 중립 의무 위반입니까? 조태용 / 국정원장 "국정원장이 당시 상황에서 야당 대표하고, 평소에 연락하던 사람도 아닌데, 전화한다는 건 누가 보더라도 지극히 정치 행위가 될 것입니다" |
이어 장 변호사는 조 원장과 김건희 여사와의 문자 대화까지도 언급했습니다.
장순욱 / 국회 측 대리인 "계엄 전날인 12월 2일 영부인으로부터 문자를 두 통 받아요. 그다음 날 증인이 답장했어요. 무슨 내용입니까?" 조태용 / 국정원장 "글쎄요. 기억이 안 납니다." 장순욱 / 국회 측 대리인 "그런 내용을 이 민감한 시기에 문자를 주고받았다는 걸 의심하면 어떻게 답하시겠습니까?" |
■'내란죄 철회' …"불필요한 오해 만들어"
국회 측은 윤 대통령의 신속한 파면을 촉구하면서 탄핵 심판의 속도를 높이고자 노력했습니다.
대표적인 조치가 바로 '내란죄' 철회입니다.
국회 측은 윤 대통령 탄핵 심판 1차 변론준비기일에서 탄핵소추 사유에서 '내란죄' 부분을 철회하겠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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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형식 / 헌법재판관 (지난해 12월 27일, 1차 변론준비기일) "그런 부분(형법상 내란죄)들을 다 헌법 위반으로 포섭해 다시 정리하겠다는 취지인가요?" 김진한 / 국회 측 대리인 (지난해 12월 27일, 1차 변론준비기일) "그렇습니다. 가령 계엄법 위반의 경우에도 헌법적 의미가 있는 계엄법 위반입니다. 헌법 위반으로 구성하겠습니다." |
2차 변론준비기일에서는 '재판부 권유'에 따라 철회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김진한 / 국회 측 대리인(지난 1월 3일, 2차 변론준비기일) "헌법재판이 형법 위반 여부에 매몰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헌법 위반 사실관계로서 다룸으로써 또한 주장함으로써 헌법재판의 성격에 맞는 주장과 입증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고, 그것이 재판부께서 저희에게 권유하신 바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이른바 '내란죄 철회'에 대한 후폭풍은 거셌습니다.
윤 대통령 측은 내란죄가 탄핵 심판의 가장 중요한 요소라면서, 내란죄 철회에는 국회 의결이 필요하다고 반박했고, 대통령 측 윤갑근 변호사는 내란죄가 철회된 만큼 탄핵 소추는 무효라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차진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법률 전문가들은 이해하지만, 일반 국민들은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부분을 말하면서 큰 파장을 불러왔다고 비판했습니다.
차진아 /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내란죄 자체를 뺀다는 게 아니고, 헌법 위반 행위로 재구성하자는 건데 틀린 건 아니에요. 하지만 국민들이 이해하기에는 너무 어려운 법리인 거예요." "대다수 국민들은 윤 대통령이 '내란죄 우두머리' 혐의로 탄핵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국회 측이 '내란죄를 철회한다'고 하니 국민들은 '그러면 탄핵을 왜 했죠?'라고 하는 거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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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진아 교수는 해당 부분도 공정성 논란을 불러일으켰다고 주장했습니다.
문형배·이미선 재판관이 4월에 임기가 끝나면서 지금의 8인 체제 시기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은 이해가 되지만, 공정성 의혹이 불거지기는 충분했다는 겁니다.
차진아 /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일반 법원이라 그러면 '팔이 안으로 굽는다'고 자기 배우자 회사에 유리하게끔 할 거라는 의혹에서 자유로울 수 없지 않습니까?" "법적인 의무는 아니지만 도의적으로 정계선 재판관이나 김이수 변호사 둘 중에 한 사람은 이 사건에서 빠져야 하는 거 아니었나 싶습니다. 그렇다면 재판관이 빠지는 것보단 대리인 쪽에서 사임하는 것이 더 낫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김이수 변호사께서 헌재에 대한 신뢰를 확보하기 위해서, 또 전직 헌법재판관으로서 사퇴했어야 한다고 봅니다." |
하지만 과도한 해석이라는 반론도 있습니다. 임지봉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그런 식으로 따지면 좁은 법조계에서 변호사를 선임하기 굉장히 힘들어진다"면서 관련 의혹에 대해선 "무리한 연결짓기고, 과도한 연결짓기라고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윤 대통령 측 대리인단과 국회 측 대리인단이 헌재 심판정에서 치열한 법적 다툼을 벌이는 동안, 헌재 심판정 밖의 풍경은 어땠을까요? 다음 기사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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