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 ‘미군 활주로’쓰는 군산공항…“주한 미군만 아는 조류 퇴치”
입력 2025.01.07 (16:43)
수정 2025.01.07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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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해안 인근 군산공항…'조류 충돌' 위험성 있어
1970년 전북 군산시 옥서면에 개항한 군산공항은 현재 군산~제주 여객기 노선이 취항하는 일반공항입니다. 무안 제주항공 참사의 1차 원인으로 '조류 충돌'이 언급되는 가운데, 서해안에 인접한 군산공항 역시 금강하구둑을 찾는 철새들이 많이 오가는 곳으로 지목됩니다. 실제로 2019년부터 지난해 8월까지 군산공항에서는 7차례의 조류 충돌 발생이 확인됐습니다.
■ 조류 퇴치·동체 착륙 대처…"주한 미군 손에"
그렇다면 조류 충돌을 예방하기 위한 새때 퇴치 활동은 어떻게 이뤄지고 있을까요? 아직까지 알려진 내용이 없습니다. 이는 군산공항이 주한 미 공군의 활주로를 빌려쓰고 있는 특수한 상황 때문입니다.
이런 탓에 미군이 어떤 조류 퇴치 설비를 사용하는지, 인력은 얼마나 배치하는지, 어떤 기준을 세우고 활동하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한국공항공사 군산지사는 "주한 미군이 조류 퇴치 활동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을 공유한 적이 없다."고 답변했습니다.
이번 제주항공 참사 때처럼 동체착륙 등 비상상황에서도 안전 관리를 전적으로 주한미군에 맡겨야 합니다. 동체착륙에 앞서 활주로에 특수물질을 뿌리는 등 필요한 조치를 주한 미군이 주도적으로 해야한다는 겁니다.
한국공항공사 등 국내기관은 1년에 한차례에 불과한 주한 미군과의 훈련 때만 함께 대비할 수 있습니다. 다만 참사를 키운 원인으로 지목되는 '로컬라이저'의 콘크리트 둔덕은 군산공항에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 일방적인 활주로 폐쇄 잦은 군산공항…"대책 공유해야"
활주로를 주한 미군이 전적으로 관리하다보니 예상 못한 돌발 상황도 종종 일어납니다. 실제로 2022년 7월에 승객 163명을 태우고 제주공항을 떠나 군산공항을 향하던 여객기가 갑자기 미군이 활주로가 폐쇄한 탓에 공중에서 40분을 떠돌다 광주공항에 착륙하기도 했습니다. 미 공군 비행기가 활주로를 사용 중이었다는 사유 때문입니다.
2020년 5월에도 미군 측이 사전 연락도 없이 활주로를 닫아 여객기가 공중에서 1시간 넘게 선회하며 착륙 허가만을 기다려야했던 일이 있었습니다. 승객들은 공중에서 불안한 상황을 견뎌야만 했습니다. 주한 미군이 비상 상황 때 한국공항공사 등 국내기관과 유기적으로 대처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드는 부분입니다.
주한 미군 측은 활주로 안전 설비나 대책 등이 있는지에 대한 KBS의 질의에 관련 내용을 정리해 조만간 답변하겠다고 밝혀왔습니다.
이번 참사를 계기로 전국 공항의 안전에 대한 우려의 시선이 커지는 가운데, 전국에서 유일하게 주한 미군의 활주로를 쓰는 군산공항의 안전관리가 어떻게 이뤄지는지 공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지역 시민단체인 '군산우리땅찾기시민모임' 구중서 사무국장은 "군산 미군기지 활주로 사용료를 한국 측에서 내고 있으면서도, 민항기의 모든 안전을 미군한테 맡겨놓고 있는 상황이다. 관계기관과의 정보 공유와 정기적인 안전 점검 조치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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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해안 인근 군산공항…'조류 충돌' 위험성 있어
1970년 전북 군산시 옥서면에 개항한 군산공항은 현재 군산~제주 여객기 노선이 취항하는 일반공항입니다. 무안 제주항공 참사의 1차 원인으로 '조류 충돌'이 언급되는 가운데, 서해안에 인접한 군산공항 역시 금강하구둑을 찾는 철새들이 많이 오가는 곳으로 지목됩니다. 실제로 2019년부터 지난해 8월까지 군산공항에서는 7차례의 조류 충돌 발생이 확인됐습니다.
■ 조류 퇴치·동체 착륙 대처…"주한 미군 손에"
그렇다면 조류 충돌을 예방하기 위한 새때 퇴치 활동은 어떻게 이뤄지고 있을까요? 아직까지 알려진 내용이 없습니다. 이는 군산공항이 주한 미 공군의 활주로를 빌려쓰고 있는 특수한 상황 때문입니다.
이런 탓에 미군이 어떤 조류 퇴치 설비를 사용하는지, 인력은 얼마나 배치하는지, 어떤 기준을 세우고 활동하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한국공항공사 군산지사는 "주한 미군이 조류 퇴치 활동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을 공유한 적이 없다."고 답변했습니다.
이번 제주항공 참사 때처럼 동체착륙 등 비상상황에서도 안전 관리를 전적으로 주한미군에 맡겨야 합니다. 동체착륙에 앞서 활주로에 특수물질을 뿌리는 등 필요한 조치를 주한 미군이 주도적으로 해야한다는 겁니다.
한국공항공사 등 국내기관은 1년에 한차례에 불과한 주한 미군과의 훈련 때만 함께 대비할 수 있습니다. 다만 참사를 키운 원인으로 지목되는 '로컬라이저'의 콘크리트 둔덕은 군산공항에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 일방적인 활주로 폐쇄 잦은 군산공항…"대책 공유해야"
활주로를 주한 미군이 전적으로 관리하다보니 예상 못한 돌발 상황도 종종 일어납니다. 실제로 2022년 7월에 승객 163명을 태우고 제주공항을 떠나 군산공항을 향하던 여객기가 갑자기 미군이 활주로가 폐쇄한 탓에 공중에서 40분을 떠돌다 광주공항에 착륙하기도 했습니다. 미 공군 비행기가 활주로를 사용 중이었다는 사유 때문입니다.
2020년 5월에도 미군 측이 사전 연락도 없이 활주로를 닫아 여객기가 공중에서 1시간 넘게 선회하며 착륙 허가만을 기다려야했던 일이 있었습니다. 승객들은 공중에서 불안한 상황을 견뎌야만 했습니다. 주한 미군이 비상 상황 때 한국공항공사 등 국내기관과 유기적으로 대처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드는 부분입니다.
주한 미군 측은 활주로 안전 설비나 대책 등이 있는지에 대한 KBS의 질의에 관련 내용을 정리해 조만간 답변하겠다고 밝혀왔습니다.
이번 참사를 계기로 전국 공항의 안전에 대한 우려의 시선이 커지는 가운데, 전국에서 유일하게 주한 미군의 활주로를 쓰는 군산공항의 안전관리가 어떻게 이뤄지는지 공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지역 시민단체인 '군산우리땅찾기시민모임' 구중서 사무국장은 "군산 미군기지 활주로 사용료를 한국 측에서 내고 있으면서도, 민항기의 모든 안전을 미군한테 맡겨놓고 있는 상황이다. 관계기관과의 정보 공유와 정기적인 안전 점검 조치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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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웅 기자 is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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