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침공 1000일, 전쟁기념관에 모인 외교관들…“흔들림 없는 지원 필요”
입력 2024.11.2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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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미트리 포노마렌코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가운데)가 19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에서 우방국 외교관들과 함께 서 있다. 우크라이나 상징색인 노란색과 파란색 옷을 입은 참석자들이 여럿 눈에 띄었다.
2022년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당일 드미트리 포노마렌코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는 한국에 막 부임한 상태였습니다. 전쟁이 벌어지는 내내 주재국인 한국에서 지원과 연대를 호소하며 자국 현실을 알리는데 집중했습니다.
그는 러시아 침공 1000일이 되었던 어제,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에서 행사를 열고 이같이 말했습니다.
"이 전쟁은 단순히 우리의 국경을 방어하는 문제가 아닙니다. 이는 권위주의 정권이 민주주의와 평화를 훼손하려는 시도를 실패하도록 하는 전쟁입니다." ─드미트리 포노마렌코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 |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지원을 제공한 국가들에게 고마움을 표했습니다.
"여러 국가들의 확고한 지원이 없었다면 우크라이나는 1,000일을 버텨낼 수 없었습니다. 군사적, 인도주의적, 재정적 지원을 제공해 준 국가들에 대해 깊이 감사드립니다. 무기와 기술, 정보를 제공해 준 국가들, 그리고 우크라이나 난민에게 문을 열어준 국가들에도 감사합니다. 여러분의 연대는 우크라이나 국민들에게 생명줄과 같았습니다." ─포노마렌코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 |
현지시각 9월 27일 뉴욕 트럼프타워에서 만난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트럼프 당시 공화당 대선후보. 당시 트럼프는 “우리는 모두를 위한 ‘공정한 합의’를 하길 원한다”며 종전을 시사했다.
그러나, 전쟁이 시작된지 3년을 향해가고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하는 지금, 우크라이나의 상황은 더 불확실해졌습니다. "취임 후 24시간 안에 전쟁을 끝내겠다"고 밝힌 트럼프 후보가 당선되면서, 우크라이나를 도왔던 우방국들도 '협상'을 말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미 러시아에 영토 20%를 점령당한 우크라이나 입장에선 마음이 더 급해졌습니다.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고, 지금이야말로 더 많은 지원이 필요하다고 포노마렌코 대사는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으며, 상황은 더욱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국제사회가 흔들림 없이 결단력을 유지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합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지속하고 강화해 주십시오." ─포노마렌코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 |
젤렌스키 대통령은 루스템 우메로우 국방장관을 단장으로 하는 특사단을 윤석열 대통령이 남미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이후 한국에 보낼 예정입니다.
포노마렌코 대사는 행사 이후 기자들을 만나 "가장 적합한 일정을 제안하고 이를 발표하는 것은 한국 정부에 달려 있지만, (특사단 방한은) 윤 대통령이 G20 정상회의에서 돌아온 이후 분명히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방한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가운데, 특사단은 한국 정부 관계자들과 만나 북한군 동향과 한국 참관단의 우크라이나 파견 여부, 무기 지원 문제 등을 논의할 거로 예상됩니다.
방공 레이더 등 '방어용 무기' 지원을 공식적으로 요청할 가능성이 있는데, 정부는 외부 입장표명을 자제하며 고심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주한 우크라이나대사관에 따르면 오늘 행사에는 유럽연합과 영국 등 25개 이상의 국가와 국제기구 외교단이 참석했다.
한국 외에도 세계 각지에서 전쟁 발발 1000일을 맞아 러시아를 규탄하고 우크라이나와 연대한다는 집회와 행사가 열렸습니다.
현지시각 17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러시아 규탄 집회. 한 여성이 ‘푸틴은 살인자’라고 쓰인 팻말을 들고 있다.
현지시각 17일 포르투갈 수도 리스본에서 우크라이나인과 현지 거주자들이 행진하고 있다.
1000일 동안, 우크라이나에서 민간인이 최소 11,000명 이상이 숨졌습니다. 그 두 배인 24,600여 명이 다쳤다고 유엔은 밝혔습니다. 군 피해는 추정치만 있습니다. 양측이 보안을 이유로 정확한 피해를 공개하지 않기 떄문입니다.
미국은 지난달까지 러시아군 11만 5천여 명, 우크라이나군 5만 7천여 명이 전사했다고 발표했습니다.
1945년 제2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 최악의 전쟁 중 하나로 기록될 예정인데, 폭격도 장례식도 우크라이나에서는 여전히 반복되고 있습니다.
현지시각 11일 우크라이나 국가응급서비스국이 공개한 사진. 남부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 지역 건물이 러시아 폭격을 맞아 크게 파손됐고, 주차된 차들은 건물 잔해에 뒤덮였다.
현지시각 15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의 정교회 성당에서 32살 의무병 마리아-크리스티나 드보니크의 장례식이 열리고 있다. 그는 군복을 입은 채로 가족과 동료들의 환송을 받으며 마지막 길을 떠났다.
이같은 전쟁으로 우크라이나 경제 규모는 3분의 1로 쪼그라들었습니다. 2023년 우크라이나 국내총생산의 3배 가까운 676조 원이 복구비로 필요할 거라고, 세계은행은 지난해 예측했습니다. 전쟁이 길어지면, 복구비도 복구 기간도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지난달 30일 키이우 주립병원에서 다리가 절단된 환자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유엔개발계획(UNDP)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현재 세계에서 가장 지뢰가 많이 매설된 나라다.
현지시각 18일 수도 키이우 독립광장에 전사자들을 기리는 깃발과 사진이 빼곡히 놓여 있다.
국제사회는 침공 1000일을 맞아 러시아를 규탄하고, 북한의 파병 등에 강한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안드리 시비하 우크라이나 외교장관은 현지시각 18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참석해 우크라이나를 공격한 북한산 KN-23 탄도미사일 파편을 들어보이며 "이는 500㎏의 폭발물을 운반할 수 있으며 지난 13일에도 키이우 인근 양조장을 타격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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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시아 침공 1000일, 전쟁기념관에 모인 외교관들…“흔들림 없는 지원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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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당일 드미트리 포노마렌코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는 한국에 막 부임한 상태였습니다. 전쟁이 벌어지는 내내 주재국인 한국에서 지원과 연대를 호소하며 자국 현실을 알리는데 집중했습니다.
그는 러시아 침공 1000일이 되었던 어제,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에서 행사를 열고 이같이 말했습니다.
"이 전쟁은 단순히 우리의 국경을 방어하는 문제가 아닙니다. 이는 권위주의 정권이 민주주의와 평화를 훼손하려는 시도를 실패하도록 하는 전쟁입니다." ─드미트리 포노마렌코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 |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지원을 제공한 국가들에게 고마움을 표했습니다.
"여러 국가들의 확고한 지원이 없었다면 우크라이나는 1,000일을 버텨낼 수 없었습니다. 군사적, 인도주의적, 재정적 지원을 제공해 준 국가들에 대해 깊이 감사드립니다. 무기와 기술, 정보를 제공해 준 국가들, 그리고 우크라이나 난민에게 문을 열어준 국가들에도 감사합니다. 여러분의 연대는 우크라이나 국민들에게 생명줄과 같았습니다." ─포노마렌코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 |
그러나, 전쟁이 시작된지 3년을 향해가고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하는 지금, 우크라이나의 상황은 더 불확실해졌습니다. "취임 후 24시간 안에 전쟁을 끝내겠다"고 밝힌 트럼프 후보가 당선되면서, 우크라이나를 도왔던 우방국들도 '협상'을 말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미 러시아에 영토 20%를 점령당한 우크라이나 입장에선 마음이 더 급해졌습니다.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고, 지금이야말로 더 많은 지원이 필요하다고 포노마렌코 대사는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으며, 상황은 더욱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국제사회가 흔들림 없이 결단력을 유지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합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지속하고 강화해 주십시오." ─포노마렌코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 |
젤렌스키 대통령은 루스템 우메로우 국방장관을 단장으로 하는 특사단을 윤석열 대통령이 남미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이후 한국에 보낼 예정입니다.
포노마렌코 대사는 행사 이후 기자들을 만나 "가장 적합한 일정을 제안하고 이를 발표하는 것은 한국 정부에 달려 있지만, (특사단 방한은) 윤 대통령이 G20 정상회의에서 돌아온 이후 분명히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방한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가운데, 특사단은 한국 정부 관계자들과 만나 북한군 동향과 한국 참관단의 우크라이나 파견 여부, 무기 지원 문제 등을 논의할 거로 예상됩니다.
방공 레이더 등 '방어용 무기' 지원을 공식적으로 요청할 가능성이 있는데, 정부는 외부 입장표명을 자제하며 고심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한국 외에도 세계 각지에서 전쟁 발발 1000일을 맞아 러시아를 규탄하고 우크라이나와 연대한다는 집회와 행사가 열렸습니다.
1000일 동안, 우크라이나에서 민간인이 최소 11,000명 이상이 숨졌습니다. 그 두 배인 24,600여 명이 다쳤다고 유엔은 밝혔습니다. 군 피해는 추정치만 있습니다. 양측이 보안을 이유로 정확한 피해를 공개하지 않기 떄문입니다.
미국은 지난달까지 러시아군 11만 5천여 명, 우크라이나군 5만 7천여 명이 전사했다고 발표했습니다.
1945년 제2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 최악의 전쟁 중 하나로 기록될 예정인데, 폭격도 장례식도 우크라이나에서는 여전히 반복되고 있습니다.
이같은 전쟁으로 우크라이나 경제 규모는 3분의 1로 쪼그라들었습니다. 2023년 우크라이나 국내총생산의 3배 가까운 676조 원이 복구비로 필요할 거라고, 세계은행은 지난해 예측했습니다. 전쟁이 길어지면, 복구비도 복구 기간도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국제사회는 침공 1000일을 맞아 러시아를 규탄하고, 북한의 파병 등에 강한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안드리 시비하 우크라이나 외교장관은 현지시각 18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참석해 우크라이나를 공격한 북한산 KN-23 탄도미사일 파편을 들어보이며 "이는 500㎏의 폭발물을 운반할 수 있으며 지난 13일에도 키이우 인근 양조장을 타격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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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혜 기자 new@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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