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합시다] 지식다방 : 코로나19가 강타한 2020 한국 정치
입력 2020.03.22 (20:06)
수정 2020.03.22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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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정] 당신의 삶을 바꾸는 토크쇼 <정치합시다>. 오늘은 지식다방으로 인사드리는 마지막 시간입니다. 21대 총선을 앞두고 지난해 11월에 처음 인사를 드렸는데요. 이제 어느덧 선거가 한 달도 채 남지 않았습니다. 저희와 함께하시면서 내 삶을 바꾸는 정치란 무엇인지 또 구체적으로 어떤 후보를 뽑아야 하는지, 그 답을 얻으셨는지 모르겠습니다. 오늘 마지막까지 저희와 함께 고민해주실 유시민 이사장님, 그리고 허진모 작가님 함께해주셨어요. 그런데 오늘 이사장님의 짝꿍이 안 계세요.
[유시민] 어디 갔더라고.
[최원정] 미래통합당 선대위원장 자리를 맡으시면서. 서운하시죠?
[유시민] 서운하기도 하고 배신이야.
[최원정] 듣고 계시나요? 여기 안 계시면 항상 뒷이야기를 조심하셔야 해요. 그래서 오늘 특별히 소개해드릴 두 분이 있는데요. 대표적인 보수논객이자 변호사며 시인이기도 한,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시는 분이죠. 전원책 변호사님을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전원책] 그런데 소개를 할 때는 과거의 직업을 그렇게 소개를 하면 어떡합니까?
[유시민] 유튜버.
[전원책] 한때 시인이었고, 한때 변호사였고.
[최원정] 그런데 한번 시인이면 영원한 시인이고.
[전원책] 한때 유 판서(判書: 고려 및 조선시대 중앙행정관서의 장관, 유시민 전 장관을 지칭)의 앙숙이었고.
[최원정] 두 분 이런 관계였나요? 앙숙 관계였나요? 대놓고 앙숙이라고 그러시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유시민] 앙숙이 아니니까 앙숙이라 그러시는 거지.
[최원정] 그러신 거죠?
[전원책] 옛날에는 그래도 재미있었는데 요사이 언행을 보니까 내가 없는 새 누가 막아주는 사람이 없으니까 막 나가버리더라고.
[최원정] 오늘 역할을 좀 해주시기 바랍니다.
[유시민] 저를 살리기 위해서 나오셨어요.
[전원책] 막 나가, 막 나가.
[유시민] 유시민 소생 프로그램.
[최원정] 잘 부탁드리고요. 또 다른 한 분은 요즘 ‘저널리즘 비평계의 아이돌’로 불리는 한양대학교 정준희 교수님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정준희] 안녕하세요?
[최원정] <정치합시다> 오신 소감은 어떠세요?
[정준희] 제가 사실은 지난주에 저희 <열린토론> 진행하면서 미디어 비평 시작을 했는데 <정치합시다> 예를 들었어요. 그나마 KBS가 공영방송으로 하는 여러 가지 역할 중에 정치에 대한 담론을 유지하려고 하는 프로그램 아니냐 라는 걸 저희 비평해주시는 분께서 얘기해주셨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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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서트) 2020.03.13 KBS <열린토론>
[정미정] 제가 좀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싶은 건 <정치합시다>입니다. 거의 지상파 3사 중에 유일하게 가장 차분하게, 그리고 깊이 있게, 그리고 가장 대중적인 언어로 선거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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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준희] 저는 그런 의미에서 굉장히 중요한, 의미 있는 프로그램으로 지금 지속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원정] 뭔가 좀 목소리에서 신뢰감이 있지 않으세요, 교수님은?
[유시민] 있어 보이죠.
[최원정] 그러니까 너무 기대돼요.
[전원책] 제가 한 말씀 드리자면 나는 원래 성함 보고 ‘좌파’인 줄 알았거든요. 정, 준, 지읒, 지읒이 두 개나 들어가 있으니까. 그런데 <열린토론> 있잖아요.
[전원책] 정말 진행을 매끄럽게 해요. 그래서 정준희라는 이름이 ‘잘한다’는 지읒이구나. ‘좌파’ 지읒이 아니라. 정말 잘합니다.
[유시민] 변호사님, 아니, 우리 전원책 변호사님은 누구를 보면 쟤 좌파야 아니야 이 생각부터 먼저 하시나 봐.
[전원책] 아니, 내 왼쪽에 있는 사람들은 다 좌파거든. 왼쪽에 앉았잖아, 지금.
[정준희] (최원정 아나운서는) 우파시네요.
[전원책] (여기는) 우파, 저기는 좌, 좌, 좌.
[정준희] (유시민 이사장은) 극좌이시고.
[최원정] 처음 이 자리에 계시는 거잖아요. 그런데 마치 여러 회 저희와 하신 것처럼 이 자리를 좌지우지하시네요. 역시.
[최원정] 오늘 지식다방의 마지막 주제는 ‘코로나19가 강타한 2020 한국 정치’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코로나19가 정치를 어떻게 바꿨는지, 또 정치는 무엇을 하고 있는지, 이런 국가적 위험 앞에서 정치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함께 고민해보는 시간 가져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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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R1) 4·15 총선 국면 뒤흔든 코로나19 (뉴스 영상)
[기 자] 중국인 35살 여성이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정은경/질병관리본부장] 31번째 환자를 포함해서 11명이, 교회와 관련된 사례가 발생을 했기 때문에 뭔가 슈퍼 전파 사건은 있었다고 보고 있습니다.
[앵 커] 코로나19 국내 확진자 200명을 넘어섰습니다.
[앵 커] 모두 433명으로.
[앵 커] 1,261명으로 늘었습니다.
[유은혜/교육부 장관] 전국의 모든 유·초·중·고 학교의 2020학년도 신학기 개학 일을 일주일 연기하겠습니다.
[앵 커] 코로나19 여파로 총선을 앞둔 정치권도 비상입니다.
[앵 커] 예전 같으면 선거 분위기가 달아올랐을 텐데 일각에서는 총선 연기 얘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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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정] 이제 선거가 20여 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사실 이쯤 되면 굉장히 시끌 시끌 해야 돼요. 그런데 거의 정치가 실종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너무 조용해요. 선거 운동도 이렇게까지 조용할 수 있는 건가요? 지금 도대체 코로나19가 우리의 생활을 어떻게 바꾸고 있는 건지, 요즘 어떻게 실감들 하시는지요.
[전원책] 이번에 코로나가 딱 덮쳤단 말이에요. 딱 덮치고 나니까 이건 정말 다니는 사람이 거의 절반 이하로 떨어진 거예요. 이러니까 우리가 굳이 지금 선거판을 이야기할 필요가 없습니다. 사람들이 전부 다 침체해 있고. 이러면 우리 사회가 전부 다 표정이 어두워집니다. 그리고 지갑 여는 걸 더 겁을 내요.
[최원정] 마음이 무거워지네요.
[전원책] 이러니까 선거판은 말할 것도 없어요. 누가 정치하자, 공약이 어떻다, 누구 도와주십시오, 이래도 그 얘기가 귀에 안 들어오는 거예요. 나는 그래서 사상 최초로 어쩌면 대중의 관심을 전혀 못 받는 선거가 되지 않겠는가 하는 그런 염려를 지금 하고 있습니다.
[유시민] 저는 좀 다르게 보는데요.
[유시민] 시민들이 일상의 삶을 매우 조심하면서 살아가는 상황이에요. 그러니까 사람들의 이동이 줄어들면 만남이 줄어들고 이러면 서비스부터 시작해서 경기의 급격한 하락이라는 것은 불가피한 거죠. 필연적인 겁니다. 우리가 다 겪고 있는 일이고요. 표면상 후보들이 선거 운동, 대면 선거 운동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소독약통 메고 다니면서, 골목 다니면서 방역하고 SNS에 올리고 이런 것 정도 하고 있던데. 그래도 시민들의 선거에 대한 관심은 밖으로 표출되지는 않지만 또 다른 때의 국회의원 선거 못지않게 저는 바닥에서는 (관심이) 흐르고 있다고 봐요. 다만 상황이 이래서 잘 표출되고 있지 않은 거죠.
[전원책] 선거 몇 번 해봤죠? 두 번 해봤죠?
[유시민] 저요?
[전원책] 국회의원 선거를 두 번 해봤잖아요.
[유시민] 제가요? 몇 번 해봤죠.
[전원책] 맞다. 뒤에 또 했다 통진당 후보로 춤도 추고 그랬다. 이상한 옷 입고.
[최원정] 변호사님 말씀하시면 자료화면이 또 나갑니다. 우리 이사장님이 나오신.
[전원책] 그거 봐요. 전 국민을 흥분시키는 장면이야.
[최원정] 얼핏 기억이 나는 것 같습니다. 지금 나가고 있습니다, 여러분.
[전원책] 여러 사람들이, 그 주변에 사람들이 꽤 많아요.
[정준희] 저는 코로나19라고 하는 게 전혀 새로운 사태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이런 거하고 마주치게 되면 기존 사회는 성찰을 하게 됩니다. 그러니까 우리한테 익숙했던 것들을 낯설게 보게 되는 현상들이 나타나요. 정치 같은 경우도 저는 우리 정치에 있어서는 물론 좋은 호재는 아니긴 합니다만 이른바 악수 정치, 어깨동무 정치, 패거리 정치 이런 것들과 좀 다르게 우리가 비대면의 방법으로도, 우리가 내용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의 문제를 고민하게 만드는 계기가 될 거라고 생각을 하고요. 다만 약간 우려하는 게 있다면 미디어 정치가 가속화할 가능성이 또 있습니다. 가상적인 상황이 되니까 자기가 직접적으로 사람들을 만나서 뭔가 승부를 걸기보다 미디어를 활용해서 뭔가를 하려고 하는 그런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어서 부정성도 일부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을 하고요.
[최원정] 분위기가 이렇다 보니까 선거가 가능할까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어요. 지금도 선거 연기가 가능한 시점인가요, 어때요?
[유시민] 선거는 연기하려면 정상적인 선거가 불가능한 상황이 되었을 경우, 대통령이 연기하도록 그렇게 돼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물류 흐름이나 교통이나 이 모든 것들이 선거가 불가능한 상황은 아니기 때문에 그냥 가리라고 보고요. 연기한다고 해도 국회의원, 20대 국회의원의 임기 마감일이 5월 29일이기 때문에(※참고- 제20대 국회의원 임기: 2016년 5월 30일 ~ 2020년 5월 29일) 그렇게 길게 연기할 수도 없어요. 그러면 한 달 후에 상황이 더 좋아진다는 보장도 없고. 지금으로 보면, 지금 시점에서 보면 그냥 예정대로 4월 15일에 선거를 하는 것으로 그렇게 (예상합니다).
[최원정] 허 작가님한테 여쭐게요. 이런 국가적인 위험 속에서 선거가 치러졌던 사례가 역사적으로 꽤 있죠?
[허진모] 지금 근대적인 선거의 역사는 사실 길게 봤자 200년 정도 볼 수 있죠. 근대 선거가 사실은 미국이 제일 먼저라고 볼 수 있는데, 미국 같은 경우는 의회 자체가 독립전쟁 시기에 생겼다고 할 수 있죠. 링컨 같은 경우는 남북전쟁 때 재선됐습니다. 그리고 2차 세계대전 때는 본토에서 전쟁이 치러지지 않았으니까 꼬박꼬박 선거를 다 했고요. 우리나라 같은 경우도 6.25전쟁 때 선거가 세 번이나 있었는데, 그 최초의 지방 선거가 1952년도에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때 투표율이 90%가 넘었어요.
[최원정] 이승만 대통령도 전쟁 기간 중에 재선에 성공했던 거 아닌가요, 2대 대통령으로?
[허진모] 그렇죠. 그래서 부산에서 발췌개헌(※참고 - 한국전쟁 중인 1952년 7월 4일 임시수도 부산의 피난국회에서 통과된 제1차 헌법 개정)도 하시고, 하실 일 다 하셨죠.
[최원정] 사실 우리가 전염병의 확산 때문에 투표소에 사람들이 많이 가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들이 지금 있잖아요. 그래서 이번에 20대 총선은 투표율이 굉장히 낮을 것이라는 걱정들을 합니다. 실제로 그렇게 나타날까요?
[전원책] 지난번에 투표율이 높았던 것은 양대 거대 정당보다는 다당제가 생기면서.
[유시민] 그때 국민의당 돌풍이...
[전원책] 다당제가 생기면서 투표율이 높아졌어요. 60%에서 50%, 40%까지 떨어졌다가 58%로 치솟았단 말이에요. 그런데 이번에는 진영 간의 싸움이 벌어졌기 때문에 역시 코로나 사태만 생각하면 30%밖에 투표율이 안 나와야 되는데, 그래도 한 50%까지 가지 않을까.
[유시민] 지금 지역구 선거는 양당 구도로 대체로 치러지지만, 비례대표 선거는 진영 간 대결로 왔어요. 그러니까 당명이. 미래한국당에서...
[최원정] 유독 이 부분에서.
[전원책] 정말 심하다. 아무리 적이지만 이름을.
[유시민] 제가 정확하게 하려고 지금 노력을 했잖아요.
[전원책] 내가 하나 얘기해줄게. <대부>(※참고 - 뉴욕 마피아 가문인 콜레오네 패밀리의 가족사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의 갱스터 영화. 미국 영화사를 대표하는 걸작으로 평가 받음)의 돈 비토 코를레오네(말론 브란도)가 자기 아들 마이클 코를레오네(알 파치노)에게 뭐라고 가르쳐주는지 압니까? 친구를 가까이 해. 적은 더 가까이에 둬라. 적의 이름을 외우지를 못해.
[유시민] 아니, 변호사님. 능력이 부족해서 그런 걸 타박을 하시면. 이거 편집해주세요. 다시 할게요. 미래한국당이 미래통합당이라는 비례 전문당을 만들어서.
[전원책] 미래통합당이 미래한국당 비례지.
[정준희] 이사장님 긴장하셨어요.
[전원책] 난 갈래.
[최원정] 지금 몇 회째 이러고 계시는데 다분히 의도적인 것 같아요.
[정준희] 이거 ‘짤’로 나온다, 이제.
[최원정] 내가 다 속이 타네.
[유시민] 당명을 잘 지은 거야. 헷갈릴 정도로 비슷하니까 얼마나 잘 알아보고 찍겠냐고. 미래통합당이 미래한국당이라는 비례 정당을 만들었어요. 그리고 더불어민주당에서 또 비례당을 만들어요. 진영 비례예요, 진영 비례. 그러면 비례대표 선거에서도 정의당처럼 제3당이 있기는 하지만 큰 두 정치 세력이 그냥 비례 전문당을 만들어서 비례 투표까지 충돌하는 양상이에요. 큰 틀에서 보면 두 가지 변수가 이번 총선을 좌우하는 것 같아요. 첫째는 문 정부 지지냐 반대냐. 그게 일단 크고요. 두 번째는 코로나19 사태에 대해서 지금 집권 세력이 어느 정도 잘 대처했다고 보느냐. 그러니까 유능하게 대처했느냐, 무능했느냐. 이 판단 두 개가 이번 선거전을 결정짓는 변수로 등장한 것 같아요, 제가 보기에는.
[전원책] 그런데 이게 지금 문재인 정권 중간을 딱 넘었을 때 지금 하는 선거입니다. 그러면 이건 가령 미국 같으면 거의 중간 선거와 비슷한 경우예요. 중간 평가죠. 이걸 일부 진보 좌파 진영의 신문 혹은 민주당 쪽에 선 분들이 뭐라고 하냐면 정권 심판이냐 야당 심판이냐 이 싸움이다 이 얘기예요. 그런데 중간 평가 선거에서 ‘야당 심판’이라는 말은 교과서에도 안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그건 지어낸 말이에요. 정권에 대한 심판이 어느 정도냐 하는 문제지 세상에 정권 심판이냐 야당 심판이냐 하는 선거가 어디 있어요. 야당 심판이라는 말 자체가 성립이 안 되는 거예요.
[유시민] 4년 전 선거에 이미 있었다니까요.
[전원책] 야당은 권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아니 야당은 권력이 없기 때문에 야당을 심판한다는 거 자체가 어불성설(語不成說: 말이 이치에 맞지 않음)이에요. 이럴 경우를 어불성설이라고 말.
[유시민] 어불성설.
[전원책] 언어도단(言語道斷:말할 길이 끊어졌다는 뜻으로, 곧, 너무나 엄청나거나 기가 막혀서, 말로써 나타낼 수가 없음). 이렇게 얘기를 한다고.
[유시민] 말. 도. 안. 돼.
[전원책] (야단 심판이) 말도 안 된단 말이에요.
[최원정] 이번에 코로나19로 인해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지역이 대구, 경북 지역이잖아요. 이곳의 투표율과 또 이곳의 민심이 전체 총선에 미칠 영향 어떻게 보시는지요.
[정준희] 코로나19 사태는 계속해서 옆에서 발생하고 있지만 실제로 대구, 경북 지역을 제외하고 보면 내 옆으로 온 것 같은 느낌까지는 들지 않거든요. 확진자 수로는 보이지만 내 옆에서 사람들이 당하고 있다는 느낌은 안 드는데 TK(대구경북)의 확진자의 수라든가 체감하는 것으로 보면 내 옆으로 성큼 다가온 것으로 느껴진단 말이에요. 그러면 그 성큼 다가온 것에 대한 책임을 누군가한테 묻게 되는데 그때는 가장 추상적인 존재이기도 하지만 가장 큰 권력을 지닌 존재에게 묻게 되고, 게다가 그게 불만을 지니고 있었던 존재라고 한다면 거기에 굉장히 강한 분노를 표현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거죠.
[유시민] 저도 투표율은 올라갈 거라고 봐요, 대구경북 지역은. 경북 지역에 민주당이 전 지역구에서 후보를 다 냈습니다. 지난번 총선 때 후보를 거의 못 냈거든요, 경북 지역에. 대구에 지금 두 군데 아직 후보를 못 찾고 있는 데를 빼면 대구경북 지역 전체에 후보를 다 냈어요. (※참고 - 방송일 기준 민주당 TK 선거구 후보 모두 확정) 그리고 지난번 총선과 비교하면 민주당의 지지율이 여당의 지지율이 보수 야당에 비해서 낮기는 하지만 과거보다는 훨씬 높아졌어요. 그러니까 결과가 뻔히 보이는 선거에는 유권자들이 덜 나가게 되거든요. 그러니까 대구경북 지역은 국회의원 총선이 예정보다 여야 간에 훨씬 치열하게 치러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거기다가 공천 탈락해서 무소속 출마하는 분들이 또 있죠. 그렇게 그런 저런 선거 자체의 메커니즘 때문에 투표율은 지난 총선보다는 적어도 TK 지역은 올라갈 거라고 저는 봐요.
[최원정] 코로나19에 대응하는 우리 정부의 어떤 그런 태도들, 정말 표심을 좌우하는 중요한 변수가 되고 있는데 저희가 그래서 직접 거리로 나가서 이 얘기를 좀 들어봤습니다. 시민들 만나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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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R2) 코로나19, 총선 민심에 영향 줄까? (시민 인터뷰)
Q1.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에 점수를 준다면?
[선현아/85세/인천시 부평구] 한 98점. 방역 같은 거 그런 거를 너무 잘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이준형/21세/서울시 도봉구] 한 3, 40점. 확진자도 늘어나고 마스크도 구하기 엄청 힘드니까.
[조현정/31세/서울시 동작구] 한 8, 90점 정도. (정보가) 맨날 업데이트되는 거 보면서 아, 되게 대응이 빠르구나, 그런 거 느꼈고요.
[곽문석/25세/충청남도 아산시] 40점. 잘한다는 얘기는 들리지 않는 것 같아서.
[정영주/47세/경상북도 경주시] 한 95점. 열과 성의를 다해서 다 하시는 게 눈으로 보여요.
[조진희/65세/인천시 중구] 80점 이상. 대통령이 열심히 뛰어다니고, 또 대구시장 뭐 다 열심히 하잖아요.
[김형균/26세/서울시 용산구] 저는 60점 정도. 질본을 제외하고 나머지 정치 기관에서는 그렇게 막 잘 움직이고 있다고는 생각하기 좀 어려운 것 같아요.
Q2. 코로나19로 지지정당이 바뀌었나요?
[이하은/25세/서울시 동대문구] 이번 사태로 인해서 어떤 정당도 지지하지 않게 된 것 같아요.
[선현아/85세/인천시 부평구] 현재 정권에, 정치를 하는 데에다가 밀어줘야 되겠다. 나라를 위해서.
[조현정/31세/서울시 동작구] 저는 바뀐 건 없어요.
[정영주/47세/경상북도 경주시] 아니요. 바뀌고 그런 건 없어요.
[김정식/75세/서울시 도봉구] 저는 여당을 지지를 했죠. 지지 안 해요, 이제는. 야당 지지하지.
[양우빈/23세/서울시 용산구] 코로나 사태로 인해서 지지 정당이 바뀌지는 않았습니다.
[안민호/58세/서울시 관악구] 그냥 저는 솔직히 어느 당이든 똑같을 것 같아요, 제 생각에는.
[윤지애/30세/서울시 용산구] 확실히 누가 지도자가 되느냐에 따라서 너무 확연한 차이를 이번에 본 것 같아서 정말 국민 투표가 중요하구나 (느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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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정] 우리 시민 분들도 다양한 의견들을 내줬습니다. 어떻게 들으셨는지요.
[전원책] 나이가 드신 분은 지지하는 쪽이 ‘바뀌었다’고 이야기하는데 왜 젊은 분은 ‘바뀌지 않은 것 같아요’ 이렇게 얘기를 할까. ‘바뀌지 않았어요’가 아니고 ‘바뀌지 않은 것 같아요’ 하니까 자기 마음을 아직도 자기가 모르는 거야. 빨리 저 분 을 만나서 설득을 해야 돼.
[유시민] 그러니까 변호사님은 지금 정부가 되게 잘못하고 있는데 국민들이 그렇게 안 보니까 약간 화가 나신 거예요.
[최원정] 대통령 국정 운영, 저희가 국정 운영을 평가한 여론조사 결과를 지금 띄워드리고 있습니다. 지난 2월에 저희가 민심포차에서도 소개해드렸던 결과인데 잘했다가 50.8%, 못했다가 46%입니다. 그러니까 코로나19가 막 확산되기 사실 직전에 한 평가라서, 그 이후에 정부의 대응을 어떻게 평가하시는지는 아마 우리 다음 주에 공개가 될 텐데 어떻게 나올 것 같습니까?
[전원책] 최근에는 다시 대통령 지지도가 올라간 이유를 제 나름대로 이렇게 분석합니다. 이번에 코로나 바이러스가 굉장히 국민들에게 위기의식을 줬잖아요. (확진자 수가) 거의 7,000명, 8,000명 계속 올라갔으니까. 매일 800명, 500명 이러다가 100명 이하로 쭉 떨어졌거든요. 100명 이하로 쭉 떨어지고. 우리가 코로나 바이러스를 극복할 수 있다, 극복할 수 있다 하는 이런 믿음이 서서히 생길 때 가령 국가가 주는 어떤 신뢰, 믿음 이것이 생길 때 대통령에 대한 국정 지지율은 상당히 회복합니다. 회복하는 게 아니라 거꾸로 역설적으로 올라가게 돼버리죠. 잠깐 일종의 마치 어떤 행사가 있으면 생기는 ‘컨벤션 효과’ 비슷한 효과예요. 위기가 지나고 나면 다시 국가의 지도층에 대한 지지가 올라가다 다시 또 원상태로 찾아가는,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는 아마 문 대통령에게 결과적으로, 최종적으로는 유리하지 않을 거라고 봐요.
[유시민] 일단 우리 정부가 하나 얻은 것은 정부가 정보를 숨기지 않는다, 이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서는. 어떤 정보도 감추지 않는다. 이건 신뢰를 획득한 것 같아요. 이게 되게 중요한 면이라고 보고요. 두 번째는 변호사님 말씀하신 것처럼 일단 신규 확진자 수가 감소 추세에 있다는 거. 이거 중요한 거예요. 지금 외신이나 혹은 외국 의회에서 분석하는 걸 보면 중국부터 시작해서 많은 확진자가 발생했던 나라들을 첫 환자 확진 일부터 시작해서 1일차, 2일차, 3일차 이렇게 시계열 데이터를 해서 그래프를 해놓은 걸 보면 다 똑같아요. 나라마다 뭐가 차이가 있냐 하면 어디까지 올라가느냐, 그리고 이것이 변곡점에 도달하는 데까지 시간이 얼마나 걸리느냐. 결국 시간 싸움이거든요, 이게. 그래서 그런 점들이 평가의 대상이 되고 있어요. 지금 외국에서 우리는 한국과 같은 그래프를 원한다, 이런 정치 지도자들의 발언들이 나오기 시작하고 외신에서 그 평가가 이루어지면서, 각국의 그래프 비교를 통해서 평가를 하면서, 그 외신의 평가가 우리 국민들의 판단에 반영이 되기 시작했어요. 이게 ‘좋다, 나쁘다’를 떠나서, 외신의 평가는 상당히 상대 평가에 해당되는 것이기 때문에 그런 요소가 있고요. 그래서 저는 (대통령 지지율이) 더 좋아질 것으로 예측을 하고요.
[최원정] 이게 코로나19 사태를 지금 저는 ‘사태’라 그러고 ‘위기’라고 하는 사람도 있고 ‘위험’ 또 ‘재난,’ ‘비상 상황’이다 언어들이 굉장히 혼재되어 있는데, 우리 어떻게 표현을 하는 게 가장 적절한지.
[정준희] 모든 사람은 자기 언어가 있으니까 자기 언어로 쓸 수밖에 없죠. 주관이 투영되는 거니까. 그런데 우리가 예를 들면 미디어라든가 조금 더 책임 있는 정치라든가 이런 데서 쓰는 건 주관적인 것보다는 객관적인 상황에 좀 더 어울리는 말을 쓰는 것이 맞죠. 지금의 코로나19가 문 정부의 ‘위기’라면 미래통합당에게는 ‘기회’가 되어버리잖아요. 그렇죠? 그런데 국민의 관점에서 보면 국민에게는 ‘위기 상황’이 되죠. 그래서 저는 ‘위험’이라는 말을 쓰는 것이 맞는다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위험’은 어디로든 튈 수 있는 것이고 우리 안에 잠재해 있는 것이고 그것이 언제든 발생했을 때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서 ‘재난’이 되어버리거나 ‘위기’가 돼버리거나 또는 ‘파국’으로까지 갈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위험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서 주관적인 평가들이 굉장히 갈릴 수밖에 없는 상태다.
[허진모] 사실 ‘재난(災難)’이라는 말의 글자를 풀이를 해보면. 앞의 ‘재(災)’는 자연이 주는 현상입니다. ‘난(難)’은 그로인한 어려움이에요. 그러니까 ‘난리’가 되는 거죠. 그러니까 ‘재’를 우리가 지금의 정치나 국민들은 이 ‘재’를 ‘난리’로 만들어서는 안 되는 거예요. 그래서 아마 지금 현상에서 ‘재난’이라는 말은 저도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을 합니다.
[유시민] ‘위험’ 객관적으로 보면 ‘위험’이죠.
[최원정] 제가 지금까지 ‘위험’이라는 표현을 더 많이 쓴 것 같은데 잘하고 있었던 거죠?
[정준희] 주로 쓰셨죠.
[전원책] 그런데 문재인 대통령은 ‘재난’이라고 이야기하잖아요. 나는 늘 ‘국가 위기 상태’라고 판단을 하거든요. 국가 위기 상태는 이런 감염병 사태도 있고 경제적인 엄청난 사태가 벌어져도 국가 위기 상태가 있을 수 있고 전쟁은 말할 것도 없고. 이것도 하나의 ‘사회 대혼란’이잖아요. ‘카오스 상태’란 말이에요. 우리는 지금 서울에 있으니까 잘 몰라요. 대구경북 지역에 있는 사람들의 얘기를 들으면 대낮인데도 길거리에 사람이 없고 차량이 없단 말이에요. 이걸 서울에 앉아서 ‘위험’이다 뭐다 하는 거 자체가요. 그 사람들이 들으면 화가 납니다.
[유시민] 대구경북이 당하고 있는 어려움을 강조하시는 건 제가 충분히 받아들이는데요. 거기 가면 ‘카오스’ 아니에요. 사람들이 거기가 확진자 수가 많이 나온 지역이고 감염 위험이 높기 때문에 거리두기를, ‘사회적 거리두기’를 극심하게 하는 거예요. 거기에 지금 교통도 정상적으로 운행하고요. 그다음에 마트나 이런 것들 물품 공급도 정상적으로 이루어지고요.
[전원책] 당연하죠.
[유시민] 다 돌아갑니다. ‘카오스’ 아니고요.
[전원책] 내가 그런 걸 얘기하는 게 아니고, 심정적으로 ‘카오스’란 얘기예요.
[최원정] 이렇게 전 세계가 휘청거리는 전염병이 창궐했던 적이 저도 몇 가지가 기억나는데 어느 사건이 가장 대표적인 건가요?
[허진모] 일단 기본적으로 인류는 대부분 병으로 죽었습니다. 전쟁보다 병으로 훨씬 더 많이 죽었고 심지어 전쟁에서마저도 전투보다 병으로 더 많이 죽었습니다. 그래서 대중적으로 유명한 거 몇 개만 뽑아 봐도, BC 4세기, 5세기 말에 있었던 아테네 역병(※참고 – B.C 430년 발생, 인구의 25%가 사망), 최고 지도자가 죽었죠.
[유시민] 페리클레스가 죽었죠.
[허진모] 아들들도 죽었습니다. 인구의 4분의 1이 죽었다는 추정이 있고요. 8세기에는 동아시아에 역병이 불어요. 우리나라, 중국, 일본까지 불어서 일본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냐면 인구의, 민중은 말할 것도 없고 관료의 40%가 죽어서 국정이 마비 돼요. 그리고 제일 유명한 14세기에 있었던 유럽의 흑사병(※ 참고 – 쥐에 기생하는 벼룩에 의해 페스트균(Yersinia pestis)이 옮겨져 발생하는 급성 열성 감염병. 1346년 발생, 인구의 30% 사망).
[최원정] 흑사병.
[유시민] 페스트.
[허진모] 그렇죠. 페스트. 유럽 인구의 3분의 1을 죽였다고 하고 그 이후로 유럽인들이 그 병균을 갖고 전 세계로 나가면서 16세기에 신대륙에 있었던 원주민들이 한 2세기 동안 90%가 전멸합니다.
[유시민] 마야 문명, 아즈텍 문명이었던 거죠?
[허진모] 그렇죠. 당시에 문명인들은요. 몸 자체가 생물학 무기입니다. 안 죽인 데가 없어요.
[최원정] 청정지역 가서 다 퍼뜨린 거죠. 전염병의 역사에 대해 얘기하는데 예전에는 전염병을 나라에서도 대응을 했을 거 아니에요. 어떤 방법들을 취했나요? 제사?
[허진모] 의학적인 것은 현대에 와서야 가능했을 만한 법이고 나머지 방법들은 거의 종교에 의지했다고 보는 게 맞을 겁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면 ‘신의 노여움’이구나.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는데, 물론 그렇게도 믿었고. 그런데 훨씬 더 큰 이유는 ‘민심의 안정’이에요. 그런 행위를 보여줘야만 혼란으로 가지 않는 거죠. 백성들은, 국민들은 그걸 진짜 그렇다고 믿었거든요. 우리나라도 다르지 않지 않습니까? 몽골군 앞에 놓고 팔만대장경(※참고 - 국보 제32호. 몽골이 고려를 침입하자 부처의 힘으로 몽골군을 물리치기 위해 만든 대장경) 만들었잖아요. 그러니까 부처님 힘으로 어떻게 막아보겠다. 애석하게도 부처님은 그 소원을 들어주지 않았지만, 대부분은 그냥 그렇게 비의학적으로 그렇게 했죠.
[정준희] 예전에 그건 ‘불운’이었어요, ‘불운.’ 종교의 시대 때는 ‘불운’이었고 또는 ‘신의 처벌’이었지만 국가가 뭔가를 책임지기 시작하는 시기로 들어오면서, 사회가 이걸 관리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생기면서 이게 ‘위험’으로 바뀝니다. 통제 가능한 것이 되는 거예요. 그럼 그때부터는 계산이 이루어져야 되는데, 그 비슷한 시기가 바로 근대 과학과 근대 국가의 출현 시기가 비슷한 거잖아요. 국가가 그걸 감당하기 시작한 거죠. ‘보건’ 개념이 생겨나고 안전을 ‘관리’한다는 개념이 생겨 가는데 이게 역설인 게 뭐냐 하면 과거에 몰랐을 시절에는 평등했던 바이러스나 세균이 ‘불평등’해지기 시작하는 거예요. 그러니까 그 과학으로 통제할 수 있는 또는 자원을 동원할 수 있는 계층과 그렇지 못한 계층들 사이에 불평등이 생겨버리는 거죠. 또 근대 국가 역사는 이런 불평등을 ‘평등’으로 바꾸려고 하는 끊임없는 노력들을 합니다. 그게 바로 보건, 국민 보건 완전한 국민 보건의 개념이라든가 백신의 보편화라든가 이런 식의 방식인 거거든요. 그래서 이렇게 우리가 ‘앎’으로 해서 통제 가능해서 생긴 문제가 해결되는 게 아니라, 지속적으로 ‘불평등’으로 바뀌고 그걸 다시 사회의 힘으로 ‘평등’으로 바꿔내기 위한 끊임없는 노력들이 교차되는 거죠.
[유시민] 정준희 교수가 ‘앎’이라는 문제를 말씀을 하셨는데 이게 되게 중요한 것 같아요. 우리가 아는 모든 것들은 잠정적인 거거든요. 오늘 우리가 알고 있다고 느끼는 많은 것들이 시간이 지나가서 우리의 앎이 더 확장되고 나면 뒤엎어지는 게 되게 많아요. 17세기 중반에 비엔나에 페스트가 두 차례 왔는데, 처음에 덮쳤을 때 비엔나 인구 30만 중에서 10만 이상이 죽었어요. 세균의 존재를 모르는 상황에서 종교 봉사 단체하고 의사들이 왕이 도망 가버린 그 도시를 지키면서 공공 보건 사업을 해요. 시체를 수거하고 그래서 화장하고 불태우고 그리고 환자들을 격리를 하고 도로를 청소하고 이렇게 합니다. 그렇게 해서 1년간 분투해서 비엔나 페스트가 잦아들었거든요. 그러고 나서 30년 후에 다시 덮쳤는데 30년 후에는 달랐어요. 그때 ‘경험’이 ‘앎’이라는 건데 초기에 시신을 방치한 것이 결정적인 오류였다는 걸 첫 번째 비엔나 페스트에서 안 거예요. 그래서 세균의 존재를 여전히 모르는 상태에서 30년 후에 다시 페스트가 왔지만 그때의 대처는 완전 달랐거든요. 피해도 훨씬 적었고요. 그러고 나서 우리가 세균의 존재를 확인하고 나서는 국가의 대처법이 그때와는 차원이 다르게 진전이 되었죠. 지금 우리가 이 코로나19를 대처하는 전 세계의 문명국가들의 대처법을 보면 결국 ‘앎’이라는 것이 과학적 지식, 과학자들이 탐구해낸 지식들이 우리의 국가 조직을 바꾸고 국가의 행동을 바꾸고 시민들의 의식을 바꾸고 우리의 대처법을 다르게 한 거니까, 저는 이 코로나19가 단기간에 끝나지는 않겠지만 우리는 또 해법을 찾아낼 거라고 믿어요.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최원정] 굉장히 근래에 우리가 보면요. 노무현 정부 때는 ‘사스’ 그다음에 이명박 정부 때는 ‘신종플루’ 그리고 박근혜 대통령 때는 ‘메르스’ 그리고 이번에 또 ‘코로나19,’ 뭔가 각 정부마다 이렇게 한 번쯤은 전염병의 시련을 겪어야 하는 것 같은데, 각 정부마다 어떻게 대응을 했다고 평가하시는지요.
[전원책] ‘사스’ 같은 경우는 우리나라 사망자가 아무도 없어서 노무현 정부가 대처를 아주 잘했다 이런 평가가 나중에 나왔죠. 그런데 ‘신종플루’가 참 재미있어요. 신종플루는 전 세계적으로 엄청나게 유행을 했거든요. 그때 이명박 정부 때 신종플루는 저도 기억을 합니다만 나중에 ‘타미플루’라는, 이 치료제가 나오지 않았으면 신종플루는 어쩌면 아직까지도 맹위를 떨치고 있었을 수도 있습니다. 어떻든 지금 문제는 ‘백신 찾기’입니다.
[유시민] 우선 각 정부마다 한 번씩 전염병이 왔잖아요. 다 동물에서 온 전염병이고요. 그리고 ‘신종플루’는 인플루엔자니까 그건 AI 바이러스, 소위 조류독감이라고 해서 계통이 다르고. ‘사스’ ‘메르스’ 그다음에 ‘코로나19,’ 이건 전부 다 코로나 바이러스 계열이에요, 같은. 그러니까 사촌들이에요, 전부 다. 그런데 ‘사스’ 때는 우선 중국에서 유입된 케이스가 세 건인가 밖에 없었어요. 그리고 세 건을 다 공항에서 잡아냈고 국내 전파가 없었어요. 그래서 사스 때 겪고 나서 이건 좀 조직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해서 질병관리본부라는 방역 전담 조직을 만든 거고요. 이명박 정부 때 ‘신종플루’는 감염력이 엄청나게 높고 독성이 굉장히 약화된 변종으로 대유행이 왔기 때문에 그때도 글로벌 대유행, 팬데믹(pandemic: 세계보건기구(WHO)가 선포하는 감염병 최고 경고 등급으로, 세계적으로 감염병이 대유행하는 상태)이 선언이 됐고 그리고 사망자가 몇 백 명이 있기는 하지만, 그건 겨울마다 오는 계절 독감 치사율의 반밖에 안 됐어요. 문제는 메르스 때인데, 그런데 그때 우리의 가장 큰 문제가 ‘위기 커뮤니케이션’의 문제였다고 지적을 받았잖아요. 제가 지금 충격적으로 지금도 느끼는 건 당시 삼성병원에 검역관들이 방역 팀을 만들어서 갔는데 보안요원들이 못 들어오게 막았어요. 그건 일개 민간 병원이 국가의 권위를 짓밟은 사건이었거든요, 그게. ‘메르스’는 전파력이 굉장히 약한 질병이었기 때문에 그 정도로 끝난 거지 코로나19 같은 정도의 전파력을 가진 병이 그때 왔으면 진짜 카오스로 갔어요, 우리가. 그때 우리가 얻은 교훈이 이번 ‘코로나19’를 대처하는 과정에서 그때의 오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한 방역 당국과 관련 정부 부처들의 노력이 그나마 잘 조직됐기 때문에, 이 정도로도 지금 방어하고 있는 거 아닌가. 저는 그렇게 보는데.
[유시민] 지금 어떤 프레임이 나오느냐 하면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이 약간 스타가 됐어요. 기자 분들도 함부로 못해요, 브리핑할 때 보면. 그러니까 ‘질병관리본부하고 정은경 본부장은 잘하는데 정부하고 대통령은 무능하다’ 이런 식으로까지 얘기를 합니다. 그런데 이 이야기는 ‘메시가 공을 잘 차는 게 아니고, 메시의 왼발이 공을 잘 차는 거야’ 이 얘기하고 똑같은 거예요. 질병관리본부는 정부의 방역 조직이에요, 그리고 정부에 속해 있고. 이 전문가 집단에서 내린 판단을 청와대와 총리실에서 각 부처로 전달을 해서 필요한 자원들을 가동해주면서 지금까지 임해왔습니다.
[전원책] 질본이 노력한 건 압니다. 정은경 본부장이 스타가 된 것도 알아요. 하지만 상황을 그대로 한번 분석을 해보세요. 그런 질본 가지고 일을 잘했다고 하면 안 되죠. 우리나라는 감염병 전문 병원이 없는 체제란 말이에요. 이번에 병상 숫자도 파악을 못했단 말이에요. 전국에 있는 음압병실에 도대체 베드가 몇 개인지, 그것도 언론이 보도를 하고 나니까 질본이 비로소 그 뒤에 대꾸하는 형식이야. 지금 비어 있는 음압병실이 몇 개냐, 그게 언론사마다 다 들쭉날쭉 했어요. 어떤 데는 1,000개다. 뭐가 1,000개예요, 600개인데. 서울 같으면 무수히 산재하고 있는, 전국에 다 있지만 콜센터, 대구에도 어제 갑자기 터진 게 요양병원이잖아요. 질병관리본부 같으면 가령 다중이 어떻게 집단적으로 생활하는 곳이 어디, 어디다 하는 것을 이런 사태가 있으면 다 파악을 해야 합니다. 그거 기본이잖아요. 자기들의 업무예요.
[최원정] 최근에 가장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것이 마스크 수급 문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5부제를 시행하고 있지만 아직도 국민들의 불안감이 큰데,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감당할 수 있는 책임 범위는 어디까지라고 보세요? 교수님.
[정준희] 정부는 일단 무한 책임의 자세를 가지고 있는 건 굉장히 중요하고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Risk Communication: 예상치 못한 위기가 닥쳤을 때 이해 당사자 등이 겪을 위험을 알려주는 과정)’ 측면에서 이건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에요. 그런데 정부가 오버로드(과부하)가 걸리면 안 되거든요. 결국에는 정부가 어느 수준까지 대응할 수 있는가 하는 건 그 당시까지 도달해 있는 사회적 자원의 측면에 상당히 밀접하게 연관이 되어 있다는 거죠. 즉 한국 정부와 이를테면 아프리카에 있는 소국의 정부가 감당해낼 수 있는 건 굉장히 다르고 책임이나 이런 것들은 역시 무한 책임이겠지만 실제로 오버로드가 걸리는 정도의 수준은 굉장히 다르다고 볼 수 있는 거고요. 저는 그런 면에서 정부가 감당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정부가 동원해낼 수 있는 자원이 현재 현존하는 것을 상수로 뒀을 때, 그걸 얼마만큼 최대로 만들어줄 수 있는가, 그것까지가 정부가 실질적으로 감당할 수 있는 책임의 영역이라고 봅니다.
[허진모] 저는 개인이 할 수 없는, 아까 교수님 말씀하셨던 대로 정부는 무한 책임을 지는데 ‘책임’이라기보다는 ‘역할’의 문제를 따져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아테네 역병 같은 때 페리클레스 때 전쟁과 역병을 동시에 맞았거든요. 그때 페리클레스가 강조했던 정신이 뭐냐 하면 개인의 이익을 위해서 국가가 망하는 것보다, 국가가 똑바로 세워지는 것이 개인에게 더 큰 이익이다. 그러니까 아마 정부의 책임을 따질 때는 반드시 역할의 범위, 권한의 범위가 어디까지 허용되는 것인지 진짜 이걸 빠른 시일 내에 따져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볼 수 있죠.
[유시민] 마스크 문제는 우리나라는 되게 운이 좋아요. 마스크와 관련해서는. 유럽은 미세먼지 문제가 우리보다 훨씬 덜해서 평소에 마스크를 안 껴요. 저만 해도 작년에 박스로 사놓은 마스크가 있어서 금년에 마스크를 한 개도 안 썼어요. 온 식구가 다 쓰고 다녀도. 그러니까 무슨 소리냐 하면 평소에 우리나라의 마스크 생산 능력은 세계 어느 나라들보다 상대적으로 높았어요. 그러니까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 되었을 때 약 1,000만 개를 하루에 생산할 수 있었어요.
[허진모] 미세먼지가 좋은 일을 했네요.
[유시민] 그건 ‘좋은 일을 했다’고 표현하면 안 되고.
[정준희] 위험에 대한 대비를 한 거죠.
[유시민] 미세먼지, 초미세먼지가 ‘긍정적 부작용을 일부 남겼다’ 그렇게 하면 될 텐데. 그런데 시민들은 두려움에 사로잡혀서 나를 지키기 위해서 마스크가 필요해요. 5,000만 명이에요. 그러면 총 공급은 1,000만 개, 총 수요는 5,000만 개. 이 사이에 어떤 원리로 이 마스크라는 자원을 국민들한테 배분할 수 있는가. 답은 첫 번째, ‘시장 원리.’ 시장 원리로 하면 값이 올라가요. 그럼 돈 많은 사람은 사고 돈 없는 사람은 못 사게 되겠죠. 이거 할 수 없어요. 두 번째, ‘가격 통제.’ 그래서 가격 통제를 하면 선착순이 돼요. 가격 통제를 하면 와서 줄 서는 사람이 가져가야 돼요. 그러면 밤새 줄을 서게 돼요. 이러면 줄 설 수 있는 사람이 사가는 거예요. 그래서 나온 게 ‘배급제’잖아요, 5부제. 5부제는 배급제예요. 공짜 배급은 아니지만 정해진 가격, ‘가격 통제’하고요. 그다음에 1인당 살 수 있는 ‘양 통제’하고요. ‘파는 장소’를 통제했어요. 그래서 분배를 하는데 이거를 또 무슨 사회주의라고 그러니.
[전원책] 사회주의 맞지.
[유시민] 그렇다면 이런 사회주의는 좋아요.
[전원책] 그런데 내가 얘기를 한번 해볼게요. 제일 처음에 중국에서 이게 우한 코로나가 문제가 됐을 때 당장 이 정부가 의료용 100만 장, 그리고 일반용 200만 장을 주겠다. 그리고 각 지자체마다 자매 도시 이런 데 전부 다 우리는 50만 장, 우리는 40만 장 이렇게 서로 건네주기 바빴어요. 중국을 도와주면 이럴 때는 어려운 이웃을 도와주자 그래서. 그리고 우리 국민도 그런 점에 대해서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데, 막상 우리가 이 문제가 딱 터졌을 때 이게 마스크가 없단 말이에요. 마스크는 전부 다 어디에 숨겨져 있고 중국으로 갔고 마스크가 없는 거예요. 진짜 ‘대란’이 벌어진 거예요. 이러니까 각 약국마다 제 시간에 그나마도 공급이 안 되도록 만들어서 사람들이 하루 종일 줄 서 있게 만들고, 아침에 가서 오후 2, 3시까지 줄 서 있도록 만들고. 그나마도 제때 공급이 안 되도록 하고. 이왕 국가가 배급을 하려면 좀 제대로 차라리 국가가 한꺼번에 사서 집집마다 나눠주든지. 내가 보기에 우리나라 질병관리본부는 정말 머리부터 바꿔야 해요. 이번 사태를 가만 지켜보면서. 정말 무능한 집단이야. 다들 질병관리본부가 일 잘한다고 하는데 내가 대통령 같으면 전부 다 파면이야.
[최원정] 불만이 엄청 크신데.
[전원책] 나는 정말 화가 나요. 질병관리본부가 일을 잘했다 이렇게 말하면 그건 말이 아니야.
[최원정] 화 좀 삭히시고요.
[전원책] 사망자 몇 명 매일 카메라 앞에서 발표하는 게 그게 일 잘하는 거예요?
[정준희] 워싱턴포스트가 바로 며칠 전에 냈던 기사인데 이건 시뮬레이션을 해서 낸 기사입니다. 뭐냐 하면 가장 현재까지 나타났던 방식 중에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거리를 떨어뜨리는 방법이다. 말 그대로 ‘사회적 거리두기’다. 그리고 가장 안 좋은 게 뭐냐 하면 봉쇄이니 뭐니 이런 걸 떠나서 ‘슈퍼 전파자’예요. 말을 안 듣고 혼자 날뛰는 누군가가 있을 때 그게 가장 공동체에 해악을 끼친다고 하는 게 시뮬레이션 결과로 나오고 그게 언론에 보도가 됩니다. 그러면 현재까지 과학으로 확인할 수 있고 여러 가지 통계로 확인할 수 있는 방식은 뭐냐 하면, 지금의 ‘위험 커뮤니케이션’은 이제 감염원에 관련된 문제가 뭐고 마스크 수급에 관련된 문제가 뭐다를 얘기해도 현재의 문제를 풀 수 없기 때문에 이건 백서의 문제로 놔두고 ‘지금 풀 수 있는 문제가 무엇인지’에 대해서 굉장히 집중해야 된다는 거죠. 유럽 같은 경우는 자기네 같은 경우는 생산 능력이 없고 공급 능력도 없기 때문에 공식적으로 이렇게 발표를 합니다. 의료진과 환자만 써라. 왜? 못한다 이거예요. 그리고 그걸 더 늘려봤자 실제로 예방 효과가 없다고 판단하는 거죠. 그런데 그건 그 사회에 맞는 판단인 거죠.
[유시민] 마스크가 없으니까.
[정준희] 없으니까. 그런데 한국은 어느 정도 있단 말이에요. 그러면 두 개씩은 나눠 주겠다가 현재의 판단에 맞는 거면 그 이상의 커뮤니케이션은 도움이 안 된다는 거죠.
[전원책] 2개씩 나눠준다고 하니까 약국에 갈 수 있는 환경이 되는 가정만 가는 거예요. 뭔 말인지 아시겠습니까?
[정준희] 그런 문제도 있죠.
[유시민] 주말에 가잖아요. 대리 수령도 하고요.
[전원책] 그렇게 말하면, 이 세상에 구할 수 없는 게 (얼마나 많아요.) 마스크 쓰는 사람은 빤하잖아요.
[최원정] 맞아요. 마스크 정책은 시행하고 있지만 아직 국민들 불안감이 해소가 되지 않은 상황입니다. 지금 방송 보시면서 가족 여러분과 얘기를 나누실 것 같은데 이번에는 이런 국가적 위험 상황에서 우리 국민들은 무엇을 보면서, 어떤 기준으로 정치를 평가하고 있을까요? 저희가 영상으로 준비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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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R3) 정치권 코로나 대응, 국민들 평가와 바람은? (시민 인터뷰)
Q1. 정치권은 코로나19에 잘 대응하고 있나요?
[선현아/85세/인천시 부평구] 여야가 없이 같이 그냥 합심해서, 빨리 빨리 해결해줄 수 있는 역할은 야당이 좀 부족한 것 같더라고요.
[김정식/75세/서울시 도봉구] 야당도 그렇지만 여당도 요새 더 못하는 것 같아요. 우왕좌왕하고 뭐 이러는데.
[조현정/31세/서울시 동작구] 사실 야당이 지금 뭐 어떻게 뭐, 적극적으로 어떻게 할 수 있는 게 있나요?
[양우빈/23세/서울시 용산구] 자신들의 어떤 정치적 도구로써 활용하려고 서로 잘못 대응하고 있지 않나 싶어요.
[정영주/47세/경상북도 경주시] 솔직히 보여주기 식이 너무 심한 것 같고. 저희들은 당장 앞이 깜깜한데.
[이준형/21세/서울시 도봉구] 그냥 솔직히 말하면 잘하는 것 같지는 않아요. 그냥 자기 일은 안 하고, 그냥 돈만 챙겨 가려하는 그런 것 같아요.
[김형균/26세/서울시 용산구] 그 여야끼리 자기 입지에 대해서 제일 우선순위로 생각하고 움직이는 거 아닌가 싶은 게 있어요.
Q2. 정치권에 바라는 것은?
[이준형/21세/서울시 도봉구] 그냥 딱 바라는 건 빨리 그냥 코로나 빨리 끝나서, 그냥 빨리 학교도 가고 싶고 빨리 일했으면 좋겠어요.
[윤지애/30세/서울시 용산구] 지금처럼 투명하게 국민들한테 공개하고 지속적으로 SNS나 뉴스를 통해서 알려주고 하면 될 것 같아요.
[조진희/65세/인천시 중구] 정치적으로 그냥 편을 가르거나 이러지 말고, 그냥 정말 국민의 입장에 서서 그렇게 해서 대처해줬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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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정] 지금 시민들의 인터뷰 내용 들어보면 평소에 갖고 있던 정치권의 이미지가 그대로 투영이 되는 것 같아요. 그렇죠?
[유시민] 저는 정치인과 정당들에 대해서 과도한 요구를 할 생각이 없어요. 위대한 지도자 바라지 않아요. 위대한 정치, 그것까지 바라지 않아요. 왜냐, 바라봤자 안 되니까.
[최원정] 그러면 뭘 바라세요?
[유시민] 그냥 상식적으로 해줬으면 좋겠어요, 그냥 상식적으로요. 그러니까 이렇게 전염병이 터지면 원래 집권 여당은 손해 좀 보는 거고, 그거 받아들여야 되고요. 야당에서는 이렇게 속으로 우리가 이익 좀 봐야지 생각하지만, 겉으로는 협조 좀 하고. 이런 정도면 저는 만족할 것 같아요. 그런데 지금 보면, 참 솔직히 있는 그대로 말은 못하겠어요. 이 코로나19를 둘러싸고 벌어지고 있는 공방전을 보면 너무 창피할 정도로 앞뒤가 안 맞는 주장들이 난무하고 있거든요.
[전원책] 문 대통령하고 이 정부가 ‘우한 폐렴’이라는 단어가 가짜 뉴스다. 그런데 당시에, 나는 그게 습관입니다. 매일 내가 잉글리시를 잘해서 그런 게 아니고, 내가 자료를 챙길 겸 해서 워싱턴포스트라든지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시카고 트리뷴 이렇게 언론사 홈페이지를 보는데 전부 다 ‘우한 코로나 바이러스’로 통일이 돼 있을 때 우리나라는 ‘우한’이라는 단어 쓰지 마라 그거야. 그리고 미국은 2월 2일 0시부터 딱 막았잖아요, 중국인 입국 금지. (※참고 – 미국은 2월 2일부터 중국을 다녀온 지 14일 이내인 외국인 입국 금지). 그런데 우리는 2월 4일 0시, 0시부터 후베이성에 갔다 온 지 14일 이내인 사람만 입국금지. 그러면 이건 하나 마나란 말이에요. 왜 중국인 입국 금지에 대해 청와대 청원 페이지에 76만 명이 서명을 했잖아요. 청원 참여를 했단 말이에요. 그런데 강경화 장관이 한참 논란이 불 붙어 있을 때 뭐라고 얘기를 했냐 하면 ‘방역을 잘하는 나라, 이런 나라는 입국 금지를 안 한다. 지금 입국 금지를 하는 나라는 주로 방역 체계가 엉망인 나라들이다 이런 취지의 이야기를 여기저기에서 했습니다. 이러니까 그런 걸 볼 때 우리 국민들 입장에서는 화가 나는 거예요. 이건 진보, 보수 진영을 떠나서 ’왜 감염원 차단을 하지 않느냐‘ 이건 감염학회나 의사협회가 늘 하는 얘기거든요, 전문가들이. 그런데 그런 전문적 지식을 갖고 있는 사람들 입장에 있어서는 일단 제일 먼저 감염병이 돌 때는 감염원 차단을 하는 것이 1순위인데 왜 차단을 하지 않느냐. 우리 외교부는 손을 놓고 있단 말이에요.
[유시민] 지금 변호사님 말씀에 모든 게 다 들어 있어요. 지금 이 보수 야권이 코로나19를 이용하는 방식이요. 그러니까 친중 정권 프레임이요. 북한에 뭐 좀 줬으면 공격 되게 할 텐데 북한에 준 게 아무것도 없어요. 막혀 있어서. 그래서 마스크를 퍼줘서 그랬다. 데이터도 무시하고 싹 다 무시하고 그냥 몇 개의 사실과 그다음에 주장을 섞어서 이 프레임을 계속 걸고 있는 거거든요.
[최원정] 그 공방전을, 지금 정치 쟁점화 하는 정치권에서 쏟아지는 발언들을 추려봤거든요. 대표적인 발언들 보겠습니다.
[유시민] 볼까요?
[최원정] ‘야당에서는 이제라도 중국인 입국 금지.’ 입국 금지, 중국인 입국 금지에 대한 얘기들이 굉장히 많이 거론이 됐고요. 또 다른 화면 보시면 ‘권영진 시장은 대구 코로나라는 말은 없다. 상처 주지 말아라.’ 이거는 ‘정부 보도 자료에서 대구 코로나’라는 표현에 굉장히 항의를 한 그런 발언이었습니다. 그리고 ‘여(與) 대변인이 대구, 경북 최대한 봉쇄’라는 발언으로 굉장히 후폭풍이 불었고요. 저널리즘 전문가로서는 어떻게 보시는지.
[정준희] 지금의 정치는 절대왕정의 정치, 다시 말하면 권력이 바뀌지 않는 정치가 아니라 여야가 있는 정치거든요. 결국은 여는 여의 역할, 야는 야의 역할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정치권이 엄청나게 선하고, 이 상황을 안 이용하길 바라는 것은 저는 의미 없는 일이라고 생각을 해요. 게다가 총선 앞까지 왔는데, 게다가 지난 정권에서 이름 하여 ‘정권의 상실’이라고 하는 것은 이것(정부의 역할)에 대한 공격에 의해서 상실 당했다고 느끼는 상태에서 이걸 이용 안 할 거다? 저는 그렇게 순진하게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금도라고 하는 게 있거든요. 우리가 우한 교민 사태 때 딱 바로 이게 나왔던 거예요. 사실 비용도 많이 드는 일이고 이 분들이 오다가 사고 날 확률, 와서 전파가 될 확률 이런 거 따지면 사실은 안 데려오는 게 합리적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때 데려오는 결정을 내렸을 때 정치가 어떤 반응을 했어야 했느냐. 언론이 어떤 반응을 했어야 했느냐. 그런데 그때 정치와 언론은 지역감정을 이용하는 식으로 반응했다는 거예요, 되게 단기적인 이익에 맞춰서. 국가가 했어야 할 일들에 대해서 왜 이것을 이런 식의 낮은 수준의 정쟁화를 하고, 낮은 수준의 선정주의(※참고 - 본능과 호기심을 자극하여 대중의 인기를 끌어 이득을 얻으려는 보도 경향)를 발휘하느냐, 왜 아산, 진천 국민들을 끌어들였느냐. 저는 이 부분에 있어서 우리나라 정치의 금도와 미디어의 금도가 (현실과) 차이가 있다고 생각해요.
[최원정] 우리가 흔히들 ‘위기는 기회’라고 하잖아요. 이런 국가적인 위험 상황을 잘 관리하면 정말 난세의 영웅이 될 수 있고, 그렇지 못하면 역사에 죄인으로 남을 수 있는데 어떤 경우들이 그랬을까요?
[허진모] 사실 전쟁을 제외하고는요. 재해를 드라마틱하게 해결한 경우는 없습니다. 재해를 맞은 지도자가 그걸 해결하는 일은 티가 안 나는 일 같아요. 그래서 사서에도 참 찾기 힘든데 잘한 경우는 티투스(※ 참고 – A.D. 39~81, 로마제국 10대 황제) 황제라고 로마 시대에 있었어요. 이 양반이 우리로 치면 석탈해(※ 참고 - 昔脫解: 신라 제4대 왕) 왕이랑 좀 비슷한데 뭐로 유명하냐 하면 콜로세움을 완공한 황제입니다. 그리고 더 유명한 게 있죠. 베수비오 화산이 폭발했어요(※ 참고 - 서기 79년 8월 24일, 베수비오 화산이 폭발하면서 로마에서 가장 번성했던 도시 폼페이(Pompeii)와 헤르쿨라네움(Herculaneum), 그리고 이 지역의 많은 주택들이 화산재에 묻힘). 그러니까 폼페이가 이렇게 싹 (화산재에) 뒤덮인, 그때의 황제인데 이 양반의 재위 기간이 2년밖에 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화산이 터지고 로마에 대화재가 일어나고 그리고 역병이, 엄청난 역병이 돕니다. 그러니까 삼재가 낀 황제죠.
[최원정] 그러게요. 삼재네요.
[허진모] 그런데 대처가 아주 훌륭했습니다. 지금의 기준으로 봤을 때 어떤 대처를 했냐면 먼저 포고를 해요. ‘위로문’을 포고합니다. 지금으로 치면 ‘재난지역 선포’ 이런 것과 같은. 그다음에 위원회를 구성을 하고. 어떤 위원회를 구성했냐면 전직 집정관(※참고 - 로마 공화정 시대의 최고 관직)으로 위원회를 구성했습니다. 지금으로 치면 대통령들을 모은 거예요. 전직 대통령들을. 그러니까 혹시나 있을지도 모를 정치적 방해 같은 것을 차단하겠다. 이런 거죠. 그다음에 기금을 조성해서 구휼을 하고 자기 재산도 내놓고 그리고 모든 의학적 지식을 동원을 하고, 그다음에 제사를 지냅니다. 평가가 어땠냐 하면, 그 당시에 ‘자식을 돌보는 아비와 같았다.’ 아주 극찬이죠.
[최원정] 이번 총선에서는 코로나19에 대한 정부의 대응이 우리 유권자들에게는 굉장히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될 텐데 이제 선거가 20여 일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우리 유권자분들에게 조언의 말씀 부탁드릴게요.
[전원책] 사람들은 아침에 신문을 보고 저녁 때 TV 뉴스를 보면 자기가 충분히 정치를 감시하고 민주주의를 감시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사실 그런 게 아닙니다. 정치는 늘 방관자를 피해서 도망을 가는 것이거든요. 정치가 타락하는 것은 방관자들 때문이에요. 그래서 나는 가급적 정치 참여를 일상화를 하고 투표장에도 반드시 가고 하는 그런 민주주의의 적극적 참여자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것이야말로 민주주의를 진일보시키는 밑그림이 된다는 걸 좀 생각해봤으면, 우리 모두가 함께 생각을 해봤으면 합니다.
[유시민] 지금 상황이 문재인 정부 4년 차 들어와서 국회가 4년 전에 만들어진 국회여서 여야 간 팽팽한 힘겨루기를 한동안 오래 계속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어느 쪽을 선택을 하시든 좀 승패를 갈라줘야 뭔가 되든지 안 되든지 결판이 날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꼭 투표하시고요. 그리고 정부 여당에 대한 평가를 이렇게 해보시고 뭐 좀 도전하게 확실하게 힘 실어줘야겠다 싶으면 그쪽에 힘 실어주시고, 이대로 가면 나라 망하겠다, 이건 막아야겠다 싶으면 반대쪽으로 힘 실어주시고, 어느 한쪽으로 결정 좀 내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냥 제 생각입니다. 투표는 꼭 해주십시오.
[최원정] 마지막 회 지식다방 이렇게 함께하셨는데 오늘 두 분 처음 나오셨는데, 거의 굉장히 익숙한 듯 오래 계신 듯 너무 재미있게 또 좋은 말씀 많이 해주셨습니다. 그런데 불편하지는 않으셨죠? 어떠셨는지. 여쭤볼게요. 어떠셨어요? 저는 개인적으로 너무 재미있었어요, 변호사님.
[전원책] 출연료만 많이 주면 불편하지 않을 것이고. 솔직히 유 판서하고는 아주 그동안 방송을 많이 했기 때문에 세월도 많이 지나고 익숙하기 때문에 언제 봐도 편하죠.
[유시민] 제가 오늘 좀 세게 했어요. 다른 때 변호사님 하고 할 때보다.
[최원정] 아슬아슬했어요. 식은땀이 날 정도로.
[전원책] 내가 그래서 아까 쥐어 패려고 했어요.
[유시민] 힘으로 하면 저한테 안 되죠.
[최원정] 소감 좀 듣고 마무리 하겠습니다.
[정준희] ‘지식다방’과 ‘민심포차’라는 두 가지 영역으로 정치를 지식적으로든 현실적으로든 다루는 거든 굉장히 좋아하는데, ‘지식다방’이 상대적으로 ‘민심포차’에 비해서 보면 관심은 좀 덜 받았던 그런 측면이 있는 것 같아요. 그런데 저는 나와서 제가 직접 해보니까 재미가 더 있어서 그런지 몰라도, 인기를 얻었으면 좋겠습니다.
[최원정] 저희가 지식다방 1회 때는 ‘우리가 정치를 해야 하는 이유’ 살펴봤고, 이어서 ‘정치 경제 그리고 불평등’ 또 ‘국회의원 누구를 뽑아야 하나,’ 그리고 오늘 마지막으로 ‘코로나19가 강타한 2020 한국 정치,’ 우리의 정치 모습을 봤습니다.
[전원책] 앞에 재미있는 건 그러니까 홍준표, 박형준 이런 분들이 다 하고 제일 재미없는.
[최원정] 별말씀을요.
[전원책] 국가적 재앙, 코로나 문제나 기껏 부르고 그것도 땜빵으로.
[최원정] 아닙니다. 마무리를 하는 귀한 시간이기 때문에.
[유시민] 보수의 최후의 보루이시잖아요.
[최원정] 당신의 삶을 바꾸는 토크쇼 <정치합시다> 오늘 지식다방 마지막 회였습니다. 그동안 지식다방 또 사랑해주신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리면서 오늘 자리해주신 유시민 이사장님, 그리고 전원책 변호사님, 허진모 작가님, 그리고 정준희 교수님 감사합니다. 저희는 민심포차 부산 편으로 다시 인사드리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유시민] 어디 갔더라고.
[최원정] 미래통합당 선대위원장 자리를 맡으시면서. 서운하시죠?
[유시민] 서운하기도 하고 배신이야.
[최원정] 듣고 계시나요? 여기 안 계시면 항상 뒷이야기를 조심하셔야 해요. 그래서 오늘 특별히 소개해드릴 두 분이 있는데요. 대표적인 보수논객이자 변호사며 시인이기도 한,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시는 분이죠. 전원책 변호사님을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전원책] 그런데 소개를 할 때는 과거의 직업을 그렇게 소개를 하면 어떡합니까?
[유시민] 유튜버.
[전원책] 한때 시인이었고, 한때 변호사였고.
[최원정] 그런데 한번 시인이면 영원한 시인이고.
[전원책] 한때 유 판서(判書: 고려 및 조선시대 중앙행정관서의 장관, 유시민 전 장관을 지칭)의 앙숙이었고.
[최원정] 두 분 이런 관계였나요? 앙숙 관계였나요? 대놓고 앙숙이라고 그러시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유시민] 앙숙이 아니니까 앙숙이라 그러시는 거지.
[최원정] 그러신 거죠?
[전원책] 옛날에는 그래도 재미있었는데 요사이 언행을 보니까 내가 없는 새 누가 막아주는 사람이 없으니까 막 나가버리더라고.
[최원정] 오늘 역할을 좀 해주시기 바랍니다.
[유시민] 저를 살리기 위해서 나오셨어요.
[전원책] 막 나가, 막 나가.
[유시민] 유시민 소생 프로그램.
[최원정] 잘 부탁드리고요. 또 다른 한 분은 요즘 ‘저널리즘 비평계의 아이돌’로 불리는 한양대학교 정준희 교수님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정준희] 안녕하세요?
[최원정] <정치합시다> 오신 소감은 어떠세요?
[정준희] 제가 사실은 지난주에 저희 <열린토론> 진행하면서 미디어 비평 시작을 했는데 <정치합시다> 예를 들었어요. 그나마 KBS가 공영방송으로 하는 여러 가지 역할 중에 정치에 대한 담론을 유지하려고 하는 프로그램 아니냐 라는 걸 저희 비평해주시는 분께서 얘기해주셨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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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서트) 2020.03.13 KBS <열린토론>
[정미정] 제가 좀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싶은 건 <정치합시다>입니다. 거의 지상파 3사 중에 유일하게 가장 차분하게, 그리고 깊이 있게, 그리고 가장 대중적인 언어로 선거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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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준희] 저는 그런 의미에서 굉장히 중요한, 의미 있는 프로그램으로 지금 지속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원정] 뭔가 좀 목소리에서 신뢰감이 있지 않으세요, 교수님은?
[유시민] 있어 보이죠.
[최원정] 그러니까 너무 기대돼요.
[전원책] 제가 한 말씀 드리자면 나는 원래 성함 보고 ‘좌파’인 줄 알았거든요. 정, 준, 지읒, 지읒이 두 개나 들어가 있으니까. 그런데 <열린토론> 있잖아요.
[전원책] 정말 진행을 매끄럽게 해요. 그래서 정준희라는 이름이 ‘잘한다’는 지읒이구나. ‘좌파’ 지읒이 아니라. 정말 잘합니다.
[유시민] 변호사님, 아니, 우리 전원책 변호사님은 누구를 보면 쟤 좌파야 아니야 이 생각부터 먼저 하시나 봐.
[전원책] 아니, 내 왼쪽에 있는 사람들은 다 좌파거든. 왼쪽에 앉았잖아, 지금.
[정준희] (최원정 아나운서는) 우파시네요.
[전원책] (여기는) 우파, 저기는 좌, 좌, 좌.
[정준희] (유시민 이사장은) 극좌이시고.
[최원정] 처음 이 자리에 계시는 거잖아요. 그런데 마치 여러 회 저희와 하신 것처럼 이 자리를 좌지우지하시네요. 역시.
[최원정] 오늘 지식다방의 마지막 주제는 ‘코로나19가 강타한 2020 한국 정치’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코로나19가 정치를 어떻게 바꿨는지, 또 정치는 무엇을 하고 있는지, 이런 국가적 위험 앞에서 정치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함께 고민해보는 시간 가져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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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R1) 4·15 총선 국면 뒤흔든 코로나19 (뉴스 영상)
[기 자] 중국인 35살 여성이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정은경/질병관리본부장] 31번째 환자를 포함해서 11명이, 교회와 관련된 사례가 발생을 했기 때문에 뭔가 슈퍼 전파 사건은 있었다고 보고 있습니다.
[앵 커] 코로나19 국내 확진자 200명을 넘어섰습니다.
[앵 커] 모두 433명으로.
[앵 커] 1,261명으로 늘었습니다.
[유은혜/교육부 장관] 전국의 모든 유·초·중·고 학교의 2020학년도 신학기 개학 일을 일주일 연기하겠습니다.
[앵 커] 코로나19 여파로 총선을 앞둔 정치권도 비상입니다.
[앵 커] 예전 같으면 선거 분위기가 달아올랐을 텐데 일각에서는 총선 연기 얘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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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정] 이제 선거가 20여 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사실 이쯤 되면 굉장히 시끌 시끌 해야 돼요. 그런데 거의 정치가 실종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너무 조용해요. 선거 운동도 이렇게까지 조용할 수 있는 건가요? 지금 도대체 코로나19가 우리의 생활을 어떻게 바꾸고 있는 건지, 요즘 어떻게 실감들 하시는지요.
[전원책] 이번에 코로나가 딱 덮쳤단 말이에요. 딱 덮치고 나니까 이건 정말 다니는 사람이 거의 절반 이하로 떨어진 거예요. 이러니까 우리가 굳이 지금 선거판을 이야기할 필요가 없습니다. 사람들이 전부 다 침체해 있고. 이러면 우리 사회가 전부 다 표정이 어두워집니다. 그리고 지갑 여는 걸 더 겁을 내요.
[최원정] 마음이 무거워지네요.
[전원책] 이러니까 선거판은 말할 것도 없어요. 누가 정치하자, 공약이 어떻다, 누구 도와주십시오, 이래도 그 얘기가 귀에 안 들어오는 거예요. 나는 그래서 사상 최초로 어쩌면 대중의 관심을 전혀 못 받는 선거가 되지 않겠는가 하는 그런 염려를 지금 하고 있습니다.
[유시민] 저는 좀 다르게 보는데요.
[유시민] 시민들이 일상의 삶을 매우 조심하면서 살아가는 상황이에요. 그러니까 사람들의 이동이 줄어들면 만남이 줄어들고 이러면 서비스부터 시작해서 경기의 급격한 하락이라는 것은 불가피한 거죠. 필연적인 겁니다. 우리가 다 겪고 있는 일이고요. 표면상 후보들이 선거 운동, 대면 선거 운동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소독약통 메고 다니면서, 골목 다니면서 방역하고 SNS에 올리고 이런 것 정도 하고 있던데. 그래도 시민들의 선거에 대한 관심은 밖으로 표출되지는 않지만 또 다른 때의 국회의원 선거 못지않게 저는 바닥에서는 (관심이) 흐르고 있다고 봐요. 다만 상황이 이래서 잘 표출되고 있지 않은 거죠.
[전원책] 선거 몇 번 해봤죠? 두 번 해봤죠?
[유시민] 저요?
[전원책] 국회의원 선거를 두 번 해봤잖아요.
[유시민] 제가요? 몇 번 해봤죠.
[전원책] 맞다. 뒤에 또 했다 통진당 후보로 춤도 추고 그랬다. 이상한 옷 입고.
[최원정] 변호사님 말씀하시면 자료화면이 또 나갑니다. 우리 이사장님이 나오신.
[전원책] 그거 봐요. 전 국민을 흥분시키는 장면이야.
[최원정] 얼핏 기억이 나는 것 같습니다. 지금 나가고 있습니다, 여러분.
[전원책] 여러 사람들이, 그 주변에 사람들이 꽤 많아요.
[정준희] 저는 코로나19라고 하는 게 전혀 새로운 사태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이런 거하고 마주치게 되면 기존 사회는 성찰을 하게 됩니다. 그러니까 우리한테 익숙했던 것들을 낯설게 보게 되는 현상들이 나타나요. 정치 같은 경우도 저는 우리 정치에 있어서는 물론 좋은 호재는 아니긴 합니다만 이른바 악수 정치, 어깨동무 정치, 패거리 정치 이런 것들과 좀 다르게 우리가 비대면의 방법으로도, 우리가 내용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의 문제를 고민하게 만드는 계기가 될 거라고 생각을 하고요. 다만 약간 우려하는 게 있다면 미디어 정치가 가속화할 가능성이 또 있습니다. 가상적인 상황이 되니까 자기가 직접적으로 사람들을 만나서 뭔가 승부를 걸기보다 미디어를 활용해서 뭔가를 하려고 하는 그런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어서 부정성도 일부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을 하고요.
[최원정] 분위기가 이렇다 보니까 선거가 가능할까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어요. 지금도 선거 연기가 가능한 시점인가요, 어때요?
[유시민] 선거는 연기하려면 정상적인 선거가 불가능한 상황이 되었을 경우, 대통령이 연기하도록 그렇게 돼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물류 흐름이나 교통이나 이 모든 것들이 선거가 불가능한 상황은 아니기 때문에 그냥 가리라고 보고요. 연기한다고 해도 국회의원, 20대 국회의원의 임기 마감일이 5월 29일이기 때문에(※참고- 제20대 국회의원 임기: 2016년 5월 30일 ~ 2020년 5월 29일) 그렇게 길게 연기할 수도 없어요. 그러면 한 달 후에 상황이 더 좋아진다는 보장도 없고. 지금으로 보면, 지금 시점에서 보면 그냥 예정대로 4월 15일에 선거를 하는 것으로 그렇게 (예상합니다).
[최원정] 허 작가님한테 여쭐게요. 이런 국가적인 위험 속에서 선거가 치러졌던 사례가 역사적으로 꽤 있죠?
[허진모] 지금 근대적인 선거의 역사는 사실 길게 봤자 200년 정도 볼 수 있죠. 근대 선거가 사실은 미국이 제일 먼저라고 볼 수 있는데, 미국 같은 경우는 의회 자체가 독립전쟁 시기에 생겼다고 할 수 있죠. 링컨 같은 경우는 남북전쟁 때 재선됐습니다. 그리고 2차 세계대전 때는 본토에서 전쟁이 치러지지 않았으니까 꼬박꼬박 선거를 다 했고요. 우리나라 같은 경우도 6.25전쟁 때 선거가 세 번이나 있었는데, 그 최초의 지방 선거가 1952년도에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때 투표율이 90%가 넘었어요.
[최원정] 이승만 대통령도 전쟁 기간 중에 재선에 성공했던 거 아닌가요, 2대 대통령으로?
[허진모] 그렇죠. 그래서 부산에서 발췌개헌(※참고 - 한국전쟁 중인 1952년 7월 4일 임시수도 부산의 피난국회에서 통과된 제1차 헌법 개정)도 하시고, 하실 일 다 하셨죠.
[최원정] 사실 우리가 전염병의 확산 때문에 투표소에 사람들이 많이 가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들이 지금 있잖아요. 그래서 이번에 20대 총선은 투표율이 굉장히 낮을 것이라는 걱정들을 합니다. 실제로 그렇게 나타날까요?
[전원책] 지난번에 투표율이 높았던 것은 양대 거대 정당보다는 다당제가 생기면서.
[유시민] 그때 국민의당 돌풍이...
[전원책] 다당제가 생기면서 투표율이 높아졌어요. 60%에서 50%, 40%까지 떨어졌다가 58%로 치솟았단 말이에요. 그런데 이번에는 진영 간의 싸움이 벌어졌기 때문에 역시 코로나 사태만 생각하면 30%밖에 투표율이 안 나와야 되는데, 그래도 한 50%까지 가지 않을까.
[유시민] 지금 지역구 선거는 양당 구도로 대체로 치러지지만, 비례대표 선거는 진영 간 대결로 왔어요. 그러니까 당명이. 미래한국당에서...
[최원정] 유독 이 부분에서.
[전원책] 정말 심하다. 아무리 적이지만 이름을.
[유시민] 제가 정확하게 하려고 지금 노력을 했잖아요.
[전원책] 내가 하나 얘기해줄게. <대부>(※참고 - 뉴욕 마피아 가문인 콜레오네 패밀리의 가족사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의 갱스터 영화. 미국 영화사를 대표하는 걸작으로 평가 받음)의 돈 비토 코를레오네(말론 브란도)가 자기 아들 마이클 코를레오네(알 파치노)에게 뭐라고 가르쳐주는지 압니까? 친구를 가까이 해. 적은 더 가까이에 둬라. 적의 이름을 외우지를 못해.
[유시민] 아니, 변호사님. 능력이 부족해서 그런 걸 타박을 하시면. 이거 편집해주세요. 다시 할게요. 미래한국당이 미래통합당이라는 비례 전문당을 만들어서.
[전원책] 미래통합당이 미래한국당 비례지.
[정준희] 이사장님 긴장하셨어요.
[전원책] 난 갈래.
[최원정] 지금 몇 회째 이러고 계시는데 다분히 의도적인 것 같아요.
[정준희] 이거 ‘짤’로 나온다, 이제.
[최원정] 내가 다 속이 타네.
[유시민] 당명을 잘 지은 거야. 헷갈릴 정도로 비슷하니까 얼마나 잘 알아보고 찍겠냐고. 미래통합당이 미래한국당이라는 비례 정당을 만들었어요. 그리고 더불어민주당에서 또 비례당을 만들어요. 진영 비례예요, 진영 비례. 그러면 비례대표 선거에서도 정의당처럼 제3당이 있기는 하지만 큰 두 정치 세력이 그냥 비례 전문당을 만들어서 비례 투표까지 충돌하는 양상이에요. 큰 틀에서 보면 두 가지 변수가 이번 총선을 좌우하는 것 같아요. 첫째는 문 정부 지지냐 반대냐. 그게 일단 크고요. 두 번째는 코로나19 사태에 대해서 지금 집권 세력이 어느 정도 잘 대처했다고 보느냐. 그러니까 유능하게 대처했느냐, 무능했느냐. 이 판단 두 개가 이번 선거전을 결정짓는 변수로 등장한 것 같아요, 제가 보기에는.
[전원책] 그런데 이게 지금 문재인 정권 중간을 딱 넘었을 때 지금 하는 선거입니다. 그러면 이건 가령 미국 같으면 거의 중간 선거와 비슷한 경우예요. 중간 평가죠. 이걸 일부 진보 좌파 진영의 신문 혹은 민주당 쪽에 선 분들이 뭐라고 하냐면 정권 심판이냐 야당 심판이냐 이 싸움이다 이 얘기예요. 그런데 중간 평가 선거에서 ‘야당 심판’이라는 말은 교과서에도 안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그건 지어낸 말이에요. 정권에 대한 심판이 어느 정도냐 하는 문제지 세상에 정권 심판이냐 야당 심판이냐 하는 선거가 어디 있어요. 야당 심판이라는 말 자체가 성립이 안 되는 거예요.
[유시민] 4년 전 선거에 이미 있었다니까요.
[전원책] 야당은 권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아니 야당은 권력이 없기 때문에 야당을 심판한다는 거 자체가 어불성설(語不成說: 말이 이치에 맞지 않음)이에요. 이럴 경우를 어불성설이라고 말.
[유시민] 어불성설.
[전원책] 언어도단(言語道斷:말할 길이 끊어졌다는 뜻으로, 곧, 너무나 엄청나거나 기가 막혀서, 말로써 나타낼 수가 없음). 이렇게 얘기를 한다고.
[유시민] 말. 도. 안. 돼.
[전원책] (야단 심판이) 말도 안 된단 말이에요.
[최원정] 이번에 코로나19로 인해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지역이 대구, 경북 지역이잖아요. 이곳의 투표율과 또 이곳의 민심이 전체 총선에 미칠 영향 어떻게 보시는지요.
[정준희] 코로나19 사태는 계속해서 옆에서 발생하고 있지만 실제로 대구, 경북 지역을 제외하고 보면 내 옆으로 온 것 같은 느낌까지는 들지 않거든요. 확진자 수로는 보이지만 내 옆에서 사람들이 당하고 있다는 느낌은 안 드는데 TK(대구경북)의 확진자의 수라든가 체감하는 것으로 보면 내 옆으로 성큼 다가온 것으로 느껴진단 말이에요. 그러면 그 성큼 다가온 것에 대한 책임을 누군가한테 묻게 되는데 그때는 가장 추상적인 존재이기도 하지만 가장 큰 권력을 지닌 존재에게 묻게 되고, 게다가 그게 불만을 지니고 있었던 존재라고 한다면 거기에 굉장히 강한 분노를 표현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거죠.
[유시민] 저도 투표율은 올라갈 거라고 봐요, 대구경북 지역은. 경북 지역에 민주당이 전 지역구에서 후보를 다 냈습니다. 지난번 총선 때 후보를 거의 못 냈거든요, 경북 지역에. 대구에 지금 두 군데 아직 후보를 못 찾고 있는 데를 빼면 대구경북 지역 전체에 후보를 다 냈어요. (※참고 - 방송일 기준 민주당 TK 선거구 후보 모두 확정) 그리고 지난번 총선과 비교하면 민주당의 지지율이 여당의 지지율이 보수 야당에 비해서 낮기는 하지만 과거보다는 훨씬 높아졌어요. 그러니까 결과가 뻔히 보이는 선거에는 유권자들이 덜 나가게 되거든요. 그러니까 대구경북 지역은 국회의원 총선이 예정보다 여야 간에 훨씬 치열하게 치러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거기다가 공천 탈락해서 무소속 출마하는 분들이 또 있죠. 그렇게 그런 저런 선거 자체의 메커니즘 때문에 투표율은 지난 총선보다는 적어도 TK 지역은 올라갈 거라고 저는 봐요.
[최원정] 코로나19에 대응하는 우리 정부의 어떤 그런 태도들, 정말 표심을 좌우하는 중요한 변수가 되고 있는데 저희가 그래서 직접 거리로 나가서 이 얘기를 좀 들어봤습니다. 시민들 만나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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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R2) 코로나19, 총선 민심에 영향 줄까? (시민 인터뷰)
Q1.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에 점수를 준다면?
[선현아/85세/인천시 부평구] 한 98점. 방역 같은 거 그런 거를 너무 잘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이준형/21세/서울시 도봉구] 한 3, 40점. 확진자도 늘어나고 마스크도 구하기 엄청 힘드니까.
[조현정/31세/서울시 동작구] 한 8, 90점 정도. (정보가) 맨날 업데이트되는 거 보면서 아, 되게 대응이 빠르구나, 그런 거 느꼈고요.
[곽문석/25세/충청남도 아산시] 40점. 잘한다는 얘기는 들리지 않는 것 같아서.
[정영주/47세/경상북도 경주시] 한 95점. 열과 성의를 다해서 다 하시는 게 눈으로 보여요.
[조진희/65세/인천시 중구] 80점 이상. 대통령이 열심히 뛰어다니고, 또 대구시장 뭐 다 열심히 하잖아요.
[김형균/26세/서울시 용산구] 저는 60점 정도. 질본을 제외하고 나머지 정치 기관에서는 그렇게 막 잘 움직이고 있다고는 생각하기 좀 어려운 것 같아요.
Q2. 코로나19로 지지정당이 바뀌었나요?
[이하은/25세/서울시 동대문구] 이번 사태로 인해서 어떤 정당도 지지하지 않게 된 것 같아요.
[선현아/85세/인천시 부평구] 현재 정권에, 정치를 하는 데에다가 밀어줘야 되겠다. 나라를 위해서.
[조현정/31세/서울시 동작구] 저는 바뀐 건 없어요.
[정영주/47세/경상북도 경주시] 아니요. 바뀌고 그런 건 없어요.
[김정식/75세/서울시 도봉구] 저는 여당을 지지를 했죠. 지지 안 해요, 이제는. 야당 지지하지.
[양우빈/23세/서울시 용산구] 코로나 사태로 인해서 지지 정당이 바뀌지는 않았습니다.
[안민호/58세/서울시 관악구] 그냥 저는 솔직히 어느 당이든 똑같을 것 같아요, 제 생각에는.
[윤지애/30세/서울시 용산구] 확실히 누가 지도자가 되느냐에 따라서 너무 확연한 차이를 이번에 본 것 같아서 정말 국민 투표가 중요하구나 (느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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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정] 우리 시민 분들도 다양한 의견들을 내줬습니다. 어떻게 들으셨는지요.
[전원책] 나이가 드신 분은 지지하는 쪽이 ‘바뀌었다’고 이야기하는데 왜 젊은 분은 ‘바뀌지 않은 것 같아요’ 이렇게 얘기를 할까. ‘바뀌지 않았어요’가 아니고 ‘바뀌지 않은 것 같아요’ 하니까 자기 마음을 아직도 자기가 모르는 거야. 빨리 저 분 을 만나서 설득을 해야 돼.
[유시민] 그러니까 변호사님은 지금 정부가 되게 잘못하고 있는데 국민들이 그렇게 안 보니까 약간 화가 나신 거예요.
[최원정] 대통령 국정 운영, 저희가 국정 운영을 평가한 여론조사 결과를 지금 띄워드리고 있습니다. 지난 2월에 저희가 민심포차에서도 소개해드렸던 결과인데 잘했다가 50.8%, 못했다가 46%입니다. 그러니까 코로나19가 막 확산되기 사실 직전에 한 평가라서, 그 이후에 정부의 대응을 어떻게 평가하시는지는 아마 우리 다음 주에 공개가 될 텐데 어떻게 나올 것 같습니까?
[전원책] 최근에는 다시 대통령 지지도가 올라간 이유를 제 나름대로 이렇게 분석합니다. 이번에 코로나 바이러스가 굉장히 국민들에게 위기의식을 줬잖아요. (확진자 수가) 거의 7,000명, 8,000명 계속 올라갔으니까. 매일 800명, 500명 이러다가 100명 이하로 쭉 떨어졌거든요. 100명 이하로 쭉 떨어지고. 우리가 코로나 바이러스를 극복할 수 있다, 극복할 수 있다 하는 이런 믿음이 서서히 생길 때 가령 국가가 주는 어떤 신뢰, 믿음 이것이 생길 때 대통령에 대한 국정 지지율은 상당히 회복합니다. 회복하는 게 아니라 거꾸로 역설적으로 올라가게 돼버리죠. 잠깐 일종의 마치 어떤 행사가 있으면 생기는 ‘컨벤션 효과’ 비슷한 효과예요. 위기가 지나고 나면 다시 국가의 지도층에 대한 지지가 올라가다 다시 또 원상태로 찾아가는,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는 아마 문 대통령에게 결과적으로, 최종적으로는 유리하지 않을 거라고 봐요.
[유시민] 일단 우리 정부가 하나 얻은 것은 정부가 정보를 숨기지 않는다, 이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서는. 어떤 정보도 감추지 않는다. 이건 신뢰를 획득한 것 같아요. 이게 되게 중요한 면이라고 보고요. 두 번째는 변호사님 말씀하신 것처럼 일단 신규 확진자 수가 감소 추세에 있다는 거. 이거 중요한 거예요. 지금 외신이나 혹은 외국 의회에서 분석하는 걸 보면 중국부터 시작해서 많은 확진자가 발생했던 나라들을 첫 환자 확진 일부터 시작해서 1일차, 2일차, 3일차 이렇게 시계열 데이터를 해서 그래프를 해놓은 걸 보면 다 똑같아요. 나라마다 뭐가 차이가 있냐 하면 어디까지 올라가느냐, 그리고 이것이 변곡점에 도달하는 데까지 시간이 얼마나 걸리느냐. 결국 시간 싸움이거든요, 이게. 그래서 그런 점들이 평가의 대상이 되고 있어요. 지금 외국에서 우리는 한국과 같은 그래프를 원한다, 이런 정치 지도자들의 발언들이 나오기 시작하고 외신에서 그 평가가 이루어지면서, 각국의 그래프 비교를 통해서 평가를 하면서, 그 외신의 평가가 우리 국민들의 판단에 반영이 되기 시작했어요. 이게 ‘좋다, 나쁘다’를 떠나서, 외신의 평가는 상당히 상대 평가에 해당되는 것이기 때문에 그런 요소가 있고요. 그래서 저는 (대통령 지지율이) 더 좋아질 것으로 예측을 하고요.
[최원정] 이게 코로나19 사태를 지금 저는 ‘사태’라 그러고 ‘위기’라고 하는 사람도 있고 ‘위험’ 또 ‘재난,’ ‘비상 상황’이다 언어들이 굉장히 혼재되어 있는데, 우리 어떻게 표현을 하는 게 가장 적절한지.
[정준희] 모든 사람은 자기 언어가 있으니까 자기 언어로 쓸 수밖에 없죠. 주관이 투영되는 거니까. 그런데 우리가 예를 들면 미디어라든가 조금 더 책임 있는 정치라든가 이런 데서 쓰는 건 주관적인 것보다는 객관적인 상황에 좀 더 어울리는 말을 쓰는 것이 맞죠. 지금의 코로나19가 문 정부의 ‘위기’라면 미래통합당에게는 ‘기회’가 되어버리잖아요. 그렇죠? 그런데 국민의 관점에서 보면 국민에게는 ‘위기 상황’이 되죠. 그래서 저는 ‘위험’이라는 말을 쓰는 것이 맞는다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위험’은 어디로든 튈 수 있는 것이고 우리 안에 잠재해 있는 것이고 그것이 언제든 발생했을 때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서 ‘재난’이 되어버리거나 ‘위기’가 돼버리거나 또는 ‘파국’으로까지 갈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위험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서 주관적인 평가들이 굉장히 갈릴 수밖에 없는 상태다.
[허진모] 사실 ‘재난(災難)’이라는 말의 글자를 풀이를 해보면. 앞의 ‘재(災)’는 자연이 주는 현상입니다. ‘난(難)’은 그로인한 어려움이에요. 그러니까 ‘난리’가 되는 거죠. 그러니까 ‘재’를 우리가 지금의 정치나 국민들은 이 ‘재’를 ‘난리’로 만들어서는 안 되는 거예요. 그래서 아마 지금 현상에서 ‘재난’이라는 말은 저도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을 합니다.
[유시민] ‘위험’ 객관적으로 보면 ‘위험’이죠.
[최원정] 제가 지금까지 ‘위험’이라는 표현을 더 많이 쓴 것 같은데 잘하고 있었던 거죠?
[정준희] 주로 쓰셨죠.
[전원책] 그런데 문재인 대통령은 ‘재난’이라고 이야기하잖아요. 나는 늘 ‘국가 위기 상태’라고 판단을 하거든요. 국가 위기 상태는 이런 감염병 사태도 있고 경제적인 엄청난 사태가 벌어져도 국가 위기 상태가 있을 수 있고 전쟁은 말할 것도 없고. 이것도 하나의 ‘사회 대혼란’이잖아요. ‘카오스 상태’란 말이에요. 우리는 지금 서울에 있으니까 잘 몰라요. 대구경북 지역에 있는 사람들의 얘기를 들으면 대낮인데도 길거리에 사람이 없고 차량이 없단 말이에요. 이걸 서울에 앉아서 ‘위험’이다 뭐다 하는 거 자체가요. 그 사람들이 들으면 화가 납니다.
[유시민] 대구경북이 당하고 있는 어려움을 강조하시는 건 제가 충분히 받아들이는데요. 거기 가면 ‘카오스’ 아니에요. 사람들이 거기가 확진자 수가 많이 나온 지역이고 감염 위험이 높기 때문에 거리두기를, ‘사회적 거리두기’를 극심하게 하는 거예요. 거기에 지금 교통도 정상적으로 운행하고요. 그다음에 마트나 이런 것들 물품 공급도 정상적으로 이루어지고요.
[전원책] 당연하죠.
[유시민] 다 돌아갑니다. ‘카오스’ 아니고요.
[전원책] 내가 그런 걸 얘기하는 게 아니고, 심정적으로 ‘카오스’란 얘기예요.
[최원정] 이렇게 전 세계가 휘청거리는 전염병이 창궐했던 적이 저도 몇 가지가 기억나는데 어느 사건이 가장 대표적인 건가요?
[허진모] 일단 기본적으로 인류는 대부분 병으로 죽었습니다. 전쟁보다 병으로 훨씬 더 많이 죽었고 심지어 전쟁에서마저도 전투보다 병으로 더 많이 죽었습니다. 그래서 대중적으로 유명한 거 몇 개만 뽑아 봐도, BC 4세기, 5세기 말에 있었던 아테네 역병(※참고 – B.C 430년 발생, 인구의 25%가 사망), 최고 지도자가 죽었죠.
[유시민] 페리클레스가 죽었죠.
[허진모] 아들들도 죽었습니다. 인구의 4분의 1이 죽었다는 추정이 있고요. 8세기에는 동아시아에 역병이 불어요. 우리나라, 중국, 일본까지 불어서 일본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냐면 인구의, 민중은 말할 것도 없고 관료의 40%가 죽어서 국정이 마비 돼요. 그리고 제일 유명한 14세기에 있었던 유럽의 흑사병(※ 참고 – 쥐에 기생하는 벼룩에 의해 페스트균(Yersinia pestis)이 옮겨져 발생하는 급성 열성 감염병. 1346년 발생, 인구의 30% 사망).
[최원정] 흑사병.
[유시민] 페스트.
[허진모] 그렇죠. 페스트. 유럽 인구의 3분의 1을 죽였다고 하고 그 이후로 유럽인들이 그 병균을 갖고 전 세계로 나가면서 16세기에 신대륙에 있었던 원주민들이 한 2세기 동안 90%가 전멸합니다.
[유시민] 마야 문명, 아즈텍 문명이었던 거죠?
[허진모] 그렇죠. 당시에 문명인들은요. 몸 자체가 생물학 무기입니다. 안 죽인 데가 없어요.
[최원정] 청정지역 가서 다 퍼뜨린 거죠. 전염병의 역사에 대해 얘기하는데 예전에는 전염병을 나라에서도 대응을 했을 거 아니에요. 어떤 방법들을 취했나요? 제사?
[허진모] 의학적인 것은 현대에 와서야 가능했을 만한 법이고 나머지 방법들은 거의 종교에 의지했다고 보는 게 맞을 겁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면 ‘신의 노여움’이구나.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는데, 물론 그렇게도 믿었고. 그런데 훨씬 더 큰 이유는 ‘민심의 안정’이에요. 그런 행위를 보여줘야만 혼란으로 가지 않는 거죠. 백성들은, 국민들은 그걸 진짜 그렇다고 믿었거든요. 우리나라도 다르지 않지 않습니까? 몽골군 앞에 놓고 팔만대장경(※참고 - 국보 제32호. 몽골이 고려를 침입하자 부처의 힘으로 몽골군을 물리치기 위해 만든 대장경) 만들었잖아요. 그러니까 부처님 힘으로 어떻게 막아보겠다. 애석하게도 부처님은 그 소원을 들어주지 않았지만, 대부분은 그냥 그렇게 비의학적으로 그렇게 했죠.
[정준희] 예전에 그건 ‘불운’이었어요, ‘불운.’ 종교의 시대 때는 ‘불운’이었고 또는 ‘신의 처벌’이었지만 국가가 뭔가를 책임지기 시작하는 시기로 들어오면서, 사회가 이걸 관리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생기면서 이게 ‘위험’으로 바뀝니다. 통제 가능한 것이 되는 거예요. 그럼 그때부터는 계산이 이루어져야 되는데, 그 비슷한 시기가 바로 근대 과학과 근대 국가의 출현 시기가 비슷한 거잖아요. 국가가 그걸 감당하기 시작한 거죠. ‘보건’ 개념이 생겨나고 안전을 ‘관리’한다는 개념이 생겨 가는데 이게 역설인 게 뭐냐 하면 과거에 몰랐을 시절에는 평등했던 바이러스나 세균이 ‘불평등’해지기 시작하는 거예요. 그러니까 그 과학으로 통제할 수 있는 또는 자원을 동원할 수 있는 계층과 그렇지 못한 계층들 사이에 불평등이 생겨버리는 거죠. 또 근대 국가 역사는 이런 불평등을 ‘평등’으로 바꾸려고 하는 끊임없는 노력들을 합니다. 그게 바로 보건, 국민 보건 완전한 국민 보건의 개념이라든가 백신의 보편화라든가 이런 식의 방식인 거거든요. 그래서 이렇게 우리가 ‘앎’으로 해서 통제 가능해서 생긴 문제가 해결되는 게 아니라, 지속적으로 ‘불평등’으로 바뀌고 그걸 다시 사회의 힘으로 ‘평등’으로 바꿔내기 위한 끊임없는 노력들이 교차되는 거죠.
[유시민] 정준희 교수가 ‘앎’이라는 문제를 말씀을 하셨는데 이게 되게 중요한 것 같아요. 우리가 아는 모든 것들은 잠정적인 거거든요. 오늘 우리가 알고 있다고 느끼는 많은 것들이 시간이 지나가서 우리의 앎이 더 확장되고 나면 뒤엎어지는 게 되게 많아요. 17세기 중반에 비엔나에 페스트가 두 차례 왔는데, 처음에 덮쳤을 때 비엔나 인구 30만 중에서 10만 이상이 죽었어요. 세균의 존재를 모르는 상황에서 종교 봉사 단체하고 의사들이 왕이 도망 가버린 그 도시를 지키면서 공공 보건 사업을 해요. 시체를 수거하고 그래서 화장하고 불태우고 그리고 환자들을 격리를 하고 도로를 청소하고 이렇게 합니다. 그렇게 해서 1년간 분투해서 비엔나 페스트가 잦아들었거든요. 그러고 나서 30년 후에 다시 덮쳤는데 30년 후에는 달랐어요. 그때 ‘경험’이 ‘앎’이라는 건데 초기에 시신을 방치한 것이 결정적인 오류였다는 걸 첫 번째 비엔나 페스트에서 안 거예요. 그래서 세균의 존재를 여전히 모르는 상태에서 30년 후에 다시 페스트가 왔지만 그때의 대처는 완전 달랐거든요. 피해도 훨씬 적었고요. 그러고 나서 우리가 세균의 존재를 확인하고 나서는 국가의 대처법이 그때와는 차원이 다르게 진전이 되었죠. 지금 우리가 이 코로나19를 대처하는 전 세계의 문명국가들의 대처법을 보면 결국 ‘앎’이라는 것이 과학적 지식, 과학자들이 탐구해낸 지식들이 우리의 국가 조직을 바꾸고 국가의 행동을 바꾸고 시민들의 의식을 바꾸고 우리의 대처법을 다르게 한 거니까, 저는 이 코로나19가 단기간에 끝나지는 않겠지만 우리는 또 해법을 찾아낼 거라고 믿어요.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최원정] 굉장히 근래에 우리가 보면요. 노무현 정부 때는 ‘사스’ 그다음에 이명박 정부 때는 ‘신종플루’ 그리고 박근혜 대통령 때는 ‘메르스’ 그리고 이번에 또 ‘코로나19,’ 뭔가 각 정부마다 이렇게 한 번쯤은 전염병의 시련을 겪어야 하는 것 같은데, 각 정부마다 어떻게 대응을 했다고 평가하시는지요.
[전원책] ‘사스’ 같은 경우는 우리나라 사망자가 아무도 없어서 노무현 정부가 대처를 아주 잘했다 이런 평가가 나중에 나왔죠. 그런데 ‘신종플루’가 참 재미있어요. 신종플루는 전 세계적으로 엄청나게 유행을 했거든요. 그때 이명박 정부 때 신종플루는 저도 기억을 합니다만 나중에 ‘타미플루’라는, 이 치료제가 나오지 않았으면 신종플루는 어쩌면 아직까지도 맹위를 떨치고 있었을 수도 있습니다. 어떻든 지금 문제는 ‘백신 찾기’입니다.
[유시민] 우선 각 정부마다 한 번씩 전염병이 왔잖아요. 다 동물에서 온 전염병이고요. 그리고 ‘신종플루’는 인플루엔자니까 그건 AI 바이러스, 소위 조류독감이라고 해서 계통이 다르고. ‘사스’ ‘메르스’ 그다음에 ‘코로나19,’ 이건 전부 다 코로나 바이러스 계열이에요, 같은. 그러니까 사촌들이에요, 전부 다. 그런데 ‘사스’ 때는 우선 중국에서 유입된 케이스가 세 건인가 밖에 없었어요. 그리고 세 건을 다 공항에서 잡아냈고 국내 전파가 없었어요. 그래서 사스 때 겪고 나서 이건 좀 조직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해서 질병관리본부라는 방역 전담 조직을 만든 거고요. 이명박 정부 때 ‘신종플루’는 감염력이 엄청나게 높고 독성이 굉장히 약화된 변종으로 대유행이 왔기 때문에 그때도 글로벌 대유행, 팬데믹(pandemic: 세계보건기구(WHO)가 선포하는 감염병 최고 경고 등급으로, 세계적으로 감염병이 대유행하는 상태)이 선언이 됐고 그리고 사망자가 몇 백 명이 있기는 하지만, 그건 겨울마다 오는 계절 독감 치사율의 반밖에 안 됐어요. 문제는 메르스 때인데, 그런데 그때 우리의 가장 큰 문제가 ‘위기 커뮤니케이션’의 문제였다고 지적을 받았잖아요. 제가 지금 충격적으로 지금도 느끼는 건 당시 삼성병원에 검역관들이 방역 팀을 만들어서 갔는데 보안요원들이 못 들어오게 막았어요. 그건 일개 민간 병원이 국가의 권위를 짓밟은 사건이었거든요, 그게. ‘메르스’는 전파력이 굉장히 약한 질병이었기 때문에 그 정도로 끝난 거지 코로나19 같은 정도의 전파력을 가진 병이 그때 왔으면 진짜 카오스로 갔어요, 우리가. 그때 우리가 얻은 교훈이 이번 ‘코로나19’를 대처하는 과정에서 그때의 오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한 방역 당국과 관련 정부 부처들의 노력이 그나마 잘 조직됐기 때문에, 이 정도로도 지금 방어하고 있는 거 아닌가. 저는 그렇게 보는데.
[유시민] 지금 어떤 프레임이 나오느냐 하면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이 약간 스타가 됐어요. 기자 분들도 함부로 못해요, 브리핑할 때 보면. 그러니까 ‘질병관리본부하고 정은경 본부장은 잘하는데 정부하고 대통령은 무능하다’ 이런 식으로까지 얘기를 합니다. 그런데 이 이야기는 ‘메시가 공을 잘 차는 게 아니고, 메시의 왼발이 공을 잘 차는 거야’ 이 얘기하고 똑같은 거예요. 질병관리본부는 정부의 방역 조직이에요, 그리고 정부에 속해 있고. 이 전문가 집단에서 내린 판단을 청와대와 총리실에서 각 부처로 전달을 해서 필요한 자원들을 가동해주면서 지금까지 임해왔습니다.
[전원책] 질본이 노력한 건 압니다. 정은경 본부장이 스타가 된 것도 알아요. 하지만 상황을 그대로 한번 분석을 해보세요. 그런 질본 가지고 일을 잘했다고 하면 안 되죠. 우리나라는 감염병 전문 병원이 없는 체제란 말이에요. 이번에 병상 숫자도 파악을 못했단 말이에요. 전국에 있는 음압병실에 도대체 베드가 몇 개인지, 그것도 언론이 보도를 하고 나니까 질본이 비로소 그 뒤에 대꾸하는 형식이야. 지금 비어 있는 음압병실이 몇 개냐, 그게 언론사마다 다 들쭉날쭉 했어요. 어떤 데는 1,000개다. 뭐가 1,000개예요, 600개인데. 서울 같으면 무수히 산재하고 있는, 전국에 다 있지만 콜센터, 대구에도 어제 갑자기 터진 게 요양병원이잖아요. 질병관리본부 같으면 가령 다중이 어떻게 집단적으로 생활하는 곳이 어디, 어디다 하는 것을 이런 사태가 있으면 다 파악을 해야 합니다. 그거 기본이잖아요. 자기들의 업무예요.
[최원정] 최근에 가장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것이 마스크 수급 문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5부제를 시행하고 있지만 아직도 국민들의 불안감이 큰데,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감당할 수 있는 책임 범위는 어디까지라고 보세요? 교수님.
[정준희] 정부는 일단 무한 책임의 자세를 가지고 있는 건 굉장히 중요하고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Risk Communication: 예상치 못한 위기가 닥쳤을 때 이해 당사자 등이 겪을 위험을 알려주는 과정)’ 측면에서 이건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에요. 그런데 정부가 오버로드(과부하)가 걸리면 안 되거든요. 결국에는 정부가 어느 수준까지 대응할 수 있는가 하는 건 그 당시까지 도달해 있는 사회적 자원의 측면에 상당히 밀접하게 연관이 되어 있다는 거죠. 즉 한국 정부와 이를테면 아프리카에 있는 소국의 정부가 감당해낼 수 있는 건 굉장히 다르고 책임이나 이런 것들은 역시 무한 책임이겠지만 실제로 오버로드가 걸리는 정도의 수준은 굉장히 다르다고 볼 수 있는 거고요. 저는 그런 면에서 정부가 감당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정부가 동원해낼 수 있는 자원이 현재 현존하는 것을 상수로 뒀을 때, 그걸 얼마만큼 최대로 만들어줄 수 있는가, 그것까지가 정부가 실질적으로 감당할 수 있는 책임의 영역이라고 봅니다.
[허진모] 저는 개인이 할 수 없는, 아까 교수님 말씀하셨던 대로 정부는 무한 책임을 지는데 ‘책임’이라기보다는 ‘역할’의 문제를 따져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아테네 역병 같은 때 페리클레스 때 전쟁과 역병을 동시에 맞았거든요. 그때 페리클레스가 강조했던 정신이 뭐냐 하면 개인의 이익을 위해서 국가가 망하는 것보다, 국가가 똑바로 세워지는 것이 개인에게 더 큰 이익이다. 그러니까 아마 정부의 책임을 따질 때는 반드시 역할의 범위, 권한의 범위가 어디까지 허용되는 것인지 진짜 이걸 빠른 시일 내에 따져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볼 수 있죠.
[유시민] 마스크 문제는 우리나라는 되게 운이 좋아요. 마스크와 관련해서는. 유럽은 미세먼지 문제가 우리보다 훨씬 덜해서 평소에 마스크를 안 껴요. 저만 해도 작년에 박스로 사놓은 마스크가 있어서 금년에 마스크를 한 개도 안 썼어요. 온 식구가 다 쓰고 다녀도. 그러니까 무슨 소리냐 하면 평소에 우리나라의 마스크 생산 능력은 세계 어느 나라들보다 상대적으로 높았어요. 그러니까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 되었을 때 약 1,000만 개를 하루에 생산할 수 있었어요.
[허진모] 미세먼지가 좋은 일을 했네요.
[유시민] 그건 ‘좋은 일을 했다’고 표현하면 안 되고.
[정준희] 위험에 대한 대비를 한 거죠.
[유시민] 미세먼지, 초미세먼지가 ‘긍정적 부작용을 일부 남겼다’ 그렇게 하면 될 텐데. 그런데 시민들은 두려움에 사로잡혀서 나를 지키기 위해서 마스크가 필요해요. 5,000만 명이에요. 그러면 총 공급은 1,000만 개, 총 수요는 5,000만 개. 이 사이에 어떤 원리로 이 마스크라는 자원을 국민들한테 배분할 수 있는가. 답은 첫 번째, ‘시장 원리.’ 시장 원리로 하면 값이 올라가요. 그럼 돈 많은 사람은 사고 돈 없는 사람은 못 사게 되겠죠. 이거 할 수 없어요. 두 번째, ‘가격 통제.’ 그래서 가격 통제를 하면 선착순이 돼요. 가격 통제를 하면 와서 줄 서는 사람이 가져가야 돼요. 그러면 밤새 줄을 서게 돼요. 이러면 줄 설 수 있는 사람이 사가는 거예요. 그래서 나온 게 ‘배급제’잖아요, 5부제. 5부제는 배급제예요. 공짜 배급은 아니지만 정해진 가격, ‘가격 통제’하고요. 그다음에 1인당 살 수 있는 ‘양 통제’하고요. ‘파는 장소’를 통제했어요. 그래서 분배를 하는데 이거를 또 무슨 사회주의라고 그러니.
[전원책] 사회주의 맞지.
[유시민] 그렇다면 이런 사회주의는 좋아요.
[전원책] 그런데 내가 얘기를 한번 해볼게요. 제일 처음에 중국에서 이게 우한 코로나가 문제가 됐을 때 당장 이 정부가 의료용 100만 장, 그리고 일반용 200만 장을 주겠다. 그리고 각 지자체마다 자매 도시 이런 데 전부 다 우리는 50만 장, 우리는 40만 장 이렇게 서로 건네주기 바빴어요. 중국을 도와주면 이럴 때는 어려운 이웃을 도와주자 그래서. 그리고 우리 국민도 그런 점에 대해서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데, 막상 우리가 이 문제가 딱 터졌을 때 이게 마스크가 없단 말이에요. 마스크는 전부 다 어디에 숨겨져 있고 중국으로 갔고 마스크가 없는 거예요. 진짜 ‘대란’이 벌어진 거예요. 이러니까 각 약국마다 제 시간에 그나마도 공급이 안 되도록 만들어서 사람들이 하루 종일 줄 서 있게 만들고, 아침에 가서 오후 2, 3시까지 줄 서 있도록 만들고. 그나마도 제때 공급이 안 되도록 하고. 이왕 국가가 배급을 하려면 좀 제대로 차라리 국가가 한꺼번에 사서 집집마다 나눠주든지. 내가 보기에 우리나라 질병관리본부는 정말 머리부터 바꿔야 해요. 이번 사태를 가만 지켜보면서. 정말 무능한 집단이야. 다들 질병관리본부가 일 잘한다고 하는데 내가 대통령 같으면 전부 다 파면이야.
[최원정] 불만이 엄청 크신데.
[전원책] 나는 정말 화가 나요. 질병관리본부가 일을 잘했다 이렇게 말하면 그건 말이 아니야.
[최원정] 화 좀 삭히시고요.
[전원책] 사망자 몇 명 매일 카메라 앞에서 발표하는 게 그게 일 잘하는 거예요?
[정준희] 워싱턴포스트가 바로 며칠 전에 냈던 기사인데 이건 시뮬레이션을 해서 낸 기사입니다. 뭐냐 하면 가장 현재까지 나타났던 방식 중에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거리를 떨어뜨리는 방법이다. 말 그대로 ‘사회적 거리두기’다. 그리고 가장 안 좋은 게 뭐냐 하면 봉쇄이니 뭐니 이런 걸 떠나서 ‘슈퍼 전파자’예요. 말을 안 듣고 혼자 날뛰는 누군가가 있을 때 그게 가장 공동체에 해악을 끼친다고 하는 게 시뮬레이션 결과로 나오고 그게 언론에 보도가 됩니다. 그러면 현재까지 과학으로 확인할 수 있고 여러 가지 통계로 확인할 수 있는 방식은 뭐냐 하면, 지금의 ‘위험 커뮤니케이션’은 이제 감염원에 관련된 문제가 뭐고 마스크 수급에 관련된 문제가 뭐다를 얘기해도 현재의 문제를 풀 수 없기 때문에 이건 백서의 문제로 놔두고 ‘지금 풀 수 있는 문제가 무엇인지’에 대해서 굉장히 집중해야 된다는 거죠. 유럽 같은 경우는 자기네 같은 경우는 생산 능력이 없고 공급 능력도 없기 때문에 공식적으로 이렇게 발표를 합니다. 의료진과 환자만 써라. 왜? 못한다 이거예요. 그리고 그걸 더 늘려봤자 실제로 예방 효과가 없다고 판단하는 거죠. 그런데 그건 그 사회에 맞는 판단인 거죠.
[유시민] 마스크가 없으니까.
[정준희] 없으니까. 그런데 한국은 어느 정도 있단 말이에요. 그러면 두 개씩은 나눠 주겠다가 현재의 판단에 맞는 거면 그 이상의 커뮤니케이션은 도움이 안 된다는 거죠.
[전원책] 2개씩 나눠준다고 하니까 약국에 갈 수 있는 환경이 되는 가정만 가는 거예요. 뭔 말인지 아시겠습니까?
[정준희] 그런 문제도 있죠.
[유시민] 주말에 가잖아요. 대리 수령도 하고요.
[전원책] 그렇게 말하면, 이 세상에 구할 수 없는 게 (얼마나 많아요.) 마스크 쓰는 사람은 빤하잖아요.
[최원정] 맞아요. 마스크 정책은 시행하고 있지만 아직 국민들 불안감이 해소가 되지 않은 상황입니다. 지금 방송 보시면서 가족 여러분과 얘기를 나누실 것 같은데 이번에는 이런 국가적 위험 상황에서 우리 국민들은 무엇을 보면서, 어떤 기준으로 정치를 평가하고 있을까요? 저희가 영상으로 준비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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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R3) 정치권 코로나 대응, 국민들 평가와 바람은? (시민 인터뷰)
Q1. 정치권은 코로나19에 잘 대응하고 있나요?
[선현아/85세/인천시 부평구] 여야가 없이 같이 그냥 합심해서, 빨리 빨리 해결해줄 수 있는 역할은 야당이 좀 부족한 것 같더라고요.
[김정식/75세/서울시 도봉구] 야당도 그렇지만 여당도 요새 더 못하는 것 같아요. 우왕좌왕하고 뭐 이러는데.
[조현정/31세/서울시 동작구] 사실 야당이 지금 뭐 어떻게 뭐, 적극적으로 어떻게 할 수 있는 게 있나요?
[양우빈/23세/서울시 용산구] 자신들의 어떤 정치적 도구로써 활용하려고 서로 잘못 대응하고 있지 않나 싶어요.
[정영주/47세/경상북도 경주시] 솔직히 보여주기 식이 너무 심한 것 같고. 저희들은 당장 앞이 깜깜한데.
[이준형/21세/서울시 도봉구] 그냥 솔직히 말하면 잘하는 것 같지는 않아요. 그냥 자기 일은 안 하고, 그냥 돈만 챙겨 가려하는 그런 것 같아요.
[김형균/26세/서울시 용산구] 그 여야끼리 자기 입지에 대해서 제일 우선순위로 생각하고 움직이는 거 아닌가 싶은 게 있어요.
Q2. 정치권에 바라는 것은?
[이준형/21세/서울시 도봉구] 그냥 딱 바라는 건 빨리 그냥 코로나 빨리 끝나서, 그냥 빨리 학교도 가고 싶고 빨리 일했으면 좋겠어요.
[윤지애/30세/서울시 용산구] 지금처럼 투명하게 국민들한테 공개하고 지속적으로 SNS나 뉴스를 통해서 알려주고 하면 될 것 같아요.
[조진희/65세/인천시 중구] 정치적으로 그냥 편을 가르거나 이러지 말고, 그냥 정말 국민의 입장에 서서 그렇게 해서 대처해줬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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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정] 지금 시민들의 인터뷰 내용 들어보면 평소에 갖고 있던 정치권의 이미지가 그대로 투영이 되는 것 같아요. 그렇죠?
[유시민] 저는 정치인과 정당들에 대해서 과도한 요구를 할 생각이 없어요. 위대한 지도자 바라지 않아요. 위대한 정치, 그것까지 바라지 않아요. 왜냐, 바라봤자 안 되니까.
[최원정] 그러면 뭘 바라세요?
[유시민] 그냥 상식적으로 해줬으면 좋겠어요, 그냥 상식적으로요. 그러니까 이렇게 전염병이 터지면 원래 집권 여당은 손해 좀 보는 거고, 그거 받아들여야 되고요. 야당에서는 이렇게 속으로 우리가 이익 좀 봐야지 생각하지만, 겉으로는 협조 좀 하고. 이런 정도면 저는 만족할 것 같아요. 그런데 지금 보면, 참 솔직히 있는 그대로 말은 못하겠어요. 이 코로나19를 둘러싸고 벌어지고 있는 공방전을 보면 너무 창피할 정도로 앞뒤가 안 맞는 주장들이 난무하고 있거든요.
[전원책] 문 대통령하고 이 정부가 ‘우한 폐렴’이라는 단어가 가짜 뉴스다. 그런데 당시에, 나는 그게 습관입니다. 매일 내가 잉글리시를 잘해서 그런 게 아니고, 내가 자료를 챙길 겸 해서 워싱턴포스트라든지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시카고 트리뷴 이렇게 언론사 홈페이지를 보는데 전부 다 ‘우한 코로나 바이러스’로 통일이 돼 있을 때 우리나라는 ‘우한’이라는 단어 쓰지 마라 그거야. 그리고 미국은 2월 2일 0시부터 딱 막았잖아요, 중국인 입국 금지. (※참고 – 미국은 2월 2일부터 중국을 다녀온 지 14일 이내인 외국인 입국 금지). 그런데 우리는 2월 4일 0시, 0시부터 후베이성에 갔다 온 지 14일 이내인 사람만 입국금지. 그러면 이건 하나 마나란 말이에요. 왜 중국인 입국 금지에 대해 청와대 청원 페이지에 76만 명이 서명을 했잖아요. 청원 참여를 했단 말이에요. 그런데 강경화 장관이 한참 논란이 불 붙어 있을 때 뭐라고 얘기를 했냐 하면 ‘방역을 잘하는 나라, 이런 나라는 입국 금지를 안 한다. 지금 입국 금지를 하는 나라는 주로 방역 체계가 엉망인 나라들이다 이런 취지의 이야기를 여기저기에서 했습니다. 이러니까 그런 걸 볼 때 우리 국민들 입장에서는 화가 나는 거예요. 이건 진보, 보수 진영을 떠나서 ’왜 감염원 차단을 하지 않느냐‘ 이건 감염학회나 의사협회가 늘 하는 얘기거든요, 전문가들이. 그런데 그런 전문적 지식을 갖고 있는 사람들 입장에 있어서는 일단 제일 먼저 감염병이 돌 때는 감염원 차단을 하는 것이 1순위인데 왜 차단을 하지 않느냐. 우리 외교부는 손을 놓고 있단 말이에요.
[유시민] 지금 변호사님 말씀에 모든 게 다 들어 있어요. 지금 이 보수 야권이 코로나19를 이용하는 방식이요. 그러니까 친중 정권 프레임이요. 북한에 뭐 좀 줬으면 공격 되게 할 텐데 북한에 준 게 아무것도 없어요. 막혀 있어서. 그래서 마스크를 퍼줘서 그랬다. 데이터도 무시하고 싹 다 무시하고 그냥 몇 개의 사실과 그다음에 주장을 섞어서 이 프레임을 계속 걸고 있는 거거든요.
[최원정] 그 공방전을, 지금 정치 쟁점화 하는 정치권에서 쏟아지는 발언들을 추려봤거든요. 대표적인 발언들 보겠습니다.
[유시민] 볼까요?
[최원정] ‘야당에서는 이제라도 중국인 입국 금지.’ 입국 금지, 중국인 입국 금지에 대한 얘기들이 굉장히 많이 거론이 됐고요. 또 다른 화면 보시면 ‘권영진 시장은 대구 코로나라는 말은 없다. 상처 주지 말아라.’ 이거는 ‘정부 보도 자료에서 대구 코로나’라는 표현에 굉장히 항의를 한 그런 발언이었습니다. 그리고 ‘여(與) 대변인이 대구, 경북 최대한 봉쇄’라는 발언으로 굉장히 후폭풍이 불었고요. 저널리즘 전문가로서는 어떻게 보시는지.
[정준희] 지금의 정치는 절대왕정의 정치, 다시 말하면 권력이 바뀌지 않는 정치가 아니라 여야가 있는 정치거든요. 결국은 여는 여의 역할, 야는 야의 역할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정치권이 엄청나게 선하고, 이 상황을 안 이용하길 바라는 것은 저는 의미 없는 일이라고 생각을 해요. 게다가 총선 앞까지 왔는데, 게다가 지난 정권에서 이름 하여 ‘정권의 상실’이라고 하는 것은 이것(정부의 역할)에 대한 공격에 의해서 상실 당했다고 느끼는 상태에서 이걸 이용 안 할 거다? 저는 그렇게 순진하게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금도라고 하는 게 있거든요. 우리가 우한 교민 사태 때 딱 바로 이게 나왔던 거예요. 사실 비용도 많이 드는 일이고 이 분들이 오다가 사고 날 확률, 와서 전파가 될 확률 이런 거 따지면 사실은 안 데려오는 게 합리적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때 데려오는 결정을 내렸을 때 정치가 어떤 반응을 했어야 했느냐. 언론이 어떤 반응을 했어야 했느냐. 그런데 그때 정치와 언론은 지역감정을 이용하는 식으로 반응했다는 거예요, 되게 단기적인 이익에 맞춰서. 국가가 했어야 할 일들에 대해서 왜 이것을 이런 식의 낮은 수준의 정쟁화를 하고, 낮은 수준의 선정주의(※참고 - 본능과 호기심을 자극하여 대중의 인기를 끌어 이득을 얻으려는 보도 경향)를 발휘하느냐, 왜 아산, 진천 국민들을 끌어들였느냐. 저는 이 부분에 있어서 우리나라 정치의 금도와 미디어의 금도가 (현실과) 차이가 있다고 생각해요.
[최원정] 우리가 흔히들 ‘위기는 기회’라고 하잖아요. 이런 국가적인 위험 상황을 잘 관리하면 정말 난세의 영웅이 될 수 있고, 그렇지 못하면 역사에 죄인으로 남을 수 있는데 어떤 경우들이 그랬을까요?
[허진모] 사실 전쟁을 제외하고는요. 재해를 드라마틱하게 해결한 경우는 없습니다. 재해를 맞은 지도자가 그걸 해결하는 일은 티가 안 나는 일 같아요. 그래서 사서에도 참 찾기 힘든데 잘한 경우는 티투스(※ 참고 – A.D. 39~81, 로마제국 10대 황제) 황제라고 로마 시대에 있었어요. 이 양반이 우리로 치면 석탈해(※ 참고 - 昔脫解: 신라 제4대 왕) 왕이랑 좀 비슷한데 뭐로 유명하냐 하면 콜로세움을 완공한 황제입니다. 그리고 더 유명한 게 있죠. 베수비오 화산이 폭발했어요(※ 참고 - 서기 79년 8월 24일, 베수비오 화산이 폭발하면서 로마에서 가장 번성했던 도시 폼페이(Pompeii)와 헤르쿨라네움(Herculaneum), 그리고 이 지역의 많은 주택들이 화산재에 묻힘). 그러니까 폼페이가 이렇게 싹 (화산재에) 뒤덮인, 그때의 황제인데 이 양반의 재위 기간이 2년밖에 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화산이 터지고 로마에 대화재가 일어나고 그리고 역병이, 엄청난 역병이 돕니다. 그러니까 삼재가 낀 황제죠.
[최원정] 그러게요. 삼재네요.
[허진모] 그런데 대처가 아주 훌륭했습니다. 지금의 기준으로 봤을 때 어떤 대처를 했냐면 먼저 포고를 해요. ‘위로문’을 포고합니다. 지금으로 치면 ‘재난지역 선포’ 이런 것과 같은. 그다음에 위원회를 구성을 하고. 어떤 위원회를 구성했냐면 전직 집정관(※참고 - 로마 공화정 시대의 최고 관직)으로 위원회를 구성했습니다. 지금으로 치면 대통령들을 모은 거예요. 전직 대통령들을. 그러니까 혹시나 있을지도 모를 정치적 방해 같은 것을 차단하겠다. 이런 거죠. 그다음에 기금을 조성해서 구휼을 하고 자기 재산도 내놓고 그리고 모든 의학적 지식을 동원을 하고, 그다음에 제사를 지냅니다. 평가가 어땠냐 하면, 그 당시에 ‘자식을 돌보는 아비와 같았다.’ 아주 극찬이죠.
[최원정] 이번 총선에서는 코로나19에 대한 정부의 대응이 우리 유권자들에게는 굉장히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될 텐데 이제 선거가 20여 일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우리 유권자분들에게 조언의 말씀 부탁드릴게요.
[전원책] 사람들은 아침에 신문을 보고 저녁 때 TV 뉴스를 보면 자기가 충분히 정치를 감시하고 민주주의를 감시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사실 그런 게 아닙니다. 정치는 늘 방관자를 피해서 도망을 가는 것이거든요. 정치가 타락하는 것은 방관자들 때문이에요. 그래서 나는 가급적 정치 참여를 일상화를 하고 투표장에도 반드시 가고 하는 그런 민주주의의 적극적 참여자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것이야말로 민주주의를 진일보시키는 밑그림이 된다는 걸 좀 생각해봤으면, 우리 모두가 함께 생각을 해봤으면 합니다.
[유시민] 지금 상황이 문재인 정부 4년 차 들어와서 국회가 4년 전에 만들어진 국회여서 여야 간 팽팽한 힘겨루기를 한동안 오래 계속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어느 쪽을 선택을 하시든 좀 승패를 갈라줘야 뭔가 되든지 안 되든지 결판이 날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꼭 투표하시고요. 그리고 정부 여당에 대한 평가를 이렇게 해보시고 뭐 좀 도전하게 확실하게 힘 실어줘야겠다 싶으면 그쪽에 힘 실어주시고, 이대로 가면 나라 망하겠다, 이건 막아야겠다 싶으면 반대쪽으로 힘 실어주시고, 어느 한쪽으로 결정 좀 내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냥 제 생각입니다. 투표는 꼭 해주십시오.
[최원정] 마지막 회 지식다방 이렇게 함께하셨는데 오늘 두 분 처음 나오셨는데, 거의 굉장히 익숙한 듯 오래 계신 듯 너무 재미있게 또 좋은 말씀 많이 해주셨습니다. 그런데 불편하지는 않으셨죠? 어떠셨는지. 여쭤볼게요. 어떠셨어요? 저는 개인적으로 너무 재미있었어요, 변호사님.
[전원책] 출연료만 많이 주면 불편하지 않을 것이고. 솔직히 유 판서하고는 아주 그동안 방송을 많이 했기 때문에 세월도 많이 지나고 익숙하기 때문에 언제 봐도 편하죠.
[유시민] 제가 오늘 좀 세게 했어요. 다른 때 변호사님 하고 할 때보다.
[최원정] 아슬아슬했어요. 식은땀이 날 정도로.
[전원책] 내가 그래서 아까 쥐어 패려고 했어요.
[유시민] 힘으로 하면 저한테 안 되죠.
[최원정] 소감 좀 듣고 마무리 하겠습니다.
[정준희] ‘지식다방’과 ‘민심포차’라는 두 가지 영역으로 정치를 지식적으로든 현실적으로든 다루는 거든 굉장히 좋아하는데, ‘지식다방’이 상대적으로 ‘민심포차’에 비해서 보면 관심은 좀 덜 받았던 그런 측면이 있는 것 같아요. 그런데 저는 나와서 제가 직접 해보니까 재미가 더 있어서 그런지 몰라도, 인기를 얻었으면 좋겠습니다.
[최원정] 저희가 지식다방 1회 때는 ‘우리가 정치를 해야 하는 이유’ 살펴봤고, 이어서 ‘정치 경제 그리고 불평등’ 또 ‘국회의원 누구를 뽑아야 하나,’ 그리고 오늘 마지막으로 ‘코로나19가 강타한 2020 한국 정치,’ 우리의 정치 모습을 봤습니다.
[전원책] 앞에 재미있는 건 그러니까 홍준표, 박형준 이런 분들이 다 하고 제일 재미없는.
[최원정] 별말씀을요.
[전원책] 국가적 재앙, 코로나 문제나 기껏 부르고 그것도 땜빵으로.
[최원정] 아닙니다. 마무리를 하는 귀한 시간이기 때문에.
[유시민] 보수의 최후의 보루이시잖아요.
[최원정] 당신의 삶을 바꾸는 토크쇼 <정치합시다> 오늘 지식다방 마지막 회였습니다. 그동안 지식다방 또 사랑해주신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리면서 오늘 자리해주신 유시민 이사장님, 그리고 전원책 변호사님, 허진모 작가님, 그리고 정준희 교수님 감사합니다. 저희는 민심포차 부산 편으로 다시 인사드리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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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치합시다] 지식다방 : 코로나19가 강타한 2020 한국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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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0-03-22 20:06:58
- 수정2020-03-22 21:06:48
[최원정] 당신의 삶을 바꾸는 토크쇼 <정치합시다>. 오늘은 지식다방으로 인사드리는 마지막 시간입니다. 21대 총선을 앞두고 지난해 11월에 처음 인사를 드렸는데요. 이제 어느덧 선거가 한 달도 채 남지 않았습니다. 저희와 함께하시면서 내 삶을 바꾸는 정치란 무엇인지 또 구체적으로 어떤 후보를 뽑아야 하는지, 그 답을 얻으셨는지 모르겠습니다. 오늘 마지막까지 저희와 함께 고민해주실 유시민 이사장님, 그리고 허진모 작가님 함께해주셨어요. 그런데 오늘 이사장님의 짝꿍이 안 계세요.
[유시민] 어디 갔더라고.
[최원정] 미래통합당 선대위원장 자리를 맡으시면서. 서운하시죠?
[유시민] 서운하기도 하고 배신이야.
[최원정] 듣고 계시나요? 여기 안 계시면 항상 뒷이야기를 조심하셔야 해요. 그래서 오늘 특별히 소개해드릴 두 분이 있는데요. 대표적인 보수논객이자 변호사며 시인이기도 한,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시는 분이죠. 전원책 변호사님을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전원책] 그런데 소개를 할 때는 과거의 직업을 그렇게 소개를 하면 어떡합니까?
[유시민] 유튜버.
[전원책] 한때 시인이었고, 한때 변호사였고.
[최원정] 그런데 한번 시인이면 영원한 시인이고.
[전원책] 한때 유 판서(判書: 고려 및 조선시대 중앙행정관서의 장관, 유시민 전 장관을 지칭)의 앙숙이었고.
[최원정] 두 분 이런 관계였나요? 앙숙 관계였나요? 대놓고 앙숙이라고 그러시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유시민] 앙숙이 아니니까 앙숙이라 그러시는 거지.
[최원정] 그러신 거죠?
[전원책] 옛날에는 그래도 재미있었는데 요사이 언행을 보니까 내가 없는 새 누가 막아주는 사람이 없으니까 막 나가버리더라고.
[최원정] 오늘 역할을 좀 해주시기 바랍니다.
[유시민] 저를 살리기 위해서 나오셨어요.
[전원책] 막 나가, 막 나가.
[유시민] 유시민 소생 프로그램.
[최원정] 잘 부탁드리고요. 또 다른 한 분은 요즘 ‘저널리즘 비평계의 아이돌’로 불리는 한양대학교 정준희 교수님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정준희] 안녕하세요?
[최원정] <정치합시다> 오신 소감은 어떠세요?
[정준희] 제가 사실은 지난주에 저희 <열린토론> 진행하면서 미디어 비평 시작을 했는데 <정치합시다> 예를 들었어요. 그나마 KBS가 공영방송으로 하는 여러 가지 역할 중에 정치에 대한 담론을 유지하려고 하는 프로그램 아니냐 라는 걸 저희 비평해주시는 분께서 얘기해주셨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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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서트) 2020.03.13 KBS <열린토론>
[정미정] 제가 좀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싶은 건 <정치합시다>입니다. 거의 지상파 3사 중에 유일하게 가장 차분하게, 그리고 깊이 있게, 그리고 가장 대중적인 언어로 선거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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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준희] 저는 그런 의미에서 굉장히 중요한, 의미 있는 프로그램으로 지금 지속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원정] 뭔가 좀 목소리에서 신뢰감이 있지 않으세요, 교수님은?
[유시민] 있어 보이죠.
[최원정] 그러니까 너무 기대돼요.
[전원책] 제가 한 말씀 드리자면 나는 원래 성함 보고 ‘좌파’인 줄 알았거든요. 정, 준, 지읒, 지읒이 두 개나 들어가 있으니까. 그런데 <열린토론> 있잖아요.
[전원책] 정말 진행을 매끄럽게 해요. 그래서 정준희라는 이름이 ‘잘한다’는 지읒이구나. ‘좌파’ 지읒이 아니라. 정말 잘합니다.
[유시민] 변호사님, 아니, 우리 전원책 변호사님은 누구를 보면 쟤 좌파야 아니야 이 생각부터 먼저 하시나 봐.
[전원책] 아니, 내 왼쪽에 있는 사람들은 다 좌파거든. 왼쪽에 앉았잖아, 지금.
[정준희] (최원정 아나운서는) 우파시네요.
[전원책] (여기는) 우파, 저기는 좌, 좌, 좌.
[정준희] (유시민 이사장은) 극좌이시고.
[최원정] 처음 이 자리에 계시는 거잖아요. 그런데 마치 여러 회 저희와 하신 것처럼 이 자리를 좌지우지하시네요. 역시.
[최원정] 오늘 지식다방의 마지막 주제는 ‘코로나19가 강타한 2020 한국 정치’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코로나19가 정치를 어떻게 바꿨는지, 또 정치는 무엇을 하고 있는지, 이런 국가적 위험 앞에서 정치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함께 고민해보는 시간 가져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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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R1) 4·15 총선 국면 뒤흔든 코로나19 (뉴스 영상)
[기 자] 중국인 35살 여성이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정은경/질병관리본부장] 31번째 환자를 포함해서 11명이, 교회와 관련된 사례가 발생을 했기 때문에 뭔가 슈퍼 전파 사건은 있었다고 보고 있습니다.
[앵 커] 코로나19 국내 확진자 200명을 넘어섰습니다.
[앵 커] 모두 433명으로.
[앵 커] 1,261명으로 늘었습니다.
[유은혜/교육부 장관] 전국의 모든 유·초·중·고 학교의 2020학년도 신학기 개학 일을 일주일 연기하겠습니다.
[앵 커] 코로나19 여파로 총선을 앞둔 정치권도 비상입니다.
[앵 커] 예전 같으면 선거 분위기가 달아올랐을 텐데 일각에서는 총선 연기 얘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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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정] 이제 선거가 20여 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사실 이쯤 되면 굉장히 시끌 시끌 해야 돼요. 그런데 거의 정치가 실종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너무 조용해요. 선거 운동도 이렇게까지 조용할 수 있는 건가요? 지금 도대체 코로나19가 우리의 생활을 어떻게 바꾸고 있는 건지, 요즘 어떻게 실감들 하시는지요.
[전원책] 이번에 코로나가 딱 덮쳤단 말이에요. 딱 덮치고 나니까 이건 정말 다니는 사람이 거의 절반 이하로 떨어진 거예요. 이러니까 우리가 굳이 지금 선거판을 이야기할 필요가 없습니다. 사람들이 전부 다 침체해 있고. 이러면 우리 사회가 전부 다 표정이 어두워집니다. 그리고 지갑 여는 걸 더 겁을 내요.
[최원정] 마음이 무거워지네요.
[전원책] 이러니까 선거판은 말할 것도 없어요. 누가 정치하자, 공약이 어떻다, 누구 도와주십시오, 이래도 그 얘기가 귀에 안 들어오는 거예요. 나는 그래서 사상 최초로 어쩌면 대중의 관심을 전혀 못 받는 선거가 되지 않겠는가 하는 그런 염려를 지금 하고 있습니다.
[유시민] 저는 좀 다르게 보는데요.
[유시민] 시민들이 일상의 삶을 매우 조심하면서 살아가는 상황이에요. 그러니까 사람들의 이동이 줄어들면 만남이 줄어들고 이러면 서비스부터 시작해서 경기의 급격한 하락이라는 것은 불가피한 거죠. 필연적인 겁니다. 우리가 다 겪고 있는 일이고요. 표면상 후보들이 선거 운동, 대면 선거 운동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소독약통 메고 다니면서, 골목 다니면서 방역하고 SNS에 올리고 이런 것 정도 하고 있던데. 그래도 시민들의 선거에 대한 관심은 밖으로 표출되지는 않지만 또 다른 때의 국회의원 선거 못지않게 저는 바닥에서는 (관심이) 흐르고 있다고 봐요. 다만 상황이 이래서 잘 표출되고 있지 않은 거죠.
[전원책] 선거 몇 번 해봤죠? 두 번 해봤죠?
[유시민] 저요?
[전원책] 국회의원 선거를 두 번 해봤잖아요.
[유시민] 제가요? 몇 번 해봤죠.
[전원책] 맞다. 뒤에 또 했다 통진당 후보로 춤도 추고 그랬다. 이상한 옷 입고.
[최원정] 변호사님 말씀하시면 자료화면이 또 나갑니다. 우리 이사장님이 나오신.
[전원책] 그거 봐요. 전 국민을 흥분시키는 장면이야.
[최원정] 얼핏 기억이 나는 것 같습니다. 지금 나가고 있습니다, 여러분.
[전원책] 여러 사람들이, 그 주변에 사람들이 꽤 많아요.
[정준희] 저는 코로나19라고 하는 게 전혀 새로운 사태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이런 거하고 마주치게 되면 기존 사회는 성찰을 하게 됩니다. 그러니까 우리한테 익숙했던 것들을 낯설게 보게 되는 현상들이 나타나요. 정치 같은 경우도 저는 우리 정치에 있어서는 물론 좋은 호재는 아니긴 합니다만 이른바 악수 정치, 어깨동무 정치, 패거리 정치 이런 것들과 좀 다르게 우리가 비대면의 방법으로도, 우리가 내용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의 문제를 고민하게 만드는 계기가 될 거라고 생각을 하고요. 다만 약간 우려하는 게 있다면 미디어 정치가 가속화할 가능성이 또 있습니다. 가상적인 상황이 되니까 자기가 직접적으로 사람들을 만나서 뭔가 승부를 걸기보다 미디어를 활용해서 뭔가를 하려고 하는 그런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어서 부정성도 일부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을 하고요.
[최원정] 분위기가 이렇다 보니까 선거가 가능할까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어요. 지금도 선거 연기가 가능한 시점인가요, 어때요?
[유시민] 선거는 연기하려면 정상적인 선거가 불가능한 상황이 되었을 경우, 대통령이 연기하도록 그렇게 돼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물류 흐름이나 교통이나 이 모든 것들이 선거가 불가능한 상황은 아니기 때문에 그냥 가리라고 보고요. 연기한다고 해도 국회의원, 20대 국회의원의 임기 마감일이 5월 29일이기 때문에(※참고- 제20대 국회의원 임기: 2016년 5월 30일 ~ 2020년 5월 29일) 그렇게 길게 연기할 수도 없어요. 그러면 한 달 후에 상황이 더 좋아진다는 보장도 없고. 지금으로 보면, 지금 시점에서 보면 그냥 예정대로 4월 15일에 선거를 하는 것으로 그렇게 (예상합니다).
[최원정] 허 작가님한테 여쭐게요. 이런 국가적인 위험 속에서 선거가 치러졌던 사례가 역사적으로 꽤 있죠?
[허진모] 지금 근대적인 선거의 역사는 사실 길게 봤자 200년 정도 볼 수 있죠. 근대 선거가 사실은 미국이 제일 먼저라고 볼 수 있는데, 미국 같은 경우는 의회 자체가 독립전쟁 시기에 생겼다고 할 수 있죠. 링컨 같은 경우는 남북전쟁 때 재선됐습니다. 그리고 2차 세계대전 때는 본토에서 전쟁이 치러지지 않았으니까 꼬박꼬박 선거를 다 했고요. 우리나라 같은 경우도 6.25전쟁 때 선거가 세 번이나 있었는데, 그 최초의 지방 선거가 1952년도에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때 투표율이 90%가 넘었어요.
[최원정] 이승만 대통령도 전쟁 기간 중에 재선에 성공했던 거 아닌가요, 2대 대통령으로?
[허진모] 그렇죠. 그래서 부산에서 발췌개헌(※참고 - 한국전쟁 중인 1952년 7월 4일 임시수도 부산의 피난국회에서 통과된 제1차 헌법 개정)도 하시고, 하실 일 다 하셨죠.
[최원정] 사실 우리가 전염병의 확산 때문에 투표소에 사람들이 많이 가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들이 지금 있잖아요. 그래서 이번에 20대 총선은 투표율이 굉장히 낮을 것이라는 걱정들을 합니다. 실제로 그렇게 나타날까요?
[전원책] 지난번에 투표율이 높았던 것은 양대 거대 정당보다는 다당제가 생기면서.
[유시민] 그때 국민의당 돌풍이...
[전원책] 다당제가 생기면서 투표율이 높아졌어요. 60%에서 50%, 40%까지 떨어졌다가 58%로 치솟았단 말이에요. 그런데 이번에는 진영 간의 싸움이 벌어졌기 때문에 역시 코로나 사태만 생각하면 30%밖에 투표율이 안 나와야 되는데, 그래도 한 50%까지 가지 않을까.
[유시민] 지금 지역구 선거는 양당 구도로 대체로 치러지지만, 비례대표 선거는 진영 간 대결로 왔어요. 그러니까 당명이. 미래한국당에서...
[최원정] 유독 이 부분에서.
[전원책] 정말 심하다. 아무리 적이지만 이름을.
[유시민] 제가 정확하게 하려고 지금 노력을 했잖아요.
[전원책] 내가 하나 얘기해줄게. <대부>(※참고 - 뉴욕 마피아 가문인 콜레오네 패밀리의 가족사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의 갱스터 영화. 미국 영화사를 대표하는 걸작으로 평가 받음)의 돈 비토 코를레오네(말론 브란도)가 자기 아들 마이클 코를레오네(알 파치노)에게 뭐라고 가르쳐주는지 압니까? 친구를 가까이 해. 적은 더 가까이에 둬라. 적의 이름을 외우지를 못해.
[유시민] 아니, 변호사님. 능력이 부족해서 그런 걸 타박을 하시면. 이거 편집해주세요. 다시 할게요. 미래한국당이 미래통합당이라는 비례 전문당을 만들어서.
[전원책] 미래통합당이 미래한국당 비례지.
[정준희] 이사장님 긴장하셨어요.
[전원책] 난 갈래.
[최원정] 지금 몇 회째 이러고 계시는데 다분히 의도적인 것 같아요.
[정준희] 이거 ‘짤’로 나온다, 이제.
[최원정] 내가 다 속이 타네.
[유시민] 당명을 잘 지은 거야. 헷갈릴 정도로 비슷하니까 얼마나 잘 알아보고 찍겠냐고. 미래통합당이 미래한국당이라는 비례 정당을 만들었어요. 그리고 더불어민주당에서 또 비례당을 만들어요. 진영 비례예요, 진영 비례. 그러면 비례대표 선거에서도 정의당처럼 제3당이 있기는 하지만 큰 두 정치 세력이 그냥 비례 전문당을 만들어서 비례 투표까지 충돌하는 양상이에요. 큰 틀에서 보면 두 가지 변수가 이번 총선을 좌우하는 것 같아요. 첫째는 문 정부 지지냐 반대냐. 그게 일단 크고요. 두 번째는 코로나19 사태에 대해서 지금 집권 세력이 어느 정도 잘 대처했다고 보느냐. 그러니까 유능하게 대처했느냐, 무능했느냐. 이 판단 두 개가 이번 선거전을 결정짓는 변수로 등장한 것 같아요, 제가 보기에는.
[전원책] 그런데 이게 지금 문재인 정권 중간을 딱 넘었을 때 지금 하는 선거입니다. 그러면 이건 가령 미국 같으면 거의 중간 선거와 비슷한 경우예요. 중간 평가죠. 이걸 일부 진보 좌파 진영의 신문 혹은 민주당 쪽에 선 분들이 뭐라고 하냐면 정권 심판이냐 야당 심판이냐 이 싸움이다 이 얘기예요. 그런데 중간 평가 선거에서 ‘야당 심판’이라는 말은 교과서에도 안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그건 지어낸 말이에요. 정권에 대한 심판이 어느 정도냐 하는 문제지 세상에 정권 심판이냐 야당 심판이냐 하는 선거가 어디 있어요. 야당 심판이라는 말 자체가 성립이 안 되는 거예요.
[유시민] 4년 전 선거에 이미 있었다니까요.
[전원책] 야당은 권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아니 야당은 권력이 없기 때문에 야당을 심판한다는 거 자체가 어불성설(語不成說: 말이 이치에 맞지 않음)이에요. 이럴 경우를 어불성설이라고 말.
[유시민] 어불성설.
[전원책] 언어도단(言語道斷:말할 길이 끊어졌다는 뜻으로, 곧, 너무나 엄청나거나 기가 막혀서, 말로써 나타낼 수가 없음). 이렇게 얘기를 한다고.
[유시민] 말. 도. 안. 돼.
[전원책] (야단 심판이) 말도 안 된단 말이에요.
[최원정] 이번에 코로나19로 인해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지역이 대구, 경북 지역이잖아요. 이곳의 투표율과 또 이곳의 민심이 전체 총선에 미칠 영향 어떻게 보시는지요.
[정준희] 코로나19 사태는 계속해서 옆에서 발생하고 있지만 실제로 대구, 경북 지역을 제외하고 보면 내 옆으로 온 것 같은 느낌까지는 들지 않거든요. 확진자 수로는 보이지만 내 옆에서 사람들이 당하고 있다는 느낌은 안 드는데 TK(대구경북)의 확진자의 수라든가 체감하는 것으로 보면 내 옆으로 성큼 다가온 것으로 느껴진단 말이에요. 그러면 그 성큼 다가온 것에 대한 책임을 누군가한테 묻게 되는데 그때는 가장 추상적인 존재이기도 하지만 가장 큰 권력을 지닌 존재에게 묻게 되고, 게다가 그게 불만을 지니고 있었던 존재라고 한다면 거기에 굉장히 강한 분노를 표현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거죠.
[유시민] 저도 투표율은 올라갈 거라고 봐요, 대구경북 지역은. 경북 지역에 민주당이 전 지역구에서 후보를 다 냈습니다. 지난번 총선 때 후보를 거의 못 냈거든요, 경북 지역에. 대구에 지금 두 군데 아직 후보를 못 찾고 있는 데를 빼면 대구경북 지역 전체에 후보를 다 냈어요. (※참고 - 방송일 기준 민주당 TK 선거구 후보 모두 확정) 그리고 지난번 총선과 비교하면 민주당의 지지율이 여당의 지지율이 보수 야당에 비해서 낮기는 하지만 과거보다는 훨씬 높아졌어요. 그러니까 결과가 뻔히 보이는 선거에는 유권자들이 덜 나가게 되거든요. 그러니까 대구경북 지역은 국회의원 총선이 예정보다 여야 간에 훨씬 치열하게 치러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거기다가 공천 탈락해서 무소속 출마하는 분들이 또 있죠. 그렇게 그런 저런 선거 자체의 메커니즘 때문에 투표율은 지난 총선보다는 적어도 TK 지역은 올라갈 거라고 저는 봐요.
[최원정] 코로나19에 대응하는 우리 정부의 어떤 그런 태도들, 정말 표심을 좌우하는 중요한 변수가 되고 있는데 저희가 그래서 직접 거리로 나가서 이 얘기를 좀 들어봤습니다. 시민들 만나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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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R2) 코로나19, 총선 민심에 영향 줄까? (시민 인터뷰)
Q1.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에 점수를 준다면?
[선현아/85세/인천시 부평구] 한 98점. 방역 같은 거 그런 거를 너무 잘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이준형/21세/서울시 도봉구] 한 3, 40점. 확진자도 늘어나고 마스크도 구하기 엄청 힘드니까.
[조현정/31세/서울시 동작구] 한 8, 90점 정도. (정보가) 맨날 업데이트되는 거 보면서 아, 되게 대응이 빠르구나, 그런 거 느꼈고요.
[곽문석/25세/충청남도 아산시] 40점. 잘한다는 얘기는 들리지 않는 것 같아서.
[정영주/47세/경상북도 경주시] 한 95점. 열과 성의를 다해서 다 하시는 게 눈으로 보여요.
[조진희/65세/인천시 중구] 80점 이상. 대통령이 열심히 뛰어다니고, 또 대구시장 뭐 다 열심히 하잖아요.
[김형균/26세/서울시 용산구] 저는 60점 정도. 질본을 제외하고 나머지 정치 기관에서는 그렇게 막 잘 움직이고 있다고는 생각하기 좀 어려운 것 같아요.
Q2. 코로나19로 지지정당이 바뀌었나요?
[이하은/25세/서울시 동대문구] 이번 사태로 인해서 어떤 정당도 지지하지 않게 된 것 같아요.
[선현아/85세/인천시 부평구] 현재 정권에, 정치를 하는 데에다가 밀어줘야 되겠다. 나라를 위해서.
[조현정/31세/서울시 동작구] 저는 바뀐 건 없어요.
[정영주/47세/경상북도 경주시] 아니요. 바뀌고 그런 건 없어요.
[김정식/75세/서울시 도봉구] 저는 여당을 지지를 했죠. 지지 안 해요, 이제는. 야당 지지하지.
[양우빈/23세/서울시 용산구] 코로나 사태로 인해서 지지 정당이 바뀌지는 않았습니다.
[안민호/58세/서울시 관악구] 그냥 저는 솔직히 어느 당이든 똑같을 것 같아요, 제 생각에는.
[윤지애/30세/서울시 용산구] 확실히 누가 지도자가 되느냐에 따라서 너무 확연한 차이를 이번에 본 것 같아서 정말 국민 투표가 중요하구나 (느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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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정] 우리 시민 분들도 다양한 의견들을 내줬습니다. 어떻게 들으셨는지요.
[전원책] 나이가 드신 분은 지지하는 쪽이 ‘바뀌었다’고 이야기하는데 왜 젊은 분은 ‘바뀌지 않은 것 같아요’ 이렇게 얘기를 할까. ‘바뀌지 않았어요’가 아니고 ‘바뀌지 않은 것 같아요’ 하니까 자기 마음을 아직도 자기가 모르는 거야. 빨리 저 분 을 만나서 설득을 해야 돼.
[유시민] 그러니까 변호사님은 지금 정부가 되게 잘못하고 있는데 국민들이 그렇게 안 보니까 약간 화가 나신 거예요.
[최원정] 대통령 국정 운영, 저희가 국정 운영을 평가한 여론조사 결과를 지금 띄워드리고 있습니다. 지난 2월에 저희가 민심포차에서도 소개해드렸던 결과인데 잘했다가 50.8%, 못했다가 46%입니다. 그러니까 코로나19가 막 확산되기 사실 직전에 한 평가라서, 그 이후에 정부의 대응을 어떻게 평가하시는지는 아마 우리 다음 주에 공개가 될 텐데 어떻게 나올 것 같습니까?
[전원책] 최근에는 다시 대통령 지지도가 올라간 이유를 제 나름대로 이렇게 분석합니다. 이번에 코로나 바이러스가 굉장히 국민들에게 위기의식을 줬잖아요. (확진자 수가) 거의 7,000명, 8,000명 계속 올라갔으니까. 매일 800명, 500명 이러다가 100명 이하로 쭉 떨어졌거든요. 100명 이하로 쭉 떨어지고. 우리가 코로나 바이러스를 극복할 수 있다, 극복할 수 있다 하는 이런 믿음이 서서히 생길 때 가령 국가가 주는 어떤 신뢰, 믿음 이것이 생길 때 대통령에 대한 국정 지지율은 상당히 회복합니다. 회복하는 게 아니라 거꾸로 역설적으로 올라가게 돼버리죠. 잠깐 일종의 마치 어떤 행사가 있으면 생기는 ‘컨벤션 효과’ 비슷한 효과예요. 위기가 지나고 나면 다시 국가의 지도층에 대한 지지가 올라가다 다시 또 원상태로 찾아가는,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는 아마 문 대통령에게 결과적으로, 최종적으로는 유리하지 않을 거라고 봐요.
[유시민] 일단 우리 정부가 하나 얻은 것은 정부가 정보를 숨기지 않는다, 이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서는. 어떤 정보도 감추지 않는다. 이건 신뢰를 획득한 것 같아요. 이게 되게 중요한 면이라고 보고요. 두 번째는 변호사님 말씀하신 것처럼 일단 신규 확진자 수가 감소 추세에 있다는 거. 이거 중요한 거예요. 지금 외신이나 혹은 외국 의회에서 분석하는 걸 보면 중국부터 시작해서 많은 확진자가 발생했던 나라들을 첫 환자 확진 일부터 시작해서 1일차, 2일차, 3일차 이렇게 시계열 데이터를 해서 그래프를 해놓은 걸 보면 다 똑같아요. 나라마다 뭐가 차이가 있냐 하면 어디까지 올라가느냐, 그리고 이것이 변곡점에 도달하는 데까지 시간이 얼마나 걸리느냐. 결국 시간 싸움이거든요, 이게. 그래서 그런 점들이 평가의 대상이 되고 있어요. 지금 외국에서 우리는 한국과 같은 그래프를 원한다, 이런 정치 지도자들의 발언들이 나오기 시작하고 외신에서 그 평가가 이루어지면서, 각국의 그래프 비교를 통해서 평가를 하면서, 그 외신의 평가가 우리 국민들의 판단에 반영이 되기 시작했어요. 이게 ‘좋다, 나쁘다’를 떠나서, 외신의 평가는 상당히 상대 평가에 해당되는 것이기 때문에 그런 요소가 있고요. 그래서 저는 (대통령 지지율이) 더 좋아질 것으로 예측을 하고요.
[최원정] 이게 코로나19 사태를 지금 저는 ‘사태’라 그러고 ‘위기’라고 하는 사람도 있고 ‘위험’ 또 ‘재난,’ ‘비상 상황’이다 언어들이 굉장히 혼재되어 있는데, 우리 어떻게 표현을 하는 게 가장 적절한지.
[정준희] 모든 사람은 자기 언어가 있으니까 자기 언어로 쓸 수밖에 없죠. 주관이 투영되는 거니까. 그런데 우리가 예를 들면 미디어라든가 조금 더 책임 있는 정치라든가 이런 데서 쓰는 건 주관적인 것보다는 객관적인 상황에 좀 더 어울리는 말을 쓰는 것이 맞죠. 지금의 코로나19가 문 정부의 ‘위기’라면 미래통합당에게는 ‘기회’가 되어버리잖아요. 그렇죠? 그런데 국민의 관점에서 보면 국민에게는 ‘위기 상황’이 되죠. 그래서 저는 ‘위험’이라는 말을 쓰는 것이 맞는다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위험’은 어디로든 튈 수 있는 것이고 우리 안에 잠재해 있는 것이고 그것이 언제든 발생했을 때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서 ‘재난’이 되어버리거나 ‘위기’가 돼버리거나 또는 ‘파국’으로까지 갈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위험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서 주관적인 평가들이 굉장히 갈릴 수밖에 없는 상태다.
[허진모] 사실 ‘재난(災難)’이라는 말의 글자를 풀이를 해보면. 앞의 ‘재(災)’는 자연이 주는 현상입니다. ‘난(難)’은 그로인한 어려움이에요. 그러니까 ‘난리’가 되는 거죠. 그러니까 ‘재’를 우리가 지금의 정치나 국민들은 이 ‘재’를 ‘난리’로 만들어서는 안 되는 거예요. 그래서 아마 지금 현상에서 ‘재난’이라는 말은 저도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을 합니다.
[유시민] ‘위험’ 객관적으로 보면 ‘위험’이죠.
[최원정] 제가 지금까지 ‘위험’이라는 표현을 더 많이 쓴 것 같은데 잘하고 있었던 거죠?
[정준희] 주로 쓰셨죠.
[전원책] 그런데 문재인 대통령은 ‘재난’이라고 이야기하잖아요. 나는 늘 ‘국가 위기 상태’라고 판단을 하거든요. 국가 위기 상태는 이런 감염병 사태도 있고 경제적인 엄청난 사태가 벌어져도 국가 위기 상태가 있을 수 있고 전쟁은 말할 것도 없고. 이것도 하나의 ‘사회 대혼란’이잖아요. ‘카오스 상태’란 말이에요. 우리는 지금 서울에 있으니까 잘 몰라요. 대구경북 지역에 있는 사람들의 얘기를 들으면 대낮인데도 길거리에 사람이 없고 차량이 없단 말이에요. 이걸 서울에 앉아서 ‘위험’이다 뭐다 하는 거 자체가요. 그 사람들이 들으면 화가 납니다.
[유시민] 대구경북이 당하고 있는 어려움을 강조하시는 건 제가 충분히 받아들이는데요. 거기 가면 ‘카오스’ 아니에요. 사람들이 거기가 확진자 수가 많이 나온 지역이고 감염 위험이 높기 때문에 거리두기를, ‘사회적 거리두기’를 극심하게 하는 거예요. 거기에 지금 교통도 정상적으로 운행하고요. 그다음에 마트나 이런 것들 물품 공급도 정상적으로 이루어지고요.
[전원책] 당연하죠.
[유시민] 다 돌아갑니다. ‘카오스’ 아니고요.
[전원책] 내가 그런 걸 얘기하는 게 아니고, 심정적으로 ‘카오스’란 얘기예요.
[최원정] 이렇게 전 세계가 휘청거리는 전염병이 창궐했던 적이 저도 몇 가지가 기억나는데 어느 사건이 가장 대표적인 건가요?
[허진모] 일단 기본적으로 인류는 대부분 병으로 죽었습니다. 전쟁보다 병으로 훨씬 더 많이 죽었고 심지어 전쟁에서마저도 전투보다 병으로 더 많이 죽었습니다. 그래서 대중적으로 유명한 거 몇 개만 뽑아 봐도, BC 4세기, 5세기 말에 있었던 아테네 역병(※참고 – B.C 430년 발생, 인구의 25%가 사망), 최고 지도자가 죽었죠.
[유시민] 페리클레스가 죽었죠.
[허진모] 아들들도 죽었습니다. 인구의 4분의 1이 죽었다는 추정이 있고요. 8세기에는 동아시아에 역병이 불어요. 우리나라, 중국, 일본까지 불어서 일본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냐면 인구의, 민중은 말할 것도 없고 관료의 40%가 죽어서 국정이 마비 돼요. 그리고 제일 유명한 14세기에 있었던 유럽의 흑사병(※ 참고 – 쥐에 기생하는 벼룩에 의해 페스트균(Yersinia pestis)이 옮겨져 발생하는 급성 열성 감염병. 1346년 발생, 인구의 30% 사망).
[최원정] 흑사병.
[유시민] 페스트.
[허진모] 그렇죠. 페스트. 유럽 인구의 3분의 1을 죽였다고 하고 그 이후로 유럽인들이 그 병균을 갖고 전 세계로 나가면서 16세기에 신대륙에 있었던 원주민들이 한 2세기 동안 90%가 전멸합니다.
[유시민] 마야 문명, 아즈텍 문명이었던 거죠?
[허진모] 그렇죠. 당시에 문명인들은요. 몸 자체가 생물학 무기입니다. 안 죽인 데가 없어요.
[최원정] 청정지역 가서 다 퍼뜨린 거죠. 전염병의 역사에 대해 얘기하는데 예전에는 전염병을 나라에서도 대응을 했을 거 아니에요. 어떤 방법들을 취했나요? 제사?
[허진모] 의학적인 것은 현대에 와서야 가능했을 만한 법이고 나머지 방법들은 거의 종교에 의지했다고 보는 게 맞을 겁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면 ‘신의 노여움’이구나.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는데, 물론 그렇게도 믿었고. 그런데 훨씬 더 큰 이유는 ‘민심의 안정’이에요. 그런 행위를 보여줘야만 혼란으로 가지 않는 거죠. 백성들은, 국민들은 그걸 진짜 그렇다고 믿었거든요. 우리나라도 다르지 않지 않습니까? 몽골군 앞에 놓고 팔만대장경(※참고 - 국보 제32호. 몽골이 고려를 침입하자 부처의 힘으로 몽골군을 물리치기 위해 만든 대장경) 만들었잖아요. 그러니까 부처님 힘으로 어떻게 막아보겠다. 애석하게도 부처님은 그 소원을 들어주지 않았지만, 대부분은 그냥 그렇게 비의학적으로 그렇게 했죠.
[정준희] 예전에 그건 ‘불운’이었어요, ‘불운.’ 종교의 시대 때는 ‘불운’이었고 또는 ‘신의 처벌’이었지만 국가가 뭔가를 책임지기 시작하는 시기로 들어오면서, 사회가 이걸 관리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생기면서 이게 ‘위험’으로 바뀝니다. 통제 가능한 것이 되는 거예요. 그럼 그때부터는 계산이 이루어져야 되는데, 그 비슷한 시기가 바로 근대 과학과 근대 국가의 출현 시기가 비슷한 거잖아요. 국가가 그걸 감당하기 시작한 거죠. ‘보건’ 개념이 생겨나고 안전을 ‘관리’한다는 개념이 생겨 가는데 이게 역설인 게 뭐냐 하면 과거에 몰랐을 시절에는 평등했던 바이러스나 세균이 ‘불평등’해지기 시작하는 거예요. 그러니까 그 과학으로 통제할 수 있는 또는 자원을 동원할 수 있는 계층과 그렇지 못한 계층들 사이에 불평등이 생겨버리는 거죠. 또 근대 국가 역사는 이런 불평등을 ‘평등’으로 바꾸려고 하는 끊임없는 노력들을 합니다. 그게 바로 보건, 국민 보건 완전한 국민 보건의 개념이라든가 백신의 보편화라든가 이런 식의 방식인 거거든요. 그래서 이렇게 우리가 ‘앎’으로 해서 통제 가능해서 생긴 문제가 해결되는 게 아니라, 지속적으로 ‘불평등’으로 바뀌고 그걸 다시 사회의 힘으로 ‘평등’으로 바꿔내기 위한 끊임없는 노력들이 교차되는 거죠.
[유시민] 정준희 교수가 ‘앎’이라는 문제를 말씀을 하셨는데 이게 되게 중요한 것 같아요. 우리가 아는 모든 것들은 잠정적인 거거든요. 오늘 우리가 알고 있다고 느끼는 많은 것들이 시간이 지나가서 우리의 앎이 더 확장되고 나면 뒤엎어지는 게 되게 많아요. 17세기 중반에 비엔나에 페스트가 두 차례 왔는데, 처음에 덮쳤을 때 비엔나 인구 30만 중에서 10만 이상이 죽었어요. 세균의 존재를 모르는 상황에서 종교 봉사 단체하고 의사들이 왕이 도망 가버린 그 도시를 지키면서 공공 보건 사업을 해요. 시체를 수거하고 그래서 화장하고 불태우고 그리고 환자들을 격리를 하고 도로를 청소하고 이렇게 합니다. 그렇게 해서 1년간 분투해서 비엔나 페스트가 잦아들었거든요. 그러고 나서 30년 후에 다시 덮쳤는데 30년 후에는 달랐어요. 그때 ‘경험’이 ‘앎’이라는 건데 초기에 시신을 방치한 것이 결정적인 오류였다는 걸 첫 번째 비엔나 페스트에서 안 거예요. 그래서 세균의 존재를 여전히 모르는 상태에서 30년 후에 다시 페스트가 왔지만 그때의 대처는 완전 달랐거든요. 피해도 훨씬 적었고요. 그러고 나서 우리가 세균의 존재를 확인하고 나서는 국가의 대처법이 그때와는 차원이 다르게 진전이 되었죠. 지금 우리가 이 코로나19를 대처하는 전 세계의 문명국가들의 대처법을 보면 결국 ‘앎’이라는 것이 과학적 지식, 과학자들이 탐구해낸 지식들이 우리의 국가 조직을 바꾸고 국가의 행동을 바꾸고 시민들의 의식을 바꾸고 우리의 대처법을 다르게 한 거니까, 저는 이 코로나19가 단기간에 끝나지는 않겠지만 우리는 또 해법을 찾아낼 거라고 믿어요.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최원정] 굉장히 근래에 우리가 보면요. 노무현 정부 때는 ‘사스’ 그다음에 이명박 정부 때는 ‘신종플루’ 그리고 박근혜 대통령 때는 ‘메르스’ 그리고 이번에 또 ‘코로나19,’ 뭔가 각 정부마다 이렇게 한 번쯤은 전염병의 시련을 겪어야 하는 것 같은데, 각 정부마다 어떻게 대응을 했다고 평가하시는지요.
[전원책] ‘사스’ 같은 경우는 우리나라 사망자가 아무도 없어서 노무현 정부가 대처를 아주 잘했다 이런 평가가 나중에 나왔죠. 그런데 ‘신종플루’가 참 재미있어요. 신종플루는 전 세계적으로 엄청나게 유행을 했거든요. 그때 이명박 정부 때 신종플루는 저도 기억을 합니다만 나중에 ‘타미플루’라는, 이 치료제가 나오지 않았으면 신종플루는 어쩌면 아직까지도 맹위를 떨치고 있었을 수도 있습니다. 어떻든 지금 문제는 ‘백신 찾기’입니다.
[유시민] 우선 각 정부마다 한 번씩 전염병이 왔잖아요. 다 동물에서 온 전염병이고요. 그리고 ‘신종플루’는 인플루엔자니까 그건 AI 바이러스, 소위 조류독감이라고 해서 계통이 다르고. ‘사스’ ‘메르스’ 그다음에 ‘코로나19,’ 이건 전부 다 코로나 바이러스 계열이에요, 같은. 그러니까 사촌들이에요, 전부 다. 그런데 ‘사스’ 때는 우선 중국에서 유입된 케이스가 세 건인가 밖에 없었어요. 그리고 세 건을 다 공항에서 잡아냈고 국내 전파가 없었어요. 그래서 사스 때 겪고 나서 이건 좀 조직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해서 질병관리본부라는 방역 전담 조직을 만든 거고요. 이명박 정부 때 ‘신종플루’는 감염력이 엄청나게 높고 독성이 굉장히 약화된 변종으로 대유행이 왔기 때문에 그때도 글로벌 대유행, 팬데믹(pandemic: 세계보건기구(WHO)가 선포하는 감염병 최고 경고 등급으로, 세계적으로 감염병이 대유행하는 상태)이 선언이 됐고 그리고 사망자가 몇 백 명이 있기는 하지만, 그건 겨울마다 오는 계절 독감 치사율의 반밖에 안 됐어요. 문제는 메르스 때인데, 그런데 그때 우리의 가장 큰 문제가 ‘위기 커뮤니케이션’의 문제였다고 지적을 받았잖아요. 제가 지금 충격적으로 지금도 느끼는 건 당시 삼성병원에 검역관들이 방역 팀을 만들어서 갔는데 보안요원들이 못 들어오게 막았어요. 그건 일개 민간 병원이 국가의 권위를 짓밟은 사건이었거든요, 그게. ‘메르스’는 전파력이 굉장히 약한 질병이었기 때문에 그 정도로 끝난 거지 코로나19 같은 정도의 전파력을 가진 병이 그때 왔으면 진짜 카오스로 갔어요, 우리가. 그때 우리가 얻은 교훈이 이번 ‘코로나19’를 대처하는 과정에서 그때의 오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한 방역 당국과 관련 정부 부처들의 노력이 그나마 잘 조직됐기 때문에, 이 정도로도 지금 방어하고 있는 거 아닌가. 저는 그렇게 보는데.
[유시민] 지금 어떤 프레임이 나오느냐 하면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이 약간 스타가 됐어요. 기자 분들도 함부로 못해요, 브리핑할 때 보면. 그러니까 ‘질병관리본부하고 정은경 본부장은 잘하는데 정부하고 대통령은 무능하다’ 이런 식으로까지 얘기를 합니다. 그런데 이 이야기는 ‘메시가 공을 잘 차는 게 아니고, 메시의 왼발이 공을 잘 차는 거야’ 이 얘기하고 똑같은 거예요. 질병관리본부는 정부의 방역 조직이에요, 그리고 정부에 속해 있고. 이 전문가 집단에서 내린 판단을 청와대와 총리실에서 각 부처로 전달을 해서 필요한 자원들을 가동해주면서 지금까지 임해왔습니다.
[전원책] 질본이 노력한 건 압니다. 정은경 본부장이 스타가 된 것도 알아요. 하지만 상황을 그대로 한번 분석을 해보세요. 그런 질본 가지고 일을 잘했다고 하면 안 되죠. 우리나라는 감염병 전문 병원이 없는 체제란 말이에요. 이번에 병상 숫자도 파악을 못했단 말이에요. 전국에 있는 음압병실에 도대체 베드가 몇 개인지, 그것도 언론이 보도를 하고 나니까 질본이 비로소 그 뒤에 대꾸하는 형식이야. 지금 비어 있는 음압병실이 몇 개냐, 그게 언론사마다 다 들쭉날쭉 했어요. 어떤 데는 1,000개다. 뭐가 1,000개예요, 600개인데. 서울 같으면 무수히 산재하고 있는, 전국에 다 있지만 콜센터, 대구에도 어제 갑자기 터진 게 요양병원이잖아요. 질병관리본부 같으면 가령 다중이 어떻게 집단적으로 생활하는 곳이 어디, 어디다 하는 것을 이런 사태가 있으면 다 파악을 해야 합니다. 그거 기본이잖아요. 자기들의 업무예요.
[최원정] 최근에 가장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것이 마스크 수급 문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5부제를 시행하고 있지만 아직도 국민들의 불안감이 큰데,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감당할 수 있는 책임 범위는 어디까지라고 보세요? 교수님.
[정준희] 정부는 일단 무한 책임의 자세를 가지고 있는 건 굉장히 중요하고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Risk Communication: 예상치 못한 위기가 닥쳤을 때 이해 당사자 등이 겪을 위험을 알려주는 과정)’ 측면에서 이건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에요. 그런데 정부가 오버로드(과부하)가 걸리면 안 되거든요. 결국에는 정부가 어느 수준까지 대응할 수 있는가 하는 건 그 당시까지 도달해 있는 사회적 자원의 측면에 상당히 밀접하게 연관이 되어 있다는 거죠. 즉 한국 정부와 이를테면 아프리카에 있는 소국의 정부가 감당해낼 수 있는 건 굉장히 다르고 책임이나 이런 것들은 역시 무한 책임이겠지만 실제로 오버로드가 걸리는 정도의 수준은 굉장히 다르다고 볼 수 있는 거고요. 저는 그런 면에서 정부가 감당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정부가 동원해낼 수 있는 자원이 현재 현존하는 것을 상수로 뒀을 때, 그걸 얼마만큼 최대로 만들어줄 수 있는가, 그것까지가 정부가 실질적으로 감당할 수 있는 책임의 영역이라고 봅니다.
[허진모] 저는 개인이 할 수 없는, 아까 교수님 말씀하셨던 대로 정부는 무한 책임을 지는데 ‘책임’이라기보다는 ‘역할’의 문제를 따져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아테네 역병 같은 때 페리클레스 때 전쟁과 역병을 동시에 맞았거든요. 그때 페리클레스가 강조했던 정신이 뭐냐 하면 개인의 이익을 위해서 국가가 망하는 것보다, 국가가 똑바로 세워지는 것이 개인에게 더 큰 이익이다. 그러니까 아마 정부의 책임을 따질 때는 반드시 역할의 범위, 권한의 범위가 어디까지 허용되는 것인지 진짜 이걸 빠른 시일 내에 따져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볼 수 있죠.
[유시민] 마스크 문제는 우리나라는 되게 운이 좋아요. 마스크와 관련해서는. 유럽은 미세먼지 문제가 우리보다 훨씬 덜해서 평소에 마스크를 안 껴요. 저만 해도 작년에 박스로 사놓은 마스크가 있어서 금년에 마스크를 한 개도 안 썼어요. 온 식구가 다 쓰고 다녀도. 그러니까 무슨 소리냐 하면 평소에 우리나라의 마스크 생산 능력은 세계 어느 나라들보다 상대적으로 높았어요. 그러니까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 되었을 때 약 1,000만 개를 하루에 생산할 수 있었어요.
[허진모] 미세먼지가 좋은 일을 했네요.
[유시민] 그건 ‘좋은 일을 했다’고 표현하면 안 되고.
[정준희] 위험에 대한 대비를 한 거죠.
[유시민] 미세먼지, 초미세먼지가 ‘긍정적 부작용을 일부 남겼다’ 그렇게 하면 될 텐데. 그런데 시민들은 두려움에 사로잡혀서 나를 지키기 위해서 마스크가 필요해요. 5,000만 명이에요. 그러면 총 공급은 1,000만 개, 총 수요는 5,000만 개. 이 사이에 어떤 원리로 이 마스크라는 자원을 국민들한테 배분할 수 있는가. 답은 첫 번째, ‘시장 원리.’ 시장 원리로 하면 값이 올라가요. 그럼 돈 많은 사람은 사고 돈 없는 사람은 못 사게 되겠죠. 이거 할 수 없어요. 두 번째, ‘가격 통제.’ 그래서 가격 통제를 하면 선착순이 돼요. 가격 통제를 하면 와서 줄 서는 사람이 가져가야 돼요. 그러면 밤새 줄을 서게 돼요. 이러면 줄 설 수 있는 사람이 사가는 거예요. 그래서 나온 게 ‘배급제’잖아요, 5부제. 5부제는 배급제예요. 공짜 배급은 아니지만 정해진 가격, ‘가격 통제’하고요. 그다음에 1인당 살 수 있는 ‘양 통제’하고요. ‘파는 장소’를 통제했어요. 그래서 분배를 하는데 이거를 또 무슨 사회주의라고 그러니.
[전원책] 사회주의 맞지.
[유시민] 그렇다면 이런 사회주의는 좋아요.
[전원책] 그런데 내가 얘기를 한번 해볼게요. 제일 처음에 중국에서 이게 우한 코로나가 문제가 됐을 때 당장 이 정부가 의료용 100만 장, 그리고 일반용 200만 장을 주겠다. 그리고 각 지자체마다 자매 도시 이런 데 전부 다 우리는 50만 장, 우리는 40만 장 이렇게 서로 건네주기 바빴어요. 중국을 도와주면 이럴 때는 어려운 이웃을 도와주자 그래서. 그리고 우리 국민도 그런 점에 대해서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데, 막상 우리가 이 문제가 딱 터졌을 때 이게 마스크가 없단 말이에요. 마스크는 전부 다 어디에 숨겨져 있고 중국으로 갔고 마스크가 없는 거예요. 진짜 ‘대란’이 벌어진 거예요. 이러니까 각 약국마다 제 시간에 그나마도 공급이 안 되도록 만들어서 사람들이 하루 종일 줄 서 있게 만들고, 아침에 가서 오후 2, 3시까지 줄 서 있도록 만들고. 그나마도 제때 공급이 안 되도록 하고. 이왕 국가가 배급을 하려면 좀 제대로 차라리 국가가 한꺼번에 사서 집집마다 나눠주든지. 내가 보기에 우리나라 질병관리본부는 정말 머리부터 바꿔야 해요. 이번 사태를 가만 지켜보면서. 정말 무능한 집단이야. 다들 질병관리본부가 일 잘한다고 하는데 내가 대통령 같으면 전부 다 파면이야.
[최원정] 불만이 엄청 크신데.
[전원책] 나는 정말 화가 나요. 질병관리본부가 일을 잘했다 이렇게 말하면 그건 말이 아니야.
[최원정] 화 좀 삭히시고요.
[전원책] 사망자 몇 명 매일 카메라 앞에서 발표하는 게 그게 일 잘하는 거예요?
[정준희] 워싱턴포스트가 바로 며칠 전에 냈던 기사인데 이건 시뮬레이션을 해서 낸 기사입니다. 뭐냐 하면 가장 현재까지 나타났던 방식 중에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거리를 떨어뜨리는 방법이다. 말 그대로 ‘사회적 거리두기’다. 그리고 가장 안 좋은 게 뭐냐 하면 봉쇄이니 뭐니 이런 걸 떠나서 ‘슈퍼 전파자’예요. 말을 안 듣고 혼자 날뛰는 누군가가 있을 때 그게 가장 공동체에 해악을 끼친다고 하는 게 시뮬레이션 결과로 나오고 그게 언론에 보도가 됩니다. 그러면 현재까지 과학으로 확인할 수 있고 여러 가지 통계로 확인할 수 있는 방식은 뭐냐 하면, 지금의 ‘위험 커뮤니케이션’은 이제 감염원에 관련된 문제가 뭐고 마스크 수급에 관련된 문제가 뭐다를 얘기해도 현재의 문제를 풀 수 없기 때문에 이건 백서의 문제로 놔두고 ‘지금 풀 수 있는 문제가 무엇인지’에 대해서 굉장히 집중해야 된다는 거죠. 유럽 같은 경우는 자기네 같은 경우는 생산 능력이 없고 공급 능력도 없기 때문에 공식적으로 이렇게 발표를 합니다. 의료진과 환자만 써라. 왜? 못한다 이거예요. 그리고 그걸 더 늘려봤자 실제로 예방 효과가 없다고 판단하는 거죠. 그런데 그건 그 사회에 맞는 판단인 거죠.
[유시민] 마스크가 없으니까.
[정준희] 없으니까. 그런데 한국은 어느 정도 있단 말이에요. 그러면 두 개씩은 나눠 주겠다가 현재의 판단에 맞는 거면 그 이상의 커뮤니케이션은 도움이 안 된다는 거죠.
[전원책] 2개씩 나눠준다고 하니까 약국에 갈 수 있는 환경이 되는 가정만 가는 거예요. 뭔 말인지 아시겠습니까?
[정준희] 그런 문제도 있죠.
[유시민] 주말에 가잖아요. 대리 수령도 하고요.
[전원책] 그렇게 말하면, 이 세상에 구할 수 없는 게 (얼마나 많아요.) 마스크 쓰는 사람은 빤하잖아요.
[최원정] 맞아요. 마스크 정책은 시행하고 있지만 아직 국민들 불안감이 해소가 되지 않은 상황입니다. 지금 방송 보시면서 가족 여러분과 얘기를 나누실 것 같은데 이번에는 이런 국가적 위험 상황에서 우리 국민들은 무엇을 보면서, 어떤 기준으로 정치를 평가하고 있을까요? 저희가 영상으로 준비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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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R3) 정치권 코로나 대응, 국민들 평가와 바람은? (시민 인터뷰)
Q1. 정치권은 코로나19에 잘 대응하고 있나요?
[선현아/85세/인천시 부평구] 여야가 없이 같이 그냥 합심해서, 빨리 빨리 해결해줄 수 있는 역할은 야당이 좀 부족한 것 같더라고요.
[김정식/75세/서울시 도봉구] 야당도 그렇지만 여당도 요새 더 못하는 것 같아요. 우왕좌왕하고 뭐 이러는데.
[조현정/31세/서울시 동작구] 사실 야당이 지금 뭐 어떻게 뭐, 적극적으로 어떻게 할 수 있는 게 있나요?
[양우빈/23세/서울시 용산구] 자신들의 어떤 정치적 도구로써 활용하려고 서로 잘못 대응하고 있지 않나 싶어요.
[정영주/47세/경상북도 경주시] 솔직히 보여주기 식이 너무 심한 것 같고. 저희들은 당장 앞이 깜깜한데.
[이준형/21세/서울시 도봉구] 그냥 솔직히 말하면 잘하는 것 같지는 않아요. 그냥 자기 일은 안 하고, 그냥 돈만 챙겨 가려하는 그런 것 같아요.
[김형균/26세/서울시 용산구] 그 여야끼리 자기 입지에 대해서 제일 우선순위로 생각하고 움직이는 거 아닌가 싶은 게 있어요.
Q2. 정치권에 바라는 것은?
[이준형/21세/서울시 도봉구] 그냥 딱 바라는 건 빨리 그냥 코로나 빨리 끝나서, 그냥 빨리 학교도 가고 싶고 빨리 일했으면 좋겠어요.
[윤지애/30세/서울시 용산구] 지금처럼 투명하게 국민들한테 공개하고 지속적으로 SNS나 뉴스를 통해서 알려주고 하면 될 것 같아요.
[조진희/65세/인천시 중구] 정치적으로 그냥 편을 가르거나 이러지 말고, 그냥 정말 국민의 입장에 서서 그렇게 해서 대처해줬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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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정] 지금 시민들의 인터뷰 내용 들어보면 평소에 갖고 있던 정치권의 이미지가 그대로 투영이 되는 것 같아요. 그렇죠?
[유시민] 저는 정치인과 정당들에 대해서 과도한 요구를 할 생각이 없어요. 위대한 지도자 바라지 않아요. 위대한 정치, 그것까지 바라지 않아요. 왜냐, 바라봤자 안 되니까.
[최원정] 그러면 뭘 바라세요?
[유시민] 그냥 상식적으로 해줬으면 좋겠어요, 그냥 상식적으로요. 그러니까 이렇게 전염병이 터지면 원래 집권 여당은 손해 좀 보는 거고, 그거 받아들여야 되고요. 야당에서는 이렇게 속으로 우리가 이익 좀 봐야지 생각하지만, 겉으로는 협조 좀 하고. 이런 정도면 저는 만족할 것 같아요. 그런데 지금 보면, 참 솔직히 있는 그대로 말은 못하겠어요. 이 코로나19를 둘러싸고 벌어지고 있는 공방전을 보면 너무 창피할 정도로 앞뒤가 안 맞는 주장들이 난무하고 있거든요.
[전원책] 문 대통령하고 이 정부가 ‘우한 폐렴’이라는 단어가 가짜 뉴스다. 그런데 당시에, 나는 그게 습관입니다. 매일 내가 잉글리시를 잘해서 그런 게 아니고, 내가 자료를 챙길 겸 해서 워싱턴포스트라든지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시카고 트리뷴 이렇게 언론사 홈페이지를 보는데 전부 다 ‘우한 코로나 바이러스’로 통일이 돼 있을 때 우리나라는 ‘우한’이라는 단어 쓰지 마라 그거야. 그리고 미국은 2월 2일 0시부터 딱 막았잖아요, 중국인 입국 금지. (※참고 – 미국은 2월 2일부터 중국을 다녀온 지 14일 이내인 외국인 입국 금지). 그런데 우리는 2월 4일 0시, 0시부터 후베이성에 갔다 온 지 14일 이내인 사람만 입국금지. 그러면 이건 하나 마나란 말이에요. 왜 중국인 입국 금지에 대해 청와대 청원 페이지에 76만 명이 서명을 했잖아요. 청원 참여를 했단 말이에요. 그런데 강경화 장관이 한참 논란이 불 붙어 있을 때 뭐라고 얘기를 했냐 하면 ‘방역을 잘하는 나라, 이런 나라는 입국 금지를 안 한다. 지금 입국 금지를 하는 나라는 주로 방역 체계가 엉망인 나라들이다 이런 취지의 이야기를 여기저기에서 했습니다. 이러니까 그런 걸 볼 때 우리 국민들 입장에서는 화가 나는 거예요. 이건 진보, 보수 진영을 떠나서 ’왜 감염원 차단을 하지 않느냐‘ 이건 감염학회나 의사협회가 늘 하는 얘기거든요, 전문가들이. 그런데 그런 전문적 지식을 갖고 있는 사람들 입장에 있어서는 일단 제일 먼저 감염병이 돌 때는 감염원 차단을 하는 것이 1순위인데 왜 차단을 하지 않느냐. 우리 외교부는 손을 놓고 있단 말이에요.
[유시민] 지금 변호사님 말씀에 모든 게 다 들어 있어요. 지금 이 보수 야권이 코로나19를 이용하는 방식이요. 그러니까 친중 정권 프레임이요. 북한에 뭐 좀 줬으면 공격 되게 할 텐데 북한에 준 게 아무것도 없어요. 막혀 있어서. 그래서 마스크를 퍼줘서 그랬다. 데이터도 무시하고 싹 다 무시하고 그냥 몇 개의 사실과 그다음에 주장을 섞어서 이 프레임을 계속 걸고 있는 거거든요.
[최원정] 그 공방전을, 지금 정치 쟁점화 하는 정치권에서 쏟아지는 발언들을 추려봤거든요. 대표적인 발언들 보겠습니다.
[유시민] 볼까요?
[최원정] ‘야당에서는 이제라도 중국인 입국 금지.’ 입국 금지, 중국인 입국 금지에 대한 얘기들이 굉장히 많이 거론이 됐고요. 또 다른 화면 보시면 ‘권영진 시장은 대구 코로나라는 말은 없다. 상처 주지 말아라.’ 이거는 ‘정부 보도 자료에서 대구 코로나’라는 표현에 굉장히 항의를 한 그런 발언이었습니다. 그리고 ‘여(與) 대변인이 대구, 경북 최대한 봉쇄’라는 발언으로 굉장히 후폭풍이 불었고요. 저널리즘 전문가로서는 어떻게 보시는지.
[정준희] 지금의 정치는 절대왕정의 정치, 다시 말하면 권력이 바뀌지 않는 정치가 아니라 여야가 있는 정치거든요. 결국은 여는 여의 역할, 야는 야의 역할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정치권이 엄청나게 선하고, 이 상황을 안 이용하길 바라는 것은 저는 의미 없는 일이라고 생각을 해요. 게다가 총선 앞까지 왔는데, 게다가 지난 정권에서 이름 하여 ‘정권의 상실’이라고 하는 것은 이것(정부의 역할)에 대한 공격에 의해서 상실 당했다고 느끼는 상태에서 이걸 이용 안 할 거다? 저는 그렇게 순진하게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금도라고 하는 게 있거든요. 우리가 우한 교민 사태 때 딱 바로 이게 나왔던 거예요. 사실 비용도 많이 드는 일이고 이 분들이 오다가 사고 날 확률, 와서 전파가 될 확률 이런 거 따지면 사실은 안 데려오는 게 합리적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때 데려오는 결정을 내렸을 때 정치가 어떤 반응을 했어야 했느냐. 언론이 어떤 반응을 했어야 했느냐. 그런데 그때 정치와 언론은 지역감정을 이용하는 식으로 반응했다는 거예요, 되게 단기적인 이익에 맞춰서. 국가가 했어야 할 일들에 대해서 왜 이것을 이런 식의 낮은 수준의 정쟁화를 하고, 낮은 수준의 선정주의(※참고 - 본능과 호기심을 자극하여 대중의 인기를 끌어 이득을 얻으려는 보도 경향)를 발휘하느냐, 왜 아산, 진천 국민들을 끌어들였느냐. 저는 이 부분에 있어서 우리나라 정치의 금도와 미디어의 금도가 (현실과) 차이가 있다고 생각해요.
[최원정] 우리가 흔히들 ‘위기는 기회’라고 하잖아요. 이런 국가적인 위험 상황을 잘 관리하면 정말 난세의 영웅이 될 수 있고, 그렇지 못하면 역사에 죄인으로 남을 수 있는데 어떤 경우들이 그랬을까요?
[허진모] 사실 전쟁을 제외하고는요. 재해를 드라마틱하게 해결한 경우는 없습니다. 재해를 맞은 지도자가 그걸 해결하는 일은 티가 안 나는 일 같아요. 그래서 사서에도 참 찾기 힘든데 잘한 경우는 티투스(※ 참고 – A.D. 39~81, 로마제국 10대 황제) 황제라고 로마 시대에 있었어요. 이 양반이 우리로 치면 석탈해(※ 참고 - 昔脫解: 신라 제4대 왕) 왕이랑 좀 비슷한데 뭐로 유명하냐 하면 콜로세움을 완공한 황제입니다. 그리고 더 유명한 게 있죠. 베수비오 화산이 폭발했어요(※ 참고 - 서기 79년 8월 24일, 베수비오 화산이 폭발하면서 로마에서 가장 번성했던 도시 폼페이(Pompeii)와 헤르쿨라네움(Herculaneum), 그리고 이 지역의 많은 주택들이 화산재에 묻힘). 그러니까 폼페이가 이렇게 싹 (화산재에) 뒤덮인, 그때의 황제인데 이 양반의 재위 기간이 2년밖에 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화산이 터지고 로마에 대화재가 일어나고 그리고 역병이, 엄청난 역병이 돕니다. 그러니까 삼재가 낀 황제죠.
[최원정] 그러게요. 삼재네요.
[허진모] 그런데 대처가 아주 훌륭했습니다. 지금의 기준으로 봤을 때 어떤 대처를 했냐면 먼저 포고를 해요. ‘위로문’을 포고합니다. 지금으로 치면 ‘재난지역 선포’ 이런 것과 같은. 그다음에 위원회를 구성을 하고. 어떤 위원회를 구성했냐면 전직 집정관(※참고 - 로마 공화정 시대의 최고 관직)으로 위원회를 구성했습니다. 지금으로 치면 대통령들을 모은 거예요. 전직 대통령들을. 그러니까 혹시나 있을지도 모를 정치적 방해 같은 것을 차단하겠다. 이런 거죠. 그다음에 기금을 조성해서 구휼을 하고 자기 재산도 내놓고 그리고 모든 의학적 지식을 동원을 하고, 그다음에 제사를 지냅니다. 평가가 어땠냐 하면, 그 당시에 ‘자식을 돌보는 아비와 같았다.’ 아주 극찬이죠.
[최원정] 이번 총선에서는 코로나19에 대한 정부의 대응이 우리 유권자들에게는 굉장히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될 텐데 이제 선거가 20여 일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우리 유권자분들에게 조언의 말씀 부탁드릴게요.
[전원책] 사람들은 아침에 신문을 보고 저녁 때 TV 뉴스를 보면 자기가 충분히 정치를 감시하고 민주주의를 감시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사실 그런 게 아닙니다. 정치는 늘 방관자를 피해서 도망을 가는 것이거든요. 정치가 타락하는 것은 방관자들 때문이에요. 그래서 나는 가급적 정치 참여를 일상화를 하고 투표장에도 반드시 가고 하는 그런 민주주의의 적극적 참여자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것이야말로 민주주의를 진일보시키는 밑그림이 된다는 걸 좀 생각해봤으면, 우리 모두가 함께 생각을 해봤으면 합니다.
[유시민] 지금 상황이 문재인 정부 4년 차 들어와서 국회가 4년 전에 만들어진 국회여서 여야 간 팽팽한 힘겨루기를 한동안 오래 계속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어느 쪽을 선택을 하시든 좀 승패를 갈라줘야 뭔가 되든지 안 되든지 결판이 날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꼭 투표하시고요. 그리고 정부 여당에 대한 평가를 이렇게 해보시고 뭐 좀 도전하게 확실하게 힘 실어줘야겠다 싶으면 그쪽에 힘 실어주시고, 이대로 가면 나라 망하겠다, 이건 막아야겠다 싶으면 반대쪽으로 힘 실어주시고, 어느 한쪽으로 결정 좀 내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냥 제 생각입니다. 투표는 꼭 해주십시오.
[최원정] 마지막 회 지식다방 이렇게 함께하셨는데 오늘 두 분 처음 나오셨는데, 거의 굉장히 익숙한 듯 오래 계신 듯 너무 재미있게 또 좋은 말씀 많이 해주셨습니다. 그런데 불편하지는 않으셨죠? 어떠셨는지. 여쭤볼게요. 어떠셨어요? 저는 개인적으로 너무 재미있었어요, 변호사님.
[전원책] 출연료만 많이 주면 불편하지 않을 것이고. 솔직히 유 판서하고는 아주 그동안 방송을 많이 했기 때문에 세월도 많이 지나고 익숙하기 때문에 언제 봐도 편하죠.
[유시민] 제가 오늘 좀 세게 했어요. 다른 때 변호사님 하고 할 때보다.
[최원정] 아슬아슬했어요. 식은땀이 날 정도로.
[전원책] 내가 그래서 아까 쥐어 패려고 했어요.
[유시민] 힘으로 하면 저한테 안 되죠.
[최원정] 소감 좀 듣고 마무리 하겠습니다.
[정준희] ‘지식다방’과 ‘민심포차’라는 두 가지 영역으로 정치를 지식적으로든 현실적으로든 다루는 거든 굉장히 좋아하는데, ‘지식다방’이 상대적으로 ‘민심포차’에 비해서 보면 관심은 좀 덜 받았던 그런 측면이 있는 것 같아요. 그런데 저는 나와서 제가 직접 해보니까 재미가 더 있어서 그런지 몰라도, 인기를 얻었으면 좋겠습니다.
[최원정] 저희가 지식다방 1회 때는 ‘우리가 정치를 해야 하는 이유’ 살펴봤고, 이어서 ‘정치 경제 그리고 불평등’ 또 ‘국회의원 누구를 뽑아야 하나,’ 그리고 오늘 마지막으로 ‘코로나19가 강타한 2020 한국 정치,’ 우리의 정치 모습을 봤습니다.
[전원책] 앞에 재미있는 건 그러니까 홍준표, 박형준 이런 분들이 다 하고 제일 재미없는.
[최원정] 별말씀을요.
[전원책] 국가적 재앙, 코로나 문제나 기껏 부르고 그것도 땜빵으로.
[최원정] 아닙니다. 마무리를 하는 귀한 시간이기 때문에.
[유시민] 보수의 최후의 보루이시잖아요.
[최원정] 당신의 삶을 바꾸는 토크쇼 <정치합시다> 오늘 지식다방 마지막 회였습니다. 그동안 지식다방 또 사랑해주신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리면서 오늘 자리해주신 유시민 이사장님, 그리고 전원책 변호사님, 허진모 작가님, 그리고 정준희 교수님 감사합니다. 저희는 민심포차 부산 편으로 다시 인사드리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유시민] 어디 갔더라고.
[최원정] 미래통합당 선대위원장 자리를 맡으시면서. 서운하시죠?
[유시민] 서운하기도 하고 배신이야.
[최원정] 듣고 계시나요? 여기 안 계시면 항상 뒷이야기를 조심하셔야 해요. 그래서 오늘 특별히 소개해드릴 두 분이 있는데요. 대표적인 보수논객이자 변호사며 시인이기도 한,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시는 분이죠. 전원책 변호사님을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전원책] 그런데 소개를 할 때는 과거의 직업을 그렇게 소개를 하면 어떡합니까?
[유시민] 유튜버.
[전원책] 한때 시인이었고, 한때 변호사였고.
[최원정] 그런데 한번 시인이면 영원한 시인이고.
[전원책] 한때 유 판서(判書: 고려 및 조선시대 중앙행정관서의 장관, 유시민 전 장관을 지칭)의 앙숙이었고.
[최원정] 두 분 이런 관계였나요? 앙숙 관계였나요? 대놓고 앙숙이라고 그러시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유시민] 앙숙이 아니니까 앙숙이라 그러시는 거지.
[최원정] 그러신 거죠?
[전원책] 옛날에는 그래도 재미있었는데 요사이 언행을 보니까 내가 없는 새 누가 막아주는 사람이 없으니까 막 나가버리더라고.
[최원정] 오늘 역할을 좀 해주시기 바랍니다.
[유시민] 저를 살리기 위해서 나오셨어요.
[전원책] 막 나가, 막 나가.
[유시민] 유시민 소생 프로그램.
[최원정] 잘 부탁드리고요. 또 다른 한 분은 요즘 ‘저널리즘 비평계의 아이돌’로 불리는 한양대학교 정준희 교수님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정준희] 안녕하세요?
[최원정] <정치합시다> 오신 소감은 어떠세요?
[정준희] 제가 사실은 지난주에 저희 <열린토론> 진행하면서 미디어 비평 시작을 했는데 <정치합시다> 예를 들었어요. 그나마 KBS가 공영방송으로 하는 여러 가지 역할 중에 정치에 대한 담론을 유지하려고 하는 프로그램 아니냐 라는 걸 저희 비평해주시는 분께서 얘기해주셨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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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서트) 2020.03.13 KBS <열린토론>
[정미정] 제가 좀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싶은 건 <정치합시다>입니다. 거의 지상파 3사 중에 유일하게 가장 차분하게, 그리고 깊이 있게, 그리고 가장 대중적인 언어로 선거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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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준희] 저는 그런 의미에서 굉장히 중요한, 의미 있는 프로그램으로 지금 지속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원정] 뭔가 좀 목소리에서 신뢰감이 있지 않으세요, 교수님은?
[유시민] 있어 보이죠.
[최원정] 그러니까 너무 기대돼요.
[전원책] 제가 한 말씀 드리자면 나는 원래 성함 보고 ‘좌파’인 줄 알았거든요. 정, 준, 지읒, 지읒이 두 개나 들어가 있으니까. 그런데 <열린토론> 있잖아요.
[전원책] 정말 진행을 매끄럽게 해요. 그래서 정준희라는 이름이 ‘잘한다’는 지읒이구나. ‘좌파’ 지읒이 아니라. 정말 잘합니다.
[유시민] 변호사님, 아니, 우리 전원책 변호사님은 누구를 보면 쟤 좌파야 아니야 이 생각부터 먼저 하시나 봐.
[전원책] 아니, 내 왼쪽에 있는 사람들은 다 좌파거든. 왼쪽에 앉았잖아, 지금.
[정준희] (최원정 아나운서는) 우파시네요.
[전원책] (여기는) 우파, 저기는 좌, 좌, 좌.
[정준희] (유시민 이사장은) 극좌이시고.
[최원정] 처음 이 자리에 계시는 거잖아요. 그런데 마치 여러 회 저희와 하신 것처럼 이 자리를 좌지우지하시네요. 역시.
[최원정] 오늘 지식다방의 마지막 주제는 ‘코로나19가 강타한 2020 한국 정치’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코로나19가 정치를 어떻게 바꿨는지, 또 정치는 무엇을 하고 있는지, 이런 국가적 위험 앞에서 정치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함께 고민해보는 시간 가져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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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R1) 4·15 총선 국면 뒤흔든 코로나19 (뉴스 영상)
[기 자] 중국인 35살 여성이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정은경/질병관리본부장] 31번째 환자를 포함해서 11명이, 교회와 관련된 사례가 발생을 했기 때문에 뭔가 슈퍼 전파 사건은 있었다고 보고 있습니다.
[앵 커] 코로나19 국내 확진자 200명을 넘어섰습니다.
[앵 커] 모두 433명으로.
[앵 커] 1,261명으로 늘었습니다.
[유은혜/교육부 장관] 전국의 모든 유·초·중·고 학교의 2020학년도 신학기 개학 일을 일주일 연기하겠습니다.
[앵 커] 코로나19 여파로 총선을 앞둔 정치권도 비상입니다.
[앵 커] 예전 같으면 선거 분위기가 달아올랐을 텐데 일각에서는 총선 연기 얘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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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정] 이제 선거가 20여 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사실 이쯤 되면 굉장히 시끌 시끌 해야 돼요. 그런데 거의 정치가 실종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너무 조용해요. 선거 운동도 이렇게까지 조용할 수 있는 건가요? 지금 도대체 코로나19가 우리의 생활을 어떻게 바꾸고 있는 건지, 요즘 어떻게 실감들 하시는지요.
[전원책] 이번에 코로나가 딱 덮쳤단 말이에요. 딱 덮치고 나니까 이건 정말 다니는 사람이 거의 절반 이하로 떨어진 거예요. 이러니까 우리가 굳이 지금 선거판을 이야기할 필요가 없습니다. 사람들이 전부 다 침체해 있고. 이러면 우리 사회가 전부 다 표정이 어두워집니다. 그리고 지갑 여는 걸 더 겁을 내요.
[최원정] 마음이 무거워지네요.
[전원책] 이러니까 선거판은 말할 것도 없어요. 누가 정치하자, 공약이 어떻다, 누구 도와주십시오, 이래도 그 얘기가 귀에 안 들어오는 거예요. 나는 그래서 사상 최초로 어쩌면 대중의 관심을 전혀 못 받는 선거가 되지 않겠는가 하는 그런 염려를 지금 하고 있습니다.
[유시민] 저는 좀 다르게 보는데요.
[유시민] 시민들이 일상의 삶을 매우 조심하면서 살아가는 상황이에요. 그러니까 사람들의 이동이 줄어들면 만남이 줄어들고 이러면 서비스부터 시작해서 경기의 급격한 하락이라는 것은 불가피한 거죠. 필연적인 겁니다. 우리가 다 겪고 있는 일이고요. 표면상 후보들이 선거 운동, 대면 선거 운동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소독약통 메고 다니면서, 골목 다니면서 방역하고 SNS에 올리고 이런 것 정도 하고 있던데. 그래도 시민들의 선거에 대한 관심은 밖으로 표출되지는 않지만 또 다른 때의 국회의원 선거 못지않게 저는 바닥에서는 (관심이) 흐르고 있다고 봐요. 다만 상황이 이래서 잘 표출되고 있지 않은 거죠.
[전원책] 선거 몇 번 해봤죠? 두 번 해봤죠?
[유시민] 저요?
[전원책] 국회의원 선거를 두 번 해봤잖아요.
[유시민] 제가요? 몇 번 해봤죠.
[전원책] 맞다. 뒤에 또 했다 통진당 후보로 춤도 추고 그랬다. 이상한 옷 입고.
[최원정] 변호사님 말씀하시면 자료화면이 또 나갑니다. 우리 이사장님이 나오신.
[전원책] 그거 봐요. 전 국민을 흥분시키는 장면이야.
[최원정] 얼핏 기억이 나는 것 같습니다. 지금 나가고 있습니다, 여러분.
[전원책] 여러 사람들이, 그 주변에 사람들이 꽤 많아요.
[정준희] 저는 코로나19라고 하는 게 전혀 새로운 사태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이런 거하고 마주치게 되면 기존 사회는 성찰을 하게 됩니다. 그러니까 우리한테 익숙했던 것들을 낯설게 보게 되는 현상들이 나타나요. 정치 같은 경우도 저는 우리 정치에 있어서는 물론 좋은 호재는 아니긴 합니다만 이른바 악수 정치, 어깨동무 정치, 패거리 정치 이런 것들과 좀 다르게 우리가 비대면의 방법으로도, 우리가 내용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의 문제를 고민하게 만드는 계기가 될 거라고 생각을 하고요. 다만 약간 우려하는 게 있다면 미디어 정치가 가속화할 가능성이 또 있습니다. 가상적인 상황이 되니까 자기가 직접적으로 사람들을 만나서 뭔가 승부를 걸기보다 미디어를 활용해서 뭔가를 하려고 하는 그런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어서 부정성도 일부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을 하고요.
[최원정] 분위기가 이렇다 보니까 선거가 가능할까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어요. 지금도 선거 연기가 가능한 시점인가요, 어때요?
[유시민] 선거는 연기하려면 정상적인 선거가 불가능한 상황이 되었을 경우, 대통령이 연기하도록 그렇게 돼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물류 흐름이나 교통이나 이 모든 것들이 선거가 불가능한 상황은 아니기 때문에 그냥 가리라고 보고요. 연기한다고 해도 국회의원, 20대 국회의원의 임기 마감일이 5월 29일이기 때문에(※참고- 제20대 국회의원 임기: 2016년 5월 30일 ~ 2020년 5월 29일) 그렇게 길게 연기할 수도 없어요. 그러면 한 달 후에 상황이 더 좋아진다는 보장도 없고. 지금으로 보면, 지금 시점에서 보면 그냥 예정대로 4월 15일에 선거를 하는 것으로 그렇게 (예상합니다).
[최원정] 허 작가님한테 여쭐게요. 이런 국가적인 위험 속에서 선거가 치러졌던 사례가 역사적으로 꽤 있죠?
[허진모] 지금 근대적인 선거의 역사는 사실 길게 봤자 200년 정도 볼 수 있죠. 근대 선거가 사실은 미국이 제일 먼저라고 볼 수 있는데, 미국 같은 경우는 의회 자체가 독립전쟁 시기에 생겼다고 할 수 있죠. 링컨 같은 경우는 남북전쟁 때 재선됐습니다. 그리고 2차 세계대전 때는 본토에서 전쟁이 치러지지 않았으니까 꼬박꼬박 선거를 다 했고요. 우리나라 같은 경우도 6.25전쟁 때 선거가 세 번이나 있었는데, 그 최초의 지방 선거가 1952년도에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때 투표율이 90%가 넘었어요.
[최원정] 이승만 대통령도 전쟁 기간 중에 재선에 성공했던 거 아닌가요, 2대 대통령으로?
[허진모] 그렇죠. 그래서 부산에서 발췌개헌(※참고 - 한국전쟁 중인 1952년 7월 4일 임시수도 부산의 피난국회에서 통과된 제1차 헌법 개정)도 하시고, 하실 일 다 하셨죠.
[최원정] 사실 우리가 전염병의 확산 때문에 투표소에 사람들이 많이 가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들이 지금 있잖아요. 그래서 이번에 20대 총선은 투표율이 굉장히 낮을 것이라는 걱정들을 합니다. 실제로 그렇게 나타날까요?
[전원책] 지난번에 투표율이 높았던 것은 양대 거대 정당보다는 다당제가 생기면서.
[유시민] 그때 국민의당 돌풍이...
[전원책] 다당제가 생기면서 투표율이 높아졌어요. 60%에서 50%, 40%까지 떨어졌다가 58%로 치솟았단 말이에요. 그런데 이번에는 진영 간의 싸움이 벌어졌기 때문에 역시 코로나 사태만 생각하면 30%밖에 투표율이 안 나와야 되는데, 그래도 한 50%까지 가지 않을까.
[유시민] 지금 지역구 선거는 양당 구도로 대체로 치러지지만, 비례대표 선거는 진영 간 대결로 왔어요. 그러니까 당명이. 미래한국당에서...
[최원정] 유독 이 부분에서.
[전원책] 정말 심하다. 아무리 적이지만 이름을.
[유시민] 제가 정확하게 하려고 지금 노력을 했잖아요.
[전원책] 내가 하나 얘기해줄게. <대부>(※참고 - 뉴욕 마피아 가문인 콜레오네 패밀리의 가족사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의 갱스터 영화. 미국 영화사를 대표하는 걸작으로 평가 받음)의 돈 비토 코를레오네(말론 브란도)가 자기 아들 마이클 코를레오네(알 파치노)에게 뭐라고 가르쳐주는지 압니까? 친구를 가까이 해. 적은 더 가까이에 둬라. 적의 이름을 외우지를 못해.
[유시민] 아니, 변호사님. 능력이 부족해서 그런 걸 타박을 하시면. 이거 편집해주세요. 다시 할게요. 미래한국당이 미래통합당이라는 비례 전문당을 만들어서.
[전원책] 미래통합당이 미래한국당 비례지.
[정준희] 이사장님 긴장하셨어요.
[전원책] 난 갈래.
[최원정] 지금 몇 회째 이러고 계시는데 다분히 의도적인 것 같아요.
[정준희] 이거 ‘짤’로 나온다, 이제.
[최원정] 내가 다 속이 타네.
[유시민] 당명을 잘 지은 거야. 헷갈릴 정도로 비슷하니까 얼마나 잘 알아보고 찍겠냐고. 미래통합당이 미래한국당이라는 비례 정당을 만들었어요. 그리고 더불어민주당에서 또 비례당을 만들어요. 진영 비례예요, 진영 비례. 그러면 비례대표 선거에서도 정의당처럼 제3당이 있기는 하지만 큰 두 정치 세력이 그냥 비례 전문당을 만들어서 비례 투표까지 충돌하는 양상이에요. 큰 틀에서 보면 두 가지 변수가 이번 총선을 좌우하는 것 같아요. 첫째는 문 정부 지지냐 반대냐. 그게 일단 크고요. 두 번째는 코로나19 사태에 대해서 지금 집권 세력이 어느 정도 잘 대처했다고 보느냐. 그러니까 유능하게 대처했느냐, 무능했느냐. 이 판단 두 개가 이번 선거전을 결정짓는 변수로 등장한 것 같아요, 제가 보기에는.
[전원책] 그런데 이게 지금 문재인 정권 중간을 딱 넘었을 때 지금 하는 선거입니다. 그러면 이건 가령 미국 같으면 거의 중간 선거와 비슷한 경우예요. 중간 평가죠. 이걸 일부 진보 좌파 진영의 신문 혹은 민주당 쪽에 선 분들이 뭐라고 하냐면 정권 심판이냐 야당 심판이냐 이 싸움이다 이 얘기예요. 그런데 중간 평가 선거에서 ‘야당 심판’이라는 말은 교과서에도 안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그건 지어낸 말이에요. 정권에 대한 심판이 어느 정도냐 하는 문제지 세상에 정권 심판이냐 야당 심판이냐 하는 선거가 어디 있어요. 야당 심판이라는 말 자체가 성립이 안 되는 거예요.
[유시민] 4년 전 선거에 이미 있었다니까요.
[전원책] 야당은 권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아니 야당은 권력이 없기 때문에 야당을 심판한다는 거 자체가 어불성설(語不成說: 말이 이치에 맞지 않음)이에요. 이럴 경우를 어불성설이라고 말.
[유시민] 어불성설.
[전원책] 언어도단(言語道斷:말할 길이 끊어졌다는 뜻으로, 곧, 너무나 엄청나거나 기가 막혀서, 말로써 나타낼 수가 없음). 이렇게 얘기를 한다고.
[유시민] 말. 도. 안. 돼.
[전원책] (야단 심판이) 말도 안 된단 말이에요.
[최원정] 이번에 코로나19로 인해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지역이 대구, 경북 지역이잖아요. 이곳의 투표율과 또 이곳의 민심이 전체 총선에 미칠 영향 어떻게 보시는지요.
[정준희] 코로나19 사태는 계속해서 옆에서 발생하고 있지만 실제로 대구, 경북 지역을 제외하고 보면 내 옆으로 온 것 같은 느낌까지는 들지 않거든요. 확진자 수로는 보이지만 내 옆에서 사람들이 당하고 있다는 느낌은 안 드는데 TK(대구경북)의 확진자의 수라든가 체감하는 것으로 보면 내 옆으로 성큼 다가온 것으로 느껴진단 말이에요. 그러면 그 성큼 다가온 것에 대한 책임을 누군가한테 묻게 되는데 그때는 가장 추상적인 존재이기도 하지만 가장 큰 권력을 지닌 존재에게 묻게 되고, 게다가 그게 불만을 지니고 있었던 존재라고 한다면 거기에 굉장히 강한 분노를 표현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거죠.
[유시민] 저도 투표율은 올라갈 거라고 봐요, 대구경북 지역은. 경북 지역에 민주당이 전 지역구에서 후보를 다 냈습니다. 지난번 총선 때 후보를 거의 못 냈거든요, 경북 지역에. 대구에 지금 두 군데 아직 후보를 못 찾고 있는 데를 빼면 대구경북 지역 전체에 후보를 다 냈어요. (※참고 - 방송일 기준 민주당 TK 선거구 후보 모두 확정) 그리고 지난번 총선과 비교하면 민주당의 지지율이 여당의 지지율이 보수 야당에 비해서 낮기는 하지만 과거보다는 훨씬 높아졌어요. 그러니까 결과가 뻔히 보이는 선거에는 유권자들이 덜 나가게 되거든요. 그러니까 대구경북 지역은 국회의원 총선이 예정보다 여야 간에 훨씬 치열하게 치러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거기다가 공천 탈락해서 무소속 출마하는 분들이 또 있죠. 그렇게 그런 저런 선거 자체의 메커니즘 때문에 투표율은 지난 총선보다는 적어도 TK 지역은 올라갈 거라고 저는 봐요.
[최원정] 코로나19에 대응하는 우리 정부의 어떤 그런 태도들, 정말 표심을 좌우하는 중요한 변수가 되고 있는데 저희가 그래서 직접 거리로 나가서 이 얘기를 좀 들어봤습니다. 시민들 만나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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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R2) 코로나19, 총선 민심에 영향 줄까? (시민 인터뷰)
Q1.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에 점수를 준다면?
[선현아/85세/인천시 부평구] 한 98점. 방역 같은 거 그런 거를 너무 잘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이준형/21세/서울시 도봉구] 한 3, 40점. 확진자도 늘어나고 마스크도 구하기 엄청 힘드니까.
[조현정/31세/서울시 동작구] 한 8, 90점 정도. (정보가) 맨날 업데이트되는 거 보면서 아, 되게 대응이 빠르구나, 그런 거 느꼈고요.
[곽문석/25세/충청남도 아산시] 40점. 잘한다는 얘기는 들리지 않는 것 같아서.
[정영주/47세/경상북도 경주시] 한 95점. 열과 성의를 다해서 다 하시는 게 눈으로 보여요.
[조진희/65세/인천시 중구] 80점 이상. 대통령이 열심히 뛰어다니고, 또 대구시장 뭐 다 열심히 하잖아요.
[김형균/26세/서울시 용산구] 저는 60점 정도. 질본을 제외하고 나머지 정치 기관에서는 그렇게 막 잘 움직이고 있다고는 생각하기 좀 어려운 것 같아요.
Q2. 코로나19로 지지정당이 바뀌었나요?
[이하은/25세/서울시 동대문구] 이번 사태로 인해서 어떤 정당도 지지하지 않게 된 것 같아요.
[선현아/85세/인천시 부평구] 현재 정권에, 정치를 하는 데에다가 밀어줘야 되겠다. 나라를 위해서.
[조현정/31세/서울시 동작구] 저는 바뀐 건 없어요.
[정영주/47세/경상북도 경주시] 아니요. 바뀌고 그런 건 없어요.
[김정식/75세/서울시 도봉구] 저는 여당을 지지를 했죠. 지지 안 해요, 이제는. 야당 지지하지.
[양우빈/23세/서울시 용산구] 코로나 사태로 인해서 지지 정당이 바뀌지는 않았습니다.
[안민호/58세/서울시 관악구] 그냥 저는 솔직히 어느 당이든 똑같을 것 같아요, 제 생각에는.
[윤지애/30세/서울시 용산구] 확실히 누가 지도자가 되느냐에 따라서 너무 확연한 차이를 이번에 본 것 같아서 정말 국민 투표가 중요하구나 (느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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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정] 우리 시민 분들도 다양한 의견들을 내줬습니다. 어떻게 들으셨는지요.
[전원책] 나이가 드신 분은 지지하는 쪽이 ‘바뀌었다’고 이야기하는데 왜 젊은 분은 ‘바뀌지 않은 것 같아요’ 이렇게 얘기를 할까. ‘바뀌지 않았어요’가 아니고 ‘바뀌지 않은 것 같아요’ 하니까 자기 마음을 아직도 자기가 모르는 거야. 빨리 저 분 을 만나서 설득을 해야 돼.
[유시민] 그러니까 변호사님은 지금 정부가 되게 잘못하고 있는데 국민들이 그렇게 안 보니까 약간 화가 나신 거예요.
[최원정] 대통령 국정 운영, 저희가 국정 운영을 평가한 여론조사 결과를 지금 띄워드리고 있습니다. 지난 2월에 저희가 민심포차에서도 소개해드렸던 결과인데 잘했다가 50.8%, 못했다가 46%입니다. 그러니까 코로나19가 막 확산되기 사실 직전에 한 평가라서, 그 이후에 정부의 대응을 어떻게 평가하시는지는 아마 우리 다음 주에 공개가 될 텐데 어떻게 나올 것 같습니까?
[전원책] 최근에는 다시 대통령 지지도가 올라간 이유를 제 나름대로 이렇게 분석합니다. 이번에 코로나 바이러스가 굉장히 국민들에게 위기의식을 줬잖아요. (확진자 수가) 거의 7,000명, 8,000명 계속 올라갔으니까. 매일 800명, 500명 이러다가 100명 이하로 쭉 떨어졌거든요. 100명 이하로 쭉 떨어지고. 우리가 코로나 바이러스를 극복할 수 있다, 극복할 수 있다 하는 이런 믿음이 서서히 생길 때 가령 국가가 주는 어떤 신뢰, 믿음 이것이 생길 때 대통령에 대한 국정 지지율은 상당히 회복합니다. 회복하는 게 아니라 거꾸로 역설적으로 올라가게 돼버리죠. 잠깐 일종의 마치 어떤 행사가 있으면 생기는 ‘컨벤션 효과’ 비슷한 효과예요. 위기가 지나고 나면 다시 국가의 지도층에 대한 지지가 올라가다 다시 또 원상태로 찾아가는,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는 아마 문 대통령에게 결과적으로, 최종적으로는 유리하지 않을 거라고 봐요.
[유시민] 일단 우리 정부가 하나 얻은 것은 정부가 정보를 숨기지 않는다, 이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서는. 어떤 정보도 감추지 않는다. 이건 신뢰를 획득한 것 같아요. 이게 되게 중요한 면이라고 보고요. 두 번째는 변호사님 말씀하신 것처럼 일단 신규 확진자 수가 감소 추세에 있다는 거. 이거 중요한 거예요. 지금 외신이나 혹은 외국 의회에서 분석하는 걸 보면 중국부터 시작해서 많은 확진자가 발생했던 나라들을 첫 환자 확진 일부터 시작해서 1일차, 2일차, 3일차 이렇게 시계열 데이터를 해서 그래프를 해놓은 걸 보면 다 똑같아요. 나라마다 뭐가 차이가 있냐 하면 어디까지 올라가느냐, 그리고 이것이 변곡점에 도달하는 데까지 시간이 얼마나 걸리느냐. 결국 시간 싸움이거든요, 이게. 그래서 그런 점들이 평가의 대상이 되고 있어요. 지금 외국에서 우리는 한국과 같은 그래프를 원한다, 이런 정치 지도자들의 발언들이 나오기 시작하고 외신에서 그 평가가 이루어지면서, 각국의 그래프 비교를 통해서 평가를 하면서, 그 외신의 평가가 우리 국민들의 판단에 반영이 되기 시작했어요. 이게 ‘좋다, 나쁘다’를 떠나서, 외신의 평가는 상당히 상대 평가에 해당되는 것이기 때문에 그런 요소가 있고요. 그래서 저는 (대통령 지지율이) 더 좋아질 것으로 예측을 하고요.
[최원정] 이게 코로나19 사태를 지금 저는 ‘사태’라 그러고 ‘위기’라고 하는 사람도 있고 ‘위험’ 또 ‘재난,’ ‘비상 상황’이다 언어들이 굉장히 혼재되어 있는데, 우리 어떻게 표현을 하는 게 가장 적절한지.
[정준희] 모든 사람은 자기 언어가 있으니까 자기 언어로 쓸 수밖에 없죠. 주관이 투영되는 거니까. 그런데 우리가 예를 들면 미디어라든가 조금 더 책임 있는 정치라든가 이런 데서 쓰는 건 주관적인 것보다는 객관적인 상황에 좀 더 어울리는 말을 쓰는 것이 맞죠. 지금의 코로나19가 문 정부의 ‘위기’라면 미래통합당에게는 ‘기회’가 되어버리잖아요. 그렇죠? 그런데 국민의 관점에서 보면 국민에게는 ‘위기 상황’이 되죠. 그래서 저는 ‘위험’이라는 말을 쓰는 것이 맞는다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위험’은 어디로든 튈 수 있는 것이고 우리 안에 잠재해 있는 것이고 그것이 언제든 발생했을 때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서 ‘재난’이 되어버리거나 ‘위기’가 돼버리거나 또는 ‘파국’으로까지 갈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위험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서 주관적인 평가들이 굉장히 갈릴 수밖에 없는 상태다.
[허진모] 사실 ‘재난(災難)’이라는 말의 글자를 풀이를 해보면. 앞의 ‘재(災)’는 자연이 주는 현상입니다. ‘난(難)’은 그로인한 어려움이에요. 그러니까 ‘난리’가 되는 거죠. 그러니까 ‘재’를 우리가 지금의 정치나 국민들은 이 ‘재’를 ‘난리’로 만들어서는 안 되는 거예요. 그래서 아마 지금 현상에서 ‘재난’이라는 말은 저도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을 합니다.
[유시민] ‘위험’ 객관적으로 보면 ‘위험’이죠.
[최원정] 제가 지금까지 ‘위험’이라는 표현을 더 많이 쓴 것 같은데 잘하고 있었던 거죠?
[정준희] 주로 쓰셨죠.
[전원책] 그런데 문재인 대통령은 ‘재난’이라고 이야기하잖아요. 나는 늘 ‘국가 위기 상태’라고 판단을 하거든요. 국가 위기 상태는 이런 감염병 사태도 있고 경제적인 엄청난 사태가 벌어져도 국가 위기 상태가 있을 수 있고 전쟁은 말할 것도 없고. 이것도 하나의 ‘사회 대혼란’이잖아요. ‘카오스 상태’란 말이에요. 우리는 지금 서울에 있으니까 잘 몰라요. 대구경북 지역에 있는 사람들의 얘기를 들으면 대낮인데도 길거리에 사람이 없고 차량이 없단 말이에요. 이걸 서울에 앉아서 ‘위험’이다 뭐다 하는 거 자체가요. 그 사람들이 들으면 화가 납니다.
[유시민] 대구경북이 당하고 있는 어려움을 강조하시는 건 제가 충분히 받아들이는데요. 거기 가면 ‘카오스’ 아니에요. 사람들이 거기가 확진자 수가 많이 나온 지역이고 감염 위험이 높기 때문에 거리두기를, ‘사회적 거리두기’를 극심하게 하는 거예요. 거기에 지금 교통도 정상적으로 운행하고요. 그다음에 마트나 이런 것들 물품 공급도 정상적으로 이루어지고요.
[전원책] 당연하죠.
[유시민] 다 돌아갑니다. ‘카오스’ 아니고요.
[전원책] 내가 그런 걸 얘기하는 게 아니고, 심정적으로 ‘카오스’란 얘기예요.
[최원정] 이렇게 전 세계가 휘청거리는 전염병이 창궐했던 적이 저도 몇 가지가 기억나는데 어느 사건이 가장 대표적인 건가요?
[허진모] 일단 기본적으로 인류는 대부분 병으로 죽었습니다. 전쟁보다 병으로 훨씬 더 많이 죽었고 심지어 전쟁에서마저도 전투보다 병으로 더 많이 죽었습니다. 그래서 대중적으로 유명한 거 몇 개만 뽑아 봐도, BC 4세기, 5세기 말에 있었던 아테네 역병(※참고 – B.C 430년 발생, 인구의 25%가 사망), 최고 지도자가 죽었죠.
[유시민] 페리클레스가 죽었죠.
[허진모] 아들들도 죽었습니다. 인구의 4분의 1이 죽었다는 추정이 있고요. 8세기에는 동아시아에 역병이 불어요. 우리나라, 중국, 일본까지 불어서 일본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냐면 인구의, 민중은 말할 것도 없고 관료의 40%가 죽어서 국정이 마비 돼요. 그리고 제일 유명한 14세기에 있었던 유럽의 흑사병(※ 참고 – 쥐에 기생하는 벼룩에 의해 페스트균(Yersinia pestis)이 옮겨져 발생하는 급성 열성 감염병. 1346년 발생, 인구의 30% 사망).
[최원정] 흑사병.
[유시민] 페스트.
[허진모] 그렇죠. 페스트. 유럽 인구의 3분의 1을 죽였다고 하고 그 이후로 유럽인들이 그 병균을 갖고 전 세계로 나가면서 16세기에 신대륙에 있었던 원주민들이 한 2세기 동안 90%가 전멸합니다.
[유시민] 마야 문명, 아즈텍 문명이었던 거죠?
[허진모] 그렇죠. 당시에 문명인들은요. 몸 자체가 생물학 무기입니다. 안 죽인 데가 없어요.
[최원정] 청정지역 가서 다 퍼뜨린 거죠. 전염병의 역사에 대해 얘기하는데 예전에는 전염병을 나라에서도 대응을 했을 거 아니에요. 어떤 방법들을 취했나요? 제사?
[허진모] 의학적인 것은 현대에 와서야 가능했을 만한 법이고 나머지 방법들은 거의 종교에 의지했다고 보는 게 맞을 겁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면 ‘신의 노여움’이구나.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는데, 물론 그렇게도 믿었고. 그런데 훨씬 더 큰 이유는 ‘민심의 안정’이에요. 그런 행위를 보여줘야만 혼란으로 가지 않는 거죠. 백성들은, 국민들은 그걸 진짜 그렇다고 믿었거든요. 우리나라도 다르지 않지 않습니까? 몽골군 앞에 놓고 팔만대장경(※참고 - 국보 제32호. 몽골이 고려를 침입하자 부처의 힘으로 몽골군을 물리치기 위해 만든 대장경) 만들었잖아요. 그러니까 부처님 힘으로 어떻게 막아보겠다. 애석하게도 부처님은 그 소원을 들어주지 않았지만, 대부분은 그냥 그렇게 비의학적으로 그렇게 했죠.
[정준희] 예전에 그건 ‘불운’이었어요, ‘불운.’ 종교의 시대 때는 ‘불운’이었고 또는 ‘신의 처벌’이었지만 국가가 뭔가를 책임지기 시작하는 시기로 들어오면서, 사회가 이걸 관리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생기면서 이게 ‘위험’으로 바뀝니다. 통제 가능한 것이 되는 거예요. 그럼 그때부터는 계산이 이루어져야 되는데, 그 비슷한 시기가 바로 근대 과학과 근대 국가의 출현 시기가 비슷한 거잖아요. 국가가 그걸 감당하기 시작한 거죠. ‘보건’ 개념이 생겨나고 안전을 ‘관리’한다는 개념이 생겨 가는데 이게 역설인 게 뭐냐 하면 과거에 몰랐을 시절에는 평등했던 바이러스나 세균이 ‘불평등’해지기 시작하는 거예요. 그러니까 그 과학으로 통제할 수 있는 또는 자원을 동원할 수 있는 계층과 그렇지 못한 계층들 사이에 불평등이 생겨버리는 거죠. 또 근대 국가 역사는 이런 불평등을 ‘평등’으로 바꾸려고 하는 끊임없는 노력들을 합니다. 그게 바로 보건, 국민 보건 완전한 국민 보건의 개념이라든가 백신의 보편화라든가 이런 식의 방식인 거거든요. 그래서 이렇게 우리가 ‘앎’으로 해서 통제 가능해서 생긴 문제가 해결되는 게 아니라, 지속적으로 ‘불평등’으로 바뀌고 그걸 다시 사회의 힘으로 ‘평등’으로 바꿔내기 위한 끊임없는 노력들이 교차되는 거죠.
[유시민] 정준희 교수가 ‘앎’이라는 문제를 말씀을 하셨는데 이게 되게 중요한 것 같아요. 우리가 아는 모든 것들은 잠정적인 거거든요. 오늘 우리가 알고 있다고 느끼는 많은 것들이 시간이 지나가서 우리의 앎이 더 확장되고 나면 뒤엎어지는 게 되게 많아요. 17세기 중반에 비엔나에 페스트가 두 차례 왔는데, 처음에 덮쳤을 때 비엔나 인구 30만 중에서 10만 이상이 죽었어요. 세균의 존재를 모르는 상황에서 종교 봉사 단체하고 의사들이 왕이 도망 가버린 그 도시를 지키면서 공공 보건 사업을 해요. 시체를 수거하고 그래서 화장하고 불태우고 그리고 환자들을 격리를 하고 도로를 청소하고 이렇게 합니다. 그렇게 해서 1년간 분투해서 비엔나 페스트가 잦아들었거든요. 그러고 나서 30년 후에 다시 덮쳤는데 30년 후에는 달랐어요. 그때 ‘경험’이 ‘앎’이라는 건데 초기에 시신을 방치한 것이 결정적인 오류였다는 걸 첫 번째 비엔나 페스트에서 안 거예요. 그래서 세균의 존재를 여전히 모르는 상태에서 30년 후에 다시 페스트가 왔지만 그때의 대처는 완전 달랐거든요. 피해도 훨씬 적었고요. 그러고 나서 우리가 세균의 존재를 확인하고 나서는 국가의 대처법이 그때와는 차원이 다르게 진전이 되었죠. 지금 우리가 이 코로나19를 대처하는 전 세계의 문명국가들의 대처법을 보면 결국 ‘앎’이라는 것이 과학적 지식, 과학자들이 탐구해낸 지식들이 우리의 국가 조직을 바꾸고 국가의 행동을 바꾸고 시민들의 의식을 바꾸고 우리의 대처법을 다르게 한 거니까, 저는 이 코로나19가 단기간에 끝나지는 않겠지만 우리는 또 해법을 찾아낼 거라고 믿어요.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최원정] 굉장히 근래에 우리가 보면요. 노무현 정부 때는 ‘사스’ 그다음에 이명박 정부 때는 ‘신종플루’ 그리고 박근혜 대통령 때는 ‘메르스’ 그리고 이번에 또 ‘코로나19,’ 뭔가 각 정부마다 이렇게 한 번쯤은 전염병의 시련을 겪어야 하는 것 같은데, 각 정부마다 어떻게 대응을 했다고 평가하시는지요.
[전원책] ‘사스’ 같은 경우는 우리나라 사망자가 아무도 없어서 노무현 정부가 대처를 아주 잘했다 이런 평가가 나중에 나왔죠. 그런데 ‘신종플루’가 참 재미있어요. 신종플루는 전 세계적으로 엄청나게 유행을 했거든요. 그때 이명박 정부 때 신종플루는 저도 기억을 합니다만 나중에 ‘타미플루’라는, 이 치료제가 나오지 않았으면 신종플루는 어쩌면 아직까지도 맹위를 떨치고 있었을 수도 있습니다. 어떻든 지금 문제는 ‘백신 찾기’입니다.
[유시민] 우선 각 정부마다 한 번씩 전염병이 왔잖아요. 다 동물에서 온 전염병이고요. 그리고 ‘신종플루’는 인플루엔자니까 그건 AI 바이러스, 소위 조류독감이라고 해서 계통이 다르고. ‘사스’ ‘메르스’ 그다음에 ‘코로나19,’ 이건 전부 다 코로나 바이러스 계열이에요, 같은. 그러니까 사촌들이에요, 전부 다. 그런데 ‘사스’ 때는 우선 중국에서 유입된 케이스가 세 건인가 밖에 없었어요. 그리고 세 건을 다 공항에서 잡아냈고 국내 전파가 없었어요. 그래서 사스 때 겪고 나서 이건 좀 조직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해서 질병관리본부라는 방역 전담 조직을 만든 거고요. 이명박 정부 때 ‘신종플루’는 감염력이 엄청나게 높고 독성이 굉장히 약화된 변종으로 대유행이 왔기 때문에 그때도 글로벌 대유행, 팬데믹(pandemic: 세계보건기구(WHO)가 선포하는 감염병 최고 경고 등급으로, 세계적으로 감염병이 대유행하는 상태)이 선언이 됐고 그리고 사망자가 몇 백 명이 있기는 하지만, 그건 겨울마다 오는 계절 독감 치사율의 반밖에 안 됐어요. 문제는 메르스 때인데, 그런데 그때 우리의 가장 큰 문제가 ‘위기 커뮤니케이션’의 문제였다고 지적을 받았잖아요. 제가 지금 충격적으로 지금도 느끼는 건 당시 삼성병원에 검역관들이 방역 팀을 만들어서 갔는데 보안요원들이 못 들어오게 막았어요. 그건 일개 민간 병원이 국가의 권위를 짓밟은 사건이었거든요, 그게. ‘메르스’는 전파력이 굉장히 약한 질병이었기 때문에 그 정도로 끝난 거지 코로나19 같은 정도의 전파력을 가진 병이 그때 왔으면 진짜 카오스로 갔어요, 우리가. 그때 우리가 얻은 교훈이 이번 ‘코로나19’를 대처하는 과정에서 그때의 오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한 방역 당국과 관련 정부 부처들의 노력이 그나마 잘 조직됐기 때문에, 이 정도로도 지금 방어하고 있는 거 아닌가. 저는 그렇게 보는데.
[유시민] 지금 어떤 프레임이 나오느냐 하면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이 약간 스타가 됐어요. 기자 분들도 함부로 못해요, 브리핑할 때 보면. 그러니까 ‘질병관리본부하고 정은경 본부장은 잘하는데 정부하고 대통령은 무능하다’ 이런 식으로까지 얘기를 합니다. 그런데 이 이야기는 ‘메시가 공을 잘 차는 게 아니고, 메시의 왼발이 공을 잘 차는 거야’ 이 얘기하고 똑같은 거예요. 질병관리본부는 정부의 방역 조직이에요, 그리고 정부에 속해 있고. 이 전문가 집단에서 내린 판단을 청와대와 총리실에서 각 부처로 전달을 해서 필요한 자원들을 가동해주면서 지금까지 임해왔습니다.
[전원책] 질본이 노력한 건 압니다. 정은경 본부장이 스타가 된 것도 알아요. 하지만 상황을 그대로 한번 분석을 해보세요. 그런 질본 가지고 일을 잘했다고 하면 안 되죠. 우리나라는 감염병 전문 병원이 없는 체제란 말이에요. 이번에 병상 숫자도 파악을 못했단 말이에요. 전국에 있는 음압병실에 도대체 베드가 몇 개인지, 그것도 언론이 보도를 하고 나니까 질본이 비로소 그 뒤에 대꾸하는 형식이야. 지금 비어 있는 음압병실이 몇 개냐, 그게 언론사마다 다 들쭉날쭉 했어요. 어떤 데는 1,000개다. 뭐가 1,000개예요, 600개인데. 서울 같으면 무수히 산재하고 있는, 전국에 다 있지만 콜센터, 대구에도 어제 갑자기 터진 게 요양병원이잖아요. 질병관리본부 같으면 가령 다중이 어떻게 집단적으로 생활하는 곳이 어디, 어디다 하는 것을 이런 사태가 있으면 다 파악을 해야 합니다. 그거 기본이잖아요. 자기들의 업무예요.
[최원정] 최근에 가장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것이 마스크 수급 문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5부제를 시행하고 있지만 아직도 국민들의 불안감이 큰데,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감당할 수 있는 책임 범위는 어디까지라고 보세요? 교수님.
[정준희] 정부는 일단 무한 책임의 자세를 가지고 있는 건 굉장히 중요하고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Risk Communication: 예상치 못한 위기가 닥쳤을 때 이해 당사자 등이 겪을 위험을 알려주는 과정)’ 측면에서 이건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에요. 그런데 정부가 오버로드(과부하)가 걸리면 안 되거든요. 결국에는 정부가 어느 수준까지 대응할 수 있는가 하는 건 그 당시까지 도달해 있는 사회적 자원의 측면에 상당히 밀접하게 연관이 되어 있다는 거죠. 즉 한국 정부와 이를테면 아프리카에 있는 소국의 정부가 감당해낼 수 있는 건 굉장히 다르고 책임이나 이런 것들은 역시 무한 책임이겠지만 실제로 오버로드가 걸리는 정도의 수준은 굉장히 다르다고 볼 수 있는 거고요. 저는 그런 면에서 정부가 감당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정부가 동원해낼 수 있는 자원이 현재 현존하는 것을 상수로 뒀을 때, 그걸 얼마만큼 최대로 만들어줄 수 있는가, 그것까지가 정부가 실질적으로 감당할 수 있는 책임의 영역이라고 봅니다.
[허진모] 저는 개인이 할 수 없는, 아까 교수님 말씀하셨던 대로 정부는 무한 책임을 지는데 ‘책임’이라기보다는 ‘역할’의 문제를 따져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아테네 역병 같은 때 페리클레스 때 전쟁과 역병을 동시에 맞았거든요. 그때 페리클레스가 강조했던 정신이 뭐냐 하면 개인의 이익을 위해서 국가가 망하는 것보다, 국가가 똑바로 세워지는 것이 개인에게 더 큰 이익이다. 그러니까 아마 정부의 책임을 따질 때는 반드시 역할의 범위, 권한의 범위가 어디까지 허용되는 것인지 진짜 이걸 빠른 시일 내에 따져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볼 수 있죠.
[유시민] 마스크 문제는 우리나라는 되게 운이 좋아요. 마스크와 관련해서는. 유럽은 미세먼지 문제가 우리보다 훨씬 덜해서 평소에 마스크를 안 껴요. 저만 해도 작년에 박스로 사놓은 마스크가 있어서 금년에 마스크를 한 개도 안 썼어요. 온 식구가 다 쓰고 다녀도. 그러니까 무슨 소리냐 하면 평소에 우리나라의 마스크 생산 능력은 세계 어느 나라들보다 상대적으로 높았어요. 그러니까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 되었을 때 약 1,000만 개를 하루에 생산할 수 있었어요.
[허진모] 미세먼지가 좋은 일을 했네요.
[유시민] 그건 ‘좋은 일을 했다’고 표현하면 안 되고.
[정준희] 위험에 대한 대비를 한 거죠.
[유시민] 미세먼지, 초미세먼지가 ‘긍정적 부작용을 일부 남겼다’ 그렇게 하면 될 텐데. 그런데 시민들은 두려움에 사로잡혀서 나를 지키기 위해서 마스크가 필요해요. 5,000만 명이에요. 그러면 총 공급은 1,000만 개, 총 수요는 5,000만 개. 이 사이에 어떤 원리로 이 마스크라는 자원을 국민들한테 배분할 수 있는가. 답은 첫 번째, ‘시장 원리.’ 시장 원리로 하면 값이 올라가요. 그럼 돈 많은 사람은 사고 돈 없는 사람은 못 사게 되겠죠. 이거 할 수 없어요. 두 번째, ‘가격 통제.’ 그래서 가격 통제를 하면 선착순이 돼요. 가격 통제를 하면 와서 줄 서는 사람이 가져가야 돼요. 그러면 밤새 줄을 서게 돼요. 이러면 줄 설 수 있는 사람이 사가는 거예요. 그래서 나온 게 ‘배급제’잖아요, 5부제. 5부제는 배급제예요. 공짜 배급은 아니지만 정해진 가격, ‘가격 통제’하고요. 그다음에 1인당 살 수 있는 ‘양 통제’하고요. ‘파는 장소’를 통제했어요. 그래서 분배를 하는데 이거를 또 무슨 사회주의라고 그러니.
[전원책] 사회주의 맞지.
[유시민] 그렇다면 이런 사회주의는 좋아요.
[전원책] 그런데 내가 얘기를 한번 해볼게요. 제일 처음에 중국에서 이게 우한 코로나가 문제가 됐을 때 당장 이 정부가 의료용 100만 장, 그리고 일반용 200만 장을 주겠다. 그리고 각 지자체마다 자매 도시 이런 데 전부 다 우리는 50만 장, 우리는 40만 장 이렇게 서로 건네주기 바빴어요. 중국을 도와주면 이럴 때는 어려운 이웃을 도와주자 그래서. 그리고 우리 국민도 그런 점에 대해서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데, 막상 우리가 이 문제가 딱 터졌을 때 이게 마스크가 없단 말이에요. 마스크는 전부 다 어디에 숨겨져 있고 중국으로 갔고 마스크가 없는 거예요. 진짜 ‘대란’이 벌어진 거예요. 이러니까 각 약국마다 제 시간에 그나마도 공급이 안 되도록 만들어서 사람들이 하루 종일 줄 서 있게 만들고, 아침에 가서 오후 2, 3시까지 줄 서 있도록 만들고. 그나마도 제때 공급이 안 되도록 하고. 이왕 국가가 배급을 하려면 좀 제대로 차라리 국가가 한꺼번에 사서 집집마다 나눠주든지. 내가 보기에 우리나라 질병관리본부는 정말 머리부터 바꿔야 해요. 이번 사태를 가만 지켜보면서. 정말 무능한 집단이야. 다들 질병관리본부가 일 잘한다고 하는데 내가 대통령 같으면 전부 다 파면이야.
[최원정] 불만이 엄청 크신데.
[전원책] 나는 정말 화가 나요. 질병관리본부가 일을 잘했다 이렇게 말하면 그건 말이 아니야.
[최원정] 화 좀 삭히시고요.
[전원책] 사망자 몇 명 매일 카메라 앞에서 발표하는 게 그게 일 잘하는 거예요?
[정준희] 워싱턴포스트가 바로 며칠 전에 냈던 기사인데 이건 시뮬레이션을 해서 낸 기사입니다. 뭐냐 하면 가장 현재까지 나타났던 방식 중에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거리를 떨어뜨리는 방법이다. 말 그대로 ‘사회적 거리두기’다. 그리고 가장 안 좋은 게 뭐냐 하면 봉쇄이니 뭐니 이런 걸 떠나서 ‘슈퍼 전파자’예요. 말을 안 듣고 혼자 날뛰는 누군가가 있을 때 그게 가장 공동체에 해악을 끼친다고 하는 게 시뮬레이션 결과로 나오고 그게 언론에 보도가 됩니다. 그러면 현재까지 과학으로 확인할 수 있고 여러 가지 통계로 확인할 수 있는 방식은 뭐냐 하면, 지금의 ‘위험 커뮤니케이션’은 이제 감염원에 관련된 문제가 뭐고 마스크 수급에 관련된 문제가 뭐다를 얘기해도 현재의 문제를 풀 수 없기 때문에 이건 백서의 문제로 놔두고 ‘지금 풀 수 있는 문제가 무엇인지’에 대해서 굉장히 집중해야 된다는 거죠. 유럽 같은 경우는 자기네 같은 경우는 생산 능력이 없고 공급 능력도 없기 때문에 공식적으로 이렇게 발표를 합니다. 의료진과 환자만 써라. 왜? 못한다 이거예요. 그리고 그걸 더 늘려봤자 실제로 예방 효과가 없다고 판단하는 거죠. 그런데 그건 그 사회에 맞는 판단인 거죠.
[유시민] 마스크가 없으니까.
[정준희] 없으니까. 그런데 한국은 어느 정도 있단 말이에요. 그러면 두 개씩은 나눠 주겠다가 현재의 판단에 맞는 거면 그 이상의 커뮤니케이션은 도움이 안 된다는 거죠.
[전원책] 2개씩 나눠준다고 하니까 약국에 갈 수 있는 환경이 되는 가정만 가는 거예요. 뭔 말인지 아시겠습니까?
[정준희] 그런 문제도 있죠.
[유시민] 주말에 가잖아요. 대리 수령도 하고요.
[전원책] 그렇게 말하면, 이 세상에 구할 수 없는 게 (얼마나 많아요.) 마스크 쓰는 사람은 빤하잖아요.
[최원정] 맞아요. 마스크 정책은 시행하고 있지만 아직 국민들 불안감이 해소가 되지 않은 상황입니다. 지금 방송 보시면서 가족 여러분과 얘기를 나누실 것 같은데 이번에는 이런 국가적 위험 상황에서 우리 국민들은 무엇을 보면서, 어떤 기준으로 정치를 평가하고 있을까요? 저희가 영상으로 준비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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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R3) 정치권 코로나 대응, 국민들 평가와 바람은? (시민 인터뷰)
Q1. 정치권은 코로나19에 잘 대응하고 있나요?
[선현아/85세/인천시 부평구] 여야가 없이 같이 그냥 합심해서, 빨리 빨리 해결해줄 수 있는 역할은 야당이 좀 부족한 것 같더라고요.
[김정식/75세/서울시 도봉구] 야당도 그렇지만 여당도 요새 더 못하는 것 같아요. 우왕좌왕하고 뭐 이러는데.
[조현정/31세/서울시 동작구] 사실 야당이 지금 뭐 어떻게 뭐, 적극적으로 어떻게 할 수 있는 게 있나요?
[양우빈/23세/서울시 용산구] 자신들의 어떤 정치적 도구로써 활용하려고 서로 잘못 대응하고 있지 않나 싶어요.
[정영주/47세/경상북도 경주시] 솔직히 보여주기 식이 너무 심한 것 같고. 저희들은 당장 앞이 깜깜한데.
[이준형/21세/서울시 도봉구] 그냥 솔직히 말하면 잘하는 것 같지는 않아요. 그냥 자기 일은 안 하고, 그냥 돈만 챙겨 가려하는 그런 것 같아요.
[김형균/26세/서울시 용산구] 그 여야끼리 자기 입지에 대해서 제일 우선순위로 생각하고 움직이는 거 아닌가 싶은 게 있어요.
Q2. 정치권에 바라는 것은?
[이준형/21세/서울시 도봉구] 그냥 딱 바라는 건 빨리 그냥 코로나 빨리 끝나서, 그냥 빨리 학교도 가고 싶고 빨리 일했으면 좋겠어요.
[윤지애/30세/서울시 용산구] 지금처럼 투명하게 국민들한테 공개하고 지속적으로 SNS나 뉴스를 통해서 알려주고 하면 될 것 같아요.
[조진희/65세/인천시 중구] 정치적으로 그냥 편을 가르거나 이러지 말고, 그냥 정말 국민의 입장에 서서 그렇게 해서 대처해줬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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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정] 지금 시민들의 인터뷰 내용 들어보면 평소에 갖고 있던 정치권의 이미지가 그대로 투영이 되는 것 같아요. 그렇죠?
[유시민] 저는 정치인과 정당들에 대해서 과도한 요구를 할 생각이 없어요. 위대한 지도자 바라지 않아요. 위대한 정치, 그것까지 바라지 않아요. 왜냐, 바라봤자 안 되니까.
[최원정] 그러면 뭘 바라세요?
[유시민] 그냥 상식적으로 해줬으면 좋겠어요, 그냥 상식적으로요. 그러니까 이렇게 전염병이 터지면 원래 집권 여당은 손해 좀 보는 거고, 그거 받아들여야 되고요. 야당에서는 이렇게 속으로 우리가 이익 좀 봐야지 생각하지만, 겉으로는 협조 좀 하고. 이런 정도면 저는 만족할 것 같아요. 그런데 지금 보면, 참 솔직히 있는 그대로 말은 못하겠어요. 이 코로나19를 둘러싸고 벌어지고 있는 공방전을 보면 너무 창피할 정도로 앞뒤가 안 맞는 주장들이 난무하고 있거든요.
[전원책] 문 대통령하고 이 정부가 ‘우한 폐렴’이라는 단어가 가짜 뉴스다. 그런데 당시에, 나는 그게 습관입니다. 매일 내가 잉글리시를 잘해서 그런 게 아니고, 내가 자료를 챙길 겸 해서 워싱턴포스트라든지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시카고 트리뷴 이렇게 언론사 홈페이지를 보는데 전부 다 ‘우한 코로나 바이러스’로 통일이 돼 있을 때 우리나라는 ‘우한’이라는 단어 쓰지 마라 그거야. 그리고 미국은 2월 2일 0시부터 딱 막았잖아요, 중국인 입국 금지. (※참고 – 미국은 2월 2일부터 중국을 다녀온 지 14일 이내인 외국인 입국 금지). 그런데 우리는 2월 4일 0시, 0시부터 후베이성에 갔다 온 지 14일 이내인 사람만 입국금지. 그러면 이건 하나 마나란 말이에요. 왜 중국인 입국 금지에 대해 청와대 청원 페이지에 76만 명이 서명을 했잖아요. 청원 참여를 했단 말이에요. 그런데 강경화 장관이 한참 논란이 불 붙어 있을 때 뭐라고 얘기를 했냐 하면 ‘방역을 잘하는 나라, 이런 나라는 입국 금지를 안 한다. 지금 입국 금지를 하는 나라는 주로 방역 체계가 엉망인 나라들이다 이런 취지의 이야기를 여기저기에서 했습니다. 이러니까 그런 걸 볼 때 우리 국민들 입장에서는 화가 나는 거예요. 이건 진보, 보수 진영을 떠나서 ’왜 감염원 차단을 하지 않느냐‘ 이건 감염학회나 의사협회가 늘 하는 얘기거든요, 전문가들이. 그런데 그런 전문적 지식을 갖고 있는 사람들 입장에 있어서는 일단 제일 먼저 감염병이 돌 때는 감염원 차단을 하는 것이 1순위인데 왜 차단을 하지 않느냐. 우리 외교부는 손을 놓고 있단 말이에요.
[유시민] 지금 변호사님 말씀에 모든 게 다 들어 있어요. 지금 이 보수 야권이 코로나19를 이용하는 방식이요. 그러니까 친중 정권 프레임이요. 북한에 뭐 좀 줬으면 공격 되게 할 텐데 북한에 준 게 아무것도 없어요. 막혀 있어서. 그래서 마스크를 퍼줘서 그랬다. 데이터도 무시하고 싹 다 무시하고 그냥 몇 개의 사실과 그다음에 주장을 섞어서 이 프레임을 계속 걸고 있는 거거든요.
[최원정] 그 공방전을, 지금 정치 쟁점화 하는 정치권에서 쏟아지는 발언들을 추려봤거든요. 대표적인 발언들 보겠습니다.
[유시민] 볼까요?
[최원정] ‘야당에서는 이제라도 중국인 입국 금지.’ 입국 금지, 중국인 입국 금지에 대한 얘기들이 굉장히 많이 거론이 됐고요. 또 다른 화면 보시면 ‘권영진 시장은 대구 코로나라는 말은 없다. 상처 주지 말아라.’ 이거는 ‘정부 보도 자료에서 대구 코로나’라는 표현에 굉장히 항의를 한 그런 발언이었습니다. 그리고 ‘여(與) 대변인이 대구, 경북 최대한 봉쇄’라는 발언으로 굉장히 후폭풍이 불었고요. 저널리즘 전문가로서는 어떻게 보시는지.
[정준희] 지금의 정치는 절대왕정의 정치, 다시 말하면 권력이 바뀌지 않는 정치가 아니라 여야가 있는 정치거든요. 결국은 여는 여의 역할, 야는 야의 역할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정치권이 엄청나게 선하고, 이 상황을 안 이용하길 바라는 것은 저는 의미 없는 일이라고 생각을 해요. 게다가 총선 앞까지 왔는데, 게다가 지난 정권에서 이름 하여 ‘정권의 상실’이라고 하는 것은 이것(정부의 역할)에 대한 공격에 의해서 상실 당했다고 느끼는 상태에서 이걸 이용 안 할 거다? 저는 그렇게 순진하게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금도라고 하는 게 있거든요. 우리가 우한 교민 사태 때 딱 바로 이게 나왔던 거예요. 사실 비용도 많이 드는 일이고 이 분들이 오다가 사고 날 확률, 와서 전파가 될 확률 이런 거 따지면 사실은 안 데려오는 게 합리적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때 데려오는 결정을 내렸을 때 정치가 어떤 반응을 했어야 했느냐. 언론이 어떤 반응을 했어야 했느냐. 그런데 그때 정치와 언론은 지역감정을 이용하는 식으로 반응했다는 거예요, 되게 단기적인 이익에 맞춰서. 국가가 했어야 할 일들에 대해서 왜 이것을 이런 식의 낮은 수준의 정쟁화를 하고, 낮은 수준의 선정주의(※참고 - 본능과 호기심을 자극하여 대중의 인기를 끌어 이득을 얻으려는 보도 경향)를 발휘하느냐, 왜 아산, 진천 국민들을 끌어들였느냐. 저는 이 부분에 있어서 우리나라 정치의 금도와 미디어의 금도가 (현실과) 차이가 있다고 생각해요.
[최원정] 우리가 흔히들 ‘위기는 기회’라고 하잖아요. 이런 국가적인 위험 상황을 잘 관리하면 정말 난세의 영웅이 될 수 있고, 그렇지 못하면 역사에 죄인으로 남을 수 있는데 어떤 경우들이 그랬을까요?
[허진모] 사실 전쟁을 제외하고는요. 재해를 드라마틱하게 해결한 경우는 없습니다. 재해를 맞은 지도자가 그걸 해결하는 일은 티가 안 나는 일 같아요. 그래서 사서에도 참 찾기 힘든데 잘한 경우는 티투스(※ 참고 – A.D. 39~81, 로마제국 10대 황제) 황제라고 로마 시대에 있었어요. 이 양반이 우리로 치면 석탈해(※ 참고 - 昔脫解: 신라 제4대 왕) 왕이랑 좀 비슷한데 뭐로 유명하냐 하면 콜로세움을 완공한 황제입니다. 그리고 더 유명한 게 있죠. 베수비오 화산이 폭발했어요(※ 참고 - 서기 79년 8월 24일, 베수비오 화산이 폭발하면서 로마에서 가장 번성했던 도시 폼페이(Pompeii)와 헤르쿨라네움(Herculaneum), 그리고 이 지역의 많은 주택들이 화산재에 묻힘). 그러니까 폼페이가 이렇게 싹 (화산재에) 뒤덮인, 그때의 황제인데 이 양반의 재위 기간이 2년밖에 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화산이 터지고 로마에 대화재가 일어나고 그리고 역병이, 엄청난 역병이 돕니다. 그러니까 삼재가 낀 황제죠.
[최원정] 그러게요. 삼재네요.
[허진모] 그런데 대처가 아주 훌륭했습니다. 지금의 기준으로 봤을 때 어떤 대처를 했냐면 먼저 포고를 해요. ‘위로문’을 포고합니다. 지금으로 치면 ‘재난지역 선포’ 이런 것과 같은. 그다음에 위원회를 구성을 하고. 어떤 위원회를 구성했냐면 전직 집정관(※참고 - 로마 공화정 시대의 최고 관직)으로 위원회를 구성했습니다. 지금으로 치면 대통령들을 모은 거예요. 전직 대통령들을. 그러니까 혹시나 있을지도 모를 정치적 방해 같은 것을 차단하겠다. 이런 거죠. 그다음에 기금을 조성해서 구휼을 하고 자기 재산도 내놓고 그리고 모든 의학적 지식을 동원을 하고, 그다음에 제사를 지냅니다. 평가가 어땠냐 하면, 그 당시에 ‘자식을 돌보는 아비와 같았다.’ 아주 극찬이죠.
[최원정] 이번 총선에서는 코로나19에 대한 정부의 대응이 우리 유권자들에게는 굉장히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될 텐데 이제 선거가 20여 일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우리 유권자분들에게 조언의 말씀 부탁드릴게요.
[전원책] 사람들은 아침에 신문을 보고 저녁 때 TV 뉴스를 보면 자기가 충분히 정치를 감시하고 민주주의를 감시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사실 그런 게 아닙니다. 정치는 늘 방관자를 피해서 도망을 가는 것이거든요. 정치가 타락하는 것은 방관자들 때문이에요. 그래서 나는 가급적 정치 참여를 일상화를 하고 투표장에도 반드시 가고 하는 그런 민주주의의 적극적 참여자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것이야말로 민주주의를 진일보시키는 밑그림이 된다는 걸 좀 생각해봤으면, 우리 모두가 함께 생각을 해봤으면 합니다.
[유시민] 지금 상황이 문재인 정부 4년 차 들어와서 국회가 4년 전에 만들어진 국회여서 여야 간 팽팽한 힘겨루기를 한동안 오래 계속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어느 쪽을 선택을 하시든 좀 승패를 갈라줘야 뭔가 되든지 안 되든지 결판이 날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꼭 투표하시고요. 그리고 정부 여당에 대한 평가를 이렇게 해보시고 뭐 좀 도전하게 확실하게 힘 실어줘야겠다 싶으면 그쪽에 힘 실어주시고, 이대로 가면 나라 망하겠다, 이건 막아야겠다 싶으면 반대쪽으로 힘 실어주시고, 어느 한쪽으로 결정 좀 내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냥 제 생각입니다. 투표는 꼭 해주십시오.
[최원정] 마지막 회 지식다방 이렇게 함께하셨는데 오늘 두 분 처음 나오셨는데, 거의 굉장히 익숙한 듯 오래 계신 듯 너무 재미있게 또 좋은 말씀 많이 해주셨습니다. 그런데 불편하지는 않으셨죠? 어떠셨는지. 여쭤볼게요. 어떠셨어요? 저는 개인적으로 너무 재미있었어요, 변호사님.
[전원책] 출연료만 많이 주면 불편하지 않을 것이고. 솔직히 유 판서하고는 아주 그동안 방송을 많이 했기 때문에 세월도 많이 지나고 익숙하기 때문에 언제 봐도 편하죠.
[유시민] 제가 오늘 좀 세게 했어요. 다른 때 변호사님 하고 할 때보다.
[최원정] 아슬아슬했어요. 식은땀이 날 정도로.
[전원책] 내가 그래서 아까 쥐어 패려고 했어요.
[유시민] 힘으로 하면 저한테 안 되죠.
[최원정] 소감 좀 듣고 마무리 하겠습니다.
[정준희] ‘지식다방’과 ‘민심포차’라는 두 가지 영역으로 정치를 지식적으로든 현실적으로든 다루는 거든 굉장히 좋아하는데, ‘지식다방’이 상대적으로 ‘민심포차’에 비해서 보면 관심은 좀 덜 받았던 그런 측면이 있는 것 같아요. 그런데 저는 나와서 제가 직접 해보니까 재미가 더 있어서 그런지 몰라도, 인기를 얻었으면 좋겠습니다.
[최원정] 저희가 지식다방 1회 때는 ‘우리가 정치를 해야 하는 이유’ 살펴봤고, 이어서 ‘정치 경제 그리고 불평등’ 또 ‘국회의원 누구를 뽑아야 하나,’ 그리고 오늘 마지막으로 ‘코로나19가 강타한 2020 한국 정치,’ 우리의 정치 모습을 봤습니다.
[전원책] 앞에 재미있는 건 그러니까 홍준표, 박형준 이런 분들이 다 하고 제일 재미없는.
[최원정] 별말씀을요.
[전원책] 국가적 재앙, 코로나 문제나 기껏 부르고 그것도 땜빵으로.
[최원정] 아닙니다. 마무리를 하는 귀한 시간이기 때문에.
[유시민] 보수의 최후의 보루이시잖아요.
[최원정] 당신의 삶을 바꾸는 토크쇼 <정치합시다> 오늘 지식다방 마지막 회였습니다. 그동안 지식다방 또 사랑해주신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리면서 오늘 자리해주신 유시민 이사장님, 그리고 전원책 변호사님, 허진모 작가님, 그리고 정준희 교수님 감사합니다. 저희는 민심포차 부산 편으로 다시 인사드리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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