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심야심] “충격…평소였으면 톱뉴스” 민주당 경선 관전법

입력 2020.02.27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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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4.15 총선 후보를 결정하는 1차 경선 결과가 발표됐습니다. 1차 경선 지역은 29곳, 이 가운데 21곳에서 현역의원과 원외 인사가 맞붙었는데, 7명의 현역이 경선의 문턱을 넘지 못했습니다.

국회부의장 출신 6선의 이석현 의원과 원내대표를 지낸 5선의 이종걸, 3선의 유승희, 이춘석, 심재권, 재선의 신경민, 비례대표 초선 권미혁 의원 등입니다.

이 같은 경선 결과의 의미, 어떻게 읽어야 할까요? 당내 인사들에게 '관전평'을 들어봤습니다.


"충격…이렇게 많은 중진이 패배하다니"

민주당의 한 수도권 중진 의원은 KBS와의 통화에서 "너무 충격받았다"고 말문을 열었습니다. "(인위적인) '컷오프'는 여러 번 있었지만, 경선으로 이렇게 많은 중진과 현역 의원이 도전자에게 진 사례는 처음 본다"고 말했습니다. 한마디로 '이변'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이어 "지금까지 경선에서 현역이 같은 현역하고 붙어서 지는 일은 있었지만, 어떻게 신인에게…"라며 "과거에는 '현역 기득권'이 워낙 강해서, (신인의 승리가) 어려운 정도가 아니라 불가능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른 의원도 "이런 결과가 나올지는 아무도 몰랐다"면서 "인위적인 '컷오프'로는 절대 못 자를 중진들이 잘려나갔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충격'과 '이변'의 이유는 무엇일까? 다들 첫째로 꼽는 건 '물갈이'에 대한 유권자의 욕구입니다.

"새로운 변화를 바라는 민심"

서울 강동(을)에서 3선의 심재권 의원을 꺾은 이해식 당 대변인은 "변화를 바라는 민심이 저변에 깔려있었다고 봐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 대변인은 "지역에 (다선 의원) 피로감이 있다"면서 "전반적인 정치 불신에 따른 현역의원에 대한 불신도 작용한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습니다.

수도권 재선의원도 "국회와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정치신인 선호로 이어진 것 같다"라면서 "특히 다선의원에 대한 피로감이 겹쳐 이번 경선 결과가 나왔다"고 분석했습니다.

한 초선의원은 "원래 정치를 오래 하면 지역에서 좋은 평가를 받기가 힘들다. 지역구에서 3선 정도까지는 시켜주는데, 그 이상은 더 클 가능성 안 보이면 잘라버리는 게 요즘 민심"이라면서 "이번 경선에도 그런 게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지적하는 두 번째 '관전 포인트', 민주당의 '시스템 공천'입니다.


지지자에 의한 '물갈이'…'시스템 공천'의 위력

서울 은평(을)에서 김우영 전 은평구청장을 누르고 재선에 도전하게 된 강병원 의원, "경선에서 떨어진 사람들을 보면 '물갈이'에 대한 요구가 느껴진다"고 말합니다. 그러면서, 물갈이 방식을 이렇게 설명합니다.

"미래통합당이 위에서 쳐내는(컷오프) 방식이라면, 우리는 당원과 지지자들이 밑에서 쳐내는 그런 모습이었다고 본다. 지지층이 새로운 인물의 등장을 요구하는 게 이런 방식으로 나타났다"고 말했습니다.

한 중진의원도 "일부러 '물갈이'를 하는 것보다 이런 민주적 절차를 거친 게 훨씬 의미 있다"고 관전평을 전했습니다. "국민들에게 상당히 통쾌감을 줄 거다. 옛날에는 (현역의원에게) 경선을 하라고 하면 '하지 뭐. 어려워?'라는 분위기였는데, 이제는 당선된 뒤에도 4년 동안 엄청 열심히 할 수밖에 없게 됐다"고도 밝혔습니다.

다른 의원도 "이번에 중진이 대거 탈락하면서 '쇄신' 이미지가 만들어졌다"면서 "전체 선거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일찌감치 규칙을 정해놓고 '룰'에 따라 후보자를 정하는 민주당의 '시스템 공천'은 그동안 '현역 기득권을 너무 보장한다', '물갈이를 어렵게 한다'는 등의 비판에 시달렸는데, 이번에 중진의원들의 대거 탈락으로 그렇지 않다는 것을 보였다는 것입니다.

"당내 '비주류' 현역의원의 대거 탈락"

긍정적인 시각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당내 '비주류'로 분류되는 한 의원은 "중진의원들이 대거 경선에서 떨어진 게 충격"이라며 "대부분이 당내 '비주류' 의원들"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의원은 "(경선 투표에 50%의 투표권을 가진) 권리당원 중에 '친문(친문재인)'이 많다"면서, 경선에서 탈락한 모 중진의원은 대표적인 '비문(비문재인)'인데, 권리당원 투표에서 뒤졌다고 한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총선을 거치면서 당의 '친문' 색채가 더 강화될 것"이라며, 당에서 한목소리만 나오는 건 굉장히 걱정이라는 취지로 말했습니다.

신인들의 '본선' 경쟁력은 물음표?

당내 경선에서 중진의원을 꺾은 신인들의 '본선 경쟁력'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당원들은 지역에서 오래 활동한 사람이면, 전반적인 인지도가 낮아도 그 사람이 누군지 알고 뽑지만, 일반 유권자들은 그렇지 않다"는 게 민주당 관계자의 말입니다. "명망가가 아니라면, 언론에 자주 비친 현역이 본선에서는 유리하다"는 것입니다.

한 재선의원도 "실제 지역구 선거에서는 그렇게 도움이 안 될 것"이라고 우려하면서도, 반대로 정치신인 바람, 쇄신 바람이 만들어지면 긍정적일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해식 당 대변인도 "지역 유권자 입장에서는 현역 중진 의원이 경선에서 탈락한 게 '빅뉴스'"라며 "경선에서 파란이 생기면 그게 에너지가 생기기 때문에 본선에서 상당히 긍정적인 영향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2차·3차 경선 발표 줄줄이…이의 제기도

당내에서 '이변'과 '충격'으로 받아들인 이번 경선 결과, 이의를 제기하는 중진 의원도 나왔습니다.

김영배 전 성북구청장에게 패한 서울 성북(갑)의 3선 유승희 의원, "도저히 인정할 수 없다. 너무 어처구니없다"고 결과에 대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권리당원들이 누구에게 투표했는지 자체 조사했을 때 본인이 앞서는 것으로 나왔는데, 결과는 반대였다는 것입니다.

유 의원은 "경선투표 결과에 대해 많은 의혹을 갖고 있다"면서 "제가 가진 의혹에 대해 당에 정식으로 이의신청을 하고 재심요구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은 내일(28일)과 모레(29일) 2차, 3차 경선 결과를 발표할 예정입니다. 2차, 3차 경선 지역에는 현역의원과 원외 인사의 대결보다는 청와대 출신 인사와 정치 신인 등이 후보에 포함돼 있어 또 다른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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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심야심] “충격…평소였으면 톱뉴스” 민주당 경선 관전법
    • 입력 2020-02-27 18:32:59
    여심야심
더불어민주당 4.15 총선 후보를 결정하는 1차 경선 결과가 발표됐습니다. 1차 경선 지역은 29곳, 이 가운데 21곳에서 현역의원과 원외 인사가 맞붙었는데, 7명의 현역이 경선의 문턱을 넘지 못했습니다.

국회부의장 출신 6선의 이석현 의원과 원내대표를 지낸 5선의 이종걸, 3선의 유승희, 이춘석, 심재권, 재선의 신경민, 비례대표 초선 권미혁 의원 등입니다.

이 같은 경선 결과의 의미, 어떻게 읽어야 할까요? 당내 인사들에게 '관전평'을 들어봤습니다.


"충격…이렇게 많은 중진이 패배하다니"

민주당의 한 수도권 중진 의원은 KBS와의 통화에서 "너무 충격받았다"고 말문을 열었습니다. "(인위적인) '컷오프'는 여러 번 있었지만, 경선으로 이렇게 많은 중진과 현역 의원이 도전자에게 진 사례는 처음 본다"고 말했습니다. 한마디로 '이변'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이어 "지금까지 경선에서 현역이 같은 현역하고 붙어서 지는 일은 있었지만, 어떻게 신인에게…"라며 "과거에는 '현역 기득권'이 워낙 강해서, (신인의 승리가) 어려운 정도가 아니라 불가능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른 의원도 "이런 결과가 나올지는 아무도 몰랐다"면서 "인위적인 '컷오프'로는 절대 못 자를 중진들이 잘려나갔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충격'과 '이변'의 이유는 무엇일까? 다들 첫째로 꼽는 건 '물갈이'에 대한 유권자의 욕구입니다.

"새로운 변화를 바라는 민심"

서울 강동(을)에서 3선의 심재권 의원을 꺾은 이해식 당 대변인은 "변화를 바라는 민심이 저변에 깔려있었다고 봐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 대변인은 "지역에 (다선 의원) 피로감이 있다"면서 "전반적인 정치 불신에 따른 현역의원에 대한 불신도 작용한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습니다.

수도권 재선의원도 "국회와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정치신인 선호로 이어진 것 같다"라면서 "특히 다선의원에 대한 피로감이 겹쳐 이번 경선 결과가 나왔다"고 분석했습니다.

한 초선의원은 "원래 정치를 오래 하면 지역에서 좋은 평가를 받기가 힘들다. 지역구에서 3선 정도까지는 시켜주는데, 그 이상은 더 클 가능성 안 보이면 잘라버리는 게 요즘 민심"이라면서 "이번 경선에도 그런 게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지적하는 두 번째 '관전 포인트', 민주당의 '시스템 공천'입니다.


지지자에 의한 '물갈이'…'시스템 공천'의 위력

서울 은평(을)에서 김우영 전 은평구청장을 누르고 재선에 도전하게 된 강병원 의원, "경선에서 떨어진 사람들을 보면 '물갈이'에 대한 요구가 느껴진다"고 말합니다. 그러면서, 물갈이 방식을 이렇게 설명합니다.

"미래통합당이 위에서 쳐내는(컷오프) 방식이라면, 우리는 당원과 지지자들이 밑에서 쳐내는 그런 모습이었다고 본다. 지지층이 새로운 인물의 등장을 요구하는 게 이런 방식으로 나타났다"고 말했습니다.

한 중진의원도 "일부러 '물갈이'를 하는 것보다 이런 민주적 절차를 거친 게 훨씬 의미 있다"고 관전평을 전했습니다. "국민들에게 상당히 통쾌감을 줄 거다. 옛날에는 (현역의원에게) 경선을 하라고 하면 '하지 뭐. 어려워?'라는 분위기였는데, 이제는 당선된 뒤에도 4년 동안 엄청 열심히 할 수밖에 없게 됐다"고도 밝혔습니다.

다른 의원도 "이번에 중진이 대거 탈락하면서 '쇄신' 이미지가 만들어졌다"면서 "전체 선거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일찌감치 규칙을 정해놓고 '룰'에 따라 후보자를 정하는 민주당의 '시스템 공천'은 그동안 '현역 기득권을 너무 보장한다', '물갈이를 어렵게 한다'는 등의 비판에 시달렸는데, 이번에 중진의원들의 대거 탈락으로 그렇지 않다는 것을 보였다는 것입니다.

"당내 '비주류' 현역의원의 대거 탈락"

긍정적인 시각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당내 '비주류'로 분류되는 한 의원은 "중진의원들이 대거 경선에서 떨어진 게 충격"이라며 "대부분이 당내 '비주류' 의원들"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의원은 "(경선 투표에 50%의 투표권을 가진) 권리당원 중에 '친문(친문재인)'이 많다"면서, 경선에서 탈락한 모 중진의원은 대표적인 '비문(비문재인)'인데, 권리당원 투표에서 뒤졌다고 한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총선을 거치면서 당의 '친문' 색채가 더 강화될 것"이라며, 당에서 한목소리만 나오는 건 굉장히 걱정이라는 취지로 말했습니다.

신인들의 '본선' 경쟁력은 물음표?

당내 경선에서 중진의원을 꺾은 신인들의 '본선 경쟁력'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당원들은 지역에서 오래 활동한 사람이면, 전반적인 인지도가 낮아도 그 사람이 누군지 알고 뽑지만, 일반 유권자들은 그렇지 않다"는 게 민주당 관계자의 말입니다. "명망가가 아니라면, 언론에 자주 비친 현역이 본선에서는 유리하다"는 것입니다.

한 재선의원도 "실제 지역구 선거에서는 그렇게 도움이 안 될 것"이라고 우려하면서도, 반대로 정치신인 바람, 쇄신 바람이 만들어지면 긍정적일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해식 당 대변인도 "지역 유권자 입장에서는 현역 중진 의원이 경선에서 탈락한 게 '빅뉴스'"라며 "경선에서 파란이 생기면 그게 에너지가 생기기 때문에 본선에서 상당히 긍정적인 영향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2차·3차 경선 발표 줄줄이…이의 제기도

당내에서 '이변'과 '충격'으로 받아들인 이번 경선 결과, 이의를 제기하는 중진 의원도 나왔습니다.

김영배 전 성북구청장에게 패한 서울 성북(갑)의 3선 유승희 의원, "도저히 인정할 수 없다. 너무 어처구니없다"고 결과에 대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권리당원들이 누구에게 투표했는지 자체 조사했을 때 본인이 앞서는 것으로 나왔는데, 결과는 반대였다는 것입니다.

유 의원은 "경선투표 결과에 대해 많은 의혹을 갖고 있다"면서 "제가 가진 의혹에 대해 당에 정식으로 이의신청을 하고 재심요구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은 내일(28일)과 모레(29일) 2차, 3차 경선 결과를 발표할 예정입니다. 2차, 3차 경선 지역에는 현역의원과 원외 인사의 대결보다는 청와대 출신 인사와 정치 신인 등이 후보에 포함돼 있어 또 다른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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