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합시다] 박형준·유시민이 말하는 “이런 후보 뽑지 마세요”

입력 2020.02.23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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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은지심 없는 후보 안돼…유권자 3분의2 정당 보고 뽑아"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여야 공천 진화 중…외골수·자기편향적 후보 피해야" (박형준 동아대 교수)

50여 일 앞으로 다가온 국회의원 선거, 과연 어떤 후보를 뽑아야 내 삶이 달라질까. 지난 16일 KBS1 <당신의 삶을 바꾸는 토크쇼, 정치합시다> 녹화 현장에서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박형준 동아대 교수는 '국회의원으로 뽑아야 할 후보, 뽑지 말아야 할 후보'의 기준을 놓고 열띤 토론을 벌였다.


박 "균형감각과 열정"…유 "연민의 정·이타적 경력"

'투표에서 피해야 할 국회의원 후보'에 대해 박형준 교수는 "적어도 골목정치에만 매몰돼 있는 사람은 국회를 가기보다는 지방의회를 하는 게 좋다. 정치는 삶의 복잡성과 무궁무진함을 이해해야 정치를 잘 할 수 있다. 가끔 후보자들의 경력, 말투 등을 보면 외길로만 생각하는, 외골수들이 있는데 이런 사람은 조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뽑아야 할 후보' 기준으로는 "막스 베버가 말한 것처럼 정치인에게는 열정이 중요하다. 사적인 열정이 아니라 공적인 영역에서, 정치든 국가든, 사회적 관계든 바꿔보고 싶다는 열정을 말한다. 또, 정치에서 양극화가 자꾸 심화되는데 자기 확증 편향을 가진 국회의원이 늘어나다보면 싸움이 심해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균형감각을 갖고 문제를 종합적으로 볼 수 있는 사람들이 많이 뽑혀야 한다"고 말했다.

유시민 이사장은 "첫째, 연민의 정이 전혀 없어보이는 사람, 측은지심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은 피해야 한다. 타인이 당한 불행한 일에 대해 연민을 보이지 않는 사람은 공직자로서 부적합하다. 두번째로 앞뒤가 안 맞는 주장을 하는 사람은 올바르지도, 똑똑하지도, 공정하지도 않다. 그런 유형은 피하는 게 현명하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저의 후보 선택 기준은 후보의 공약보다 그 사람이 뭘 하고 살았나를 눈여겨보는 것이다. 선거 공보물에는 온갖 좋은 공약 다 넣을 수 있다. 하지만 살아온 이력은 못 바꾼다. 학력, 경력이 아니라 그 사람이 어떤 가치를가지고 살아왔을까를 짐작해볼 수 있다. 자신을 위한 활동을 하는 사람과 다른 사람을 위해 살아온 사람 중에서는 웬만하면 후자를 택한다"고 말했다.

허진모 작가는 "로마시대에도 선거 필승 전략집이 있었다. 전략집을 보면 '당선되기 위해 모든 약속을 다하되 모호하게 하라'는 내용이 있다. 프랑스의 드골 전 대통령도 '정치인은 자기가 한 말을 믿지 않기 때문에 남이 자기 말을 믿어주면 놀란다'고 말한 적이 있다"라면서 역사에 빗대어 선거 때마다 약속을 남발하는 정치인들의 행태를 지적했다.


유 "현실은 후보 아닌 정당 투표…세종대왕 나와도 안 뽑아"

유시민 이사장은 "실제로 현실에서 유권자들은 누구를 뽑느냐보다 당을 보고 찍는 경우가 많다. 나같은 사람은 보수정당에서 세종대왕님이 나와도 안 찍는다. 이런 유권자들이 3분의 2는 되고, 소속 정당에 상관없이 다른 요소에 따라 찍는 유권자가 3분의 1쯤 된다는 게 현실이다. 어떤 후보나 정당이 나에게 이익을 줄 것인가도 고려하지만, 어떤 정당, 어떤 후보가 옳은 일을 하는가 이게 더 중요하다. 옳다는 판단이 들면 그 당의 정책, 후보의 공약이 나에게 물질적인 손해를 안겨주더라도 찍는다"고 주장했다.

현재 각 정당마다 한창 진행 중인 후보 공천 작업에 대해 박형준 교수는 "여야 모두 공천에서 진화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사실 지난 18대, 19대, 20대 당시 여당이었던 현 야당(미래통합당)이 공천을 잘못해서 망한 거다. 계파 공천, 보수 공천, 밀실 공천, 전략 공천이라는 이름으로 자기(지도부의) 사람들을 심곤 했는데, 이번에는 미래통합당의 공천관리위원회가 아주 강한 독립성을 갖고 있다. 황교안 대표나 당에서 추천한 공관 위원들이 전혀 안됐다. 그렇기 때문에 김형오 위원장이 하고 있는 공관위의 통합 과정들을 다 인정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유시민 이사장은 "지금 정당들은 엄청나게 발전했다. 옛날에 민주당이 야당을 오래 했을 당시엔 권위주의 시대라 탄압을 많이 받아 생존이 늘 중요한 과제였다. 동교동계, 상도동계가 형성된 것도 진정성, 충성심을 기준으로 사람을 쓰다 보니 그런 것이다. 그런 분위기에서 공천을 못 받으면 '내가 그렇게 충성을 했는데 보답을 받아야지' 생각에 버스 타고 올라와서 웃통 벗고 런닝셔츠 바람으로 막 소리 지른다. '총재님 이러실 수가 있습니까?' 그러면 당직자가 와서 말리고 주먹 휘두르고 옷 찢어지고… 이른바 '난닝구 사건'이다. 참 슬픈 일이긴 한데 당시엔 민주주의가 제대로 정착 안 돼 있고 발전 안돼 있을때 민주주의를 해보려고 몸부림치는 과정에서 생겼던 에피소드들이다"라고 과거를 떠올리기도 했다.


'국회의원, 누구를 뽑아야 하나?'

이밖에도 현재 정당 공천 시스템의 문제, 청년 정치인들의 어려운 진입 장벽, 고학력 전문직에 편중된 국회의원의 출신직업 등을 놓고 유시민 이사장과 박형준 교수가 벌인 토론은 내일(23일) 저녁 8시5분 KBS1에서 방송되는 <정치합시다> 4회 '지식다방'에서 자세히 시청할 수 있다. 허진모 작가와 방송인 최욱 씨도 함께 패널로 참여해 입담을 뽐낸다.

당신의 삶을 바꾸는 토크쇼 <정치합시다>는 1부 '지식다방'과 2부 '민심포차'로 방송된다. 1부 '지식다방'은 정치, 의회, 선거 등 키워드를 중심으로 지식과 현실 정치가 어우러진 고품격 토크로, 2부 '민심포차'는 지역 민심과 여론조사 분석을 통한 돌직구 토크쇼로 구성됐다. <정치합시다>는 유튜브 누적 조회수 800만을 돌파하며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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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치합시다] 박형준·유시민이 말하는 “이런 후보 뽑지 마세요”
    • 입력 2020-02-23 07:06:31
    정치합시다
"측은지심 없는 후보 안돼…유권자 3분의2 정당 보고 뽑아"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여야 공천 진화 중…외골수·자기편향적 후보 피해야" (박형준 동아대 교수)

50여 일 앞으로 다가온 국회의원 선거, 과연 어떤 후보를 뽑아야 내 삶이 달라질까. 지난 16일 KBS1 <당신의 삶을 바꾸는 토크쇼, 정치합시다> 녹화 현장에서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박형준 동아대 교수는 '국회의원으로 뽑아야 할 후보, 뽑지 말아야 할 후보'의 기준을 놓고 열띤 토론을 벌였다.


박 "균형감각과 열정"…유 "연민의 정·이타적 경력"

'투표에서 피해야 할 국회의원 후보'에 대해 박형준 교수는 "적어도 골목정치에만 매몰돼 있는 사람은 국회를 가기보다는 지방의회를 하는 게 좋다. 정치는 삶의 복잡성과 무궁무진함을 이해해야 정치를 잘 할 수 있다. 가끔 후보자들의 경력, 말투 등을 보면 외길로만 생각하는, 외골수들이 있는데 이런 사람은 조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뽑아야 할 후보' 기준으로는 "막스 베버가 말한 것처럼 정치인에게는 열정이 중요하다. 사적인 열정이 아니라 공적인 영역에서, 정치든 국가든, 사회적 관계든 바꿔보고 싶다는 열정을 말한다. 또, 정치에서 양극화가 자꾸 심화되는데 자기 확증 편향을 가진 국회의원이 늘어나다보면 싸움이 심해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균형감각을 갖고 문제를 종합적으로 볼 수 있는 사람들이 많이 뽑혀야 한다"고 말했다.

유시민 이사장은 "첫째, 연민의 정이 전혀 없어보이는 사람, 측은지심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은 피해야 한다. 타인이 당한 불행한 일에 대해 연민을 보이지 않는 사람은 공직자로서 부적합하다. 두번째로 앞뒤가 안 맞는 주장을 하는 사람은 올바르지도, 똑똑하지도, 공정하지도 않다. 그런 유형은 피하는 게 현명하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저의 후보 선택 기준은 후보의 공약보다 그 사람이 뭘 하고 살았나를 눈여겨보는 것이다. 선거 공보물에는 온갖 좋은 공약 다 넣을 수 있다. 하지만 살아온 이력은 못 바꾼다. 학력, 경력이 아니라 그 사람이 어떤 가치를가지고 살아왔을까를 짐작해볼 수 있다. 자신을 위한 활동을 하는 사람과 다른 사람을 위해 살아온 사람 중에서는 웬만하면 후자를 택한다"고 말했다.

허진모 작가는 "로마시대에도 선거 필승 전략집이 있었다. 전략집을 보면 '당선되기 위해 모든 약속을 다하되 모호하게 하라'는 내용이 있다. 프랑스의 드골 전 대통령도 '정치인은 자기가 한 말을 믿지 않기 때문에 남이 자기 말을 믿어주면 놀란다'고 말한 적이 있다"라면서 역사에 빗대어 선거 때마다 약속을 남발하는 정치인들의 행태를 지적했다.


유 "현실은 후보 아닌 정당 투표…세종대왕 나와도 안 뽑아"

유시민 이사장은 "실제로 현실에서 유권자들은 누구를 뽑느냐보다 당을 보고 찍는 경우가 많다. 나같은 사람은 보수정당에서 세종대왕님이 나와도 안 찍는다. 이런 유권자들이 3분의 2는 되고, 소속 정당에 상관없이 다른 요소에 따라 찍는 유권자가 3분의 1쯤 된다는 게 현실이다. 어떤 후보나 정당이 나에게 이익을 줄 것인가도 고려하지만, 어떤 정당, 어떤 후보가 옳은 일을 하는가 이게 더 중요하다. 옳다는 판단이 들면 그 당의 정책, 후보의 공약이 나에게 물질적인 손해를 안겨주더라도 찍는다"고 주장했다.

현재 각 정당마다 한창 진행 중인 후보 공천 작업에 대해 박형준 교수는 "여야 모두 공천에서 진화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사실 지난 18대, 19대, 20대 당시 여당이었던 현 야당(미래통합당)이 공천을 잘못해서 망한 거다. 계파 공천, 보수 공천, 밀실 공천, 전략 공천이라는 이름으로 자기(지도부의) 사람들을 심곤 했는데, 이번에는 미래통합당의 공천관리위원회가 아주 강한 독립성을 갖고 있다. 황교안 대표나 당에서 추천한 공관 위원들이 전혀 안됐다. 그렇기 때문에 김형오 위원장이 하고 있는 공관위의 통합 과정들을 다 인정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유시민 이사장은 "지금 정당들은 엄청나게 발전했다. 옛날에 민주당이 야당을 오래 했을 당시엔 권위주의 시대라 탄압을 많이 받아 생존이 늘 중요한 과제였다. 동교동계, 상도동계가 형성된 것도 진정성, 충성심을 기준으로 사람을 쓰다 보니 그런 것이다. 그런 분위기에서 공천을 못 받으면 '내가 그렇게 충성을 했는데 보답을 받아야지' 생각에 버스 타고 올라와서 웃통 벗고 런닝셔츠 바람으로 막 소리 지른다. '총재님 이러실 수가 있습니까?' 그러면 당직자가 와서 말리고 주먹 휘두르고 옷 찢어지고… 이른바 '난닝구 사건'이다. 참 슬픈 일이긴 한데 당시엔 민주주의가 제대로 정착 안 돼 있고 발전 안돼 있을때 민주주의를 해보려고 몸부림치는 과정에서 생겼던 에피소드들이다"라고 과거를 떠올리기도 했다.


'국회의원, 누구를 뽑아야 하나?'

이밖에도 현재 정당 공천 시스템의 문제, 청년 정치인들의 어려운 진입 장벽, 고학력 전문직에 편중된 국회의원의 출신직업 등을 놓고 유시민 이사장과 박형준 교수가 벌인 토론은 내일(23일) 저녁 8시5분 KBS1에서 방송되는 <정치합시다> 4회 '지식다방'에서 자세히 시청할 수 있다. 허진모 작가와 방송인 최욱 씨도 함께 패널로 참여해 입담을 뽐낸다.

당신의 삶을 바꾸는 토크쇼 <정치합시다>는 1부 '지식다방'과 2부 '민심포차'로 방송된다. 1부 '지식다방'은 정치, 의회, 선거 등 키워드를 중심으로 지식과 현실 정치가 어우러진 고품격 토크로, 2부 '민심포차'는 지역 민심과 여론조사 분석을 통한 돌직구 토크쇼로 구성됐다. <정치합시다>는 유튜브 누적 조회수 800만을 돌파하며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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