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심야심] “총선은 쩐의 전쟁”…여의도 ‘금배지’ 가치는?

입력 2020.01.27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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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달여 앞으로 다가온 총선, '쩐의 전쟁'은 이미 시작됐습니다. 정치와 돈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입니다. 정치권에선 세력을 모으려면 조직이 필요하고, 돈을 투입하는 곳에 사람이 모인다고들 합니다.

선거에 돈이 들 수밖에 없다는 점은 인정해야 합니다. 하지만 너무 많이 들어간다는 게 문제입니다. '흙 수저' 정치 신인들의 국회 입성은 여전히 어렵습니다.

선거비용이란 문턱, 얼마나 높을까요. 국회의원 선거에 실제 돈이 얼마만큼 들어가고, 어디에 특히 많이 쓰이는지 살펴봤습니다.

지역구 평균 선거비용 제한액 1억 8200만 원…최대 3억 1800만 원

선거를 준비하는 데 돈을 무한정 쓸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통상 예비후보자 등록일 10일 전에 선거비용으로 쓸 수 있는 상한(선거비용 제한액)을 정합니다. 기준이 없으면 돈을 무한대로 쓸 수 있는 후보가 유리할 테고, 과열 양상을 띨 수도 있으니 한도를 정한 겁니다.

이 제한액은 지역구마다 다릅니다. 해당 선거구의 인구와 읍·면·동 숫자를 기준으로 산정한 금액에 전국소비자물가 변동률을 적용해 산출합니다.

이번 4·15 총선에서 지역구 후보자는 평균 1억 8천2백만 원을 쓸 수 있습니다. 전국에서 선거비용 제한액이 가장 많은 선거구는 밀양시·의령군·함안군·창녕군으로 3억 1천8백만 원이고, 가장 적은 선거구는 부천시원미구갑으로 1억 4천3백만 원입니다. 선거비용 제한액을 200분의 1을 초과해서 쓰면, 후보(혹은 당선자)와 회계책임자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처벌받게 됩니다.

20대 총선에 민주당 후보로 출마했던 오창석 씨 (왼쪽)20대 총선에 민주당 후보로 출마했던 오창석 씨 (왼쪽)

한 달 반 선거 준비에 1억 7,000만 원…예비후보자 선거비용은 보전 안 돼

자신이 20대 때, 20대 총선 부산 사하구 을 민주당 후보로 출마했던 오창석(33세) 씨는 한 달 반 정도 선거를 준비하는 데 1억 7천만 원가량을 썼다고 합니다. 구체적인 항목을 따져보면 ▲ 선관위에 낸 기탁금 1,500만 원 ▲ 경선 과정에서 쓴 여론조사 비용 1,500만 원 ▲ 민주당에 낸 정당 기탁금 200만 원 ▲ 문자발송비 1,000만 원 ▲ 각종 홍보 비용 1억 원 등입니다.

선관위는 당선됐거나 15% 이상의 득표율을 기록한 후보에게는 선거비용을 모두 보전해주고, 10% 이상 득표하면 50%를 보전해 줍니다. 오 씨는 20대 총선에서 26.5%의 득표율을 얻어, 선관위로부터 1억 2천1백만 원을 보전비용으로 지급받았습니다. 실제로 쓴 비용보다 5,000만 원가량 모자라는 금액입니다.

그 이유는 선관위가 보전해주는 않는 비용이 있기 때문입니다. 가장 대표적으로 예비후보자의 선거비용입니다.

예비후보자는 아직 본 후보가 되지 못한 후보자들입니다. 본 후보란 투표용지에 이름이 인쇄되는 국회의원 후보들입니다. 정당은 같지만 여러 명의 예비후보가 한 지역구에서 출마할 수도 있는데요. 이런 경우 각 정당에서 실시하는 경선을 통과해 한 명의 후보가 살아남고, 그 후보가 본 후보가 되는 겁니다.

그런데 이 경선에 들어가는 비용이 만만치 않습니다. 선거 사무소도 내야 하고, 경선 과정에서 여론조사를 위해 ARS 업체에 돈도 내야 합니다. 오 씨가 보전받지 못한 금액 중 상당수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오 씨는 "아버지 퇴직금 담보 대출까지 동원해 선거 비용을 마련했다."라면서 "예비 경선비용만 사라지더라도 예비후보자들의 어깨가 한결 가벼워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서울 강남을 지역구에 출마한 자유한국당 정원석 예비후보서울 강남을 지역구에 출마한 자유한국당 정원석 예비후보

밑 빠진 독에 돈 붓기…출발선부터 뒤쳐지는 정치신인들

선거에 꼭 필요한 돈이지만 '선거 비용'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금액도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선거사무소의 임대료와 유지비용입니다. 선관위는 사무실 임대료를 선거 운동과 직접적으로 관계되는 비용으로 보기 어려워 선거비용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서울 강남을 지역구에 출마한 자유한국당 예비후보 정원석(31세) 씨는 지난 1월 중순쯤 수서역 인근에 선거사무소를 마련했습니다. 선거가 끝날 때까지 석 달 치 임대료와 관리비 등 명목으로 2,100만 원을 냈습니다.

정 씨 지역구에는 같은 당 예비후보가 4명이나 더 있는데, 이들과 경선을 치러 본 후보가 되기까지 치열한 경쟁을 거쳐야 합니다. 그 과정에서 많은 비용이 들고, 그 돈들은 한 푼도 보전받지 못합니다.

정 씨 같은 정치 신인들은 선거 비용을 거의 자비로 부담합니다. 현행법상 현역 의원이 아닌 사람의 후원금 모금 행위는 불법입니다. 다만 예비후보는 후원금 모금을 허용하는데, 예비후보 등록은 선거일 120일 전부터 가능해 충분한 '실탄'을 확보하기엔 시간이 빠듯합니다.

반면 현역 의원은 선거가 없는 해에도 후원회를 개설해 1억 5,000만 원까지 합법적으로 정치자금을 모금할 수 있습니다. 또 인건비 측면에서도 정치 신인에 불리한 구조입니다. 정치 신인은 선거 사무관계자의 인건비를 본인이 부담해야 하지만, 현역 의원은 국회 의원 보좌진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정 씨는 "현역 의원과 예비 후보는 출발선이 엄청나게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면서 "현역 의원은 분기마다 의정 보고서를 내서 자신의 치적을 홍보하는 반면에, 정치 신인은 선거 기간만 적극적 홍보가 가능해 유권자에게 어필할 기회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10%의 득표율조차 내기 불투명한 소수 정당의 경우에는 선거비용이 더욱 부담입니다. 선거비용 보전받을지 확신할 수가 없으니, 명함이나 공보물 인쇄 같은 사소한 비용까지 여간 신경 쓰이는 게 아닙니다.

이번 총선에서 서울 관악 갑에 도전장을 낸 민중당 송명숙(33세) 예비후보는 "돈이 많은 거대 정당의 후보는 8쪽, 16쪽짜리 공보물을 찍어 자신들의 정책을 화려하게 홍보하지만, 소수 정당 후보들은 2쪽, 4쪽짜리를 찍는 것도 고민이다"면서 "거대 정당들이 '그들만의 리그'를 만들어 자신들이 선택한 정치 신인에게만 기회를 주는 구조 아닌가"라고 반문했습니다.

슈테판 잠제 아데나워재단 한국사무소장슈테판 잠제 아데나워재단 한국사무소장

비싼 기탁금에 또 좌절…정치 선진국들은 '0원'

정치 선진국에선 정치 신인에 대한 진입 장벽이 상대적으로 낮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국회의원 후보자가 선관위에 보증금 성격으로 '기탁금' 1500만 원을 납부하지만, 다른 나라들은 그렇지 않습니다.

선거관리위원회가 2015년 발간한 '각국의 선거제도 비교연구' 보고서를 보면 미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스웨덴·스위스는 기탁금 납부 제도가 없습니다. 영국은 약 75만 원(한화 기준), 캐나다는 약 88만 원, 뉴질랜드는 약 23만 원을 입법기관의 선거 전 후보 등록 비용으로 냅니다.

독일 기민당의 싱크탱크인 아데나워재단의 한국사무소장 슈테판 잠제 소장은 "독일에서는 선거비용 대다수를 정당이 부담하기 때문에 후보자가 직접 부담하는 자금이 한국에 비해 훨씬 적다"라고 말했습니다.

'기울어진 운동장' 선거법 개정엔 손 놓은 여야

약간의 변화들은 감지됩니다.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은 이번 총선에서 20대는 무상 경선, 30대는 반값 경선을 치를 수 있도록 자금을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정의당은 지역구 출마자에게 5,000만 원의 지원금을 지급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정치 신인들을 위한 선거법 개정은 여전히 멉니다. 헌법재판소는 현행 선거법이 비례대표 후보 기탁금을 지나치게 높게 정했고, 정당 공천을 못 받은 예비후보에게 기탁금을 돌려줄 수 있는 근거가 없다며 헌법 불합치 결정을 내렸습니다. 이미 헌재가 정해둔 법 개정 시한이 지나가 버렸지만, 여야는 별다른 논의조차 하고 있지 않습니다.

선거철마다 정당들은 대규모 물갈이나 세대교체를 부르짖습니다. 하지만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뛰고 있는 정치 신인들은 하소연합니다. 기득권을 가진 현역 의원과 '금수저' 정치 지망생들에게 유리하게 짜인 선거 룰은 여전히 견고하다고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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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심야심] “총선은 쩐의 전쟁”…여의도 ‘금배지’ 가치는?
    • 입력 2020-01-27 10:00:17
    여심야심
두 달여 앞으로 다가온 총선, '쩐의 전쟁'은 이미 시작됐습니다. 정치와 돈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입니다. 정치권에선 세력을 모으려면 조직이 필요하고, 돈을 투입하는 곳에 사람이 모인다고들 합니다.

선거에 돈이 들 수밖에 없다는 점은 인정해야 합니다. 하지만 너무 많이 들어간다는 게 문제입니다. '흙 수저' 정치 신인들의 국회 입성은 여전히 어렵습니다.

선거비용이란 문턱, 얼마나 높을까요. 국회의원 선거에 실제 돈이 얼마만큼 들어가고, 어디에 특히 많이 쓰이는지 살펴봤습니다.

지역구 평균 선거비용 제한액 1억 8200만 원…최대 3억 1800만 원

선거를 준비하는 데 돈을 무한정 쓸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통상 예비후보자 등록일 10일 전에 선거비용으로 쓸 수 있는 상한(선거비용 제한액)을 정합니다. 기준이 없으면 돈을 무한대로 쓸 수 있는 후보가 유리할 테고, 과열 양상을 띨 수도 있으니 한도를 정한 겁니다.

이 제한액은 지역구마다 다릅니다. 해당 선거구의 인구와 읍·면·동 숫자를 기준으로 산정한 금액에 전국소비자물가 변동률을 적용해 산출합니다.

이번 4·15 총선에서 지역구 후보자는 평균 1억 8천2백만 원을 쓸 수 있습니다. 전국에서 선거비용 제한액이 가장 많은 선거구는 밀양시·의령군·함안군·창녕군으로 3억 1천8백만 원이고, 가장 적은 선거구는 부천시원미구갑으로 1억 4천3백만 원입니다. 선거비용 제한액을 200분의 1을 초과해서 쓰면, 후보(혹은 당선자)와 회계책임자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처벌받게 됩니다.

20대 총선에 민주당 후보로 출마했던 오창석 씨 (왼쪽)
한 달 반 선거 준비에 1억 7,000만 원…예비후보자 선거비용은 보전 안 돼

자신이 20대 때, 20대 총선 부산 사하구 을 민주당 후보로 출마했던 오창석(33세) 씨는 한 달 반 정도 선거를 준비하는 데 1억 7천만 원가량을 썼다고 합니다. 구체적인 항목을 따져보면 ▲ 선관위에 낸 기탁금 1,500만 원 ▲ 경선 과정에서 쓴 여론조사 비용 1,500만 원 ▲ 민주당에 낸 정당 기탁금 200만 원 ▲ 문자발송비 1,000만 원 ▲ 각종 홍보 비용 1억 원 등입니다.

선관위는 당선됐거나 15% 이상의 득표율을 기록한 후보에게는 선거비용을 모두 보전해주고, 10% 이상 득표하면 50%를 보전해 줍니다. 오 씨는 20대 총선에서 26.5%의 득표율을 얻어, 선관위로부터 1억 2천1백만 원을 보전비용으로 지급받았습니다. 실제로 쓴 비용보다 5,000만 원가량 모자라는 금액입니다.

그 이유는 선관위가 보전해주는 않는 비용이 있기 때문입니다. 가장 대표적으로 예비후보자의 선거비용입니다.

예비후보자는 아직 본 후보가 되지 못한 후보자들입니다. 본 후보란 투표용지에 이름이 인쇄되는 국회의원 후보들입니다. 정당은 같지만 여러 명의 예비후보가 한 지역구에서 출마할 수도 있는데요. 이런 경우 각 정당에서 실시하는 경선을 통과해 한 명의 후보가 살아남고, 그 후보가 본 후보가 되는 겁니다.

그런데 이 경선에 들어가는 비용이 만만치 않습니다. 선거 사무소도 내야 하고, 경선 과정에서 여론조사를 위해 ARS 업체에 돈도 내야 합니다. 오 씨가 보전받지 못한 금액 중 상당수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오 씨는 "아버지 퇴직금 담보 대출까지 동원해 선거 비용을 마련했다."라면서 "예비 경선비용만 사라지더라도 예비후보자들의 어깨가 한결 가벼워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서울 강남을 지역구에 출마한 자유한국당 정원석 예비후보
밑 빠진 독에 돈 붓기…출발선부터 뒤쳐지는 정치신인들

선거에 꼭 필요한 돈이지만 '선거 비용'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금액도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선거사무소의 임대료와 유지비용입니다. 선관위는 사무실 임대료를 선거 운동과 직접적으로 관계되는 비용으로 보기 어려워 선거비용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서울 강남을 지역구에 출마한 자유한국당 예비후보 정원석(31세) 씨는 지난 1월 중순쯤 수서역 인근에 선거사무소를 마련했습니다. 선거가 끝날 때까지 석 달 치 임대료와 관리비 등 명목으로 2,100만 원을 냈습니다.

정 씨 지역구에는 같은 당 예비후보가 4명이나 더 있는데, 이들과 경선을 치러 본 후보가 되기까지 치열한 경쟁을 거쳐야 합니다. 그 과정에서 많은 비용이 들고, 그 돈들은 한 푼도 보전받지 못합니다.

정 씨 같은 정치 신인들은 선거 비용을 거의 자비로 부담합니다. 현행법상 현역 의원이 아닌 사람의 후원금 모금 행위는 불법입니다. 다만 예비후보는 후원금 모금을 허용하는데, 예비후보 등록은 선거일 120일 전부터 가능해 충분한 '실탄'을 확보하기엔 시간이 빠듯합니다.

반면 현역 의원은 선거가 없는 해에도 후원회를 개설해 1억 5,000만 원까지 합법적으로 정치자금을 모금할 수 있습니다. 또 인건비 측면에서도 정치 신인에 불리한 구조입니다. 정치 신인은 선거 사무관계자의 인건비를 본인이 부담해야 하지만, 현역 의원은 국회 의원 보좌진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정 씨는 "현역 의원과 예비 후보는 출발선이 엄청나게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면서 "현역 의원은 분기마다 의정 보고서를 내서 자신의 치적을 홍보하는 반면에, 정치 신인은 선거 기간만 적극적 홍보가 가능해 유권자에게 어필할 기회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10%의 득표율조차 내기 불투명한 소수 정당의 경우에는 선거비용이 더욱 부담입니다. 선거비용 보전받을지 확신할 수가 없으니, 명함이나 공보물 인쇄 같은 사소한 비용까지 여간 신경 쓰이는 게 아닙니다.

이번 총선에서 서울 관악 갑에 도전장을 낸 민중당 송명숙(33세) 예비후보는 "돈이 많은 거대 정당의 후보는 8쪽, 16쪽짜리 공보물을 찍어 자신들의 정책을 화려하게 홍보하지만, 소수 정당 후보들은 2쪽, 4쪽짜리를 찍는 것도 고민이다"면서 "거대 정당들이 '그들만의 리그'를 만들어 자신들이 선택한 정치 신인에게만 기회를 주는 구조 아닌가"라고 반문했습니다.

슈테판 잠제 아데나워재단 한국사무소장
비싼 기탁금에 또 좌절…정치 선진국들은 '0원'

정치 선진국에선 정치 신인에 대한 진입 장벽이 상대적으로 낮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국회의원 후보자가 선관위에 보증금 성격으로 '기탁금' 1500만 원을 납부하지만, 다른 나라들은 그렇지 않습니다.

선거관리위원회가 2015년 발간한 '각국의 선거제도 비교연구' 보고서를 보면 미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스웨덴·스위스는 기탁금 납부 제도가 없습니다. 영국은 약 75만 원(한화 기준), 캐나다는 약 88만 원, 뉴질랜드는 약 23만 원을 입법기관의 선거 전 후보 등록 비용으로 냅니다.

독일 기민당의 싱크탱크인 아데나워재단의 한국사무소장 슈테판 잠제 소장은 "독일에서는 선거비용 대다수를 정당이 부담하기 때문에 후보자가 직접 부담하는 자금이 한국에 비해 훨씬 적다"라고 말했습니다.

'기울어진 운동장' 선거법 개정엔 손 놓은 여야

약간의 변화들은 감지됩니다.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은 이번 총선에서 20대는 무상 경선, 30대는 반값 경선을 치를 수 있도록 자금을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정의당은 지역구 출마자에게 5,000만 원의 지원금을 지급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정치 신인들을 위한 선거법 개정은 여전히 멉니다. 헌법재판소는 현행 선거법이 비례대표 후보 기탁금을 지나치게 높게 정했고, 정당 공천을 못 받은 예비후보에게 기탁금을 돌려줄 수 있는 근거가 없다며 헌법 불합치 결정을 내렸습니다. 이미 헌재가 정해둔 법 개정 시한이 지나가 버렸지만, 여야는 별다른 논의조차 하고 있지 않습니다.

선거철마다 정당들은 대규모 물갈이나 세대교체를 부르짖습니다. 하지만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뛰고 있는 정치 신인들은 하소연합니다. 기득권을 가진 현역 의원과 '금수저' 정치 지망생들에게 유리하게 짜인 선거 룰은 여전히 견고하다고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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