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이슈] “당신 자체가 공포물이야”…‘트럼프 광풍’ 시달리다, 결국

입력 2025.08.18 (15:24) 수정 2025.08.18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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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치 철학이죠.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MAGA가 또다시 논란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백악관이 갑자기 스미스소니언 재단을 상대로 대대적인 조사를 통보했기 때문인데요.

월드 이슈 이랑 기자와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스미스소니언 재단이라면 미국 최고 권위의 박물관 아닌가요?

갑자기 이곳을 왜 조사하겠다는 거죠?

[기자]

네, 스미스소니언 재단은 세계 최대 규모의 박물관, 미술관 등의 집합체이기도 한데요.

백악관은 이 중에서도 국립미국사박물관 등 8개 기관을 집중 검토하겠다고 나섰습니다.

미국 역사를 규정하는 통합과 진보, 지속 가능한 가치를 제대로 반영하고 있는지 확인하겠다는 겁니다.

특히 조사는 내년 7월 4일, 미국 독립선언서 서명 250주년을 염두에 두고 이뤄진다고 밝혔는데요.

전시 내용은 물론 온라인 콘텐츠, 심지어 예술가 지원까지 샅샅이 들여다보겠다고 예고했습니다.

조사를 지시한 사람, 바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우리는 박물관들이 우리나라를 공정하게 대하기를 바랍니다. 우리는 박물관들이 우리나라의 역사를 공정하게 이야기하기를 바랍니다. '워크' 방식이나 인종차별적인 방식이 아니라요."]

'워크', '깨어났다'는 뜻의 이 단어는 인종, 성별, 성적 지향 등 정치적으로 좌파적인 것으로 보이는 사람을 경멸하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어요.

결국 재단이 '워크'하기 때문에 조사한다는 건데, 발단이 된 건 지난 3월 시작된 한 전시회였습니다.

미국에서 인종 개념이 어떻게 형성됐는지 짚어보는 조각전인데요.

"미국을 비롯한 여러 사회는 권력, 특권, 그리고 박탈 시스템을 구축하고 유지하기 위해 인종을 이용해 왔다"는 설명을 문제 삼았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스미스소니언 박물관들이 "분열적인 인종 이데올로기의 영향 아래 있다"면서 관련 행정 명령에 서명해 버립니다.

그러면서 이걸 '스미스소니언 구하기'라고 명명하는데요.

미국 역사협회 등 학계에서는 "역사학자와 전시 기획자들에 대한 모욕"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의 문화예술계를 향한 압박 시도, 이번이 처음이 아니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워싱턴 DC에는 미국 최고의 공연 예술 센터인 케네디 기념 공연예술 센터가 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이곳 역시 올 초 "분열적인 서사와 이데올로기"를 퍼뜨리고 있다고 비판하면서요.

"예술과 문화의 황금기"를 열기 위해선 이사회 개편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앞서 트럼프 1기 행정부 첫해에 수상자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인종차별적 발언 등을 문제 삼아서 백악관 만찬 등을 거부한 일이 있었거든요.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 4년 내내 꽁 해서 참석을 하지 않았어요.

그러더니 이번에 취임해선 케네디 센터 이사회를 친트럼프 인물로 싹 다 바꿉니다.

그리고선 본인을 이사장으로 '셀프 임명'하는데요.

이후 대놓고 MAGA랑 안 맞는 인물은 후보에서 빼버리더니 12월에 열리는 시상식도 '마지못해' 진행한다고 전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결국 제가 진행하기로 했어요. 내가 뭘 해야 하는지나 아세요? 전 하기 싫었어요. 그들은 그가 고집했다고 말할 겁니다. 전 고집하지 않았습니다."]

[앵커]

미국 문화예술계는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나요?

[기자]

한마디로 공포스럽다는 반응이 대부분입니다.

때마침 스릴러와 미스터리 소설의 거장, 미국 작가 스티븐 킹이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뼈 때리는 말을 남겼는데요.

킹은 '독자들과의 문답'에서 이런 질문을 받았습니다.

'미국의 트럼프 시대 결말을 써야 한다면 어떻게 쓰겠나'라는 건데요.

독자의 이 질문에 킹은 가장 좋은 결말은 '탄핵'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나쁜 결말은 그가 3선을 해서 모든 걸 완전히 장악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는데요.

"어느 쪽이든 그건 공포물이다. 트럼프가 공포물 아닌가?"라고 저격했습니다.

[앵커]

그렇다고 트럼프 대통령 때문에 미국을 떠날 수도 없는 것 아닌가요?

[기자]

그냥 참거나 시위에 참여하거나, 대다수는 둘 중 하나를 선택하고 있지만. 일부 유명인들은 실제 미국을 등지고 있습니다.

트럼프 임기 동안만이라도 미국을 떠나있겠다는 겁니다.

[지미 키멜/지난해 오스카 시상식 당시 : "트럼프 대통령님, 감사합니다. 시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직 계시다니 놀랍네요. 감옥 가실 시간 지난 거 아닌가요?"]

유명 토크쇼 진행자 지미 키멜은 그동안 트럼프 정부를 비판하는 내용을 자기 토크쇼의 단골 소재로 사용해 왔어요.

당연히 트럼프 대통령 눈 밖에 났고요.

비슷한 처지에 있던 스티븐 콜베어의 쇼가 폐지 수순을 밟게 되자,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 차례는 지미 키멜"이라고 언급까지 합니다.

키멜은 결국 이탈리아 시민권을 취득했습니다.

트럼프와의 오랜 악연을 자랑하는 배우이자 희극인인 로지 오도넬도 이미 아일랜드로 이주했는데요.

'MAGA 광풍'은 미국 문화예술계 구석구석을 휩쓸고 있는 중입니다.

영상편집:김주은 이은빈/자료조사:권애림/그래픽 제작:서수민/영상출처:@jimmykimmel(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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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8-18 15:24:50
    • 수정2025-08-18 15:4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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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치 철학이죠.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MAGA가 또다시 논란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백악관이 갑자기 스미스소니언 재단을 상대로 대대적인 조사를 통보했기 때문인데요.

월드 이슈 이랑 기자와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스미스소니언 재단이라면 미국 최고 권위의 박물관 아닌가요?

갑자기 이곳을 왜 조사하겠다는 거죠?

[기자]

네, 스미스소니언 재단은 세계 최대 규모의 박물관, 미술관 등의 집합체이기도 한데요.

백악관은 이 중에서도 국립미국사박물관 등 8개 기관을 집중 검토하겠다고 나섰습니다.

미국 역사를 규정하는 통합과 진보, 지속 가능한 가치를 제대로 반영하고 있는지 확인하겠다는 겁니다.

특히 조사는 내년 7월 4일, 미국 독립선언서 서명 250주년을 염두에 두고 이뤄진다고 밝혔는데요.

전시 내용은 물론 온라인 콘텐츠, 심지어 예술가 지원까지 샅샅이 들여다보겠다고 예고했습니다.

조사를 지시한 사람, 바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우리는 박물관들이 우리나라를 공정하게 대하기를 바랍니다. 우리는 박물관들이 우리나라의 역사를 공정하게 이야기하기를 바랍니다. '워크' 방식이나 인종차별적인 방식이 아니라요."]

'워크', '깨어났다'는 뜻의 이 단어는 인종, 성별, 성적 지향 등 정치적으로 좌파적인 것으로 보이는 사람을 경멸하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어요.

결국 재단이 '워크'하기 때문에 조사한다는 건데, 발단이 된 건 지난 3월 시작된 한 전시회였습니다.

미국에서 인종 개념이 어떻게 형성됐는지 짚어보는 조각전인데요.

"미국을 비롯한 여러 사회는 권력, 특권, 그리고 박탈 시스템을 구축하고 유지하기 위해 인종을 이용해 왔다"는 설명을 문제 삼았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스미스소니언 박물관들이 "분열적인 인종 이데올로기의 영향 아래 있다"면서 관련 행정 명령에 서명해 버립니다.

그러면서 이걸 '스미스소니언 구하기'라고 명명하는데요.

미국 역사협회 등 학계에서는 "역사학자와 전시 기획자들에 대한 모욕"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의 문화예술계를 향한 압박 시도, 이번이 처음이 아니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워싱턴 DC에는 미국 최고의 공연 예술 센터인 케네디 기념 공연예술 센터가 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이곳 역시 올 초 "분열적인 서사와 이데올로기"를 퍼뜨리고 있다고 비판하면서요.

"예술과 문화의 황금기"를 열기 위해선 이사회 개편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앞서 트럼프 1기 행정부 첫해에 수상자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인종차별적 발언 등을 문제 삼아서 백악관 만찬 등을 거부한 일이 있었거든요.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 4년 내내 꽁 해서 참석을 하지 않았어요.

그러더니 이번에 취임해선 케네디 센터 이사회를 친트럼프 인물로 싹 다 바꿉니다.

그리고선 본인을 이사장으로 '셀프 임명'하는데요.

이후 대놓고 MAGA랑 안 맞는 인물은 후보에서 빼버리더니 12월에 열리는 시상식도 '마지못해' 진행한다고 전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결국 제가 진행하기로 했어요. 내가 뭘 해야 하는지나 아세요? 전 하기 싫었어요. 그들은 그가 고집했다고 말할 겁니다. 전 고집하지 않았습니다."]

[앵커]

미국 문화예술계는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나요?

[기자]

한마디로 공포스럽다는 반응이 대부분입니다.

때마침 스릴러와 미스터리 소설의 거장, 미국 작가 스티븐 킹이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뼈 때리는 말을 남겼는데요.

킹은 '독자들과의 문답'에서 이런 질문을 받았습니다.

'미국의 트럼프 시대 결말을 써야 한다면 어떻게 쓰겠나'라는 건데요.

독자의 이 질문에 킹은 가장 좋은 결말은 '탄핵'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나쁜 결말은 그가 3선을 해서 모든 걸 완전히 장악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는데요.

"어느 쪽이든 그건 공포물이다. 트럼프가 공포물 아닌가?"라고 저격했습니다.

[앵커]

그렇다고 트럼프 대통령 때문에 미국을 떠날 수도 없는 것 아닌가요?

[기자]

그냥 참거나 시위에 참여하거나, 대다수는 둘 중 하나를 선택하고 있지만. 일부 유명인들은 실제 미국을 등지고 있습니다.

트럼프 임기 동안만이라도 미국을 떠나있겠다는 겁니다.

[지미 키멜/지난해 오스카 시상식 당시 : "트럼프 대통령님, 감사합니다. 시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직 계시다니 놀랍네요. 감옥 가실 시간 지난 거 아닌가요?"]

유명 토크쇼 진행자 지미 키멜은 그동안 트럼프 정부를 비판하는 내용을 자기 토크쇼의 단골 소재로 사용해 왔어요.

당연히 트럼프 대통령 눈 밖에 났고요.

비슷한 처지에 있던 스티븐 콜베어의 쇼가 폐지 수순을 밟게 되자,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 차례는 지미 키멜"이라고 언급까지 합니다.

키멜은 결국 이탈리아 시민권을 취득했습니다.

트럼프와의 오랜 악연을 자랑하는 배우이자 희극인인 로지 오도넬도 이미 아일랜드로 이주했는데요.

'MAGA 광풍'은 미국 문화예술계 구석구석을 휩쓸고 있는 중입니다.

영상편집:김주은 이은빈/자료조사:권애림/그래픽 제작:서수민/영상출처:@jimmykimmel(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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