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퉁’도 수백만 원…‘김건희 목걸이’ 출처는?
입력 2025.08.03 (11:48)
수정 2025.08.03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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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에게 큰 사랑을 받던 방송 출연진도, 유명 인플루언서도, 순식간에 비난받고 모습을 감추는 '이 논란'. 바로 '짝퉁(모조품) 논란'입니다.
이번엔 이 '짝퉁 논란',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배우자인 김건희 여사가 중심에 섰습니다.
■ 영부인의 '고가 다이아 목걸이'...논란의 시작
2022년 6월 스페인에서 열린 나토(NATO) 정상회의. 윤 전 대통령의 첫 해외 순방이었습니다. 이 공식 석상에서 김 여사는 물방울 모양의 목걸이를 착용하고 등장했습니다. 프랑스 명품 브랜드 반클리프 아펠의 '스노우플레이크 펜던트' 제품으로, 당시 6천만 원대로 추정됩니다.
이때 순방에서 이 목걸이 외에도 여러 고가 장신구를 착용했습니다. 그런데 모두, 김 여사의 재산 신고 목록에서 빠져 있어 논란이 일었습니다. 재산 신고를 누락하면 공직자 윤리법 위반입니다.
대통령실은 이때 귀금속 2점은 지인에게 빌렸고, 1점은 소상공인에게 구매했다고 해명했는데요.
구입한 금액도 재산신고대상(500만 원 이상)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빌렸다던 이 목걸이, 뜻밖에도 최근 김 여사 오빠인 김진우 씨의 장모 집에서 발견됐습니다. 김건희 특검팀은 누군가가 준 '뇌물'이 아닐지 수사에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특검 조사에서 이 목걸이는 모조품, 그러니까 '짝퉁'으로 판명 났습니다. 특검팀은 김 여사 측이 '진짜'와 '가짜' 목걸이를 바꿔치기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진품을 찾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짝퉁 목걸이는 대체 어디서 나온 걸까요?
김 여사 측은 "해외에서 사 왔다"고 했는데요. 특검팀은 모조품을 언제, 어디에서, 얼마에 샀는지 추적하고 있습니다. 순방 이후나 탄핵 이후에 샀다면 '바꿔치기' 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KBS 취재진은 모조품을 어떻게 만들고, 어떻게 살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서울 종로와 강남 압구정 일대 귀금속 가게를 찾아 관계자 10여 명을 만났습니다. 명품 목걸이의 사진을 보여주며 똑같거나 비슷한 제품을 제작할 수 있는지 물었습니다.
■ '짝퉁 제작' 묻자 '김건희 착용샷' 내밀어…"사진 주면 99% 복제"
대부분의 업체는 "진품 사진만 있으면 가능하다"는 답을 내놨습니다. 3D 컴퓨터 디자인으로 외형부터 디테일까지 흡사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겁니다.
한 귀금속 제작·판매업체 관계자 A 씨는 "다이아몬드와 금만 있으면 제작이 가능하다"며 "디자인이 단순해 5년에서 10년 정도 경력만 있다면 어디서든 만들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 B 씨는 '비슷한 제품을 찾는다'는 취재진의 질문에 "동일한 게 낫지 않냐"며 김 여사의 착용 사진을 보여주는, 웃지 못할 장면이 펼쳐지기도 했습니다.

모순되게도, 유명인들이 귀금속을 착용해 화제가 되면 모조품 제작이 늘어난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입니다.
취재진과 만난 C 씨는 "한 명품 브랜드의 팔찌도 김 여사가 착용했다고 알려지면서 업체들이 너도나도 만들기 시작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정품이 있으면 더 정교하게 만들 수 있다는 말도 나왔습니다. 정품을 분해하고 해체해 거의 동일한 제품을 만들 수 있다는 겁니다.
업계 관계자 C 씨는 "사진만 보여주면 디자인은 같아도, 크기나 중량이 다를 수 있다"면서 "정품을 가져오면 99% 똑같이 만들 수 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습니다.
이러다 보니 해외에서 모조품을 수입해 오는 것도 옛말이 됐습니다. 그는 "예전에는 홍콩이 카피(짝퉁) 제품을 잘 만들어 제품을 수입해 왔다"며 "요즘은 굳이 그렇게 하지 않아도 국내에 잘 만드는 곳들이 많다"고 설명했습니다.
■ 가격은 천차만별…아무한테나 안 판다
같은 모조품이어도 가격은 업체마다 천차만별이었습니다. 업체가 부르는 가격은 110만 원대부터 600만 원대까지 다양했는데, 금 함량과 다이아몬드 종류 등에 따라 가격 차이가 컸습니다.
정품 가격이 6,000만 원 이상인만큼, 모조품도 저렴하진 않았습니다.
'돈'이 있다고, 아무나 살 수 있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단골이거나, 아는 사람의 소개가 있어야만 구매할 수 있었습니다.
한 관계자 D 씨는 "(짝퉁 공장에서도) 보통 거래처 말고는 제작을 해주지 않는다"며 말을 아꼈습니다.
이는 현행법상 모조품을 만들고 유통한 사람 모두 처벌을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상표법 제230조에 따르면 위조 상품을 제작하거나 판매, 보관하는 행위는 7년 이하의 징역이나 1억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쉽게 만들 순 있지만, 아무나 살 수 없다는 고가 '모조품'. 이제 특검팀은 모조품이 아닌 진품의 행방을 쫓고 있습니다.
[그래픽 이영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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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짝퉁’도 수백만 원…‘김건희 목걸이’ 출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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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5-08-03 11:48:02
- 수정2025-08-03 11:49:52
대중에게 큰 사랑을 받던 방송 출연진도, 유명 인플루언서도, 순식간에 비난받고 모습을 감추는 '이 논란'. 바로 '짝퉁(모조품) 논란'입니다.
이번엔 이 '짝퉁 논란',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배우자인 김건희 여사가 중심에 섰습니다.
■ 영부인의 '고가 다이아 목걸이'...논란의 시작
2022년 6월 스페인에서 열린 나토(NATO) 정상회의. 윤 전 대통령의 첫 해외 순방이었습니다. 이 공식 석상에서 김 여사는 물방울 모양의 목걸이를 착용하고 등장했습니다. 프랑스 명품 브랜드 반클리프 아펠의 '스노우플레이크 펜던트' 제품으로, 당시 6천만 원대로 추정됩니다.
이때 순방에서 이 목걸이 외에도 여러 고가 장신구를 착용했습니다. 그런데 모두, 김 여사의 재산 신고 목록에서 빠져 있어 논란이 일었습니다. 재산 신고를 누락하면 공직자 윤리법 위반입니다.
대통령실은 이때 귀금속 2점은 지인에게 빌렸고, 1점은 소상공인에게 구매했다고 해명했는데요.
구입한 금액도 재산신고대상(500만 원 이상)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빌렸다던 이 목걸이, 뜻밖에도 최근 김 여사 오빠인 김진우 씨의 장모 집에서 발견됐습니다. 김건희 특검팀은 누군가가 준 '뇌물'이 아닐지 수사에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특검 조사에서 이 목걸이는 모조품, 그러니까 '짝퉁'으로 판명 났습니다. 특검팀은 김 여사 측이 '진짜'와 '가짜' 목걸이를 바꿔치기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진품을 찾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짝퉁 목걸이는 대체 어디서 나온 걸까요?
김 여사 측은 "해외에서 사 왔다"고 했는데요. 특검팀은 모조품을 언제, 어디에서, 얼마에 샀는지 추적하고 있습니다. 순방 이후나 탄핵 이후에 샀다면 '바꿔치기' 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KBS 취재진은 모조품을 어떻게 만들고, 어떻게 살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서울 종로와 강남 압구정 일대 귀금속 가게를 찾아 관계자 10여 명을 만났습니다. 명품 목걸이의 사진을 보여주며 똑같거나 비슷한 제품을 제작할 수 있는지 물었습니다.
■ '짝퉁 제작' 묻자 '김건희 착용샷' 내밀어…"사진 주면 99% 복제"
대부분의 업체는 "진품 사진만 있으면 가능하다"는 답을 내놨습니다. 3D 컴퓨터 디자인으로 외형부터 디테일까지 흡사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겁니다.
한 귀금속 제작·판매업체 관계자 A 씨는 "다이아몬드와 금만 있으면 제작이 가능하다"며 "디자인이 단순해 5년에서 10년 정도 경력만 있다면 어디서든 만들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 B 씨는 '비슷한 제품을 찾는다'는 취재진의 질문에 "동일한 게 낫지 않냐"며 김 여사의 착용 사진을 보여주는, 웃지 못할 장면이 펼쳐지기도 했습니다.

모순되게도, 유명인들이 귀금속을 착용해 화제가 되면 모조품 제작이 늘어난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입니다.
취재진과 만난 C 씨는 "한 명품 브랜드의 팔찌도 김 여사가 착용했다고 알려지면서 업체들이 너도나도 만들기 시작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정품이 있으면 더 정교하게 만들 수 있다는 말도 나왔습니다. 정품을 분해하고 해체해 거의 동일한 제품을 만들 수 있다는 겁니다.
업계 관계자 C 씨는 "사진만 보여주면 디자인은 같아도, 크기나 중량이 다를 수 있다"면서 "정품을 가져오면 99% 똑같이 만들 수 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습니다.
이러다 보니 해외에서 모조품을 수입해 오는 것도 옛말이 됐습니다. 그는 "예전에는 홍콩이 카피(짝퉁) 제품을 잘 만들어 제품을 수입해 왔다"며 "요즘은 굳이 그렇게 하지 않아도 국내에 잘 만드는 곳들이 많다"고 설명했습니다.
■ 가격은 천차만별…아무한테나 안 판다
같은 모조품이어도 가격은 업체마다 천차만별이었습니다. 업체가 부르는 가격은 110만 원대부터 600만 원대까지 다양했는데, 금 함량과 다이아몬드 종류 등에 따라 가격 차이가 컸습니다.
정품 가격이 6,000만 원 이상인만큼, 모조품도 저렴하진 않았습니다.
'돈'이 있다고, 아무나 살 수 있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단골이거나, 아는 사람의 소개가 있어야만 구매할 수 있었습니다.
한 관계자 D 씨는 "(짝퉁 공장에서도) 보통 거래처 말고는 제작을 해주지 않는다"며 말을 아꼈습니다.
이는 현행법상 모조품을 만들고 유통한 사람 모두 처벌을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상표법 제230조에 따르면 위조 상품을 제작하거나 판매, 보관하는 행위는 7년 이하의 징역이나 1억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쉽게 만들 순 있지만, 아무나 살 수 없다는 고가 '모조품'. 이제 특검팀은 모조품이 아닌 진품의 행방을 쫓고 있습니다.
[그래픽 이영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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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지영 기자 tangerin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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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주 기자 seyo@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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