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마로 일터 잃은 을지로 상인들…‘재개발’ 얽혀 생계 막막

입력 2025.06.07 (21:29) 수정 2025.06.07 (21:56)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12시간 넘게 이어진 대형 화재의 상처는 생생해고, 깊었습니다.

개발과 낙후가 공존하는 서울의 현실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곳 을지로 화재 이야깁니다.

재개발이 한창 진해중이던 상황에서 생계 터전을 잃은 주민들의 이야기 김성수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지난달 28일, 서울시가 추진하는 '을지로 재개발' 구역에서 시뻘건 불길이 솟아 영세 점포 48채를 태웠습니다.

화마가 휩쓸고 간 자리.

폭삭 주저앉은 점포들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습니다.

자재와 장비들도 일주일 넘게 건물 잔해에 깔려있습니다.

김태명 씨도 30년째 이곳 을지로에서 볼트 납품업체를 운영해 왔습니다.

화재 조사로 이제는 점포 근처에도 갈 수가 없습니다.

["노란 박스 보이시죠? 저게 안 탄 건데…"]

납품하려던 제품들이 불에 타 억대의 손해가 났습니다.

[김태명/볼트 납품 업체 운영 : "납품할 물건이 거짓말 아니고 한 1억 5천 정도 쌓여 있었어요, 쌓여 있던 게 그냥 1원짜리 하나 없는 거야…"]

특히 재개발이 추진되던 지역이어서 피해 상인들의 불안감이 더 큽니다.

대부분 세입자 신세여서 이주비 협의도 제대로 못 한 채 조기 퇴거로 내몰리지 않겠냐는 겁니다.

[최상일/철물점 운영 : "이주비라는 게 이사 비용이나 영업 손실 비용 그런 거 주는 건데 이미 이사할 게 없잖아요. 다 탔으니까."]

화재 보험을 들지 않은 피해 상인들은 화재 원인이 밝혀져도 제대로 보상을 받기 어렵습니다.

영업 재개는 꿈도 꾸지 못한 채 당장 하루하루 생계를 걱정하고 있습니다.

[한강산/화재 피해자 : "하루아침에 자기의 터전을 잃어버렸어요. 재개발에 대해서 허가를 해줬다면 이런 거에 대한 충분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공실로 인한 피해도 더 많았다…"]

서울시는 상인들과 재개발 시행사의 협의가 먼저라며, 분쟁이 생기면 조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김성숩니다.

촬영기자:정준희/영상편집:김근환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화마로 일터 잃은 을지로 상인들…‘재개발’ 얽혀 생계 막막
    • 입력 2025-06-07 21:29:28
    • 수정2025-06-07 21:56:12
    뉴스 9
[앵커]

12시간 넘게 이어진 대형 화재의 상처는 생생해고, 깊었습니다.

개발과 낙후가 공존하는 서울의 현실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곳 을지로 화재 이야깁니다.

재개발이 한창 진해중이던 상황에서 생계 터전을 잃은 주민들의 이야기 김성수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지난달 28일, 서울시가 추진하는 '을지로 재개발' 구역에서 시뻘건 불길이 솟아 영세 점포 48채를 태웠습니다.

화마가 휩쓸고 간 자리.

폭삭 주저앉은 점포들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습니다.

자재와 장비들도 일주일 넘게 건물 잔해에 깔려있습니다.

김태명 씨도 30년째 이곳 을지로에서 볼트 납품업체를 운영해 왔습니다.

화재 조사로 이제는 점포 근처에도 갈 수가 없습니다.

["노란 박스 보이시죠? 저게 안 탄 건데…"]

납품하려던 제품들이 불에 타 억대의 손해가 났습니다.

[김태명/볼트 납품 업체 운영 : "납품할 물건이 거짓말 아니고 한 1억 5천 정도 쌓여 있었어요, 쌓여 있던 게 그냥 1원짜리 하나 없는 거야…"]

특히 재개발이 추진되던 지역이어서 피해 상인들의 불안감이 더 큽니다.

대부분 세입자 신세여서 이주비 협의도 제대로 못 한 채 조기 퇴거로 내몰리지 않겠냐는 겁니다.

[최상일/철물점 운영 : "이주비라는 게 이사 비용이나 영업 손실 비용 그런 거 주는 건데 이미 이사할 게 없잖아요. 다 탔으니까."]

화재 보험을 들지 않은 피해 상인들은 화재 원인이 밝혀져도 제대로 보상을 받기 어렵습니다.

영업 재개는 꿈도 꾸지 못한 채 당장 하루하루 생계를 걱정하고 있습니다.

[한강산/화재 피해자 : "하루아침에 자기의 터전을 잃어버렸어요. 재개발에 대해서 허가를 해줬다면 이런 거에 대한 충분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공실로 인한 피해도 더 많았다…"]

서울시는 상인들과 재개발 시행사의 협의가 먼저라며, 분쟁이 생기면 조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김성숩니다.

촬영기자:정준희/영상편집:김근환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