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무 도중 마주한 자녀들의 시신…가자 지구 의사 가족의 비극

입력 2025.05.25 (21:26) 수정 2025.05.25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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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비극도 이런 비극이 있을까요.

의사인 부모가 응급실로 들어온 자녀의 시신을 마주했습니다.

여전히 포성이 멈추지 않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김개형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불붙은 주택에서 긴박한 구조 작업이 진행 중입니다.

[구조대원 : "살아 있는 사람 있습니까? 여기 누구 있습니까?"]

집에 머물고 있던 아빠와 자녀 10명이 이스라엘군의 폭격을 맞았습니다.

9명의 자녀가 숨져 병원으로 옮겨졌는데, 응급실에서 불에 탄 시신을 맞이한 건 소아과 의사로 근무 중이던 엄마였습니다.

생후 7개월부터 12살까지,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아이들을 한순간에 잃었습니다.

[알아자르/친척 : "(숨진 아이들의 엄마는) '내 딸 리발이에요. 나에게 줘요'라고 말했죠. 엄마로서의 본능이에요. 마치 딸이 아직 살아 있는 것처럼, 그녀는 딸을 품에 안고 싶어 했어요."]

유일하게 살아남은 11살 아들은 중상을 입었고, 역시 의사인 남편도 크게 다쳐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아흐메드 알파라/병원장 : "이스라엘군은 왜 항상 말하던 대로, 특정 지역에 대피하라고 경고를 주지 않았을까요?"]

하마스는 "이스라엘이 의도적으로 의료진과 그 가족을 표적으로 삼았다"며 이번 공습을 비난했고, 유엔 특별보고관은 "새로운 단계의 집단 학살"이라며 강력히 항의했습니다.

이스라엘 측은 무장세력으로 추정되는 용의자 다수를 공격한 것이라며, 민간인 사망 주장은 검토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스라엘이 대규모 지상 작전을 통해 가자지구 재점령을 추진하면서 가자지구의 인도주의 위기가 매일 극한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두바이에서 KBS 뉴스 김개형입니다.

영상편집:이웅/그래픽:최창준/자료조사:이장미/화면출처:알자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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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근무 도중 마주한 자녀들의 시신…가자 지구 의사 가족의 비극
    • 입력 2025-05-25 21:26:34
    • 수정2025-05-25 21:57:04
    뉴스 9
[앵커]

비극도 이런 비극이 있을까요.

의사인 부모가 응급실로 들어온 자녀의 시신을 마주했습니다.

여전히 포성이 멈추지 않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김개형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불붙은 주택에서 긴박한 구조 작업이 진행 중입니다.

[구조대원 : "살아 있는 사람 있습니까? 여기 누구 있습니까?"]

집에 머물고 있던 아빠와 자녀 10명이 이스라엘군의 폭격을 맞았습니다.

9명의 자녀가 숨져 병원으로 옮겨졌는데, 응급실에서 불에 탄 시신을 맞이한 건 소아과 의사로 근무 중이던 엄마였습니다.

생후 7개월부터 12살까지,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아이들을 한순간에 잃었습니다.

[알아자르/친척 : "(숨진 아이들의 엄마는) '내 딸 리발이에요. 나에게 줘요'라고 말했죠. 엄마로서의 본능이에요. 마치 딸이 아직 살아 있는 것처럼, 그녀는 딸을 품에 안고 싶어 했어요."]

유일하게 살아남은 11살 아들은 중상을 입었고, 역시 의사인 남편도 크게 다쳐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아흐메드 알파라/병원장 : "이스라엘군은 왜 항상 말하던 대로, 특정 지역에 대피하라고 경고를 주지 않았을까요?"]

하마스는 "이스라엘이 의도적으로 의료진과 그 가족을 표적으로 삼았다"며 이번 공습을 비난했고, 유엔 특별보고관은 "새로운 단계의 집단 학살"이라며 강력히 항의했습니다.

이스라엘 측은 무장세력으로 추정되는 용의자 다수를 공격한 것이라며, 민간인 사망 주장은 검토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스라엘이 대규모 지상 작전을 통해 가자지구 재점령을 추진하면서 가자지구의 인도주의 위기가 매일 극한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두바이에서 KBS 뉴스 김개형입니다.

영상편집:이웅/그래픽:최창준/자료조사:이장미/화면출처:알자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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