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 의약품 관세까지 환자 몫…“생명줄인데 경제적 고통까지”

입력 2025.04.29 (21:45) 수정 2025.04.29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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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희귀 난치성 질환은 국내에서 치료제를 구할 수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희귀필수의약품센터에서 치료제 수입을 대행해 환자들에게 공급하는데, 환자들은 비싼 약값에, 관세와 부가가치세까지 부담해야 해 경제적 부담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홍성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박민옥 씨의 20대 딸은 희귀 질환인 결절성 경화증을 앓고 있습니다.

얼굴에 혹 모양의 섬유종이 올라오는 병입니다.

[박민옥/결절성 경화증 환자 어머니 : "(섬유종이) 얼굴 전체적으로 붉게 분포하는 게 있어요. 사춘기 때 아이들이 굉장히 힘들어하죠."]

증상을 억제하는 치료제는 국내에서 팔지 않아 해외에서 사와야 합니다.

한 달 정도 쓰는 10그램짜리 연고 하나에 125만 원.

한 번에 최소 10개를 주문해야 살 수 있습니다.

여기에다 부가가치세 10%와 관세 8%가 붙습니다.

연고 10개 약값 1,250만 원에 세금으로만 2백만 원 넘게 나갑니다.

[박민옥/결절성 경화증 환자 어머니 : "난치병이기 때문에 평생을 함께 해야 하는데 세금적인 부담까지 우리가 안고 가야 되니까."]

최근 9년 동안 수입한 희귀 난치성 질환 치료제에 관세와 부가가치세 94억여 원이 부과됐습니다.

의약품 수입 한 건당 평균 440만 원의 세금이 매겨졌습니다.

환자단체들은 난치병 치료에 꼭 필요한 의약품에 일반 수입품과 똑같은 세금을 매기는 건 불합리하다고 주장합니다.

[정진향/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 사무총장 : "치료제를 수입품이 아닌 생명줄, 생명을 살리기 위한 그런 것으로 봐줘야 할 것 같습니다."]

최근 국회에는 희귀 의약품에 부과되는 관세와 부가가치세를 면제하는 내용의 법안이 제출됐습니다.

면세 범위가 과하게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와 다른 질환과의 형평성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관건입니다.

KBS 뉴스 홍성희입니다.

촬영기자:김정은 홍성백/영상편집:유지영/그래픽:김경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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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희귀 의약품 관세까지 환자 몫…“생명줄인데 경제적 고통까지”
    • 입력 2025-04-29 21:45:23
    • 수정2025-04-29 21:5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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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희귀 난치성 질환은 국내에서 치료제를 구할 수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희귀필수의약품센터에서 치료제 수입을 대행해 환자들에게 공급하는데, 환자들은 비싼 약값에, 관세와 부가가치세까지 부담해야 해 경제적 부담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홍성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박민옥 씨의 20대 딸은 희귀 질환인 결절성 경화증을 앓고 있습니다.

얼굴에 혹 모양의 섬유종이 올라오는 병입니다.

[박민옥/결절성 경화증 환자 어머니 : "(섬유종이) 얼굴 전체적으로 붉게 분포하는 게 있어요. 사춘기 때 아이들이 굉장히 힘들어하죠."]

증상을 억제하는 치료제는 국내에서 팔지 않아 해외에서 사와야 합니다.

한 달 정도 쓰는 10그램짜리 연고 하나에 125만 원.

한 번에 최소 10개를 주문해야 살 수 있습니다.

여기에다 부가가치세 10%와 관세 8%가 붙습니다.

연고 10개 약값 1,250만 원에 세금으로만 2백만 원 넘게 나갑니다.

[박민옥/결절성 경화증 환자 어머니 : "난치병이기 때문에 평생을 함께 해야 하는데 세금적인 부담까지 우리가 안고 가야 되니까."]

최근 9년 동안 수입한 희귀 난치성 질환 치료제에 관세와 부가가치세 94억여 원이 부과됐습니다.

의약품 수입 한 건당 평균 440만 원의 세금이 매겨졌습니다.

환자단체들은 난치병 치료에 꼭 필요한 의약품에 일반 수입품과 똑같은 세금을 매기는 건 불합리하다고 주장합니다.

[정진향/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 사무총장 : "치료제를 수입품이 아닌 생명줄, 생명을 살리기 위한 그런 것으로 봐줘야 할 것 같습니다."]

최근 국회에는 희귀 의약품에 부과되는 관세와 부가가치세를 면제하는 내용의 법안이 제출됐습니다.

면세 범위가 과하게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와 다른 질환과의 형평성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관건입니다.

KBS 뉴스 홍성희입니다.

촬영기자:김정은 홍성백/영상편집:유지영/그래픽:김경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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