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포르투갈 대규모 정전…“모든 것이 멈췄다”

[앵커]

스페인과 포르투갈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대규모 정전이 발생했습니다.

건물이 암흑천지로 변한 건 물론이고, 교통마비에 통신까지 멈춰서면서 대혼란이 빚어졌습니다.

스페인 내무부는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했습니다.

파리 안다영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스페인 수도 마드리드 도심이 거대한 주차장으로 변했습니다.

정전으로 신호등이 꺼져 교통이 마비된 겁니다.

거리 곳곳에 배치된 경찰이 수신호로 교통 통제에 나섰지만 일대가 대혼란에 빠졌습니다.

지하철역은 암흑으로 변했고, 열차는 모두 멈췄습니다.

통신마저 끊기면서 시민들과 여행객들이 큰 불편을 호소했습니다.

[스콧 그레고리 클린먼/미국 여행객 : "휴대전화가 안 되고 호텔 불도 꺼져서 좀 이상하다 싶었어요. 그러다가 기차역으로 가는 중에 신호등이 하나도 작동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현지 시각 28일 정오 무렵 스페인과 포르투갈에서 대규모 정전이 발생해 기반 시설이 마비됐습니다.

스페인과 국경을 맞댄 프랑스 남부 일부도 피해를 봤습니다.

스페인의 전국 공항은 예비 전력 시스템으로 운영 중이며 일부 항공편이 지연됐다고 밝혔습니다.

포르투갈 리스본 공항은 폐쇄돼 여행객들이 대기 중입니다.

또 대부분 지역에서 전자 결제 시스템은 물론 현금인출기 ATM도 되지 않아 상점과 식당 등에서 큰 혼란이 빚어지고 있습니다.

[헬렌 오소리오/스페인 상점 직원 : "여기 전화 신호가 안 잡혀요. ATM기와 신용카드 기계도 작동하지 않아요. 30분 전부터요."]

스페인 내무부는 정전 사태로 인한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했습니다.

스페인 전력망 관리업체는 정전의 원인이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며 최장 10시간 동안 정전이 지속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포르투갈 전력 공급업체는 정전이 유럽 전력 시스템의 문제로 발생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스페인과 포르투갈 정부는 사태 파악과 대응을 위해 각각 긴급회의를 소집했습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현재까지 사이버 공격의 징후는 없다며 정전 원인을 찾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파리에서 KBS 뉴스 안다영입니다.

영상편집:김신형/자료조사:김나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