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월 6일 새벽, 24주 차 쌍둥이 임신부가 조기 진통을 느껴 경기도 평택의 산부인과를 찾았습니다.
당장 큰 병원에서 응급수술을 해야 하는 상황. 5~6시간 동안 서울·경기권과 충청권에 있는 병원 수십 곳에 연락을 돌렸지만 받아주는 곳이 없었습니다.
결국 이 임신부는 평택에서 300km 떨어진 경남 창원의 대학병원까지 응급 헬기를 타고 날아가, 아이를 낳았습니다.
KBS가 취재 과정에서 만난 현장 의료진들은 이런 '임신부 뺑뺑이'가 일상이 된 지 오래라며, 대한민국 분만 인프라가 무너지고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연관기사①][단독] 응급의료기관 80% ‘24시간 분만 불가’…충북은 0곳 (2025.3.31 KBS 뉴스9)
https://news.kbs.co.kr/news/pc/view/view.do?ncd=8214904
[연관기사②][단독] 병상 부족해 고위험 분만 못 받아…의사들도 “관두고 싶다” (2025.4.1 KBS 뉴스9)
https://news.kbs.co.kr/news/pc/view/view.do?ncd=8216131
■ '24시간 분만' 전국에 85곳뿐…일상이 된 임신부 뺑뺑이
24주차 임신부를 창원으로 보냈던 평택의 분만 의원 이성윤 원장은 불과 2주 만에 또다시 '헬기 이송'을 할 뻔했다고 말했습니다.

이번엔 태아가 거꾸로 있는 34주 차 임신부였습니다. 수도권에 받아주는 병원이 없자 119에서 또다시 창원으로 보내자고 한 겁니다.
"24주 임신부는 쌍둥이라 NICU(신생아중환자실) 자리도 2개나 필요했고 굉장히 어려운 케이스라 보내기 어렵다는 걸 저희도 알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그 뒤로 34주인데도 불구하고 보낼 데가 없는 거예요. 당장 분만을 빨리 해야 하는데 헬기까지 띄워 보내는 건…. 결국 어찌어찌 서울 병원에 보내긴 했지만, 만약 어쩔 수 없이 여기서 분만을 했다면 아기가 위험에 빠졌을 수도 있어요." |
보통 동네 의원에선 35~36주 차 이상 만삭 임신부만 분만이 가능합니다. 조산 등 고위험 임신부는 태어날 아기의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NICU(신생아중환자실)를 갖춘 대학병원에서 분만을 해야 합니다.

고위험 임신부를 진료하려면 ①산과 의료진 ②NICU 전담 소아과 의료진 ②NICU 병상이라는 '3중 인프라'가 필요한데 하나라도 없으면 '수용 불가' 상황이 되는 겁니다.
보건복지부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조국혁신당 김선민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전국 412개 응급의료기관 가운데 '24시간 분만 진료'가 가능한 병원은 85곳뿐이었습니다. 전체의 20%에 불과합니다. 나머지 80% 응급의료기관은 24시간 분만이 불가능하다는 겁니다.

응급 환자에게 최후의 보루 역할을 하는 권역응급의료센터 44곳 중 3곳은 아예 분만 진료가 불가능했고, 정부에서 '24시간 고위험 분만을 대응한다'고 안내한 권역모자의료센터 20곳 중 1곳은 야간·휴일 진료에 제한이 있었습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고위험 임신부들은 매 순간 불안합니다.
임신중독증에 걸린 임신부 A 씨는 지난 2월 혈압이 170까지 치솟아 차를 타고 직접 서울 대학병원 응급실을 찾아다녔지만, 받아주는 병원이 없어 결국 집으로 돌아가야 했습니다.
A 씨의 남편은 "응급실을 직접 찾아도 가보고 119에서 전달받은 병원 응급실과 분만실에 전화를 돌렸지만 단 한 곳도 받아주지 않았다"면서 "옆에서 아내는 혹시 아기가 잘못될까봐 울고 있고 병원들에 애걸복걸도 해봤지만 다들 '여력이 없어 초진 환자는 아예 못 받는다'고 하더라"고 말했습니다.
■고위험 신생아 책임질 병상 부족 심각…산과 의사들 "분만 관둘까 고민"
동네 분만 의원들도 응급상황이 발생한 환자를 보낼 대학병원이 없어 불안에 떨고 있습니다.
KBS가 입수한 대한분만병의원협회의 최근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분만 의사 10명 중 8명은 응급 환자를 받아주는 병원을 찾지 못해 전원·이송에 어려움을 자주 겪는다고 응답했습니다.
고위험 임신부 이송이 거부된 이유로는 'NICU 병상 부족'(82.6%)이 가장 많이 꼽혔고, '분만 인력 부족'(72.1%)과 'NICU 인력 부족'(62.8%)이 뒤를 이었습니다.
원래도 산부인과·소아청소년과는 대표적인 기피과로 늘 인력난에 시달렸는데, 의정 갈등 이후에 상황이 더 열악해졌다는 게 의사들의 공통된 이야기입니다.

동네 의원 입장에선 혹시라도 전원을 제때 보내지 못해 환자에게 문제가 생겼을 때 법적 책임을 질 수 있다는 부담도 큽니다.
"원래 우리 병원은 35주 미만은 무조건 보내요. 그런데 33주 차 임신부가 응급 제왕절개를 해야 했는데 주변 큰 병원들에서 산과 선생님이 없거나 수술 중이라 다 못 받는다는 거예요. 한 곳은 NICU는 자리가 있대요. 그래서 환자 분께 설명을 하고 분만은 저희가 하고, 신생아 호흡부전이 와서 아기만 전원을 보냈어요. 다행히 산모와 보호자 모두 별말씀 없으셨지만 혹시라도 아기 상태가 안 좋아지면 책임 소재가 늘 걱정이죠." - 인천 산부인과 의원 원장 |
"산과 당직 선생님이 안 계신다, 다른 위중한 환자를 보느라 못 받는다, 신생아 중환자실에 자리가 없다… 이런 경우가 굉장히 많아졌어요. 연휴나 명절 기간에는 당직 서면서 정말 살얼음판 걷는 기분이죠. 위중한 신생아나 산모들이 생길까봐 정말 전전긍긍하고 있거든요." - 충남 당진 산부인과 의원 원장 |
설문에 참여한 분만 의사의 87.2%는 '상황이 더 심해지면 분만 병원을 그만둘 생각이 있다'(매우 그렇다 47.7%·그렇다 39.5%)고 답했습니다.
한 분만 의사는 "여기서 이송 시스템이 더 망가지면 우리 병원은 문을 닫아야 한다"면서 "우리가 응급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한계가 있는데 사고 위험성을 안고 진료를 계속하는 건 우리도 힘들고 환자에게도 위험한 일"이라고 털어놨습니다.
■고위험 임신부 진료할 분만 의사가 없다…"소송 리스크 줄여야"
그렇다면 대학병원의 상황은 어떨까요.

고대안암병원의 고위험 산모·신생아 통합치료센터에는 현재 산과 의사가 2명, NICU 전담 소아과 의사가 7명 있습니다.
홍순철 고위험 산모·신생아 통합치료센터장은 원래 함께 근무했던 산과 교수가 올해 해외 연수를 떠나면서, 사실상 365일 온콜(대기) 당직을 서고 있다고 했습니다.
사람은 없는데 병상은 늘 만실입니다. KBS가 센터를 찾은 지난달 24일에도 분만실 4병상과 MFICU(고위험 임신부 중환자실) 8병상으로 모자라 일반 병동에 입원한 고위험 임신부까지 25명이 진료를 받고 있었습니다.
산과 교수 2명이 지난해에만 621명의 고위험 임신부를 전원 받았습니다.

그나마 대학병원의 24시간 진료 시스템을 지탱해주던 전공의들까지 없어지면서 교수들이 당직을 서야 해 업무 부담은 더 커졌습니다.
"전공의들이 빠지면서 고위험 임신부를 케어하는 것뿐만 아니라 24시간 당직까지 교수들한테 부담이 되고 있기 때문에 상황이 더 열악해졌죠. 올해는 응급 콜을 거의 다 제가 받아야 하는 상황인데 이런 시스템은 지속 가능하지 않아요." - 홍순철 고대안암병원 고위험 산모·신생아 통합치료센터장 |
"전공의 선생님이 있을 땐 같이 진료할 수 있는 인력들이 있었지만, 지금은 교수 1명이 당직을 서는 시스템이다 보니 기존 중환자 진료를 하면서 전원을 받기엔 너무 위험 부담이 큰 거죠. 24시간 당직을 서고도 퇴근하는 게 아니라 외래를 보거나 수술을 계속해야 해서 36시간, 48시간씩 연속 근무를 하다 보니 모든 사람들이 굉장히 지쳐 있어요." - 대학병원 산부인과 전문의 |
하지만 앞으로가 더 걱정입니다.
홍 센터장은 KBS 취재진에게 "지금 마지막 세대의 고위험 산모 의사를 보고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면서 "고위험 임신부를 보는 의사들이 하나둘 병원을 떠나고 있다. 더 심각한 건 이걸 하겠다는 젊은 의사가 없다는 거다. 10년 뒤에 우리 세대가 은퇴하면 정말 대안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젊은 의료진이 산과를 꺼리는 가장 큰 이유는 임신부를 진료하다 법적 소송에 휘말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에요. 임신 출산과 관련한 법적 리스크는 국가에서 다 책임져야 합니다. 또 분만 인프라에 더 적극적인 투자가 있어야 해요. 지금처럼 고위험 임신부에 대한 저수가 구조가 고착돼 있고, 리스크만 크고, 삶의 질까지도 보장하지 못하는 의료 행위를 누가 하려고 하겠습니까." |
그래픽: 조은수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고위험 분만 느는데…“진료할 젊은 의사 없어” [취재후]
-
- 입력 2025-04-04 06:00:52

지난 2월 6일 새벽, 24주 차 쌍둥이 임신부가 조기 진통을 느껴 경기도 평택의 산부인과를 찾았습니다.
당장 큰 병원에서 응급수술을 해야 하는 상황. 5~6시간 동안 서울·경기권과 충청권에 있는 병원 수십 곳에 연락을 돌렸지만 받아주는 곳이 없었습니다.
결국 이 임신부는 평택에서 300km 떨어진 경남 창원의 대학병원까지 응급 헬기를 타고 날아가, 아이를 낳았습니다.
KBS가 취재 과정에서 만난 현장 의료진들은 이런 '임신부 뺑뺑이'가 일상이 된 지 오래라며, 대한민국 분만 인프라가 무너지고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연관기사①][단독] 응급의료기관 80% ‘24시간 분만 불가’…충북은 0곳 (2025.3.31 KBS 뉴스9)
https://news.kbs.co.kr/news/pc/view/view.do?ncd=8214904
[연관기사②][단독] 병상 부족해 고위험 분만 못 받아…의사들도 “관두고 싶다” (2025.4.1 KBS 뉴스9)
https://news.kbs.co.kr/news/pc/view/view.do?ncd=8216131
■ '24시간 분만' 전국에 85곳뿐…일상이 된 임신부 뺑뺑이
24주차 임신부를 창원으로 보냈던 평택의 분만 의원 이성윤 원장은 불과 2주 만에 또다시 '헬기 이송'을 할 뻔했다고 말했습니다.

이번엔 태아가 거꾸로 있는 34주 차 임신부였습니다. 수도권에 받아주는 병원이 없자 119에서 또다시 창원으로 보내자고 한 겁니다.
"24주 임신부는 쌍둥이라 NICU(신생아중환자실) 자리도 2개나 필요했고 굉장히 어려운 케이스라 보내기 어렵다는 걸 저희도 알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그 뒤로 34주인데도 불구하고 보낼 데가 없는 거예요. 당장 분만을 빨리 해야 하는데 헬기까지 띄워 보내는 건…. 결국 어찌어찌 서울 병원에 보내긴 했지만, 만약 어쩔 수 없이 여기서 분만을 했다면 아기가 위험에 빠졌을 수도 있어요." |
보통 동네 의원에선 35~36주 차 이상 만삭 임신부만 분만이 가능합니다. 조산 등 고위험 임신부는 태어날 아기의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NICU(신생아중환자실)를 갖춘 대학병원에서 분만을 해야 합니다.

고위험 임신부를 진료하려면 ①산과 의료진 ②NICU 전담 소아과 의료진 ②NICU 병상이라는 '3중 인프라'가 필요한데 하나라도 없으면 '수용 불가' 상황이 되는 겁니다.
보건복지부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조국혁신당 김선민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전국 412개 응급의료기관 가운데 '24시간 분만 진료'가 가능한 병원은 85곳뿐이었습니다. 전체의 20%에 불과합니다. 나머지 80% 응급의료기관은 24시간 분만이 불가능하다는 겁니다.

응급 환자에게 최후의 보루 역할을 하는 권역응급의료센터 44곳 중 3곳은 아예 분만 진료가 불가능했고, 정부에서 '24시간 고위험 분만을 대응한다'고 안내한 권역모자의료센터 20곳 중 1곳은 야간·휴일 진료에 제한이 있었습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고위험 임신부들은 매 순간 불안합니다.
임신중독증에 걸린 임신부 A 씨는 지난 2월 혈압이 170까지 치솟아 차를 타고 직접 서울 대학병원 응급실을 찾아다녔지만, 받아주는 병원이 없어 결국 집으로 돌아가야 했습니다.
A 씨의 남편은 "응급실을 직접 찾아도 가보고 119에서 전달받은 병원 응급실과 분만실에 전화를 돌렸지만 단 한 곳도 받아주지 않았다"면서 "옆에서 아내는 혹시 아기가 잘못될까봐 울고 있고 병원들에 애걸복걸도 해봤지만 다들 '여력이 없어 초진 환자는 아예 못 받는다'고 하더라"고 말했습니다.
■고위험 신생아 책임질 병상 부족 심각…산과 의사들 "분만 관둘까 고민"
동네 분만 의원들도 응급상황이 발생한 환자를 보낼 대학병원이 없어 불안에 떨고 있습니다.
KBS가 입수한 대한분만병의원협회의 최근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분만 의사 10명 중 8명은 응급 환자를 받아주는 병원을 찾지 못해 전원·이송에 어려움을 자주 겪는다고 응답했습니다.
고위험 임신부 이송이 거부된 이유로는 'NICU 병상 부족'(82.6%)이 가장 많이 꼽혔고, '분만 인력 부족'(72.1%)과 'NICU 인력 부족'(62.8%)이 뒤를 이었습니다.
원래도 산부인과·소아청소년과는 대표적인 기피과로 늘 인력난에 시달렸는데, 의정 갈등 이후에 상황이 더 열악해졌다는 게 의사들의 공통된 이야기입니다.

동네 의원 입장에선 혹시라도 전원을 제때 보내지 못해 환자에게 문제가 생겼을 때 법적 책임을 질 수 있다는 부담도 큽니다.
"원래 우리 병원은 35주 미만은 무조건 보내요. 그런데 33주 차 임신부가 응급 제왕절개를 해야 했는데 주변 큰 병원들에서 산과 선생님이 없거나 수술 중이라 다 못 받는다는 거예요. 한 곳은 NICU는 자리가 있대요. 그래서 환자 분께 설명을 하고 분만은 저희가 하고, 신생아 호흡부전이 와서 아기만 전원을 보냈어요. 다행히 산모와 보호자 모두 별말씀 없으셨지만 혹시라도 아기 상태가 안 좋아지면 책임 소재가 늘 걱정이죠." - 인천 산부인과 의원 원장 |
"산과 당직 선생님이 안 계신다, 다른 위중한 환자를 보느라 못 받는다, 신생아 중환자실에 자리가 없다… 이런 경우가 굉장히 많아졌어요. 연휴나 명절 기간에는 당직 서면서 정말 살얼음판 걷는 기분이죠. 위중한 신생아나 산모들이 생길까봐 정말 전전긍긍하고 있거든요." - 충남 당진 산부인과 의원 원장 |
설문에 참여한 분만 의사의 87.2%는 '상황이 더 심해지면 분만 병원을 그만둘 생각이 있다'(매우 그렇다 47.7%·그렇다 39.5%)고 답했습니다.
한 분만 의사는 "여기서 이송 시스템이 더 망가지면 우리 병원은 문을 닫아야 한다"면서 "우리가 응급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한계가 있는데 사고 위험성을 안고 진료를 계속하는 건 우리도 힘들고 환자에게도 위험한 일"이라고 털어놨습니다.
■고위험 임신부 진료할 분만 의사가 없다…"소송 리스크 줄여야"
그렇다면 대학병원의 상황은 어떨까요.

고대안암병원의 고위험 산모·신생아 통합치료센터에는 현재 산과 의사가 2명, NICU 전담 소아과 의사가 7명 있습니다.
홍순철 고위험 산모·신생아 통합치료센터장은 원래 함께 근무했던 산과 교수가 올해 해외 연수를 떠나면서, 사실상 365일 온콜(대기) 당직을 서고 있다고 했습니다.
사람은 없는데 병상은 늘 만실입니다. KBS가 센터를 찾은 지난달 24일에도 분만실 4병상과 MFICU(고위험 임신부 중환자실) 8병상으로 모자라 일반 병동에 입원한 고위험 임신부까지 25명이 진료를 받고 있었습니다.
산과 교수 2명이 지난해에만 621명의 고위험 임신부를 전원 받았습니다.

그나마 대학병원의 24시간 진료 시스템을 지탱해주던 전공의들까지 없어지면서 교수들이 당직을 서야 해 업무 부담은 더 커졌습니다.
"전공의들이 빠지면서 고위험 임신부를 케어하는 것뿐만 아니라 24시간 당직까지 교수들한테 부담이 되고 있기 때문에 상황이 더 열악해졌죠. 올해는 응급 콜을 거의 다 제가 받아야 하는 상황인데 이런 시스템은 지속 가능하지 않아요." - 홍순철 고대안암병원 고위험 산모·신생아 통합치료센터장 |
"전공의 선생님이 있을 땐 같이 진료할 수 있는 인력들이 있었지만, 지금은 교수 1명이 당직을 서는 시스템이다 보니 기존 중환자 진료를 하면서 전원을 받기엔 너무 위험 부담이 큰 거죠. 24시간 당직을 서고도 퇴근하는 게 아니라 외래를 보거나 수술을 계속해야 해서 36시간, 48시간씩 연속 근무를 하다 보니 모든 사람들이 굉장히 지쳐 있어요." - 대학병원 산부인과 전문의 |
하지만 앞으로가 더 걱정입니다.
홍 센터장은 KBS 취재진에게 "지금 마지막 세대의 고위험 산모 의사를 보고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면서 "고위험 임신부를 보는 의사들이 하나둘 병원을 떠나고 있다. 더 심각한 건 이걸 하겠다는 젊은 의사가 없다는 거다. 10년 뒤에 우리 세대가 은퇴하면 정말 대안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젊은 의료진이 산과를 꺼리는 가장 큰 이유는 임신부를 진료하다 법적 소송에 휘말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에요. 임신 출산과 관련한 법적 리스크는 국가에서 다 책임져야 합니다. 또 분만 인프라에 더 적극적인 투자가 있어야 해요. 지금처럼 고위험 임신부에 대한 저수가 구조가 고착돼 있고, 리스크만 크고, 삶의 질까지도 보장하지 못하는 의료 행위를 누가 하려고 하겠습니까." |
그래픽: 조은수
-
-
진선민 기자 jsm@kbs.co.kr
진선민 기자의 기사 모음 -
정연욱 기자 donkey@kbs.co.kr
정연욱 기자의 기사 모음
-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
좋아요
0
-
응원해요
0
-
후속 원해요
0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