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전쟁 여파 ‘황태 수출 1/10 토막’

[앵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강원도 특산물 황태가 애꿎게 직격탄을 맞고 있습니다.

미국의 러시아 제재 여파로 러시아 명태를 가공해서 만든 황태도 대미 수출이 중단된 건데, 꼭 1년 만에 황태 수출액이 10분의 1토막이 났습니다.

이유진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명태 수백 마리가 덕대에 걸려있습니다.

어쩐 일인지 하나같이 머리가 잘려있습니다.

기존에 쓰던 러시아산이 아닌 미국 명태인데, 미국산은 몸통만 유통되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미국의 러시아산 제품 수입 금지 조처로 황태의 미국 수출길이 막히자 이를 타개하기 위해 미국산 명태를 수입해 가공하는 겁니다.

[최용진/강원도 인제군 : "(러시아산보다) 품질이 좀 약간 떨어져요. 약간 떨어지는 데 비해서 또 단가는 올라가고, 이래서 실질적으로 저희가 이렇게 했을 때 생산비가 너무 많이 올라가죠."]

더구나 미국산은 물량도 부족해 생산량까지 줄였습니다.

원래 제가 서 있는 이곳까지 황태를 말리는 덕장이 설치돼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미국의 러시아산 수산물 수입 규제로 인해 덕장마저 줄어든 상태입니다.

창고에는 미국 수출이 막힌 황태가 성인 남성 키보다 높게 쌓여 있습니다.

실제 한 해 10억 원에 이르던 강원도 인제의 황태 수출액은 1/10 수준까지 떨어졌습니다.

인제군 수출액의 40%를 차지하는 황태 수출이 타격을 받으면서 지역 경제도 휘청이고 있습니다.

[이강열/인제수출협회장 : "가공 작업하는데 1년에 인건비로 몇십억이 나가던 것들이죠. 전쟁이나 경기가 안 좋으면서 점점 줄어들기 시작하면서."]

호주나 베트남 등 다른 판로 개척을 모색 중인 황태 업계는 최근 진행 중인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에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유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