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북한은] 새해 축하합니다…북한 설 풍경 외
입력 2025.02.08 (08:26)
수정 2025.02.08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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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주 설 연휴 잘 보내셨나요?
북한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설을 쇠지만 그 의미는 남한과 조금 다르다고 합니다.
공식 휴일은 하루뿐이고, 이동의 제한이 있어 멀리 떨어진 가족과 만나기는 어렵다고 하는데요.
대신 김일성 김정일 부자 동상을 찾아 충성 헌화를 하며 사회주의식 명절을 보낸다고 합니다.
요즘 북한은 첫 번째 소식, 우리와는 사뭇 다른 ‘북한의 설 풍경’입니다.
[리포트]
형형색색의 연들이 바람을 타고 푸른 하늘 위를 날아다닙니다.
백여 명의 학생들이 참가한 설맞이 연날리기 대회입니다.
[남철혁/청년동맹중앙위원회 과장 : "승부를 가른 경기들마다에서 서로 돕고 이끄는 마음, 우리 것이 제일이라는 마음을 깊이 간직하는 계기로 되고 있습니다."]
줄넘기, 제기차기 등 명절에 민속놀이를 즐기는 모습도 우리와 비슷합니다.
그런데 북한의 설 공식 휴일은 딱 하루로, 우리보다 짧은데요.
게다가 이동의 자유마저 제한돼 멀리 이동하기보단 가족끼리 인근 식당을 찾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귀성·귀경 행렬로 '민족의 대이동'이 일어나는 남측과 판이하게 다른 점입니다.
또 ’새해 첫날 여자보다 남자가 먼저 방문하면 좋다'는 속설에 따라 남자아이들이 동네를 돌며 친척과 이웃 어른에게 인사를 다니는 관행도 있습니다.
남쪽과 가장 다른 점은 주민들이 평양 금수산태양궁전과 만수대 언덕 등 김일성 김정일 부자 동상에 헌화한다는 것입니다.
김씨 일가의 업적을 기리고 최고 지도자에게 충성심을 다지기 위해서라는데요.
[정은미/통일연구원 연구위원 : "수령님들에 대한 감사를 표시하고, 또 집단주의를 일상적으로, 문화적으로 표현하는 그런 식의 명절을 보내는 것이 특징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또 남쪽에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덕담을 나누지만, ‘새해를 축하합니다’ 라고 하는 것이 북한의 보편적인 인사라고 합니다.
[조선중앙TV/1월 29일 : "설 명절 축하합니다."]
설에 가족과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건 최고 지도자의 배려 덕분이란 의미를 담았다는 분석입니다.
[정은미/통일연구원 연구위원 : "서로 다 같이 축하하는 그런 축제 분위기인 거죠. 우리는 조상에게 차례를 지내고 감사를 표현하고 그러는데 북은 그것에 대한 감사의 표현을 정치 지도자에게 하는 거죠."]
북한에선 당초 ‘설과 추석은 봉건 잔재’라는 이유로 명절로 지내지 않았지만, 1989년부터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지시로 다시 설을 쇠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앵커]
▲‘광복 천리길’ 행군…김일성 행적 따라▲
얼마 전 북한 전역에서 선발된 학생들이 만경대에 모였습니다.
‘광복의 천리길’ 100주년을 맞아 만경대에서 양강도 포평까지 1,000리, 그러니까 약 400km를 행군하기 위해선데요.
추운 한겨울에 어린 학생들이 행군에 나선 이유는 무엇일까요?
요즘 북한은 두 번째 소식입니다.
[리포트]
전국 각지에서 선발된 학생들이 만경대에 모였습니다.
이른바 ‘광복의 천리길’ 평양 만경대에서 양강도 포평까지 400km에 달하는 거리를 행군하기 위해섭니다.
[조선중앙TV/2월 1일 : "위대한 수령 김일성 대원수님께서 걸으신 광복의 천리길을 따라 출발하겠습니다."]
올해 100주년이 된 ‘광복의 천리길’ 행군은, 김일성 주석이 14살 나이에, 평양에서 중국 국경까지 걸어갔던 여정을 따라 걷는 일정을 일컫는 것입니다.
[강정령/함흥예술학원 : "이처럼 소박하고 수수한 집에서 묵으시면서 나라 찾을 큰 뜻을 품으셨다는 것을 잘 알게 됐습니다."]
이 행사에는 14세에서 17세 청소년들이 주로 참가하는데요.
특히 올해처럼 마지막 숫자가 0과 5로 끝나는 이른바 ‘꺾이는 해’에는 학생들에게 옷과 식사 등도 제공된다고 합니다.
하지만 요즘처럼 영하 20도를 넘나드는 추운 겨울 날씨에, 15일에 달하는 긴 여정은 어린 학생들에게 무리일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데요.
[조충희/굿 파머스 연구소장 : "저도 참가해 봤는데요. 이게 다리도 아프고요. 그다음에 일과(일정)대로 계속 움직여야 하고 (혁명 역사) 공부해야 되고 해서 정신적으로 굉장히 힘듭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 당국이 천리길 행군을 강조하는 것은, 최고지도자가 걸었던 ‘고생길’ 속에서 갖은 '어려움'을 극복해 냄으로써, 체제 결속을 다지자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김병욱/사단법인 북한개발연구소장 : "(선대 수령의) 노정(평양-양강도 포평)을 따라 걸으면서 혁명 역사를 가슴으로 느끼도록 하고 또 노정의 어려움을 체험하면서 난관 극복의 정신을 몸으로 느끼게 해서 결국은 정권에 충실한 인재들로 키우자는 게 있다고 생각해요."]
최근 해외 문화 유입 등으로 젊은 세대의 사상 이완을 부쩍 우려하고 있는 북한 당국, 혹한기 극기 훈련을 강조하면서, 어린 청소년들의 사상 무장과 충성심을 북돋우는 모양새입니다.
지난주 설 연휴 잘 보내셨나요?
북한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설을 쇠지만 그 의미는 남한과 조금 다르다고 합니다.
공식 휴일은 하루뿐이고, 이동의 제한이 있어 멀리 떨어진 가족과 만나기는 어렵다고 하는데요.
대신 김일성 김정일 부자 동상을 찾아 충성 헌화를 하며 사회주의식 명절을 보낸다고 합니다.
요즘 북한은 첫 번째 소식, 우리와는 사뭇 다른 ‘북한의 설 풍경’입니다.
[리포트]
형형색색의 연들이 바람을 타고 푸른 하늘 위를 날아다닙니다.
백여 명의 학생들이 참가한 설맞이 연날리기 대회입니다.
[남철혁/청년동맹중앙위원회 과장 : "승부를 가른 경기들마다에서 서로 돕고 이끄는 마음, 우리 것이 제일이라는 마음을 깊이 간직하는 계기로 되고 있습니다."]
줄넘기, 제기차기 등 명절에 민속놀이를 즐기는 모습도 우리와 비슷합니다.
그런데 북한의 설 공식 휴일은 딱 하루로, 우리보다 짧은데요.
게다가 이동의 자유마저 제한돼 멀리 이동하기보단 가족끼리 인근 식당을 찾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귀성·귀경 행렬로 '민족의 대이동'이 일어나는 남측과 판이하게 다른 점입니다.
또 ’새해 첫날 여자보다 남자가 먼저 방문하면 좋다'는 속설에 따라 남자아이들이 동네를 돌며 친척과 이웃 어른에게 인사를 다니는 관행도 있습니다.
남쪽과 가장 다른 점은 주민들이 평양 금수산태양궁전과 만수대 언덕 등 김일성 김정일 부자 동상에 헌화한다는 것입니다.
김씨 일가의 업적을 기리고 최고 지도자에게 충성심을 다지기 위해서라는데요.
[정은미/통일연구원 연구위원 : "수령님들에 대한 감사를 표시하고, 또 집단주의를 일상적으로, 문화적으로 표현하는 그런 식의 명절을 보내는 것이 특징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또 남쪽에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덕담을 나누지만, ‘새해를 축하합니다’ 라고 하는 것이 북한의 보편적인 인사라고 합니다.
[조선중앙TV/1월 29일 : "설 명절 축하합니다."]
설에 가족과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건 최고 지도자의 배려 덕분이란 의미를 담았다는 분석입니다.
[정은미/통일연구원 연구위원 : "서로 다 같이 축하하는 그런 축제 분위기인 거죠. 우리는 조상에게 차례를 지내고 감사를 표현하고 그러는데 북은 그것에 대한 감사의 표현을 정치 지도자에게 하는 거죠."]
북한에선 당초 ‘설과 추석은 봉건 잔재’라는 이유로 명절로 지내지 않았지만, 1989년부터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지시로 다시 설을 쇠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앵커]
▲‘광복 천리길’ 행군…김일성 행적 따라▲
얼마 전 북한 전역에서 선발된 학생들이 만경대에 모였습니다.
‘광복의 천리길’ 100주년을 맞아 만경대에서 양강도 포평까지 1,000리, 그러니까 약 400km를 행군하기 위해선데요.
추운 한겨울에 어린 학생들이 행군에 나선 이유는 무엇일까요?
요즘 북한은 두 번째 소식입니다.
[리포트]
전국 각지에서 선발된 학생들이 만경대에 모였습니다.
이른바 ‘광복의 천리길’ 평양 만경대에서 양강도 포평까지 400km에 달하는 거리를 행군하기 위해섭니다.
[조선중앙TV/2월 1일 : "위대한 수령 김일성 대원수님께서 걸으신 광복의 천리길을 따라 출발하겠습니다."]
올해 100주년이 된 ‘광복의 천리길’ 행군은, 김일성 주석이 14살 나이에, 평양에서 중국 국경까지 걸어갔던 여정을 따라 걷는 일정을 일컫는 것입니다.
[강정령/함흥예술학원 : "이처럼 소박하고 수수한 집에서 묵으시면서 나라 찾을 큰 뜻을 품으셨다는 것을 잘 알게 됐습니다."]
이 행사에는 14세에서 17세 청소년들이 주로 참가하는데요.
특히 올해처럼 마지막 숫자가 0과 5로 끝나는 이른바 ‘꺾이는 해’에는 학생들에게 옷과 식사 등도 제공된다고 합니다.
하지만 요즘처럼 영하 20도를 넘나드는 추운 겨울 날씨에, 15일에 달하는 긴 여정은 어린 학생들에게 무리일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데요.
[조충희/굿 파머스 연구소장 : "저도 참가해 봤는데요. 이게 다리도 아프고요. 그다음에 일과(일정)대로 계속 움직여야 하고 (혁명 역사) 공부해야 되고 해서 정신적으로 굉장히 힘듭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 당국이 천리길 행군을 강조하는 것은, 최고지도자가 걸었던 ‘고생길’ 속에서 갖은 '어려움'을 극복해 냄으로써, 체제 결속을 다지자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김병욱/사단법인 북한개발연구소장 : "(선대 수령의) 노정(평양-양강도 포평)을 따라 걸으면서 혁명 역사를 가슴으로 느끼도록 하고 또 노정의 어려움을 체험하면서 난관 극복의 정신을 몸으로 느끼게 해서 결국은 정권에 충실한 인재들로 키우자는 게 있다고 생각해요."]
최근 해외 문화 유입 등으로 젊은 세대의 사상 이완을 부쩍 우려하고 있는 북한 당국, 혹한기 극기 훈련을 강조하면서, 어린 청소년들의 사상 무장과 충성심을 북돋우는 모양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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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설 연휴 잘 보내셨나요?
북한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설을 쇠지만 그 의미는 남한과 조금 다르다고 합니다.
공식 휴일은 하루뿐이고, 이동의 제한이 있어 멀리 떨어진 가족과 만나기는 어렵다고 하는데요.
대신 김일성 김정일 부자 동상을 찾아 충성 헌화를 하며 사회주의식 명절을 보낸다고 합니다.
요즘 북한은 첫 번째 소식, 우리와는 사뭇 다른 ‘북한의 설 풍경’입니다.
[리포트]
형형색색의 연들이 바람을 타고 푸른 하늘 위를 날아다닙니다.
백여 명의 학생들이 참가한 설맞이 연날리기 대회입니다.
[남철혁/청년동맹중앙위원회 과장 : "승부를 가른 경기들마다에서 서로 돕고 이끄는 마음, 우리 것이 제일이라는 마음을 깊이 간직하는 계기로 되고 있습니다."]
줄넘기, 제기차기 등 명절에 민속놀이를 즐기는 모습도 우리와 비슷합니다.
그런데 북한의 설 공식 휴일은 딱 하루로, 우리보다 짧은데요.
게다가 이동의 자유마저 제한돼 멀리 이동하기보단 가족끼리 인근 식당을 찾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귀성·귀경 행렬로 '민족의 대이동'이 일어나는 남측과 판이하게 다른 점입니다.
또 ’새해 첫날 여자보다 남자가 먼저 방문하면 좋다'는 속설에 따라 남자아이들이 동네를 돌며 친척과 이웃 어른에게 인사를 다니는 관행도 있습니다.
남쪽과 가장 다른 점은 주민들이 평양 금수산태양궁전과 만수대 언덕 등 김일성 김정일 부자 동상에 헌화한다는 것입니다.
김씨 일가의 업적을 기리고 최고 지도자에게 충성심을 다지기 위해서라는데요.
[정은미/통일연구원 연구위원 : "수령님들에 대한 감사를 표시하고, 또 집단주의를 일상적으로, 문화적으로 표현하는 그런 식의 명절을 보내는 것이 특징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또 남쪽에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덕담을 나누지만, ‘새해를 축하합니다’ 라고 하는 것이 북한의 보편적인 인사라고 합니다.
[조선중앙TV/1월 29일 : "설 명절 축하합니다."]
설에 가족과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건 최고 지도자의 배려 덕분이란 의미를 담았다는 분석입니다.
[정은미/통일연구원 연구위원 : "서로 다 같이 축하하는 그런 축제 분위기인 거죠. 우리는 조상에게 차례를 지내고 감사를 표현하고 그러는데 북은 그것에 대한 감사의 표현을 정치 지도자에게 하는 거죠."]
북한에선 당초 ‘설과 추석은 봉건 잔재’라는 이유로 명절로 지내지 않았지만, 1989년부터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지시로 다시 설을 쇠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앵커]
▲‘광복 천리길’ 행군…김일성 행적 따라▲
얼마 전 북한 전역에서 선발된 학생들이 만경대에 모였습니다.
‘광복의 천리길’ 100주년을 맞아 만경대에서 양강도 포평까지 1,000리, 그러니까 약 400km를 행군하기 위해선데요.
추운 한겨울에 어린 학생들이 행군에 나선 이유는 무엇일까요?
요즘 북한은 두 번째 소식입니다.
[리포트]
전국 각지에서 선발된 학생들이 만경대에 모였습니다.
이른바 ‘광복의 천리길’ 평양 만경대에서 양강도 포평까지 400km에 달하는 거리를 행군하기 위해섭니다.
[조선중앙TV/2월 1일 : "위대한 수령 김일성 대원수님께서 걸으신 광복의 천리길을 따라 출발하겠습니다."]
올해 100주년이 된 ‘광복의 천리길’ 행군은, 김일성 주석이 14살 나이에, 평양에서 중국 국경까지 걸어갔던 여정을 따라 걷는 일정을 일컫는 것입니다.
[강정령/함흥예술학원 : "이처럼 소박하고 수수한 집에서 묵으시면서 나라 찾을 큰 뜻을 품으셨다는 것을 잘 알게 됐습니다."]
이 행사에는 14세에서 17세 청소년들이 주로 참가하는데요.
특히 올해처럼 마지막 숫자가 0과 5로 끝나는 이른바 ‘꺾이는 해’에는 학생들에게 옷과 식사 등도 제공된다고 합니다.
하지만 요즘처럼 영하 20도를 넘나드는 추운 겨울 날씨에, 15일에 달하는 긴 여정은 어린 학생들에게 무리일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데요.
[조충희/굿 파머스 연구소장 : "저도 참가해 봤는데요. 이게 다리도 아프고요. 그다음에 일과(일정)대로 계속 움직여야 하고 (혁명 역사) 공부해야 되고 해서 정신적으로 굉장히 힘듭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 당국이 천리길 행군을 강조하는 것은, 최고지도자가 걸었던 ‘고생길’ 속에서 갖은 '어려움'을 극복해 냄으로써, 체제 결속을 다지자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김병욱/사단법인 북한개발연구소장 : "(선대 수령의) 노정(평양-양강도 포평)을 따라 걸으면서 혁명 역사를 가슴으로 느끼도록 하고 또 노정의 어려움을 체험하면서 난관 극복의 정신을 몸으로 느끼게 해서 결국은 정권에 충실한 인재들로 키우자는 게 있다고 생각해요."]
최근 해외 문화 유입 등으로 젊은 세대의 사상 이완을 부쩍 우려하고 있는 북한 당국, 혹한기 극기 훈련을 강조하면서, 어린 청소년들의 사상 무장과 충성심을 북돋우는 모양새입니다.
지난주 설 연휴 잘 보내셨나요?
북한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설을 쇠지만 그 의미는 남한과 조금 다르다고 합니다.
공식 휴일은 하루뿐이고, 이동의 제한이 있어 멀리 떨어진 가족과 만나기는 어렵다고 하는데요.
대신 김일성 김정일 부자 동상을 찾아 충성 헌화를 하며 사회주의식 명절을 보낸다고 합니다.
요즘 북한은 첫 번째 소식, 우리와는 사뭇 다른 ‘북한의 설 풍경’입니다.
[리포트]
형형색색의 연들이 바람을 타고 푸른 하늘 위를 날아다닙니다.
백여 명의 학생들이 참가한 설맞이 연날리기 대회입니다.
[남철혁/청년동맹중앙위원회 과장 : "승부를 가른 경기들마다에서 서로 돕고 이끄는 마음, 우리 것이 제일이라는 마음을 깊이 간직하는 계기로 되고 있습니다."]
줄넘기, 제기차기 등 명절에 민속놀이를 즐기는 모습도 우리와 비슷합니다.
그런데 북한의 설 공식 휴일은 딱 하루로, 우리보다 짧은데요.
게다가 이동의 자유마저 제한돼 멀리 이동하기보단 가족끼리 인근 식당을 찾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귀성·귀경 행렬로 '민족의 대이동'이 일어나는 남측과 판이하게 다른 점입니다.
또 ’새해 첫날 여자보다 남자가 먼저 방문하면 좋다'는 속설에 따라 남자아이들이 동네를 돌며 친척과 이웃 어른에게 인사를 다니는 관행도 있습니다.
남쪽과 가장 다른 점은 주민들이 평양 금수산태양궁전과 만수대 언덕 등 김일성 김정일 부자 동상에 헌화한다는 것입니다.
김씨 일가의 업적을 기리고 최고 지도자에게 충성심을 다지기 위해서라는데요.
[정은미/통일연구원 연구위원 : "수령님들에 대한 감사를 표시하고, 또 집단주의를 일상적으로, 문화적으로 표현하는 그런 식의 명절을 보내는 것이 특징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또 남쪽에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덕담을 나누지만, ‘새해를 축하합니다’ 라고 하는 것이 북한의 보편적인 인사라고 합니다.
[조선중앙TV/1월 29일 : "설 명절 축하합니다."]
설에 가족과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건 최고 지도자의 배려 덕분이란 의미를 담았다는 분석입니다.
[정은미/통일연구원 연구위원 : "서로 다 같이 축하하는 그런 축제 분위기인 거죠. 우리는 조상에게 차례를 지내고 감사를 표현하고 그러는데 북은 그것에 대한 감사의 표현을 정치 지도자에게 하는 거죠."]
북한에선 당초 ‘설과 추석은 봉건 잔재’라는 이유로 명절로 지내지 않았지만, 1989년부터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지시로 다시 설을 쇠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앵커]
▲‘광복 천리길’ 행군…김일성 행적 따라▲
얼마 전 북한 전역에서 선발된 학생들이 만경대에 모였습니다.
‘광복의 천리길’ 100주년을 맞아 만경대에서 양강도 포평까지 1,000리, 그러니까 약 400km를 행군하기 위해선데요.
추운 한겨울에 어린 학생들이 행군에 나선 이유는 무엇일까요?
요즘 북한은 두 번째 소식입니다.
[리포트]
전국 각지에서 선발된 학생들이 만경대에 모였습니다.
이른바 ‘광복의 천리길’ 평양 만경대에서 양강도 포평까지 400km에 달하는 거리를 행군하기 위해섭니다.
[조선중앙TV/2월 1일 : "위대한 수령 김일성 대원수님께서 걸으신 광복의 천리길을 따라 출발하겠습니다."]
올해 100주년이 된 ‘광복의 천리길’ 행군은, 김일성 주석이 14살 나이에, 평양에서 중국 국경까지 걸어갔던 여정을 따라 걷는 일정을 일컫는 것입니다.
[강정령/함흥예술학원 : "이처럼 소박하고 수수한 집에서 묵으시면서 나라 찾을 큰 뜻을 품으셨다는 것을 잘 알게 됐습니다."]
이 행사에는 14세에서 17세 청소년들이 주로 참가하는데요.
특히 올해처럼 마지막 숫자가 0과 5로 끝나는 이른바 ‘꺾이는 해’에는 학생들에게 옷과 식사 등도 제공된다고 합니다.
하지만 요즘처럼 영하 20도를 넘나드는 추운 겨울 날씨에, 15일에 달하는 긴 여정은 어린 학생들에게 무리일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데요.
[조충희/굿 파머스 연구소장 : "저도 참가해 봤는데요. 이게 다리도 아프고요. 그다음에 일과(일정)대로 계속 움직여야 하고 (혁명 역사) 공부해야 되고 해서 정신적으로 굉장히 힘듭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 당국이 천리길 행군을 강조하는 것은, 최고지도자가 걸었던 ‘고생길’ 속에서 갖은 '어려움'을 극복해 냄으로써, 체제 결속을 다지자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김병욱/사단법인 북한개발연구소장 : "(선대 수령의) 노정(평양-양강도 포평)을 따라 걸으면서 혁명 역사를 가슴으로 느끼도록 하고 또 노정의 어려움을 체험하면서 난관 극복의 정신을 몸으로 느끼게 해서 결국은 정권에 충실한 인재들로 키우자는 게 있다고 생각해요."]
최근 해외 문화 유입 등으로 젊은 세대의 사상 이완을 부쩍 우려하고 있는 북한 당국, 혹한기 극기 훈련을 강조하면서, 어린 청소년들의 사상 무장과 충성심을 북돋우는 모양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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