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신당 최고위원회의가 또 둘로 갈라졌습니다.
회의 시간이 다르고, 장소도 다르며, 무엇보다 참석자가 다릅니다.
허은아 대표 일정에는 천하람 원내대표가, 천하람 원내대표 일정에는 허은아 대표가 없습니다.
대표 직무가 정지됐으니 원내대표가 대표 권한대행이 된다는 천 원내대표 측, 원내대표가 당 대표를 참칭하며 사모임을 운영하고 있다는 허 대표 측이 맞서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한 지붕 두 가족'인 셈입니다.
■ 두 쪽 난 최고위 회의…당 대표 소환에 물리적 충돌까지
지난 20일, 개혁신당 최고위원회의. 허은아 대표에 대한 당원소환 요청서를 회의장으로 가지고 들어가려는 측과 이를 막으려는 측이 충돌하는 모습.
지난 20일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는 당 내홍이 얼마나 극심한지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이었습니다.
이준석 의원 측 당직자들이 허은아 대표와 허 대표 측 조대원 최고위원에 대한 당원소환 요청서를 회의장에 들고 오자, 허 대표 측 관계자들이 이를 막아서며 실랑이가 벌어졌고, 급기야 거친 고성과 몸싸움으로까지 번졌습니다.
다음날인 21일, 이준석계 개혁신당 지도부는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허 대표에 대한 당원소환제 실시와 직무 정지를 의결했고, 22일 양측은 최고위 회의를 따로 열기 시작했습니다.
당원소환제를 추진했던 천 원내대표는 26일 허 대표가 대표직을 상실했다고 발표하며 "허 대표에 대한 당원소환 투표 결과, 으뜸 당원 91.93%가 찬성했다"고 전했습니다.
■ 이준석 측 "당원들의 뜻"…허은아 측 "절차 모두 무시"
깊어지는 당 내홍을 두고 양측은 서로에게 책임을 돌리고 있습니다.
이준석 의원 측은 허은아 대표가 지난 총선에서 비례대표 공천을 받지 못했던 것이 이번 갈등의 본질이라고 지적합니다.
지난 12일 이 의원은 자신의 SNS에 "누군가가 비례 달라고 선거 중에 찾아와 울면서 난리 쳤다"며 허 대표를 직격하기도 했습니다.
이 의원 측은 또 허 대표에 대한 당원소환제 추진이 당직자들로부터 시작된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천하람 원내대표는 허 대표가 당직자 임명 과정에서의 당헌 당규를 위반했고, 사무처 당직자에 대해 부당하게 지시하고 통제했으며, 당을 개인적 홍보를 위해 사유화했다고 지적합니다.
오늘(31일) 최고위 회의 이후에는 기자들과 만나 "허 전 대표의 경우 당원소환의 명확한 결과로 이미 당대표직 상실이 결정된 자"라며 "계속해서 당원소환 결과에 불복하면서 상대적으로 취약한 지위에 있는 사무처 당직자를 압박하는 것은 최소한의 정치적 도의도 저버린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반면 허 대표 측은 이 모든 과정에 있어 '절차적 흠결'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허 대표는 오늘(31일) 최고위 회의에서 "얼마 전에는 느닷없이 당 대표 호소인이 가짜 최고위를 구성해 당 대표 직무를 정지시키더니 이제는 명분도 없고 절차도 무시한 당원 소환이라는 자극적 프레임으로 지도부를 강제로 몰아내려고 한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다수의 요구'라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지만, 다수의 목소리가 항상 정의로운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과거 이준석 의원의 국민의힘 대표 시절을 재차 거론하며 "과거 국민의힘에서 이 전 대표를 축출한 것도 다수의 선택이었다. 그렇다면 그것도 정당한 일이었나"라고 반문했습니다.
조대원 최고위원도 "개혁신당은 이 의원의 극렬 지지층에 의해 운영되고 좌지우지되는 당이 아니"라며 "특정 권력자의 입맛이 아닌 오직 국민 눈높이에 맞춰 올곧게 운영되는 개혁 정당 하나는 이 나라 정치판에 굳게 뿌리내리는 모습을 국민께 꼭 보여드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둘로 갈라진 개혁신당 최고위원회의.
■ '대표 직무 정지'에 '가처분 신청'으로 맞서…오늘 심리
당 대표 직무 정지 의결에 허 대표 측이 가처분 신청으로 맞서면서 이제 법원의 결정이 주목되고 있습니다.
허 대표는 오늘 서울남부지법에서 열린 가처분 심문기일에 출석하면서 "국민 여러분께 부끄럽지 않기 위해 이 자리에 나왔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개혁신당은 원칙과 절차를 지키는 공당이다. 공당으로서 정당민주주의를 지켜내는 일, 사법부가 분명히 해낼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아주 신속하게 결정을 내려주셔서 진실이 이길 수 있도록 도와주실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천 원내대표는 앞서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허 전 대표는 압도적 다수의 당원뿐 아니라 사무처 당직자 거의 전원, 개혁신당에 있는 주요 정치인들을 모두 적으로 돌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허 전 대표가 당으로 복귀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저는 우리 사법부도 그런 정당 내부의 민주주의, 정당의 자율성을 충분히 고려하시지 않을까 그렇게 예상한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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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쪽 난 개혁신당 최고위…“대표직 상실” “당 대표 호소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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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5-01-31 16:12:05
개혁신당 최고위원회의가 또 둘로 갈라졌습니다.
회의 시간이 다르고, 장소도 다르며, 무엇보다 참석자가 다릅니다.
허은아 대표 일정에는 천하람 원내대표가, 천하람 원내대표 일정에는 허은아 대표가 없습니다.
대표 직무가 정지됐으니 원내대표가 대표 권한대행이 된다는 천 원내대표 측, 원내대표가 당 대표를 참칭하며 사모임을 운영하고 있다는 허 대표 측이 맞서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한 지붕 두 가족'인 셈입니다.
■ 두 쪽 난 최고위 회의…당 대표 소환에 물리적 충돌까지
지난 20일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는 당 내홍이 얼마나 극심한지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이었습니다.
이준석 의원 측 당직자들이 허은아 대표와 허 대표 측 조대원 최고위원에 대한 당원소환 요청서를 회의장에 들고 오자, 허 대표 측 관계자들이 이를 막아서며 실랑이가 벌어졌고, 급기야 거친 고성과 몸싸움으로까지 번졌습니다.
다음날인 21일, 이준석계 개혁신당 지도부는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허 대표에 대한 당원소환제 실시와 직무 정지를 의결했고, 22일 양측은 최고위 회의를 따로 열기 시작했습니다.
당원소환제를 추진했던 천 원내대표는 26일 허 대표가 대표직을 상실했다고 발표하며 "허 대표에 대한 당원소환 투표 결과, 으뜸 당원 91.93%가 찬성했다"고 전했습니다.
■ 이준석 측 "당원들의 뜻"…허은아 측 "절차 모두 무시"
깊어지는 당 내홍을 두고 양측은 서로에게 책임을 돌리고 있습니다.
이준석 의원 측은 허은아 대표가 지난 총선에서 비례대표 공천을 받지 못했던 것이 이번 갈등의 본질이라고 지적합니다.
지난 12일 이 의원은 자신의 SNS에 "누군가가 비례 달라고 선거 중에 찾아와 울면서 난리 쳤다"며 허 대표를 직격하기도 했습니다.
이 의원 측은 또 허 대표에 대한 당원소환제 추진이 당직자들로부터 시작된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천하람 원내대표는 허 대표가 당직자 임명 과정에서의 당헌 당규를 위반했고, 사무처 당직자에 대해 부당하게 지시하고 통제했으며, 당을 개인적 홍보를 위해 사유화했다고 지적합니다.
오늘(31일) 최고위 회의 이후에는 기자들과 만나 "허 전 대표의 경우 당원소환의 명확한 결과로 이미 당대표직 상실이 결정된 자"라며 "계속해서 당원소환 결과에 불복하면서 상대적으로 취약한 지위에 있는 사무처 당직자를 압박하는 것은 최소한의 정치적 도의도 저버린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반면 허 대표 측은 이 모든 과정에 있어 '절차적 흠결'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허 대표는 오늘(31일) 최고위 회의에서 "얼마 전에는 느닷없이 당 대표 호소인이 가짜 최고위를 구성해 당 대표 직무를 정지시키더니 이제는 명분도 없고 절차도 무시한 당원 소환이라는 자극적 프레임으로 지도부를 강제로 몰아내려고 한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다수의 요구'라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지만, 다수의 목소리가 항상 정의로운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과거 이준석 의원의 국민의힘 대표 시절을 재차 거론하며 "과거 국민의힘에서 이 전 대표를 축출한 것도 다수의 선택이었다. 그렇다면 그것도 정당한 일이었나"라고 반문했습니다.
조대원 최고위원도 "개혁신당은 이 의원의 극렬 지지층에 의해 운영되고 좌지우지되는 당이 아니"라며 "특정 권력자의 입맛이 아닌 오직 국민 눈높이에 맞춰 올곧게 운영되는 개혁 정당 하나는 이 나라 정치판에 굳게 뿌리내리는 모습을 국민께 꼭 보여드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 '대표 직무 정지'에 '가처분 신청'으로 맞서…오늘 심리
당 대표 직무 정지 의결에 허 대표 측이 가처분 신청으로 맞서면서 이제 법원의 결정이 주목되고 있습니다.
허 대표는 오늘 서울남부지법에서 열린 가처분 심문기일에 출석하면서 "국민 여러분께 부끄럽지 않기 위해 이 자리에 나왔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개혁신당은 원칙과 절차를 지키는 공당이다. 공당으로서 정당민주주의를 지켜내는 일, 사법부가 분명히 해낼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아주 신속하게 결정을 내려주셔서 진실이 이길 수 있도록 도와주실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천 원내대표는 앞서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허 전 대표는 압도적 다수의 당원뿐 아니라 사무처 당직자 거의 전원, 개혁신당에 있는 주요 정치인들을 모두 적으로 돌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허 전 대표가 당으로 복귀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저는 우리 사법부도 그런 정당 내부의 민주주의, 정당의 자율성을 충분히 고려하시지 않을까 그렇게 예상한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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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혁 기자 hyuk@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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