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의 선물…“인질도 손님” [지금 중동은]
입력 2025.01.26 (18:37)
수정 2025.01.26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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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지난 25일 이스라엘 인질 4명을 석방하는 행사가 열렸다.
증명서·사진·지도·열쇠고리·홍보책자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 인질을 석방하면서 건넨 선물 봉투 속 내용물입니다.
체험활동 참가자의 기념품 목록에 더 어울릴법한 것들인데, 하마스가 전쟁 중 납치·억류했던 인질들에게 ‘선물’이라며 건넨 물건들입니다.
하마스는 지난 15일 이스라엘과 6주간의 휴전에 합의하고, 순차적으로 쌍방 간 인질을 석방하고 있습니다.
지난 18일에는 3명의 이스라엘 인질을 석방했고, 첫 인질 석방 후 1주일이 지난 어제(25일) 4명의 인질을 추가 석방했습니다.
눈여겨 볼 대목은 하마스의 인질 석방 방식입니다.
공개적으로 ‘인질 석방식’을 거행하는 것은 물론 점차 그 규모를 확대해 나가며, 인질들 손에 선물 꾸러미까지 들려 보내고 있습니다.
이스라엘 인질이 지난 25일 석방에 앞서 하마스가 발행한 인질 증명서와 선물 봉투를 보여주고 있다.
■ 이스라엘 여군 4명 무대에 세워...가자주민, 휘파람에 환호
석방 행사 규모도 점점 성대해지고 있습니다.
첫 인질 석방 당시에는 하마스 차량에 인질들을 태워 적십자 차량으로 옮겨 태우는 게 전부였는데, 25일 진행된 두 번째 인질 석방 행사는 콘서트장을 방불케 하는 장면을 연출했습니다.
하마스는 이날 석방하는 이스라엘 여군 4명을 이스라엘 군복을 입힌 채로 무대에 세웠고, 인질 석방식을 구경하기 위해 몰려든 가자의 군중들은 휘파람을 불며 환호성을 내질렀습니다.
하마스가 공개한 2분 58초 분량의 동영상에는 이번에 석방되는 이스라엘 여군 4명이 차량 안에서 하마스 대원으로부터 열쇠고리와 인질증명서 등 포장된 선물 꾸러미를 받는 모습과 인질들이 차례로 하마스에 대한 감사를 아랍어로 표하는 장면이 담겼습니다.
“좋은 대우와 따듯한 환대를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우리에게 잘 대해준 친구들에게 감사드립니다. 그들은 우리를 돌보고 우리에게 필요한 모든 것들을 제공했습니다. 정말 감사한 친구들입니다”
개별적 감사 인사 뒤에는 이스라엘 군복 차림의 여군 4명이 “오늘은 25일이죠!!”라고 외치며 까르르 웃음을 터트리는 장면도 담겨있습니다.
이스라엘 인질들이 지난 25일 석방 행사에서 가자주민 환호에 화답하며 손을 흔들고 있다.
이후에는 흡사 열병식을 하듯 검은 복면을 쓰고 러시아제 AK47을 견착한 하마스 대원들의 행진 모습이 담겨있습니다.
영상 말미에는 하마스가 마련해 둔 단상 위에 인질 4명이 올라 가자 주민들의 환호에 손을 번쩍 들어 흔들며 화답하는 장면도 있습니다.
4명의 석방 인질 가운데 한 명이 하마스가 촬영중인 카메라를 향해 웃으며 손을 흔드느라 적십자 차량 탑승을 지체하자, 차량 안에 있던 적십자 직원이 화급히 해당 여군을 끌어당겨 차에 태우는 장면도 하마스 카메라에 포착됐습니다.
영상 분석 결과 이번 인질 석방 행사를 보기 위해 몰려든 인파도 첫 인질 석방식에 몰려든 군중의 두세 배 수준으로 추정됩니다.
가자지구에서 지난 25일 열린 인질 석방 행사를 구경하기 위해 몰려든 군중
■하마스의 선물은 무엇?...열쇠고리·가자 지도·팔레스타인 홍보 책자
하마스는 석방하는 인질들 손에 꼬박꼬박 ‘인질 증명서’를 들려 돌려보냅니다.
인질 증명서에는 가자 전쟁의 시발점이 된 2023년 10월 7일 ‘알아크사’ 홍수 작전 때 납치한 인질이라는 내용과 석방 주체가 하마스 군사 조직인 알카삼 여단이라는 사실 및 석방 날짜가 적혀 있습니다.
납치·억류했던 인질에게 선물을 들려 보내는 것도 비일상적이지만, 하마스의 선물 목록도 보는 이들의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드는 것들입니다.
하마스가 지난 18일 1차 석방에 앞서 인질들에게 선물 봉투를 전달했다.
첫 석방 인질들에게는 인질 증명서, 가자 지도, 인질 생활을 할 때 찍은 사진을 선물했습니다.
다소 이해가 어려운 선물도 하나 있었는데요. 바로 ‘감사 편지’입니다.
아직 하마스의 감사 편지에 어떤 내용이 담겨 있는지 공개되지는 않았습니다만, 인질로 잡혀준 것에 대한 감사든 슬기로운 인질 생활에 대한 감사든 당혹감을 감추기 어려운 것은 매한가지입니다.
하마스가 지난 25일 2차 석방에 앞서 팔레스타인 지도가 새겨진 열쇠고리를 선물하고 있다.
이번에 석방된 이스라엘 군인 신분의 인질들에게 건넨 선물 내용도 당혹스럽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첫 번째 인질들에게 건넨 선물은 그냥 종이 봉투에 넣어줬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비닐 포장을 해 제법 선물다운 모양새를 갖췄습니다.
이번에는 팔레스타인 지도가 새겨진 열쇠고리, 팔레스타인에 관한 책 등이었습니다.
혹자는 열쇠고리가 아닌 메달이라고 주장하기도 하지만, 열쇠고리든 메달이든 인질에게 건네는 기념품(?)치고 생경한 건 사실입니다.
팔레스타인 코피야를 착용한 생전의 야세르 아라파트 PLO 의장
이 밖에도 팔레스타인 남자들이 머리에 두르는 검은색과 흰색 격자무늬의 코피야도 선물 목록에 포함됐습니다.
팔레스타인 해방기구 PLO 지도자 아라파트가 코피야를 착용하면서 저항의 의미를 지니게 된 물건이기도 합니다.
아라파트가 국제 무대 공식석상은 물론 사석에서도 항시 코피야를 착용하면서, 코피야는 팔레스타인 난민들의 단결과 자부심을 상징하는 ‘상징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이슬람의 손님 환대 vs 고도의 프로파간다
아랍에는 손님이 방문했을 때 극진히 대접하는 문화가 있습니다. 이를 무슬림의 의무라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유목민의 전통에서 비롯된 것으로 손님에 대한 환대는 숭고한 덕목으로 간주되며, 자신의 품격과 위신, 명예를 높인다고 생각합니다. (출처 : 주요르단 대한민국 대사관 홈페이지)
이런 의미에서 하마스가 인질을 손님으로 여겨 안전하고 건강하게 보호하고, 석방할 때는 선물을 줘서 인질로 있었던 기간에 대해서도 좋은 기억을 남기기를 원했다는 메시지를 전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일각에서는 이슬람의 문화적 배경에서 이번 선물꾸러미의 함의를 찾기도 합니다.
상대방보다 강한 힘을 가지고 있을 때 상대방에게 보복이 아니라 자비를 베푸는 것이 이슬람의 문화인데 하마스가 이를 실천했다는 겁니다.
하마스가 2023년 10월 7일 이스라엘 여군들을 인질로 잡은 뒤 손을 묶고 얼굴을 가리고 있다. (인질 포럼 제공)
그러나 강제로 인질로 끌고 가더니 석방할 때 “당신은 인질이고 지금 석방합니다”라는 내용의 증명서를 만들어 주거나 선물을 주는 행위는 어쩌면 인질을 모욕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습니다.
자신의 의지가 아니라 하마스의 총칼에 의한 강압으로 인질이 됐는데, 이를 문서화한 것은 하마스가 납치 행위를 정당화하려고 한 것 이상의 의미를 가지기 어렵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하마스 군사조직 알카삼 여단 무장대원들이 지난 25일 인질 석방식에 앞서 도열했다.
인질 증명서나 선물을 주는 것이 ‘환대’와 ‘호의’가 아닌 정치적 프로파간다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선물 꾸러미를 들려 보내는 것을 호의로 해석해서는 안 되며, 하마스가 자신들의 행위를 정당화하기 위해 꾸며낸 술책에 불과하다는 겁니다.
하마스의 군사조직인 알카삼 여단이 배포한 동영상에서 인질들은 알카삼 여단에 감사의 말을 전했습니다.
하마스가 음식과 물 그리고 옷을 제공했고 심지어 이스라엘의 폭격으로부터 자신들을 지켜줘서 고맙다는 말까지 남겼습니다.
하마스가 가장 듣고 싶어 했고, 외부에 전파하고 싶었던 이야기라고 보여집니다.
이스라엘 국가를 상대로 전쟁할 뿐 이스라엘 국민에게 개인적 원한은 없다는 것을 인질의 목소리를 빌려 전세계에 전한 셈입니다.
인질들의 발언은 스톡홀름 증후군을 떠올리게 합니다.
이 증후군은 인질이 자신을 억류한 인질범에게 동조하거나 호감을 느끼는 심리적 상태를 말합니다.
이는 단순한 공포나 강압 때문이 아니라 가해자와의 긴밀한 상호작용에서 나타나는 감정적 유대에 의해서 발생합니다.
하마스 무장 대원들이 지난 25일 인질 석방 행사에 몰려든 군중을 통제하고 있다.
석방 행사에 앞서 수백 명의 알카삼 여단 무장대원들은 퍼레이드를 진행했습니다.
수천 명의 가자주민들이 이를 현장에서 지켜봤고, 전세계가 미디어를 통해 인질 석방식을 지켜봤습니다.
대대적인 석방 행사를 통해 하마스는 이스라엘과 전 세계에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하마스는 건재하며 자신들은 팔레스타인을 통치하는 유일한 세력으로서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는 강력한 메시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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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정2025-01-26 19:41:50
증명서·사진·지도·열쇠고리·홍보책자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 인질을 석방하면서 건넨 선물 봉투 속 내용물입니다.
체험활동 참가자의 기념품 목록에 더 어울릴법한 것들인데, 하마스가 전쟁 중 납치·억류했던 인질들에게 ‘선물’이라며 건넨 물건들입니다.
하마스는 지난 15일 이스라엘과 6주간의 휴전에 합의하고, 순차적으로 쌍방 간 인질을 석방하고 있습니다.
지난 18일에는 3명의 이스라엘 인질을 석방했고, 첫 인질 석방 후 1주일이 지난 어제(25일) 4명의 인질을 추가 석방했습니다.
눈여겨 볼 대목은 하마스의 인질 석방 방식입니다.
공개적으로 ‘인질 석방식’을 거행하는 것은 물론 점차 그 규모를 확대해 나가며, 인질들 손에 선물 꾸러미까지 들려 보내고 있습니다.
■ 이스라엘 여군 4명 무대에 세워...가자주민, 휘파람에 환호
석방 행사 규모도 점점 성대해지고 있습니다.
첫 인질 석방 당시에는 하마스 차량에 인질들을 태워 적십자 차량으로 옮겨 태우는 게 전부였는데, 25일 진행된 두 번째 인질 석방 행사는 콘서트장을 방불케 하는 장면을 연출했습니다.
하마스는 이날 석방하는 이스라엘 여군 4명을 이스라엘 군복을 입힌 채로 무대에 세웠고, 인질 석방식을 구경하기 위해 몰려든 가자의 군중들은 휘파람을 불며 환호성을 내질렀습니다.
하마스가 공개한 2분 58초 분량의 동영상에는 이번에 석방되는 이스라엘 여군 4명이 차량 안에서 하마스 대원으로부터 열쇠고리와 인질증명서 등 포장된 선물 꾸러미를 받는 모습과 인질들이 차례로 하마스에 대한 감사를 아랍어로 표하는 장면이 담겼습니다.
“좋은 대우와 따듯한 환대를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우리에게 잘 대해준 친구들에게 감사드립니다. 그들은 우리를 돌보고 우리에게 필요한 모든 것들을 제공했습니다. 정말 감사한 친구들입니다”
개별적 감사 인사 뒤에는 이스라엘 군복 차림의 여군 4명이 “오늘은 25일이죠!!”라고 외치며 까르르 웃음을 터트리는 장면도 담겨있습니다.
이후에는 흡사 열병식을 하듯 검은 복면을 쓰고 러시아제 AK47을 견착한 하마스 대원들의 행진 모습이 담겨있습니다.
영상 말미에는 하마스가 마련해 둔 단상 위에 인질 4명이 올라 가자 주민들의 환호에 손을 번쩍 들어 흔들며 화답하는 장면도 있습니다.
4명의 석방 인질 가운데 한 명이 하마스가 촬영중인 카메라를 향해 웃으며 손을 흔드느라 적십자 차량 탑승을 지체하자, 차량 안에 있던 적십자 직원이 화급히 해당 여군을 끌어당겨 차에 태우는 장면도 하마스 카메라에 포착됐습니다.
영상 분석 결과 이번 인질 석방 행사를 보기 위해 몰려든 인파도 첫 인질 석방식에 몰려든 군중의 두세 배 수준으로 추정됩니다.
■하마스의 선물은 무엇?...열쇠고리·가자 지도·팔레스타인 홍보 책자
하마스는 석방하는 인질들 손에 꼬박꼬박 ‘인질 증명서’를 들려 돌려보냅니다.
인질 증명서에는 가자 전쟁의 시발점이 된 2023년 10월 7일 ‘알아크사’ 홍수 작전 때 납치한 인질이라는 내용과 석방 주체가 하마스 군사 조직인 알카삼 여단이라는 사실 및 석방 날짜가 적혀 있습니다.
납치·억류했던 인질에게 선물을 들려 보내는 것도 비일상적이지만, 하마스의 선물 목록도 보는 이들의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드는 것들입니다.
첫 석방 인질들에게는 인질 증명서, 가자 지도, 인질 생활을 할 때 찍은 사진을 선물했습니다.
다소 이해가 어려운 선물도 하나 있었는데요. 바로 ‘감사 편지’입니다.
아직 하마스의 감사 편지에 어떤 내용이 담겨 있는지 공개되지는 않았습니다만, 인질로 잡혀준 것에 대한 감사든 슬기로운 인질 생활에 대한 감사든 당혹감을 감추기 어려운 것은 매한가지입니다.
이번에 석방된 이스라엘 군인 신분의 인질들에게 건넨 선물 내용도 당혹스럽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첫 번째 인질들에게 건넨 선물은 그냥 종이 봉투에 넣어줬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비닐 포장을 해 제법 선물다운 모양새를 갖췄습니다.
이번에는 팔레스타인 지도가 새겨진 열쇠고리, 팔레스타인에 관한 책 등이었습니다.
혹자는 열쇠고리가 아닌 메달이라고 주장하기도 하지만, 열쇠고리든 메달이든 인질에게 건네는 기념품(?)치고 생경한 건 사실입니다.
이 밖에도 팔레스타인 남자들이 머리에 두르는 검은색과 흰색 격자무늬의 코피야도 선물 목록에 포함됐습니다.
팔레스타인 해방기구 PLO 지도자 아라파트가 코피야를 착용하면서 저항의 의미를 지니게 된 물건이기도 합니다.
아라파트가 국제 무대 공식석상은 물론 사석에서도 항시 코피야를 착용하면서, 코피야는 팔레스타인 난민들의 단결과 자부심을 상징하는 ‘상징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이슬람의 손님 환대 vs 고도의 프로파간다
아랍에는 손님이 방문했을 때 극진히 대접하는 문화가 있습니다. 이를 무슬림의 의무라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유목민의 전통에서 비롯된 것으로 손님에 대한 환대는 숭고한 덕목으로 간주되며, 자신의 품격과 위신, 명예를 높인다고 생각합니다. (출처 : 주요르단 대한민국 대사관 홈페이지)
이런 의미에서 하마스가 인질을 손님으로 여겨 안전하고 건강하게 보호하고, 석방할 때는 선물을 줘서 인질로 있었던 기간에 대해서도 좋은 기억을 남기기를 원했다는 메시지를 전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일각에서는 이슬람의 문화적 배경에서 이번 선물꾸러미의 함의를 찾기도 합니다.
상대방보다 강한 힘을 가지고 있을 때 상대방에게 보복이 아니라 자비를 베푸는 것이 이슬람의 문화인데 하마스가 이를 실천했다는 겁니다.
그러나 강제로 인질로 끌고 가더니 석방할 때 “당신은 인질이고 지금 석방합니다”라는 내용의 증명서를 만들어 주거나 선물을 주는 행위는 어쩌면 인질을 모욕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습니다.
자신의 의지가 아니라 하마스의 총칼에 의한 강압으로 인질이 됐는데, 이를 문서화한 것은 하마스가 납치 행위를 정당화하려고 한 것 이상의 의미를 가지기 어렵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인질 증명서나 선물을 주는 것이 ‘환대’와 ‘호의’가 아닌 정치적 프로파간다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선물 꾸러미를 들려 보내는 것을 호의로 해석해서는 안 되며, 하마스가 자신들의 행위를 정당화하기 위해 꾸며낸 술책에 불과하다는 겁니다.
하마스의 군사조직인 알카삼 여단이 배포한 동영상에서 인질들은 알카삼 여단에 감사의 말을 전했습니다.
하마스가 음식과 물 그리고 옷을 제공했고 심지어 이스라엘의 폭격으로부터 자신들을 지켜줘서 고맙다는 말까지 남겼습니다.
하마스가 가장 듣고 싶어 했고, 외부에 전파하고 싶었던 이야기라고 보여집니다.
이스라엘 국가를 상대로 전쟁할 뿐 이스라엘 국민에게 개인적 원한은 없다는 것을 인질의 목소리를 빌려 전세계에 전한 셈입니다.
인질들의 발언은 스톡홀름 증후군을 떠올리게 합니다.
이 증후군은 인질이 자신을 억류한 인질범에게 동조하거나 호감을 느끼는 심리적 상태를 말합니다.
이는 단순한 공포나 강압 때문이 아니라 가해자와의 긴밀한 상호작용에서 나타나는 감정적 유대에 의해서 발생합니다.
석방 행사에 앞서 수백 명의 알카삼 여단 무장대원들은 퍼레이드를 진행했습니다.
수천 명의 가자주민들이 이를 현장에서 지켜봤고, 전세계가 미디어를 통해 인질 석방식을 지켜봤습니다.
대대적인 석방 행사를 통해 하마스는 이스라엘과 전 세계에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하마스는 건재하며 자신들은 팔레스타인을 통치하는 유일한 세력으로서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는 강력한 메시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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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개형 기자 thenew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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