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체포 이틀차 ‘조사 불발’…이 시각 공수처

[앵커]

윤석열 대통령은 어제 공수처에서 10시간 넘는 조사를 받고 경기 의왕에 있는 서울구치소에 구금됐습니다.

공수처에 나가 있는 취재기자 연결합니다.

진선민 기자, 오늘 2차 조사는 불발됐다고요?

[기자]

네, 공수처는 오늘 오후 2시부터 윤 대통령을 불러 조사를 할 계획이었습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이 출석하지 않아, 2차 조사는 결국 무산됐습니다.

윤 대통령 측에서는 '어제 충분히 얘기했다'며 오늘 조사에 나가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공수처의 수사는 불법이기 때문에 응하지 않겠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겁니다.

당초 공수처는 오늘 오전 조사를 예정했다가, 윤 대통령 측이 건강 문제로 조사 연기를 요청해 오후 조사로 바꿨던 건데요.

이후 윤 대통령 변호인단은 조사 불출석을 통보했습니다.

그리고 조금 전 체포영장을 집행한 공수처와 경찰 수뇌부를 내란 혐의로 고발했습니다.

윤 대통령 측은 공수처와 경찰이 대통령을 불법 체포했다며 헌정 질서를 문란하게 한 중대범죄라고 주장했습니다.

[앵커]

윤 대통령이 계속 출석을 거부하면 조사가 이뤄질 수 없는 건가요?

[기자]

윤 대통령이 출석을 거부할 경우 강제 인치 명령을 내려 소환하는 방안이 거론됩니다.

하지만 실제로 공수처가 이걸 활용할지는 미지수입니다.

구치소에 직접 가서 방문 조사를 할 지에 대해서도 공수처는 말을 아끼고 있습니다.

우선은 체포적부심사에 집중한 뒤 후속 절차를 결정할 걸로 보입니다.

윤 대통령은 어제 체포된 뒤 오전 11시부터 밤 9시 40분까지 조사를 받았습니다.

점심과 저녁 때 2시간 30분가량의 휴식이 있었던 걸 감안하면 실제로는 8시간 정도 조사를 한 걸로 보입니다.

이후 윤 대통령은 밤늦게 경기도 의왕에 있는 서울구치소에 구금됐습니다.

[앵커]

어제 조사에서는 윤 대통령이 진술을 모두 거부했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공수처는 어제 조사에서 준비해둔 200쪽 분량의 질문지 가운데 상당 부분을 진행했다고 밝혔는데요.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을 선포할 당시 상황에 대해 전반적으로 물어본 걸로 알려졌습니다.

공수처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고 진술을 거부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이름, 주소, 직업 등을 묻는 절차에도 묵묵부답으로 일관한 걸로 알려졌습니다.

조사가 끝난 뒤에도 피의자 신문 조서를 열람하지 않고, 서명 날인도 모두 거부했습니다.

[앵커]

윤 대통령 측에서 청구한 체포적부심사가 진행 중인데, 앞으로 수사는 어떻게 되는 겁니까?

[기자]

네, 윤 대통령이 체포된 지 만 하루가 지나가고 있는데요.

원래라면 공수처는 체포 시점부터 48시간 이내에 윤 대통령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거나 석방해야 합니다.

영장을 집행한 게 어제 오전 10시 반쯤이었으니까, 원래는 내일 오전까지가 시한이었습니다.

다만, 앞서 전해드린 대로 체포적부심사가 변수가 된 상황입니다.

법원에 관련 서류를 보내고 다시 돌려받는 동안은 이 '48시간' 제외되기 때문인데요.

이 때문에 더 늦어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공수처 관계자는 "통상 적부심 절차가 진행되고 있을 땐 구속영장을 청구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체포의 적법성을 판단받고 난 뒤에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지금까지 수사의 흐름을 보면 공수처가 구속영장을 청구할 거란 관측이 우세합니다.

수사에 비협조적인 윤 대통령의 태도와 공범들이 줄줄이 구속된 점을 감안하면 그냥 석방하긴 어렵지 않겠냐는 겁니다.

결국 구속영장 청구 수순으로 간다면, 두 차례 체포영장을 발부 받았던 서울서부지법에 할지, 아니면 윤 대통령 측 주장대로 서울중앙지법에 할지도 관건입니다.

한편 윤 대통령 체포 이후 관저 앞에서 공수처로 옮겨온 탄핵 반대 집회가 이틀째 이어지고 있는데요.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공수처가 있는 정부과천청사 앞에서 체포를 규탄하며 윤 대통령 석방을 촉구했습니다.

지금까지 공수처에서 전해드렸습니다.

영상편집:김근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