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현직 경호관의 문자 메시지…“경호처는 자정작용 있는 곳”

입력 2025.01.15 (17:50) 수정 2025.01.15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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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10일 인천 영종도 행사장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박종준 당시 경호처장(좌측)의 경호를 받으며 입장하고 있다. 경호처 내부에 비폭력 지침을 내렸던 박종준 처장은 2차 체포영장 집행이 임박했던 이달 10일 사직했다.  (사진출처 : 연합뉴스)지난해 9월 10일 인천 영종도 행사장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박종준 당시 경호처장(좌측)의 경호를 받으며 입장하고 있다. 경호처 내부에 비폭력 지침을 내렸던 박종준 처장은 2차 체포영장 집행이 임박했던 이달 10일 사직했다. (사진출처 : 연합뉴스)

오늘(15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두 번째 체포영장 집행은 물리적 충돌 없이, 예상보다 수월하게 진행됐습니다.

대통령경호처 경호관들은, 지난 3일과 달리 수사 인력 진입을 막지 않았습니다.

'국가원수의 절대 안전을 보장하는 충성스러운 대통령 경호원'이라는 구호 아래서 일하는 경호관들이지만, 영장 집행 저지가 법 위반에 해당한다는 판단을 한 결과입니다.

■ 현직 경호관 문자메시지…"경호처는, 합법적으로 일하며 직원들을 지키고자 하는 조직"

이런 가운데 현직 경호관의 심경을 담은 문자메시지가 KBS에 도착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사진 출처 : 연합뉴스

경호관 A씨는 문자 메시지에서, 이같은 상황에 대해 "직원들을 범죄자로 만들진 말아야 한다"며 "(직원들을) 통제하지 않는다는 부장단 이하 방침이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경호 대상자 경호에 최선을 다한다는 것은 변함없지만 그 행위는 합법적이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A씨는 "경호처는 이상한 지휘부로부터 직원들이 자정작용을 할 수 있는, 합법적으로 일하며 직원들을 지키고자 하는 사람들이 있는 곳이라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경호처 직원 다수는 영장 집행을 저지하라는 지휘부 명령을 거부하고, 수사팀의 관저 진입 전후로 관저 내 경호동과 대기 공간에 머물렀던 거로 확인됐습니다.

오늘(15일) 서울 한남동 관저 경내에 진입하는 공수처와 경찰 (사진출처 : 연합뉴스)오늘(15일) 서울 한남동 관저 경내에 진입하는 공수처와 경찰 (사진출처 : 연합뉴스)

경호처 내에는 "물리적 충돌은 절대 있어선 안 된다"는 공감대 하에, 이미 며칠 전부터 '인간 띠'로 수사관들을 저지하지 말자는 합의가 암묵적으로 있었던 거로 파악됩니다.

1차 영장 집행 당시처럼 수사관들을 몸으로 막을 경우 우발적인 충돌이 벌어질 수 있고, 인간 띠를 형성하는 그 자체로도 특수공무집행방해에 해당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린 거로 보입니다.

이같은 내부 반발은, 규모가 작고 결속력이 강한 경호처에서 전례없는 일입니다.

'절대 비폭력'이라는 방침을 뒤집고 강경 대응을 고수했던 김성훈 경호차장의 리더십이 사실상 붕괴한 겁니다.

김 차장 휘하의 경호처는 영장 집행 전날인 어제(14일)도 "사전 승인 없는 관저 출입은 위법"이라며 "불법적인 (영장) 집행에는 관련법에 따라 기존 매뉴얼대로 대응하겠다"고 경고했습니다.

오늘 오전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 경호차량 등이 대기 중인 모습 (사진출처 : 연합뉴스)오늘 오전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 경호차량 등이 대기 중인 모습 (사진출처 : 연합뉴스)

■ 집행 종료되자 복합적 감정…수감 대비해 법무당국과도 협의

'하나 된 충성, 영원한 명예'
─대통령경호처 표어

다만 경호 대상자에 대한 절대적인 충성과 복종을 핵심으로 하는 조직인 만큼, 윤 대통령이 공수처로 이동한 이후 내부 분위기는 복합적인 걸로 전해집니다.

극도의 긴장 속에 출구 없이 이어지던 상황이 끝났다는 안도감, 경호 대상자를 지키지 못했다는 불편한 마음, 하지만 그럴 수밖에 없었던 상황들이 섞인 결과로 풀이됩니다.

한 관계자는 "오늘의 결과는, 무기력한 대응이 아니다"라며 "김성훈 차장 리더십에 대한 불신과 내부 게시글 삭제 사건을 비롯한 복합적인 상황 속에서, 개별 경호관들이 많은 고민 끝에 내린 결과"라고 설명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직무 정지 상태이지만 현직 대통령직을 유지하고 있기에, 수사 과정에서도 경호를 받습니다. 윤 대통령이 조사를 받는 공수처 건물에는 비무장한 경호처 직원들이 배치됐습니다.

또한 서울구치소 내 경호방안 마련을 위해 법무 당국과 협의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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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1-15 17:50:55
    • 수정2025-01-15 17:5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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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10일 인천 영종도 행사장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박종준 당시 경호처장(좌측)의 경호를 받으며 입장하고 있다. 경호처 내부에 비폭력 지침을 내렸던 박종준 처장은 2차 체포영장 집행이 임박했던 이달 10일 사직했다.  (사진출처 : 연합뉴스)
오늘(15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두 번째 체포영장 집행은 물리적 충돌 없이, 예상보다 수월하게 진행됐습니다.

대통령경호처 경호관들은, 지난 3일과 달리 수사 인력 진입을 막지 않았습니다.

'국가원수의 절대 안전을 보장하는 충성스러운 대통령 경호원'이라는 구호 아래서 일하는 경호관들이지만, 영장 집행 저지가 법 위반에 해당한다는 판단을 한 결과입니다.

■ 현직 경호관 문자메시지…"경호처는, 합법적으로 일하며 직원들을 지키고자 하는 조직"

이런 가운데 현직 경호관의 심경을 담은 문자메시지가 KBS에 도착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경호관 A씨는 문자 메시지에서, 이같은 상황에 대해 "직원들을 범죄자로 만들진 말아야 한다"며 "(직원들을) 통제하지 않는다는 부장단 이하 방침이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경호 대상자 경호에 최선을 다한다는 것은 변함없지만 그 행위는 합법적이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A씨는 "경호처는 이상한 지휘부로부터 직원들이 자정작용을 할 수 있는, 합법적으로 일하며 직원들을 지키고자 하는 사람들이 있는 곳이라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경호처 직원 다수는 영장 집행을 저지하라는 지휘부 명령을 거부하고, 수사팀의 관저 진입 전후로 관저 내 경호동과 대기 공간에 머물렀던 거로 확인됐습니다.

오늘(15일) 서울 한남동 관저 경내에 진입하는 공수처와 경찰 (사진출처 : 연합뉴스)
경호처 내에는 "물리적 충돌은 절대 있어선 안 된다"는 공감대 하에, 이미 며칠 전부터 '인간 띠'로 수사관들을 저지하지 말자는 합의가 암묵적으로 있었던 거로 파악됩니다.

1차 영장 집행 당시처럼 수사관들을 몸으로 막을 경우 우발적인 충돌이 벌어질 수 있고, 인간 띠를 형성하는 그 자체로도 특수공무집행방해에 해당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린 거로 보입니다.

이같은 내부 반발은, 규모가 작고 결속력이 강한 경호처에서 전례없는 일입니다.

'절대 비폭력'이라는 방침을 뒤집고 강경 대응을 고수했던 김성훈 경호차장의 리더십이 사실상 붕괴한 겁니다.

김 차장 휘하의 경호처는 영장 집행 전날인 어제(14일)도 "사전 승인 없는 관저 출입은 위법"이라며 "불법적인 (영장) 집행에는 관련법에 따라 기존 매뉴얼대로 대응하겠다"고 경고했습니다.

오늘 오전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 경호차량 등이 대기 중인 모습 (사진출처 : 연합뉴스)
■ 집행 종료되자 복합적 감정…수감 대비해 법무당국과도 협의

'하나 된 충성, 영원한 명예'
─대통령경호처 표어

다만 경호 대상자에 대한 절대적인 충성과 복종을 핵심으로 하는 조직인 만큼, 윤 대통령이 공수처로 이동한 이후 내부 분위기는 복합적인 걸로 전해집니다.

극도의 긴장 속에 출구 없이 이어지던 상황이 끝났다는 안도감, 경호 대상자를 지키지 못했다는 불편한 마음, 하지만 그럴 수밖에 없었던 상황들이 섞인 결과로 풀이됩니다.

한 관계자는 "오늘의 결과는, 무기력한 대응이 아니다"라며 "김성훈 차장 리더십에 대한 불신과 내부 게시글 삭제 사건을 비롯한 복합적인 상황 속에서, 개별 경호관들이 많은 고민 끝에 내린 결과"라고 설명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직무 정지 상태이지만 현직 대통령직을 유지하고 있기에, 수사 과정에서도 경호를 받습니다. 윤 대통령이 조사를 받는 공수처 건물에는 비무장한 경호처 직원들이 배치됐습니다.

또한 서울구치소 내 경호방안 마련을 위해 법무 당국과 협의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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