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 현장으로 내모는 빈곤
입력 2025.01.01 (22:00)
수정 2025.01.01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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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초고령화 사회 속 일하는 노인, '실버워커'의 삶을 살펴보는 기획 보도 순서입니다.
노인들이 일자리 구직에 나서는 건 안정되지 않은 노후 탓이 큰데요,
점차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노인 빈곤의 그늘을 짚어봅니다.
조선우 기자입니다.
[리포트]
갓 지은 따끈한 밥과 반찬, 부식으로 넣은 라면 두 봉지까지.
정성 듬뿍 담긴 도시락이 분주히 옮겨집니다.
여든 살 동갑내기 배달원 박창휘 씨와 강종희 씨가 도착한 곳은 홀몸노인의 집입니다.
["(잘 먹겠습니다.) 따뜻할 때 드셔요. 물은 어디 없어요?"]
평일 오전마다 거동이 어려운 노인들에게 식사를 배달하고 짧은 안부를 주고받습니다.
[박창휘/80살/실버워커/도시락 배달원 : "얘기도 좀 하고 좀 안쓰럽죠. 혼자 앉아 계셔서 하루 종일. 저도 집에 가면 혼자 있는데요. 볼 것은 텔레비전밖에 없어요."]
다달이 받는 노령연금 30만 원을 죄다 약값에 써야 하는 오귀남 씨는 도시락 한 끼가 하루 식사의 전부입니다.
[오귀남/84살/독거노인 : "밥 온 걸 두 번 딱 나눠 먹는데 옛날에는 세 번 먹었습니다. 낮에 먹고 저녁에 먹고 내일 아침까지…."]
우리나라에서 경제 활동을 하는 노인 비중은 39퍼센트로 OECD 국가 평균보다 2배 이상 높습니다.
그런데 노인 빈곤율도 38.2퍼센트로, OECD 중 가장 높습니다.
빈곤해서 일을 하고, 일을 하지만 빈곤한 한국의 노인들.
[황남희/한국보건사회연구원 저출산고령화정책기획센터장 : "선진국 같은 경우는 은퇴하고 나면 연금을 받기 때문에 그 연금소득으로 충분히 노후 소득 보장이 되기 때문에 일을 하고 싶어 하지 않으셔서 오히려 연금이 너무 관대하지 않느냐, 이들이 일할 수 있도록 하는 그런 정책 방향을 하고 있지만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오히려 연금 보장이 잘 안되기 때문에 이분들이 일을 하고 싶어서 하는 게 아니라 생계를 위해 어쩔 수 없이 하게 되는…."]
실제 전북의 기초생활수급자 13만여 명 가운데 3분의 2가 65살 이상 노인으로 추산됩니다.
[김석면/전북도 고령친화정책과장 : "(전북) 노인들 1년 소득이 2,260만 원으로 나오거든요. 이것은 전국에서 16번째(하위) 가는 수준이거든요. 그걸 보면 굉장히 열악한 상황인 건 틀림이 없는 것 같아요."]
구멍 뚫린 사회보장제도 속에 빈곤에 쫓기는 노인들이 노동 현장으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KBS 뉴스 조선우입니다.
촬영기자:신재복
초고령화 사회 속 일하는 노인, '실버워커'의 삶을 살펴보는 기획 보도 순서입니다.
노인들이 일자리 구직에 나서는 건 안정되지 않은 노후 탓이 큰데요,
점차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노인 빈곤의 그늘을 짚어봅니다.
조선우 기자입니다.
[리포트]
갓 지은 따끈한 밥과 반찬, 부식으로 넣은 라면 두 봉지까지.
정성 듬뿍 담긴 도시락이 분주히 옮겨집니다.
여든 살 동갑내기 배달원 박창휘 씨와 강종희 씨가 도착한 곳은 홀몸노인의 집입니다.
["(잘 먹겠습니다.) 따뜻할 때 드셔요. 물은 어디 없어요?"]
평일 오전마다 거동이 어려운 노인들에게 식사를 배달하고 짧은 안부를 주고받습니다.
[박창휘/80살/실버워커/도시락 배달원 : "얘기도 좀 하고 좀 안쓰럽죠. 혼자 앉아 계셔서 하루 종일. 저도 집에 가면 혼자 있는데요. 볼 것은 텔레비전밖에 없어요."]
다달이 받는 노령연금 30만 원을 죄다 약값에 써야 하는 오귀남 씨는 도시락 한 끼가 하루 식사의 전부입니다.
[오귀남/84살/독거노인 : "밥 온 걸 두 번 딱 나눠 먹는데 옛날에는 세 번 먹었습니다. 낮에 먹고 저녁에 먹고 내일 아침까지…."]
우리나라에서 경제 활동을 하는 노인 비중은 39퍼센트로 OECD 국가 평균보다 2배 이상 높습니다.
그런데 노인 빈곤율도 38.2퍼센트로, OECD 중 가장 높습니다.
빈곤해서 일을 하고, 일을 하지만 빈곤한 한국의 노인들.
[황남희/한국보건사회연구원 저출산고령화정책기획센터장 : "선진국 같은 경우는 은퇴하고 나면 연금을 받기 때문에 그 연금소득으로 충분히 노후 소득 보장이 되기 때문에 일을 하고 싶어 하지 않으셔서 오히려 연금이 너무 관대하지 않느냐, 이들이 일할 수 있도록 하는 그런 정책 방향을 하고 있지만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오히려 연금 보장이 잘 안되기 때문에 이분들이 일을 하고 싶어서 하는 게 아니라 생계를 위해 어쩔 수 없이 하게 되는…."]
실제 전북의 기초생활수급자 13만여 명 가운데 3분의 2가 65살 이상 노인으로 추산됩니다.
[김석면/전북도 고령친화정책과장 : "(전북) 노인들 1년 소득이 2,260만 원으로 나오거든요. 이것은 전국에서 16번째(하위) 가는 수준이거든요. 그걸 보면 굉장히 열악한 상황인 건 틀림이 없는 것 같아요."]
구멍 뚫린 사회보장제도 속에 빈곤에 쫓기는 노인들이 노동 현장으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KBS 뉴스 조선우입니다.
촬영기자:신재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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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동 현장으로 내모는 빈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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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령화 사회 속 일하는 노인, '실버워커'의 삶을 살펴보는 기획 보도 순서입니다.
노인들이 일자리 구직에 나서는 건 안정되지 않은 노후 탓이 큰데요,
점차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노인 빈곤의 그늘을 짚어봅니다.
조선우 기자입니다.
[리포트]
갓 지은 따끈한 밥과 반찬, 부식으로 넣은 라면 두 봉지까지.
정성 듬뿍 담긴 도시락이 분주히 옮겨집니다.
여든 살 동갑내기 배달원 박창휘 씨와 강종희 씨가 도착한 곳은 홀몸노인의 집입니다.
["(잘 먹겠습니다.) 따뜻할 때 드셔요. 물은 어디 없어요?"]
평일 오전마다 거동이 어려운 노인들에게 식사를 배달하고 짧은 안부를 주고받습니다.
[박창휘/80살/실버워커/도시락 배달원 : "얘기도 좀 하고 좀 안쓰럽죠. 혼자 앉아 계셔서 하루 종일. 저도 집에 가면 혼자 있는데요. 볼 것은 텔레비전밖에 없어요."]
다달이 받는 노령연금 30만 원을 죄다 약값에 써야 하는 오귀남 씨는 도시락 한 끼가 하루 식사의 전부입니다.
[오귀남/84살/독거노인 : "밥 온 걸 두 번 딱 나눠 먹는데 옛날에는 세 번 먹었습니다. 낮에 먹고 저녁에 먹고 내일 아침까지…."]
우리나라에서 경제 활동을 하는 노인 비중은 39퍼센트로 OECD 국가 평균보다 2배 이상 높습니다.
그런데 노인 빈곤율도 38.2퍼센트로, OECD 중 가장 높습니다.
빈곤해서 일을 하고, 일을 하지만 빈곤한 한국의 노인들.
[황남희/한국보건사회연구원 저출산고령화정책기획센터장 : "선진국 같은 경우는 은퇴하고 나면 연금을 받기 때문에 그 연금소득으로 충분히 노후 소득 보장이 되기 때문에 일을 하고 싶어 하지 않으셔서 오히려 연금이 너무 관대하지 않느냐, 이들이 일할 수 있도록 하는 그런 정책 방향을 하고 있지만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오히려 연금 보장이 잘 안되기 때문에 이분들이 일을 하고 싶어서 하는 게 아니라 생계를 위해 어쩔 수 없이 하게 되는…."]
실제 전북의 기초생활수급자 13만여 명 가운데 3분의 2가 65살 이상 노인으로 추산됩니다.
[김석면/전북도 고령친화정책과장 : "(전북) 노인들 1년 소득이 2,260만 원으로 나오거든요. 이것은 전국에서 16번째(하위) 가는 수준이거든요. 그걸 보면 굉장히 열악한 상황인 건 틀림이 없는 것 같아요."]
구멍 뚫린 사회보장제도 속에 빈곤에 쫓기는 노인들이 노동 현장으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KBS 뉴스 조선우입니다.
촬영기자:신재복
초고령화 사회 속 일하는 노인, '실버워커'의 삶을 살펴보는 기획 보도 순서입니다.
노인들이 일자리 구직에 나서는 건 안정되지 않은 노후 탓이 큰데요,
점차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노인 빈곤의 그늘을 짚어봅니다.
조선우 기자입니다.
[리포트]
갓 지은 따끈한 밥과 반찬, 부식으로 넣은 라면 두 봉지까지.
정성 듬뿍 담긴 도시락이 분주히 옮겨집니다.
여든 살 동갑내기 배달원 박창휘 씨와 강종희 씨가 도착한 곳은 홀몸노인의 집입니다.
["(잘 먹겠습니다.) 따뜻할 때 드셔요. 물은 어디 없어요?"]
평일 오전마다 거동이 어려운 노인들에게 식사를 배달하고 짧은 안부를 주고받습니다.
[박창휘/80살/실버워커/도시락 배달원 : "얘기도 좀 하고 좀 안쓰럽죠. 혼자 앉아 계셔서 하루 종일. 저도 집에 가면 혼자 있는데요. 볼 것은 텔레비전밖에 없어요."]
다달이 받는 노령연금 30만 원을 죄다 약값에 써야 하는 오귀남 씨는 도시락 한 끼가 하루 식사의 전부입니다.
[오귀남/84살/독거노인 : "밥 온 걸 두 번 딱 나눠 먹는데 옛날에는 세 번 먹었습니다. 낮에 먹고 저녁에 먹고 내일 아침까지…."]
우리나라에서 경제 활동을 하는 노인 비중은 39퍼센트로 OECD 국가 평균보다 2배 이상 높습니다.
그런데 노인 빈곤율도 38.2퍼센트로, OECD 중 가장 높습니다.
빈곤해서 일을 하고, 일을 하지만 빈곤한 한국의 노인들.
[황남희/한국보건사회연구원 저출산고령화정책기획센터장 : "선진국 같은 경우는 은퇴하고 나면 연금을 받기 때문에 그 연금소득으로 충분히 노후 소득 보장이 되기 때문에 일을 하고 싶어 하지 않으셔서 오히려 연금이 너무 관대하지 않느냐, 이들이 일할 수 있도록 하는 그런 정책 방향을 하고 있지만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오히려 연금 보장이 잘 안되기 때문에 이분들이 일을 하고 싶어서 하는 게 아니라 생계를 위해 어쩔 수 없이 하게 되는…."]
실제 전북의 기초생활수급자 13만여 명 가운데 3분의 2가 65살 이상 노인으로 추산됩니다.
[김석면/전북도 고령친화정책과장 : "(전북) 노인들 1년 소득이 2,260만 원으로 나오거든요. 이것은 전국에서 16번째(하위) 가는 수준이거든요. 그걸 보면 굉장히 열악한 상황인 건 틀림이 없는 것 같아요."]
구멍 뚫린 사회보장제도 속에 빈곤에 쫓기는 노인들이 노동 현장으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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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우 기자 ssu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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