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장전입·위장이혼·자격매매까지…‘부정청약 의심’ 127건 적발

위장전입과 위장이혼, 청약브로커의 대리 청약 등 '부정청약' 의심 사례 백여 건이 적발됐습니다. 공정하고 투명해야 할 주택 청약시장에 이러한 부정청약이 끊이지 않으면서 정부도 점검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 국토부, 부정 청약 의심 127건 적발…'위장전입' 다수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하반기 분양단지 중 부정청약이 의심되는 단지 40곳(2만 3천839세대)을 대상으로 올해 상반기 주택청약 및 공급실태를 점검한 결과 127건의 공급질서 교란 행위를 적발해 경찰청에 수사 의뢰했다고 오늘(20일) 밝혔습니다.

가장 많은 적발 유형은 '위장전입'으로 107건에 달했습니다.

위장전입은 해당 지역 거주자나 무주택세대 구성원 청약자격 등 청약가점을 높이기 위해 허위의 주소지를 등록한 후 청약하는 것을 말합니다. 실제로는 거주하지 않으면서 해당 지역에 있는 주택과 상가, 공장, 비닐하우스 등으로 전입신고 하는 경우입니다.

<국토부 적발 공급질서 교란행위 의심 사례 ①> 국토부가 적발한 위장전입 의심 사례 중 하나는 이렇습니다. 성인 남성 A 씨는 부인, 28살 딸, 22살 아들과 함께 경기도 고양시의 전용면적 77㎡(방 3개)에 거주하면서, 서울에 사는 모친과 장모를 지난 2020년 각각 한 달 간격으로 위장전입 시킨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후 파주 운정신도시에서 공급하는 노부모 부양자 특별공급 주택에 청약해 당첨됐습니다. 노부모 부양 특별공급은 65세 이상 직계존속을 3년 이상 계속해서 부양할 경우 청약 자격이 주어집니다. 국토부 관계자는 "성인 부부, 성별이 다른 성인 자녀, 사돈지간이 방 3개짜리 집에서 3년간 거주하는 건 사회적 상식에 비추어 부정청약일 가능성이 높다"면서 "모친과 장모를 한 달 간격으로 전입시킨 것도 청약자격을 얻기 위한 것이 아니었는지 합리적 의심이 든다"고 전했습니다.

자료사진.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 부정청약 '단골' 유형 위장이혼도 3건 적발…"이혼 2개월 후 청약"

국토부는 특별공급 청약자격 등을 얻기 위해 주택을 소유한 배우자와 허위로 이혼(실제는 함께 거주)하고 청약하는 부정청약 의심사례 3건을 적발했다고 밝혔습니다.

신혼부부·생애최초·다자녀 등 모든 특별공급은 '무주택세대 구성원' 가구에 한정해 공급하기 때문에 위장이혼을 통해 이 자격을 얻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국토부 적발 공급질서 교란행위 의심 사례 ②> 국토부가 적발한 위장이혼 의심 사례는 이렇습니다. 성인 여성 B 씨는 남편 및 미성년 자녀 3명과 함께 남편이 소유한 파주시 아파트에서 거주하다가, 남편과 협의 이혼한 후에도 계속해서 동거인으로 거주하고 있었습니다. B 씨는 행정상 무주택세대 구성원이 됐고, 이혼 2개월 후 파주 운정신도시에서 공급하는 다자녀가구 특별공급 주택에 청약해 당첨됐습니다.

■ 청약브로커 개입에 시행사 불법공급까지…"저층 당첨자가 로열층으로"

청약 브로커와 청약자(북한이탈주민)가 공모해 금융인증서 등을 넘겨주고 대리청약한 후, 북한이탈주민 특별공급에 당첨된 부정청약 의심 사례도 1건 적발됐습니다.

이외에도 대전에서는 한 시행사는 계약을 포기한 저층 당첨자와 공모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부적격 당첨 처리된 로열층 주택의 계약금을 저층 당첨자로부터 미리 받고 해당 주택을 예비입주자 및 무순위공급 물량에서 제외한 후, 미분양분 선착순 공급으로 가장해 계약한 것입니다. 이런 사례가 16건 적발됐습니다.

청약 계약은 당첨자 계약 → 예비입주자 계약 → 무순위공급 계약 → 미분양분 선착순공급 계약 순서로 이뤄져야 합니다.

<국토부 적발 공급질서 교란행위 의심 사례③ > '한부모 가족' 자격이 안 되는데도 특별공급에 당첨돼 부적격 처리, 당첨이 취소된 경우도 18건 나왔습니다. 성인 여성 C 씨는 2주택을 소유한 남편과 결혼 후 자녀 2명을 함께 양육했습니다. C 씨는 혼인신고만 하지 않은 사실혼 관계로 지내면서 성남(위례신도시)에서 공급하는 공공 신혼부부 특별공급 한부모 가족 유형에 청약해 당첨됐습니다. 한부모 가족 특별공급의 경우 배우자와 사별 또는 이혼한 자에게 공급하며, 사실혼 관계에 있는 미혼자는 공급대상에서 제외됩니다. 또 이 부부는 9회에 걸쳐 같은 아파트를 각각 청약한 것으로 국토부는 파악했습니다.

자료사진.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 주택법 위반 확정 시 형사처벌, 계약취소 및 10년 청약제한

국토부의 이번 부정청약 의심 적발 사례는 당사자를 대면조사 할 권한이 없어 계약서류와 청약내역 등을 중심으로 조사가 진행됐습니다. 국토부 관계자는 "당사자 소명을 듣는 절차는 없었다"면서 "향후 수사기관의 수사가 진행되면 당사자가 소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수사기관의 수사를 거쳐 주택법 위반으로 확정되면 3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아울러 계약취소(주택환수) 및 10년간 청약제한 조치도 내려집니다.

국토부 정수호 주택기금과장은 "최근 규제지역 재건축단지를 중심으로 청약과열 현상이 계속되고 있어, 수도권 주요 분양단지에 대해서는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있다"면서 "공정하고 투명한 주택 청약시장을 조성하기 위해 시장 모니터링과 점검 활동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