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나토’ 발언 일파만파…한반도 영향은? [이슈 집중]

입력 2024.02.13 (21:18) 수정 2024.02.13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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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재선에 도전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방위비 문제로 북대서양조약기구, 나토를 연일 압박하고 있습니다.

자신의 국가를 지키기 위한 국방비를 충분히 쓰지 않을 경우 러시아가 공격하도록 부추기겠다는 취지의 발언까지 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전 미국 대통령 : "나는 (나토를) 보호하지 않을 겁니다. 사실 러시아에게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독려할 거예요. (나토는) 돈을 지불해야죠."]

예전에 트럼프가 집권했을 때 주한미군 방위비 인상을 강력하게 요구했던 전례가 있었는데, 세계 각 국은 트럼프가 다시 백악관으로 돌아올 경우 미국 외교안보 정책의 대 변화를 대비하고 있습니다.

먼저 유럽으로 갑니다.

파리 안다영 특파원, 국방비 대폭 증가 요구에 유럽 국가들이 반발하고 있다고요?

[기자]

전체 31개 나토 회원국 가운데 미국과 캐나다를 제외한 29개국이 유럽 국가들입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이 다분히 유럽을 정면 겨냥한 거라고 보는 이유입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의 말 들어보시죠.

[올라프 숄츠/독일 총리 : "누구도 유럽 안보를 가지고 장난치거나 흥정을 해서는 안 됩니다."]

숄츠 총리는 이번 발언을 나토의 집단방어 원칙을 약화시키려는 움직임으로 규정하면서 러시아에만 이득이 가는 거라고 말했습니다.

투스크 폴란드 총리는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숄츠 독일 총리와 잇따라 정상회담을 갖고, 이번 발언이 '찬물 샤워'와 같은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유럽이 직면하고 있는 위협을 과소평가하는 이들이 현실을 직시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는 뜻입니다.

[앵커]

미국 의존도를 줄이고 유럽 자체의 방어력을 강화하자, 이런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면서요?

[기자]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투스크 폴란드 총리와 정상회담에서 한 말입니다.

유럽 방위산업을 강화하고 이를 통해 나토를 보완하자고 했는데, EU 자체 방어, 안보력을 키우자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특히 유럽 정상들은 소설 '삼총사'의 구호를 언급하면서 동맹국간 결속을 다짐하기도 했습니다.

한국의 관심사는 나토 같이 안보의 틀을 바꿀만한 요구를 과연 한국에도 할지, 한다면 어떤 요구를 해올지일 겁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할 경우, 한반도에 미칠 영향을 알아봤습니다.

[리포트]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한국에도 큰 폭의 방위비 인상을 요구할 거란 관측에, 트럼프 시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비서실장이었던 미국우선주의정책연구소의 플라이츠 부소장은 나토처럼은 아닐 거라면서도 즉답을 피했습니다.

[프레드 플라이츠/미국우선주의정책연구소 부소장 : "트럼프는 유럽에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여러 나라를 주시하고 있는 것 같아요. 무슨 일이 일어날 지는 모르겠습니다. 제 추측은 (방위비의 몇 배 인상은) 일어나지 않을 거 같아요."]

하지만 트럼프 재집권시 유력한 국방장관 후보로 꼽히는 밀러 전 국방장관 대행은 트럼프 재집권용 정책제안서에서 동맹국들에 방위비를 더 많이 분담시켜야 한다며 한국도 그 중 하나로 적시했습니다.

다만 주한미군 철수는 고려되지 않을 거란 게 플라이츠 부소장의 말입니다.

[프레드 플라이츠/미국우선주의정책연구소 부소장 : "트럼프가 주한미군 철수 문제를 다시 거론할 가능성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트럼프가 한국의 핵무장을 허용할 일도 없을 거라고 말했습니다.

[프레드 플라이츠/미국우선주의연구소 부소장 : "(한국의) 안보 우려는 이해합니다. 하지만 다른 나라들이 핵무기를 개발하는 건 매우 우려스러운 일입니다."]

북한의 핵 보유를 용인하지 않겠지만 비핵화를 전제로 북한과의 대화를 추진할 거라고 전망했습니다.

바이든 정부의 한미일 협력 강화 정책은 유지될 거라고도 밝혔습니다.

[프레드 플라이츠/미국우선주의정책연구소 부소장 : "(한미일 협력 강화는) 바이든 대통령의 중요한 업적입니다. 다음 대통령이 누가 되든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봅니다."]

무역 정책에선 관세 인상 등 대중국 견제를 보다 선명하게 추진하며 한국 기업에도 동참을 요구할 거라고 전망됩니다.

실제 트럼프가 당선되면 이보다 강경한 정책들을 밀어붙일 거란 전망도 많습니다.

그만큼 다각적인 대비도 필요합니다.

워싱턴에서 KBS 뉴스 이정민입니다.

[리포트]

그렇다면 우린 어떤 대비를 하고 있을까요?

당장 눈앞에 닥친 문제는 '방위비 분담금'입니다.

3년 전 트럼프 정부는 새로운 항목까지 신설하면서 1조 원 수준인 방위비 분담금을 5배 이상 올려 받으려 했고, 힘든 협상 끝에 13.9% 인상에 합의했는데요,

양국 간 군사 협력이 더 늘어난 지금, 요구가 더 커질 수 있습니다.

협상 기한은 내년까지인데, 바이든 정부와 올해 내에 협상을 마치고, 미국 의회 비준까지 받는 것이 우리에겐 유리합니다.

양국은 서둘러 협상에 착수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시간이 많진 않습니다.

이 밖에 우리 정부가 이른바 '트럼프 변수'에 대응할 방법은 크게 두 가지, 하나는 사전에 캠프 정책 입안자들을 만나 우리 입장을 설득시키는 겁니다.

또 하나는 당선 이후에 대한 대비입니다.

대중국 고율 관세 부과,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폐지, 반도체 지원법 보조금 중단 등 예상되는 정책에 대해 구체적인 시나리오를 마련하고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는 건데, 정부가 전략을 다듬고 있습니다.

정부는 대선 전까진 물밑에서 대비하며 신중하게 흐름을 지켜보다, 트럼프 2기 출범이 현실화 될 거로 보이면, 경제, 안보 등을 망라하는 범정부 TF를 출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경진입니다.

촬영기자:오범석/영상편집:사명환 김철 이태희/그래픽:서수민 고석훈/자료조사:문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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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나토’ 발언 일파만파…한반도 영향은? [이슈 집중]
    • 입력 2024-02-13 21:18:14
    • 수정2024-02-13 22: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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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재선에 도전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방위비 문제로 북대서양조약기구, 나토를 연일 압박하고 있습니다.

자신의 국가를 지키기 위한 국방비를 충분히 쓰지 않을 경우 러시아가 공격하도록 부추기겠다는 취지의 발언까지 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전 미국 대통령 : "나는 (나토를) 보호하지 않을 겁니다. 사실 러시아에게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독려할 거예요. (나토는) 돈을 지불해야죠."]

예전에 트럼프가 집권했을 때 주한미군 방위비 인상을 강력하게 요구했던 전례가 있었는데, 세계 각 국은 트럼프가 다시 백악관으로 돌아올 경우 미국 외교안보 정책의 대 변화를 대비하고 있습니다.

먼저 유럽으로 갑니다.

파리 안다영 특파원, 국방비 대폭 증가 요구에 유럽 국가들이 반발하고 있다고요?

[기자]

전체 31개 나토 회원국 가운데 미국과 캐나다를 제외한 29개국이 유럽 국가들입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이 다분히 유럽을 정면 겨냥한 거라고 보는 이유입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의 말 들어보시죠.

[올라프 숄츠/독일 총리 : "누구도 유럽 안보를 가지고 장난치거나 흥정을 해서는 안 됩니다."]

숄츠 총리는 이번 발언을 나토의 집단방어 원칙을 약화시키려는 움직임으로 규정하면서 러시아에만 이득이 가는 거라고 말했습니다.

투스크 폴란드 총리는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숄츠 독일 총리와 잇따라 정상회담을 갖고, 이번 발언이 '찬물 샤워'와 같은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유럽이 직면하고 있는 위협을 과소평가하는 이들이 현실을 직시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는 뜻입니다.

[앵커]

미국 의존도를 줄이고 유럽 자체의 방어력을 강화하자, 이런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면서요?

[기자]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투스크 폴란드 총리와 정상회담에서 한 말입니다.

유럽 방위산업을 강화하고 이를 통해 나토를 보완하자고 했는데, EU 자체 방어, 안보력을 키우자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특히 유럽 정상들은 소설 '삼총사'의 구호를 언급하면서 동맹국간 결속을 다짐하기도 했습니다.

한국의 관심사는 나토 같이 안보의 틀을 바꿀만한 요구를 과연 한국에도 할지, 한다면 어떤 요구를 해올지일 겁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할 경우, 한반도에 미칠 영향을 알아봤습니다.

[리포트]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한국에도 큰 폭의 방위비 인상을 요구할 거란 관측에, 트럼프 시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비서실장이었던 미국우선주의정책연구소의 플라이츠 부소장은 나토처럼은 아닐 거라면서도 즉답을 피했습니다.

[프레드 플라이츠/미국우선주의정책연구소 부소장 : "트럼프는 유럽에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여러 나라를 주시하고 있는 것 같아요. 무슨 일이 일어날 지는 모르겠습니다. 제 추측은 (방위비의 몇 배 인상은) 일어나지 않을 거 같아요."]

하지만 트럼프 재집권시 유력한 국방장관 후보로 꼽히는 밀러 전 국방장관 대행은 트럼프 재집권용 정책제안서에서 동맹국들에 방위비를 더 많이 분담시켜야 한다며 한국도 그 중 하나로 적시했습니다.

다만 주한미군 철수는 고려되지 않을 거란 게 플라이츠 부소장의 말입니다.

[프레드 플라이츠/미국우선주의정책연구소 부소장 : "트럼프가 주한미군 철수 문제를 다시 거론할 가능성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트럼프가 한국의 핵무장을 허용할 일도 없을 거라고 말했습니다.

[프레드 플라이츠/미국우선주의연구소 부소장 : "(한국의) 안보 우려는 이해합니다. 하지만 다른 나라들이 핵무기를 개발하는 건 매우 우려스러운 일입니다."]

북한의 핵 보유를 용인하지 않겠지만 비핵화를 전제로 북한과의 대화를 추진할 거라고 전망했습니다.

바이든 정부의 한미일 협력 강화 정책은 유지될 거라고도 밝혔습니다.

[프레드 플라이츠/미국우선주의정책연구소 부소장 : "(한미일 협력 강화는) 바이든 대통령의 중요한 업적입니다. 다음 대통령이 누가 되든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봅니다."]

무역 정책에선 관세 인상 등 대중국 견제를 보다 선명하게 추진하며 한국 기업에도 동참을 요구할 거라고 전망됩니다.

실제 트럼프가 당선되면 이보다 강경한 정책들을 밀어붙일 거란 전망도 많습니다.

그만큼 다각적인 대비도 필요합니다.

워싱턴에서 KBS 뉴스 이정민입니다.

[리포트]

그렇다면 우린 어떤 대비를 하고 있을까요?

당장 눈앞에 닥친 문제는 '방위비 분담금'입니다.

3년 전 트럼프 정부는 새로운 항목까지 신설하면서 1조 원 수준인 방위비 분담금을 5배 이상 올려 받으려 했고, 힘든 협상 끝에 13.9% 인상에 합의했는데요,

양국 간 군사 협력이 더 늘어난 지금, 요구가 더 커질 수 있습니다.

협상 기한은 내년까지인데, 바이든 정부와 올해 내에 협상을 마치고, 미국 의회 비준까지 받는 것이 우리에겐 유리합니다.

양국은 서둘러 협상에 착수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시간이 많진 않습니다.

이 밖에 우리 정부가 이른바 '트럼프 변수'에 대응할 방법은 크게 두 가지, 하나는 사전에 캠프 정책 입안자들을 만나 우리 입장을 설득시키는 겁니다.

또 하나는 당선 이후에 대한 대비입니다.

대중국 고율 관세 부과,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폐지, 반도체 지원법 보조금 중단 등 예상되는 정책에 대해 구체적인 시나리오를 마련하고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는 건데, 정부가 전략을 다듬고 있습니다.

정부는 대선 전까진 물밑에서 대비하며 신중하게 흐름을 지켜보다, 트럼프 2기 출범이 현실화 될 거로 보이면, 경제, 안보 등을 망라하는 범정부 TF를 출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경진입니다.

촬영기자:오범석/영상편집:사명환 김철 이태희/그래픽:서수민 고석훈/자료조사:문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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