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인터뷰] 유흥식 “교황 방북 물밑 작업 중…한국 당국자와도 대화”
입력 2022.12.30 (21:41)
수정 2022.12.30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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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추운 겨울 모두가 따뜻하길 바라며 기도하고, 또 새해 소원을 빕니다.
이 분과의 만남도 종교를 떠나 비슷한 마음일 것 같습니다.
올 8월 한국의 네 번째 추기경이 됐고, 얼마 전 바티칸에서 잠깐 한국을 찾은 유흥식 추기경, 만나보시죠.
추기경님, 안녕하십니까?
반갑습니다.
교황청 장관이신데요.
1년 4개월 만에 한국에 오셨는데 ‘휴가’를 받으셨다고 들었어요?
[답변]
휴가 받았습니다.
교황님께서 "(저에게) 다시 안 올 거면 휴가 취소합니다" 그래서 "다시 오겠습니다" 그랬더니 교황님께서 "가면 만나는 사람마다 내 인사를 대신 전해주고..."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방송을 통해서 모든 분들께 교황님 인사 전해드리고, 교황님 축복도 전해드립니다.
고맙습니다.
[앵커]
이태원 참사 뒤 교황도 추모 메시지를 내셨거든요.
추기경께서도 현지에서 많이 안타까워하셨다고 들었습니다.
그때 심경이 어떠셨는지요?
[답변]
교황님께서는 참사를 말씀하시면서 기도하자고.
또 유족들, 당사자들, 유족들 기도하자고 말씀하셨습니다.
조금 솔직히 부끄러움, 창피함도 느꼈던 게 사실입니다.
어떻게 이런 큰 참사가 이렇게 발생할 수 있었는지.
그 젊은이들이 본인 뿐만 아니라, 부모님들, 아는 사람들.
정말 생명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이 소중한데.
자기 맡은 일에 조금만 더 충실했고, 그런 분이 몇 분만 더 계셨더라도 훨씬 참사는 줄었을거거든요.
그냥 (유가족) 옆에서 함께 있어주면서 그 고통이 얼마나 큰지를 느껴주는 게 필요하고, 어떻게해야 우리가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할 수 있는지는 이건 차분히 생각하고 같이 국민들이 마음이 합해서 모아졌으면 좋겠다 그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앵커]
남북관계가 요즘 별로 좋지 않습니다.
북한은 시위하듯 미사일을 쏘고, 며칠 전엔 북한의 무인기가 우리 상공에 침범하기도 했는데, 우리가 꼭 먼저 손을 내밀어야 하느냐 이렇게 생각하시 분들도 있어요.
[답변]
교황님께서 정치적이고 사회적이고 문화적이고 종교적인 이유 다 떠나서, 같은 형제자매인데, 70년 이상을 관계 없이 서로 나눠져 산다는 이런 불행이 어디있느냐 (라고 하셨습니다.)
언제든지 넓은 마음으로 형제 자매를 받아들이는 것.
이것이 교황님께서 북한에 가시겠다고 한 이유 중에 하나입니다.
[앵커]
교황이 ‘북한이 초대하면 거절하지 않을 것'이라고 입장을 몇 차례 밝히셨습니다.
그 사이 혹시 진전된 내용이 있을까요?
[답변]
저는 북한이 굉장히 어려워졌을 경우에는 어쩌면 돌파구로서 교황님 초청을 받을 수 있지 않겠느냐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다면 교황님은 '신뢰의 코드'니까, 교황님이 중간에 계신다고 그러면, 큰 게 아니라 작은 것부터 하나씩 주고 받을 때, 조그마한 문이 열리고 조그마한 길이 생기면 그걸 조금 넓히면 되잖아요.
[앵커]
그 조그만 문들을 열기 위해서 지금 물밑 작업이?
[답변]
벌어지고 있고, 또 한편으로서는 계속 이곳 저곳 다 두드리고 있습니다. 그 중에 한쪽이라도 열렸으면 좋겠어요.
[앵커]
이번 방문 중에 혹시 한국 정부 당국자들과도 대화를 하셨는지요?
[답변]
거기에 대해서는 뭐 하여튼 여러 가지 대화를 나눴습니다.
여기서 말씀드릴 단계는 아닙니다.
[앵커]
우리는 남북관계가 관심사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이 1년이 다 되어갑니다.
혹시 교황청에서 적극적으로 중재에 나설 의향은 있다고 보십니까?
[답변]
나설 의향 정도가 아니라, 지금 교황님께서 우크라이나 전쟁은 안 된다는 걸 100회 이상 국제 사회에 호소하셨습니다.
우크라이나-러시아 관계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도 굉장히 이해타산이 얽혀 있기 때문에, 이게 더 커진다고 했으면 훨씬 더 큰 전쟁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그걸 막기 위해서라도 빨리 여기서 멈춰줘야만 됩니다.
[앵커]
내년엔 ‘아마도’ 한국에서는 마스크를 서서히 벗게 될 것 같습니다.
전 세계적으로도 좀 움직임이 달라질 거고, 오랜 팬데믹을 겪고 나서 어떻게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하시는 점이 있을까요?
[답변]
팬데믹을 통해서 우리는 혼자 살 수 없다는 것을 깊이 깨달았습니다.
정말 사람들이 내 개인주의가 아니라 함께 더불어 살 수 있는 그런 길을 좀 택했으면 좋겠습니다.
교황님께서 한국인들은 일을 하면서도 웃을 줄 아는 민족이라고... 그렇게 칭찬해주셨어요.
웃으면서도 기쁘게 할 줄 안다.
역지사지로 다른 사람 처지에서 생각해보고 했을때 훨씬 더 좀 대립이 덜해지고, 소통할 수 있는, 더불어 나갈 수 있는 길이 생길 것 같습니다.
[앵커]
추기경이 오늘(30일) 전해주신 이야기가 한 해 마무리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좋은 칭찬선물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나와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답변]
고맙습니다.
추운 겨울 모두가 따뜻하길 바라며 기도하고, 또 새해 소원을 빕니다.
이 분과의 만남도 종교를 떠나 비슷한 마음일 것 같습니다.
올 8월 한국의 네 번째 추기경이 됐고, 얼마 전 바티칸에서 잠깐 한국을 찾은 유흥식 추기경, 만나보시죠.
추기경님, 안녕하십니까?
반갑습니다.
교황청 장관이신데요.
1년 4개월 만에 한국에 오셨는데 ‘휴가’를 받으셨다고 들었어요?
[답변]
휴가 받았습니다.
교황님께서 "(저에게) 다시 안 올 거면 휴가 취소합니다" 그래서 "다시 오겠습니다" 그랬더니 교황님께서 "가면 만나는 사람마다 내 인사를 대신 전해주고..."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방송을 통해서 모든 분들께 교황님 인사 전해드리고, 교황님 축복도 전해드립니다.
고맙습니다.
[앵커]
이태원 참사 뒤 교황도 추모 메시지를 내셨거든요.
추기경께서도 현지에서 많이 안타까워하셨다고 들었습니다.
그때 심경이 어떠셨는지요?
[답변]
교황님께서는 참사를 말씀하시면서 기도하자고.
또 유족들, 당사자들, 유족들 기도하자고 말씀하셨습니다.
조금 솔직히 부끄러움, 창피함도 느꼈던 게 사실입니다.
어떻게 이런 큰 참사가 이렇게 발생할 수 있었는지.
그 젊은이들이 본인 뿐만 아니라, 부모님들, 아는 사람들.
정말 생명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이 소중한데.
자기 맡은 일에 조금만 더 충실했고, 그런 분이 몇 분만 더 계셨더라도 훨씬 참사는 줄었을거거든요.
그냥 (유가족) 옆에서 함께 있어주면서 그 고통이 얼마나 큰지를 느껴주는 게 필요하고, 어떻게해야 우리가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할 수 있는지는 이건 차분히 생각하고 같이 국민들이 마음이 합해서 모아졌으면 좋겠다 그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앵커]
남북관계가 요즘 별로 좋지 않습니다.
북한은 시위하듯 미사일을 쏘고, 며칠 전엔 북한의 무인기가 우리 상공에 침범하기도 했는데, 우리가 꼭 먼저 손을 내밀어야 하느냐 이렇게 생각하시 분들도 있어요.
[답변]
교황님께서 정치적이고 사회적이고 문화적이고 종교적인 이유 다 떠나서, 같은 형제자매인데, 70년 이상을 관계 없이 서로 나눠져 산다는 이런 불행이 어디있느냐 (라고 하셨습니다.)
언제든지 넓은 마음으로 형제 자매를 받아들이는 것.
이것이 교황님께서 북한에 가시겠다고 한 이유 중에 하나입니다.
[앵커]
교황이 ‘북한이 초대하면 거절하지 않을 것'이라고 입장을 몇 차례 밝히셨습니다.
그 사이 혹시 진전된 내용이 있을까요?
[답변]
저는 북한이 굉장히 어려워졌을 경우에는 어쩌면 돌파구로서 교황님 초청을 받을 수 있지 않겠느냐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다면 교황님은 '신뢰의 코드'니까, 교황님이 중간에 계신다고 그러면, 큰 게 아니라 작은 것부터 하나씩 주고 받을 때, 조그마한 문이 열리고 조그마한 길이 생기면 그걸 조금 넓히면 되잖아요.
[앵커]
그 조그만 문들을 열기 위해서 지금 물밑 작업이?
[답변]
벌어지고 있고, 또 한편으로서는 계속 이곳 저곳 다 두드리고 있습니다. 그 중에 한쪽이라도 열렸으면 좋겠어요.
[앵커]
이번 방문 중에 혹시 한국 정부 당국자들과도 대화를 하셨는지요?
[답변]
거기에 대해서는 뭐 하여튼 여러 가지 대화를 나눴습니다.
여기서 말씀드릴 단계는 아닙니다.
[앵커]
우리는 남북관계가 관심사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이 1년이 다 되어갑니다.
혹시 교황청에서 적극적으로 중재에 나설 의향은 있다고 보십니까?
[답변]
나설 의향 정도가 아니라, 지금 교황님께서 우크라이나 전쟁은 안 된다는 걸 100회 이상 국제 사회에 호소하셨습니다.
우크라이나-러시아 관계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도 굉장히 이해타산이 얽혀 있기 때문에, 이게 더 커진다고 했으면 훨씬 더 큰 전쟁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그걸 막기 위해서라도 빨리 여기서 멈춰줘야만 됩니다.
[앵커]
내년엔 ‘아마도’ 한국에서는 마스크를 서서히 벗게 될 것 같습니다.
전 세계적으로도 좀 움직임이 달라질 거고, 오랜 팬데믹을 겪고 나서 어떻게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하시는 점이 있을까요?
[답변]
팬데믹을 통해서 우리는 혼자 살 수 없다는 것을 깊이 깨달았습니다.
정말 사람들이 내 개인주의가 아니라 함께 더불어 살 수 있는 그런 길을 좀 택했으면 좋겠습니다.
교황님께서 한국인들은 일을 하면서도 웃을 줄 아는 민족이라고... 그렇게 칭찬해주셨어요.
웃으면서도 기쁘게 할 줄 안다.
역지사지로 다른 사람 처지에서 생각해보고 했을때 훨씬 더 좀 대립이 덜해지고, 소통할 수 있는, 더불어 나갈 수 있는 길이 생길 것 같습니다.
[앵커]
추기경이 오늘(30일) 전해주신 이야기가 한 해 마무리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좋은 칭찬선물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나와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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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2-12-30 21:41:22
- 수정2022-12-30 22: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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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겨울 모두가 따뜻하길 바라며 기도하고, 또 새해 소원을 빕니다.
이 분과의 만남도 종교를 떠나 비슷한 마음일 것 같습니다.
올 8월 한국의 네 번째 추기경이 됐고, 얼마 전 바티칸에서 잠깐 한국을 찾은 유흥식 추기경, 만나보시죠.
추기경님, 안녕하십니까?
반갑습니다.
교황청 장관이신데요.
1년 4개월 만에 한국에 오셨는데 ‘휴가’를 받으셨다고 들었어요?
[답변]
휴가 받았습니다.
교황님께서 "(저에게) 다시 안 올 거면 휴가 취소합니다" 그래서 "다시 오겠습니다" 그랬더니 교황님께서 "가면 만나는 사람마다 내 인사를 대신 전해주고..."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방송을 통해서 모든 분들께 교황님 인사 전해드리고, 교황님 축복도 전해드립니다.
고맙습니다.
[앵커]
이태원 참사 뒤 교황도 추모 메시지를 내셨거든요.
추기경께서도 현지에서 많이 안타까워하셨다고 들었습니다.
그때 심경이 어떠셨는지요?
[답변]
교황님께서는 참사를 말씀하시면서 기도하자고.
또 유족들, 당사자들, 유족들 기도하자고 말씀하셨습니다.
조금 솔직히 부끄러움, 창피함도 느꼈던 게 사실입니다.
어떻게 이런 큰 참사가 이렇게 발생할 수 있었는지.
그 젊은이들이 본인 뿐만 아니라, 부모님들, 아는 사람들.
정말 생명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이 소중한데.
자기 맡은 일에 조금만 더 충실했고, 그런 분이 몇 분만 더 계셨더라도 훨씬 참사는 줄었을거거든요.
그냥 (유가족) 옆에서 함께 있어주면서 그 고통이 얼마나 큰지를 느껴주는 게 필요하고, 어떻게해야 우리가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할 수 있는지는 이건 차분히 생각하고 같이 국민들이 마음이 합해서 모아졌으면 좋겠다 그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앵커]
남북관계가 요즘 별로 좋지 않습니다.
북한은 시위하듯 미사일을 쏘고, 며칠 전엔 북한의 무인기가 우리 상공에 침범하기도 했는데, 우리가 꼭 먼저 손을 내밀어야 하느냐 이렇게 생각하시 분들도 있어요.
[답변]
교황님께서 정치적이고 사회적이고 문화적이고 종교적인 이유 다 떠나서, 같은 형제자매인데, 70년 이상을 관계 없이 서로 나눠져 산다는 이런 불행이 어디있느냐 (라고 하셨습니다.)
언제든지 넓은 마음으로 형제 자매를 받아들이는 것.
이것이 교황님께서 북한에 가시겠다고 한 이유 중에 하나입니다.
[앵커]
교황이 ‘북한이 초대하면 거절하지 않을 것'이라고 입장을 몇 차례 밝히셨습니다.
그 사이 혹시 진전된 내용이 있을까요?
[답변]
저는 북한이 굉장히 어려워졌을 경우에는 어쩌면 돌파구로서 교황님 초청을 받을 수 있지 않겠느냐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다면 교황님은 '신뢰의 코드'니까, 교황님이 중간에 계신다고 그러면, 큰 게 아니라 작은 것부터 하나씩 주고 받을 때, 조그마한 문이 열리고 조그마한 길이 생기면 그걸 조금 넓히면 되잖아요.
[앵커]
그 조그만 문들을 열기 위해서 지금 물밑 작업이?
[답변]
벌어지고 있고, 또 한편으로서는 계속 이곳 저곳 다 두드리고 있습니다. 그 중에 한쪽이라도 열렸으면 좋겠어요.
[앵커]
이번 방문 중에 혹시 한국 정부 당국자들과도 대화를 하셨는지요?
[답변]
거기에 대해서는 뭐 하여튼 여러 가지 대화를 나눴습니다.
여기서 말씀드릴 단계는 아닙니다.
[앵커]
우리는 남북관계가 관심사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이 1년이 다 되어갑니다.
혹시 교황청에서 적극적으로 중재에 나설 의향은 있다고 보십니까?
[답변]
나설 의향 정도가 아니라, 지금 교황님께서 우크라이나 전쟁은 안 된다는 걸 100회 이상 국제 사회에 호소하셨습니다.
우크라이나-러시아 관계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도 굉장히 이해타산이 얽혀 있기 때문에, 이게 더 커진다고 했으면 훨씬 더 큰 전쟁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그걸 막기 위해서라도 빨리 여기서 멈춰줘야만 됩니다.
[앵커]
내년엔 ‘아마도’ 한국에서는 마스크를 서서히 벗게 될 것 같습니다.
전 세계적으로도 좀 움직임이 달라질 거고, 오랜 팬데믹을 겪고 나서 어떻게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하시는 점이 있을까요?
[답변]
팬데믹을 통해서 우리는 혼자 살 수 없다는 것을 깊이 깨달았습니다.
정말 사람들이 내 개인주의가 아니라 함께 더불어 살 수 있는 그런 길을 좀 택했으면 좋겠습니다.
교황님께서 한국인들은 일을 하면서도 웃을 줄 아는 민족이라고... 그렇게 칭찬해주셨어요.
웃으면서도 기쁘게 할 줄 안다.
역지사지로 다른 사람 처지에서 생각해보고 했을때 훨씬 더 좀 대립이 덜해지고, 소통할 수 있는, 더불어 나갈 수 있는 길이 생길 것 같습니다.
[앵커]
추기경이 오늘(30일) 전해주신 이야기가 한 해 마무리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좋은 칭찬선물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나와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답변]
고맙습니다.
추운 겨울 모두가 따뜻하길 바라며 기도하고, 또 새해 소원을 빕니다.
이 분과의 만남도 종교를 떠나 비슷한 마음일 것 같습니다.
올 8월 한국의 네 번째 추기경이 됐고, 얼마 전 바티칸에서 잠깐 한국을 찾은 유흥식 추기경, 만나보시죠.
추기경님, 안녕하십니까?
반갑습니다.
교황청 장관이신데요.
1년 4개월 만에 한국에 오셨는데 ‘휴가’를 받으셨다고 들었어요?
[답변]
휴가 받았습니다.
교황님께서 "(저에게) 다시 안 올 거면 휴가 취소합니다" 그래서 "다시 오겠습니다" 그랬더니 교황님께서 "가면 만나는 사람마다 내 인사를 대신 전해주고..."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방송을 통해서 모든 분들께 교황님 인사 전해드리고, 교황님 축복도 전해드립니다.
고맙습니다.
[앵커]
이태원 참사 뒤 교황도 추모 메시지를 내셨거든요.
추기경께서도 현지에서 많이 안타까워하셨다고 들었습니다.
그때 심경이 어떠셨는지요?
[답변]
교황님께서는 참사를 말씀하시면서 기도하자고.
또 유족들, 당사자들, 유족들 기도하자고 말씀하셨습니다.
조금 솔직히 부끄러움, 창피함도 느꼈던 게 사실입니다.
어떻게 이런 큰 참사가 이렇게 발생할 수 있었는지.
그 젊은이들이 본인 뿐만 아니라, 부모님들, 아는 사람들.
정말 생명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이 소중한데.
자기 맡은 일에 조금만 더 충실했고, 그런 분이 몇 분만 더 계셨더라도 훨씬 참사는 줄었을거거든요.
그냥 (유가족) 옆에서 함께 있어주면서 그 고통이 얼마나 큰지를 느껴주는 게 필요하고, 어떻게해야 우리가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할 수 있는지는 이건 차분히 생각하고 같이 국민들이 마음이 합해서 모아졌으면 좋겠다 그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앵커]
남북관계가 요즘 별로 좋지 않습니다.
북한은 시위하듯 미사일을 쏘고, 며칠 전엔 북한의 무인기가 우리 상공에 침범하기도 했는데, 우리가 꼭 먼저 손을 내밀어야 하느냐 이렇게 생각하시 분들도 있어요.
[답변]
교황님께서 정치적이고 사회적이고 문화적이고 종교적인 이유 다 떠나서, 같은 형제자매인데, 70년 이상을 관계 없이 서로 나눠져 산다는 이런 불행이 어디있느냐 (라고 하셨습니다.)
언제든지 넓은 마음으로 형제 자매를 받아들이는 것.
이것이 교황님께서 북한에 가시겠다고 한 이유 중에 하나입니다.
[앵커]
교황이 ‘북한이 초대하면 거절하지 않을 것'이라고 입장을 몇 차례 밝히셨습니다.
그 사이 혹시 진전된 내용이 있을까요?
[답변]
저는 북한이 굉장히 어려워졌을 경우에는 어쩌면 돌파구로서 교황님 초청을 받을 수 있지 않겠느냐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다면 교황님은 '신뢰의 코드'니까, 교황님이 중간에 계신다고 그러면, 큰 게 아니라 작은 것부터 하나씩 주고 받을 때, 조그마한 문이 열리고 조그마한 길이 생기면 그걸 조금 넓히면 되잖아요.
[앵커]
그 조그만 문들을 열기 위해서 지금 물밑 작업이?
[답변]
벌어지고 있고, 또 한편으로서는 계속 이곳 저곳 다 두드리고 있습니다. 그 중에 한쪽이라도 열렸으면 좋겠어요.
[앵커]
이번 방문 중에 혹시 한국 정부 당국자들과도 대화를 하셨는지요?
[답변]
거기에 대해서는 뭐 하여튼 여러 가지 대화를 나눴습니다.
여기서 말씀드릴 단계는 아닙니다.
[앵커]
우리는 남북관계가 관심사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이 1년이 다 되어갑니다.
혹시 교황청에서 적극적으로 중재에 나설 의향은 있다고 보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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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설 의향 정도가 아니라, 지금 교황님께서 우크라이나 전쟁은 안 된다는 걸 100회 이상 국제 사회에 호소하셨습니다.
우크라이나-러시아 관계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도 굉장히 이해타산이 얽혀 있기 때문에, 이게 더 커진다고 했으면 훨씬 더 큰 전쟁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그걸 막기 위해서라도 빨리 여기서 멈춰줘야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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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엔 ‘아마도’ 한국에서는 마스크를 서서히 벗게 될 것 같습니다.
전 세계적으로도 좀 움직임이 달라질 거고, 오랜 팬데믹을 겪고 나서 어떻게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하시는 점이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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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을 통해서 우리는 혼자 살 수 없다는 것을 깊이 깨달았습니다.
정말 사람들이 내 개인주의가 아니라 함께 더불어 살 수 있는 그런 길을 좀 택했으면 좋겠습니다.
교황님께서 한국인들은 일을 하면서도 웃을 줄 아는 민족이라고... 그렇게 칭찬해주셨어요.
웃으면서도 기쁘게 할 줄 안다.
역지사지로 다른 사람 처지에서 생각해보고 했을때 훨씬 더 좀 대립이 덜해지고, 소통할 수 있는, 더불어 나갈 수 있는 길이 생길 것 같습니다.
[앵커]
추기경이 오늘(30일) 전해주신 이야기가 한 해 마무리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좋은 칭찬선물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나와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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