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K] 정은경, 퇴임하며 “백신 접종 위해 국민 속였다” 고백?
입력 2022.05.26 (14:50)
수정 2022.05.26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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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퇴임한 정은경 전 질병관리청장은 2020년 1월 국내 첫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한 이후 2년 4개월 동안 'K-방역'을 이끌었습니다. 전대미문의 코로나19 상황에서 머리가 하얘질 정도로 고군분투했기에 정 청장의 퇴임은 언론매체들의 주목을 받기에 충분했습니다.
그런데 퇴임 후 인터넷 공간에서는 돌연 '정은경 양심 고별사'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돌기 시작했습니다. 청장 재직 시 백신의 부작용을 알면서도 코로나 정치방역을 위해 계속 접종하게 했다는 내용입니다. '국민대학살의 죄를 범했다'며 '어떤 일이 있어도 백신 접종을 하지 말라'고 강조했다는 문구도 담겼습니다. 정 전 청장이 고별사를 통해 이런 말을 했다는 건데요.
인터넷에 유포된 게시물 내용
정 전 청장은 재임 기간 백신에 대한 각종 논란에도 '과학 방역'임을 강조해왔는데요. 퇴임하면서 이런 '양심고백'을 했다는 게시물 내용이 사실일까요?
■ 실제 퇴임 발언 일일이 뜯어봤더니…
정은경 전 청장은 퇴임일인 지난 17일 오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회의와 오후 질병청 이임식, 마지막 퇴근길에서도 퇴임 소감을 밝혔습니다. 후임 청장인 백경란 성균관대 의대 교수가 같은 날 임명됐기 때문에 이날 이전에는 정 전 청장이 퇴임의 변을 밝힐 필요도 기회도 없었습니다.
그 세 차례의 발언을 모두 확인해봤습니다. 우선 국회 발언입니다.
정 전 청장은 국회 복지위 전체회의에서 "개인적으로 부족함도 많고 아쉬움도 많지만 코로나19 극복에 기여할 수 있는 그런 기회를 갖게 돼서 굉장히 큰 보람이고 영광이었다"라고 했습니다. 회의를 마무리하는 상황에서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김성주 의원이 "마지막 소회를 말씀해보라"는 요청에 응한 답변이었습니다. 정 전 청장은 이 외에도 몇 마디 덧붙였는데요. 발언 내용 전문은 아래와 같습니다.
"코로나19 위기를 맞아서 가장 어려움은 불확실성이었습니다. 그래서 불확실성 때문에 뭔가 정책을 결정하는 데 어려움도 있고 한계도 많았다는 생각을 합니다. 상임위에서 법률 또 예산 그리고 정책에 대한 지원들을 많이 해주셔서 코로나19를 잘 극복을 해왔다는 말씀과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아직까지 코로나19 유행이 진행 중이어서 해결해야 될 숙제가 굉장히 많습니다. 방역당국이 옳은 방향으로 올바른 방법으로 잘 위기를 극복할 수 있게 지속적으로 격려해 주시기를 부탁을 드리고요. 또 개인적으로도 부족함도 많고 아쉬움도 많지만 코로나19 극복에 기여할 수 있는 그런 기회를 갖게 돼서 굉장히 큰 보람이고 영광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인터넷 게시물 주장에 부합하는 내용은 전혀 없습니다.
그렇다면 이임식 발언은 어땠을까요? 정 전 청장은 같은 날 오후 질병청으로 복귀해 일부 직원들과 조촐한 이임식을 가졌는데요. 당시 이임사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분량을 고려해 단순 인사나 덕담 부분은 생략했습니다.
"코로나19 공중보건위기는 우리 모두에게 크나큰 도전과 위기의 연속이었습니다. 감염병 대유행이 건강·보건 위기를 넘어 사회·경제·문화 등 우리 사회 모든 분야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을 경험하였습니다. 우리의 결정과 판단이 국민 생활과 안전에 큰 영향을 미쳐 질병관리청의 책임이 막중해졌습니다. 국민의 시선과 기대가 부담스럽고 무겁게 느껴질 것입니다. 책임감은 무겁게 가지되 더 자신감을 갖고 서로를 격려하며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할 것이라 믿고 응원하겠습니다." |
전문을 봐도 문제의 발언은 역시 없었습니다.
정 전 청장은 마지막 퇴근길에서도 기다리고 있던 기자들에게 짧은 소감을 전했는데요. 앞선 발언과 별반 다르지 않았습니다.
취재진에게 퇴임의 소감을 밝히는 정은경 전 청장
"코로나19 위기 때 불확실성 때문에 어려움이 많았지만 국민 여러분들이 방역당국을 믿어주시고 또 잘 협조해 주시고 의료인들께서 많이 헌신해주시고 우리 지자체 공무원들도 많이 헌신해 주셔서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해 올 수 있었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리고요. 저한테도 굉장히 큰 보람이었고 영광이었습니다." |
결국 '양심적 고별사'라고 소개된 내용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 정은경 전 청장 "전혀 사실 아냐"
정 전 청장 본인에게도 인터넷 게시물에 해당하는 발언을 당시 고별사나 이임사를 통해 한 적이 있는지 물어봤습니다. 정 전 청장은 기자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 답변에서 "해당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습니다.
고재영 질병관리청 대변인은 "게시물 내용은 명백한 허위조작정보다. 정 전 청장은 이임사는 물론 사적인 자리에서도 그런 말을 한 적이 없고 그럴 이유도 없다"면서 "계속 확산할 경우 관련법에 따라 삭제·차단조치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백신에 대한 중요성은 지금도 강조되고 있습니다.
박향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오늘(26일) 정례 브리핑에서 "(코로나19) 재유행의 가능성도 여전히 상존하고 있다는 점 잊지 말아야 될 것 같다"면서 " 60세 이상 고령층의 경우도 감염 위험과 치명률이 높은 만큼 예방접종 꼭 받아주실 것을 다시 한번 권고드리고, 주변 가족과 또 친지분께서도 어르신들이 예방접종을 받을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협조해 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 취재지원: 최유리 팩트체크 인턴기자 ilyouch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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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팩트체크K] 정은경, 퇴임하며 “백신 접종 위해 국민 속였다” 고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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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2-05-26 14:50:07
- 수정2022-05-26 14:51:04
지난 17일 퇴임한 정은경 전 질병관리청장은 2020년 1월 국내 첫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한 이후 2년 4개월 동안 'K-방역'을 이끌었습니다. 전대미문의 코로나19 상황에서 머리가 하얘질 정도로 고군분투했기에 정 청장의 퇴임은 언론매체들의 주목을 받기에 충분했습니다.
그런데 퇴임 후 인터넷 공간에서는 돌연 '정은경 양심 고별사'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돌기 시작했습니다. 청장 재직 시 백신의 부작용을 알면서도 코로나 정치방역을 위해 계속 접종하게 했다는 내용입니다. '국민대학살의 죄를 범했다'며 '어떤 일이 있어도 백신 접종을 하지 말라'고 강조했다는 문구도 담겼습니다. 정 전 청장이 고별사를 통해 이런 말을 했다는 건데요.
정 전 청장은 재임 기간 백신에 대한 각종 논란에도 '과학 방역'임을 강조해왔는데요. 퇴임하면서 이런 '양심고백'을 했다는 게시물 내용이 사실일까요?
■ 실제 퇴임 발언 일일이 뜯어봤더니…
정은경 전 청장은 퇴임일인 지난 17일 오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회의와 오후 질병청 이임식, 마지막 퇴근길에서도 퇴임 소감을 밝혔습니다. 후임 청장인 백경란 성균관대 의대 교수가 같은 날 임명됐기 때문에 이날 이전에는 정 전 청장이 퇴임의 변을 밝힐 필요도 기회도 없었습니다.
그 세 차례의 발언을 모두 확인해봤습니다. 우선 국회 발언입니다.
정 전 청장은 국회 복지위 전체회의에서 "개인적으로 부족함도 많고 아쉬움도 많지만 코로나19 극복에 기여할 수 있는 그런 기회를 갖게 돼서 굉장히 큰 보람이고 영광이었다"라고 했습니다. 회의를 마무리하는 상황에서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김성주 의원이 "마지막 소회를 말씀해보라"는 요청에 응한 답변이었습니다. 정 전 청장은 이 외에도 몇 마디 덧붙였는데요. 발언 내용 전문은 아래와 같습니다.
"코로나19 위기를 맞아서 가장 어려움은 불확실성이었습니다. 그래서 불확실성 때문에 뭔가 정책을 결정하는 데 어려움도 있고 한계도 많았다는 생각을 합니다. 상임위에서 법률 또 예산 그리고 정책에 대한 지원들을 많이 해주셔서 코로나19를 잘 극복을 해왔다는 말씀과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아직까지 코로나19 유행이 진행 중이어서 해결해야 될 숙제가 굉장히 많습니다. 방역당국이 옳은 방향으로 올바른 방법으로 잘 위기를 극복할 수 있게 지속적으로 격려해 주시기를 부탁을 드리고요. 또 개인적으로도 부족함도 많고 아쉬움도 많지만 코로나19 극복에 기여할 수 있는 그런 기회를 갖게 돼서 굉장히 큰 보람이고 영광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인터넷 게시물 주장에 부합하는 내용은 전혀 없습니다.
그렇다면 이임식 발언은 어땠을까요? 정 전 청장은 같은 날 오후 질병청으로 복귀해 일부 직원들과 조촐한 이임식을 가졌는데요. 당시 이임사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분량을 고려해 단순 인사나 덕담 부분은 생략했습니다.
"코로나19 공중보건위기는 우리 모두에게 크나큰 도전과 위기의 연속이었습니다. 감염병 대유행이 건강·보건 위기를 넘어 사회·경제·문화 등 우리 사회 모든 분야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을 경험하였습니다. 우리의 결정과 판단이 국민 생활과 안전에 큰 영향을 미쳐 질병관리청의 책임이 막중해졌습니다. 국민의 시선과 기대가 부담스럽고 무겁게 느껴질 것입니다. 책임감은 무겁게 가지되 더 자신감을 갖고 서로를 격려하며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할 것이라 믿고 응원하겠습니다." |
전문을 봐도 문제의 발언은 역시 없었습니다.
정 전 청장은 마지막 퇴근길에서도 기다리고 있던 기자들에게 짧은 소감을 전했는데요. 앞선 발언과 별반 다르지 않았습니다.
"코로나19 위기 때 불확실성 때문에 어려움이 많았지만 국민 여러분들이 방역당국을 믿어주시고 또 잘 협조해 주시고 의료인들께서 많이 헌신해주시고 우리 지자체 공무원들도 많이 헌신해 주셔서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해 올 수 있었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리고요. 저한테도 굉장히 큰 보람이었고 영광이었습니다." |
결국 '양심적 고별사'라고 소개된 내용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 정은경 전 청장 "전혀 사실 아냐"
정 전 청장 본인에게도 인터넷 게시물에 해당하는 발언을 당시 고별사나 이임사를 통해 한 적이 있는지 물어봤습니다. 정 전 청장은 기자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 답변에서 "해당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습니다.
고재영 질병관리청 대변인은 "게시물 내용은 명백한 허위조작정보다. 정 전 청장은 이임사는 물론 사적인 자리에서도 그런 말을 한 적이 없고 그럴 이유도 없다"면서 "계속 확산할 경우 관련법에 따라 삭제·차단조치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백신에 대한 중요성은 지금도 강조되고 있습니다.
박향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오늘(26일) 정례 브리핑에서 "(코로나19) 재유행의 가능성도 여전히 상존하고 있다는 점 잊지 말아야 될 것 같다"면서 " 60세 이상 고령층의 경우도 감염 위험과 치명률이 높은 만큼 예방접종 꼭 받아주실 것을 다시 한번 권고드리고, 주변 가족과 또 친지분께서도 어르신들이 예방접종을 받을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협조해 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 취재지원: 최유리 팩트체크 인턴기자 ilyouch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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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주현 기자 le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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