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 성착취 표적 ‘일탈계’…“주변에 알려질까 신고도 못 해”

입력 2020.04.06 (21:44) 수정 2020.04.06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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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일부 청소년들이 자유분방한 내용의 사진과 글을 올리는 별도의 SNS 계정을 이른바 '일탈계'라고 합니다.

n번방 운영자들은 이런 일탈계를 운영하는 청소년들에게 접근해 협박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피해자들은 자신들이 빌미를 제공했다는 왜곡된 시선이 두려워 신고조차 못하고 있습니다.

김지숙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20살 박 모 씨는 지난해 익명 SNS 계정을 운영했습니다.

일탈 계정, 짧게 일탈계라 불리는 개인 계정인데 주로 자신의 몸을 찍은 사진을 올렸습니다.

[박OO/'일탈계' 성범죄 피해자/음성변조 : "민소매 입은 것(사진)만으로도 사람들이 반응하더라고요. 나를 잘 알아주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이 계정을 보고 한 30대 남성이 접근했습니다.

SNS에서 대화를 나누며 친밀해진 남성은 박 씨의 신상정보를 알게 되자 돌변했습니다.

[박OO/'일탈계' 성범죄 피해자/음성변조 : "(카카오톡) 아이디를 주고 받게 됐어요. '얼굴이 보이게 노출을 해라' 제가 거부했더니 '빨리 찍어보내지 않으면 나는 이걸(신상을) 다 유포해버리겠다'..."]

일탈계 운영자는 관심을 받고 싶어하는 미성년자들이 많습니다.

[권현정/청소년 상담 센터 '탁틴내일' 부소장 : "청소년 시기에 관심 받고 싶고 그리고 자기를 좀 '자유롭게 표현해 보고 싶어' 이런 마음이 들 수 있거든요. 더 나쁜 것은 그런 거 마음들을 이용해서, 경제적인 이득을 목적으로 (하는 사람들입니다)."]

'n번방' 최초 운영자인 '갓갓'은 일탈계를 표적으로 삼았습니다.

신상공개 협박에 시달리면서도 '일탈계' 운영 사실이 문제가 될까봐 피해자들이 신고를 꺼린다는 점을 악용했습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가족 등에게 알리지 않고도 얼마든지 법적 대응이 가능하다고 강조합니다.

[박수진/텔레그램 성착취 대응 공동대책위원회 변호사 : "(피해자) 본인의 이름을 익명화해가지고 신상이 수사과정에서도 드러나지 않도록 (고소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또 SNS에서 모르는 상대방이 개인정보를 요구하거나, 출처 불명의 페이지에 접속하라고 할 경우 일단 의심부터 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KBS 뉴스 김지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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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성년 성착취 표적 ‘일탈계’…“주변에 알려질까 신고도 못 해”
    • 입력 2020-04-06 21:51:41
    • 수정2020-04-06 22: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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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일부 청소년들이 자유분방한 내용의 사진과 글을 올리는 별도의 SNS 계정을 이른바 '일탈계'라고 합니다.

n번방 운영자들은 이런 일탈계를 운영하는 청소년들에게 접근해 협박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피해자들은 자신들이 빌미를 제공했다는 왜곡된 시선이 두려워 신고조차 못하고 있습니다.

김지숙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20살 박 모 씨는 지난해 익명 SNS 계정을 운영했습니다.

일탈 계정, 짧게 일탈계라 불리는 개인 계정인데 주로 자신의 몸을 찍은 사진을 올렸습니다.

[박OO/'일탈계' 성범죄 피해자/음성변조 : "민소매 입은 것(사진)만으로도 사람들이 반응하더라고요. 나를 잘 알아주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이 계정을 보고 한 30대 남성이 접근했습니다.

SNS에서 대화를 나누며 친밀해진 남성은 박 씨의 신상정보를 알게 되자 돌변했습니다.

[박OO/'일탈계' 성범죄 피해자/음성변조 : "(카카오톡) 아이디를 주고 받게 됐어요. '얼굴이 보이게 노출을 해라' 제가 거부했더니 '빨리 찍어보내지 않으면 나는 이걸(신상을) 다 유포해버리겠다'..."]

일탈계 운영자는 관심을 받고 싶어하는 미성년자들이 많습니다.

[권현정/청소년 상담 센터 '탁틴내일' 부소장 : "청소년 시기에 관심 받고 싶고 그리고 자기를 좀 '자유롭게 표현해 보고 싶어' 이런 마음이 들 수 있거든요. 더 나쁜 것은 그런 거 마음들을 이용해서, 경제적인 이득을 목적으로 (하는 사람들입니다)."]

'n번방' 최초 운영자인 '갓갓'은 일탈계를 표적으로 삼았습니다.

신상공개 협박에 시달리면서도 '일탈계' 운영 사실이 문제가 될까봐 피해자들이 신고를 꺼린다는 점을 악용했습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가족 등에게 알리지 않고도 얼마든지 법적 대응이 가능하다고 강조합니다.

[박수진/텔레그램 성착취 대응 공동대책위원회 변호사 : "(피해자) 본인의 이름을 익명화해가지고 신상이 수사과정에서도 드러나지 않도록 (고소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또 SNS에서 모르는 상대방이 개인정보를 요구하거나, 출처 불명의 페이지에 접속하라고 할 경우 일단 의심부터 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KBS 뉴스 김지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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