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주년 추념식…文 대통령 “4·3 정치와 이념 문제 아냐”

입력 2020.04.03 (21:47) 수정 2020.04.03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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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그 사태를 겪은 사람들은 덜 서러워야 눈물이 나온다고 한다”

소설가 현기영 씨의 작품 중 한 구절입니다.

한국 현대사의 비극인 제주 4.3 사건을 말하는 건데, "그 슬픔은 눈물로도 글로도 다할 수 없다'고 적었습니다.

오늘(3일)은 제주 4.3 사건이 일어난지 72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올해 추념식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역대 최소 규모로 열렸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2년 만에 추념식을 찾아 4.3의 조속한 해결을 강조했습니다.

허지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세 살 때 아버지를 떠나보낸 74살의 양춘자 할머니.

4.3 당시에는 아버지의 시신조차 찾지 못했지만, 70여 년 만에 유골함을 받아들고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립니다.

이 모습을 지켜본 손자는 증조할아버지 같은 선생님이 돼 역사의 아픔을 알리겠다고 다짐합니다.

[김대호/양춘자 할머니 손자 : "훌륭한 선생님이 되면 아이들에게 똑똑이 할아버지와 할머니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습니다."]

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4·3 희생자 추념식에 두 번째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

4·3 사건은 정치와 이념의 문제가 아니라며, 국회에 계류된 4·3 특별법 개정안 통과를 정치권에 촉구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 "피해자와 유가족들이 생존해 있을 때 기본적 정의로서의 실질적인 배상과 보상이 실현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해 나가겠습니다."]

코로나19 여파로 올해 4.3추념식은 평소 참석 인원의 100분의 1 수준인 150명 안팎만 참여한 역대 최소 규모로 열렸습니다.

추념식에 참석하지 못한 유족들은 가족의 이름이 적힌 표석을 찾아 그리움을 달랬습니다.

[김정자/제주4·3 행방불명인 유족 : "올 수 있는 장소라도 있으니까 너무 좋죠. 정말 감사합니다. 이렇게 말할 수 있는 세상이 온 것도 감사해요. 어디 말하고 살았습니까? 우리가."]

당시의 진상은 속속 드러나고 있지만 생존 희생자와 유족들의 쌓인 아픔을 풀 수 있는 시간은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KBS 뉴스 허지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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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2주년 추념식…文 대통령 “4·3 정치와 이념 문제 아냐”
    • 입력 2020-04-03 21:54:03
    • 수정2020-04-03 21:5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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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그 사태를 겪은 사람들은 덜 서러워야 눈물이 나온다고 한다”

소설가 현기영 씨의 작품 중 한 구절입니다.

한국 현대사의 비극인 제주 4.3 사건을 말하는 건데, "그 슬픔은 눈물로도 글로도 다할 수 없다'고 적었습니다.

오늘(3일)은 제주 4.3 사건이 일어난지 72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올해 추념식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역대 최소 규모로 열렸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2년 만에 추념식을 찾아 4.3의 조속한 해결을 강조했습니다.

허지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세 살 때 아버지를 떠나보낸 74살의 양춘자 할머니.

4.3 당시에는 아버지의 시신조차 찾지 못했지만, 70여 년 만에 유골함을 받아들고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립니다.

이 모습을 지켜본 손자는 증조할아버지 같은 선생님이 돼 역사의 아픔을 알리겠다고 다짐합니다.

[김대호/양춘자 할머니 손자 : "훌륭한 선생님이 되면 아이들에게 똑똑이 할아버지와 할머니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습니다."]

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4·3 희생자 추념식에 두 번째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

4·3 사건은 정치와 이념의 문제가 아니라며, 국회에 계류된 4·3 특별법 개정안 통과를 정치권에 촉구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 "피해자와 유가족들이 생존해 있을 때 기본적 정의로서의 실질적인 배상과 보상이 실현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해 나가겠습니다."]

코로나19 여파로 올해 4.3추념식은 평소 참석 인원의 100분의 1 수준인 150명 안팎만 참여한 역대 최소 규모로 열렸습니다.

추념식에 참석하지 못한 유족들은 가족의 이름이 적힌 표석을 찾아 그리움을 달랬습니다.

[김정자/제주4·3 행방불명인 유족 : "올 수 있는 장소라도 있으니까 너무 좋죠. 정말 감사합니다. 이렇게 말할 수 있는 세상이 온 것도 감사해요. 어디 말하고 살았습니까? 우리가."]

당시의 진상은 속속 드러나고 있지만 생존 희생자와 유족들의 쌓인 아픔을 풀 수 있는 시간은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KBS 뉴스 허지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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