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간마을도 “이런 물난리는 처음”…주민들 ‘막막’

[앵커]

경북 동해안 지역도 곳곳에 처참한 상처가 남았습니다.

복구작업이 막 시작됐지만 피해가 워낙 큰데다 일손마저 부족해서 어디서부터 어떻게 손을 대야할 지 막막한 상황입니다.

정혜미 기자가 그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태풍 미탁으로 시간당 백밀리미터가 넘는 폭우가 쏟아진 경북 울진의 한 산간 마을, 마을 전체가 거대한 돌밭으로 변했습니다.

집 앞마당에는 돌과 흙이 허리 높이 넘게 쌓였고, 차는 아예 흙더미에 파묻혔습니다.

[장인순/울진군 매화면 : "돌이 내려올 때 이렇게 내려올 때 말도 못했지, 쿠탕탕탕 쿠탕탕탕탕...벽치고 집으로 들어올까봐 내가..."]

집들은 폭격을 맞은 듯 아수라장이 됐습니다.

중장비를 동원해 토사를 퍼내도 퍼내도 끝이 없습니다.

태풍의 여파로 이렇게 마을 진입로가 끊어진 곳들도 수두룩합니다.

이때문에 일부 산간지역 주민들은 아예 고립돼 헬기 등으로 생필품을 공급하고 있습니다.

마을 주민들이 굴착기를 동원해 컨테이너를 옮깁니다.

집 앞마당에 있던 컨테이너가 폭우에 50미터 넘게 떠내려온 겁니다.

[김동삼/영덕군 병곡면 : "비가 많이 와서 떠내려왔어요. 떠내려왔어. 앞이 캄캄하죠. 뭐 할 엄두도 안 납니다."]

집채만 한 나무들이 뿌리째 뽑혀 마을 곳곳을 덮쳤고, 도로는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부서졌습니다.

진흙물이 덮친 집을 어떻게 수습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합니다.

[황금선/영덕군 병곡면 : "방 안에 가면 1미터 넘게 물이 찼는데 이 가구 하나도 못쓰고...비참합니다, 진짜로..."]

포항과 울진에서 계속된 실종자 수색 작업도 어려움이 많습니다.

[오정희/포항 북부소방서 현장대응단장 : "저수지 물이 흙탕물이기 때문에 내부가 물속에서 전혀 안 보이는 상황이기 때문에 시계가 안 나와서..."]

경북 동해안에서만 3천여 명의 인력이 복구에 나섰지만 피해 수습에는 역부족 입니다.

KBS 뉴스 정혜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