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헌혈 인구가 갈수록 줄면서, 요즘 겨울철이 되면 이른바 '헌혈 보릿고개'라는 말까지 나옵니다.
그만큼 혈액 수급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데요.
이런 상황에서도 40년 동안 무려 700차례나 헌혈을 한 시민이 있습니다.
김애린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66살 강영선 씨가 헌혈의 집을 찾았습니다.
701번째 헌혈을 하기 위해섭니다.
[강영선/700차례 헌혈 : "(축하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소감이 어떠세요?) 특별한 소감은 없고요. 기존에 했던 것과 똑같이 그런 마음으로 왔습니다."]
강 씨는 스물 다섯이던 1983년 3월 군대를 제대하던 날, 버스터미널을 지나다 우연히 헌혈 버스에 올라 첫 헌혈을 했습니다.
이후 한 달에 두 번씩 꼬박꼬박 성분 헌혈을 하며 41년 동안 700차례나 피를 나눴습니다.
헌혈 700차례 기록은 광주에선 두 번째, 전국에선 열 번째입니다.
강 씨의 헌혈이 백혈병으로 사경을 헤매던 어린이를 살리기도 했습니다.
[강영선/700차례 헌혈 : "피가 없으면 생명이 죽잖아요. 그래서 나라도 이렇게 동참해서 생명 살리는 일을 한 번 같이 해보자는 마음에서."]
헌혈을 하기 위해 젊은 시절, 마라톤으로 체력을 길렀고, 은퇴한 뒤에는 하루 2시간씩 뒷산을 오릅니다.
[육선우/광주시 서구 : "아버님이 지금 스물다섯 살 때 헌혈 시작하셨다고 들었는데 제가 지금 딱 스물다섯 살이거든요. 저도 아버님처럼 열심히 헌혈해서 많은 횟수를 채우고 싶습니다."]
강 씨는 '헌혈 정년'인 만69살까지 생명과 사랑을 나누는 일을 계속하고 싶다고 말합니다.
["저같은 사람들 보고 '아 저런 사람들도 나이 먹어서 헌혈하는구나' 그런 것을 보고 '아 나도 헌혈해야 되겠다' 그런 사람들한테 좋은 본보기가 되어서 정말 좋습니다."]
KBS 뉴스 김애린입니다.